크레이지밀크-에효
※이름의 마지막 글자에 받침이 없는 분은 조금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허어! 쑤녕 권 매앤-"
창가에서 햇빛 좀 받으며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상에 좀 엎드리려는데 뒷문에서부터 발랄하게 뛰어오며 내 이름을 부르는 이석민이었다. 무시하고 책상에 머리를 박았으나 강제로 머리를 위로 올리는 얘 때매 째려보며 쳐다봤다.
"아, 왜!"
"너 그렇게 재미있는 얘기, 왜 나한테는 안 했냐."
"ㅁ, 뭘."
"너 인형탈 알바한ㄷ- 악!"
뭔 얘기를 안 해줬다는 건지 한 번 들어보자 했건만 복도쪽에 앉아있는 김칠봉이 들으면 안 될 것 같아 이석민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가격했다. 맞은 부분을 손으로 문지르며 '아씨, 왜 때려!!!' 하며 나를 째려보기에 일단은 교실을 벗어나야 할 것 같아 얘를 데리고 매점으로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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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김칠봉이 음료수를!?"
"제발 닥쳐…."
매점 안을 두리번거리며 '너 목소리 개 크다고.'하며 뒷말을 잇자 이석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리입술처럼 된 자기 입술을 꾹 눌러잡았다. 그러다 (내가 사준) 빵이 들린 한 손으로 내 등을 쳐대기 시작해 뒤를 돌아보자 여전하 입을 잡고 있었다.
"아, 너 진짜."
"웁! 우웁?"
"떼."
"땡큐. 김칠봉이한테는 어떻게 고맙다고 하려고?"
그러게. 잘 모르겠다. 무슨 좋은 수 없을까. 말들을 삼키려다 내 표정을 보고 읽었는지 등짝을 주먹으로 때려대며 자기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며 들어보란다. 속는셈치고 들어보려 말하라고 하니 경쾌한 음의 종소리가 들렸다. 뭐 이런 건 전혀 상관 안쓰니까 빨리 얘기해보라고 말 하자 가던 걸음까지 멈춰서며 사색이 되어 나를 쳐다보는 이석민.
"야, 그거 알아? 다음시간 학주야.."
.
.
체력장때보다 더 빨리 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학주보다 교실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차오르는 숨을 진정시키며 자리로 가려는데 내 옆자리에는 단발머리인 내 짝이 아니라 예쁘게 머릴 묶고있는 뒷통수가 보였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익숙한 느낌이 들어 천천히 확인을 해 보니 다름아닌 김칠봉이었다.
"ㅇ, 왜 여기 네가 있어…?"
"얘가 자기 남자친구랑 앉고싶다고 자기랑 자리 좀 바꿔달래서…."
네가 왜 여기있냐니. 우리 반이니까 여기 있겠지. '아-'하고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의자를 꺼내 엉거주춤하게 앉아 교과서를 꺼내자 교실 앞문이 세게 열리며 학주가 들어왔다. 다행히 타이밍이 좋았다. 늦었으면 큰일날뻔했네.
지루한 수업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내 가슴은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연필을 쥔 손에도 땀이 나는 것 같았다. 필기하는 척 고개를 살짝 돌려 뭘 하고 있는지 슬쩍 쳐다봤다. 분홍색 샤프로 공책에 무언가 끄적이며 짧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내 눈엔 그 모습마저 예뻐보였다. 잠깐씩 옆을 보면서 김칠봉을 신경쓰다 그 지루한 학주 수업이 다 끝났다. 50분이 짧다는 생각을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짧은 시간임을 뼈저리게 느껴졌다. 책상에 있던 교과서를 집어넣으려 책상 서랍에 손을 집어넣자 무언가 손에 만져졌다.
"오늘도 넣어놨네? 대체 누구지.."
예쁜 비닐에 젤리와 초콜렛이 담겨있고 분홍색 메모지에는 '더운데 이거 먹고 당 충전해서 힘내!'하고 적혀있었다. 매번 고마웠지만 자꾸 받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어 누군지 궁금해졌다. 예상가는 사람도 없고, 괜히 짐작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혼자서 답답해한지도 3개월이 넘어간다. 자신의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던 김칠봉이에게 한 번 물어봤다.
"저, 김칠봉. 네가 우리반에서 학교 제일 일찍 오지않아?"
"거의 그렇지. 근데 왜…?"
"혹시 이거 누가 넣어둔 건지 알고 있나해서. 감사인사라도 하려고."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 그래. 고마워.'라 대답하기가 무섭게 책을 들어 자기 자리로 후다닥 가버리는 김칠봉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니, 뭐 저렇게 빨라. 알고있는데 거짓말치는 건가..?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모습이 귀여워 넋놓고 보고 있다 화장실 갔다 온 이석민이 문 밖으로 나가는 칠봉이에게 아는 척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저게 진짜 일부러 저러나.
"야, 성난 호랑이 눈깔 좀 푸시지?"
"시끄럽고. 아까 하려던 말이 뭐야."
"뭔 말, 아! 그게 뭐냐면.."
'당연히 까먹었지!'하며 내 팔을 주먹으로 쳐댔다. 이걸 진짜 한 대 칠 수도 없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뱉으며 겨우 진정시킨 다음 이석민을 쳐다봤다. 괜히 움찔거리며 가드를 올려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다. 아무튼 골 때려.
"오늘도 탈 쓰냐? 형은 너 계속 시킨다는 것 같던데."
"추가수당 준다는데 어떻게 안하냐."
"하는 이유가 그것뿐만이 아닐텐데~"
"다물어."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더니 '너어~' 하며 날 놀리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조만간 날을 잡아서 이석민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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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교실로 돌아와 아까 받은 젤리와 메모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교실 뒷문이 열리며 낯익은 얼굴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빠르게 비닐 안으로 집어넣고 평소에 들여보지도 않는 교과서를 괜히 펴보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며 문을 바라봤다.
"어, 이찬? 너 여기 웬일이야?"
"순영이형.. 밖에서 어떤 누나가 형 좀 불러달래서요.."
"누가 날. 아니, 왜?"
"ㄱ, 그게.. 형이 안 나오시면 저를 죽인다고…"
"죽여? 뭐라는거야."
찬이의 동공에서는 강도가 7.5정도 되는 지진이 일어나는 듯 했다. 교실을 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반가운 내색을 하다 이내 울상으로 변하며 밖에서 누군가가 날 찾는다는 말을 전해줬다. 횡설수설하는 찬이의 모습에 교실 뒷쪽으로 가는 중에 문이 빠르게 드르륵- 하고 열리며 낯선 얼굴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앞문으로는 우리 반 애들이 한 둘씩 들어오는 상황이었고 교실 안으로 들어온 여자애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내게 상자 하나를 들이밀며 뭐라 말하기 시작했다. 큰소리가 나기 시작하니 반 애들이 웅성거리며 몰려들기 시작했고 내 앞에 있던 여자애는 내 눈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니까, 순영아. 나랑 사귀자. 내가 잘 해줄게!"
"훠우~ 받아줘! 받아줘!"
"사귀자고, 응?"
"……미안."
지금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이 1도 잡히지 않았다. 저 여자애가 나한테 (협박같은) 고백을 했으나 난 쟤를 오늘 처음 봤고 고백을 받아줄 마음도 없었기에 단칼에 거절을 했다. 장난스러워보이던 여자애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그 아이의 친구들이 애를 데리고 반 밖으로 나가며 '거봐, 안 받아줄거라 그랬잖아.' 라 말했다.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가 되고나서 자리로 돌아가 앉자 김칠봉이는 교실에 없었다. 처음에 들어왔던 것 같았는데..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눈이 동그랗게 커진 이석민과 전원우가 내게 다가왔다. 이것들 분명히 놀리려고 할게 뻔한데. 일부러 교과서 보는 척을 하자 내 교과서를 단호하게 덮어버린 이석민은 내 앞자리에, 전원우는 옆자리에 앉았다.
"뭐 또."
"이여어얼~"
"여어얼~"
"하여튼 또라이들."
"한 여자만 보는 순정남이시네요, 권순영님?"
이거 봐, 이거. 놀릴게 분명했다니까. 서로 하이파이브를 쳐대며 나를 놀리기 바쁜 이 똘마니들을 뒤로하고 점심시간이 5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인데 아직도 교실로 돌아오지 않은 김칠봉이 자꾸만 신경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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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쪄가 아 ! 낀 ! 다 ! |
[숭늉] [순녕] [망고] |
안녕하세요! 아낌쪄입니다.
바로 1편을 들고 찾아온다는게 조금 늦었네요;
그래도 용서를 해 주십쇼!!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용~
암호닉 신청이라니 과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