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갓시옷
:질투
그렇게 석민이와 무지개(떡)같은 연애를 해가던 중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석민이와 함께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는데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분명 옆에서 나 빡치게 하려고 종알종알대야 할 애가 조용해서 쳐다보니
"왜"
"오늘 왜이리 조용해? 아파?"
"아픈거 아니야"
"그럼 뭔데, 오늘 아침에 전화도 안해줬잖아."
아무 말 없이 얼굴을 쳐다보니 불만있다는 표정으로 싸가지없게 대답하는 석민이다.
진짜 저 싸가지.. 맨날 좋다고 실실대다가 말없이 저러면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심지어 맨날 해줬던 모닝콜조차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투정을 부리니 한숨을 쉬며 폰으로 뭘 찾는데
"이거 뭐야"
"뭘 보라는거야"
"여기 댓글"
"그니까, 무슨 댓글"
"여기 안보여? 김민규. 누나 잘 지내죠? 언제 만날까요ㅋㅋ 이거 뭔데"
"뭐긴 뭐야, 아는 동생이지."
"니 댓글도 읽어볼까? 민규 누나 보고싶지? 오늘 볼래?"
"아는 동생이라니까?"
대뜸 엊그제 페북에 올린 내 사진에 게시물을 보여주면서 이게 뭐냐고 묻는다.
주어를 말하라고 미친놈아.. 니가 화난 건 알겠는데 말을 줄일 필요는 없잖아..
원인은 민규였다. 어렸을때 태권도 다닐때 친했었던 동생인데 하도 어렸을 때부터 봐서 그런지
정말 남자로서의 매력이 1도 없는 그냥 동생일 뿐이었다. 고작 얘 때문에 그렇게 토라지다니
얘가 이과에서 탑먹는 애라니.. 나한텐 그냥 찐따애새끼다.
아는 동생이라고 몇번을 우겼는데도 듣지 않고 버스가 내릴때 쯤에 도착하니
말없이 지혼자 내려버린다. 그러더니 긴 다리로 먼저 이과반으로 들어가버리는 석민이다.
"그래서 내 발닦개가 말없이 그냥 혼자 갔다고?"
"그렇다니까, 너도 알지 김민규"
"내가 어떻게 알아 걔를"
"내가 저번에 말 해줬잖아, 미친놈아"
"아, 그 태권도 같이 다녔던 애?"
"어, 걔. 니가 이따가 점심시간에 말 좀 해줘. 내 말은 듣지도 않아"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먼저가는 석민에 나도 화가 나서 학교에 오자마자
승관이네 반에 들어가 하소연 했다. 진짜 별꼴이야 그치 승과나?
그렇게 4교시동안 한번도 석민이를 보지 못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 맨날 이석민이랑 같이 밥먹었는데 오늘 어떻게 단둘이 먹어
그냥 오늘은 승관이랑 같이 먹자고 해야겠다.
"문과존잘남님, 여기계신가여?"
"네, 들어오세요."
"지랄 말고 오늘 나랑 밥 나랑 같이 먹자."
"?? 안돼, 나 오늘 누구랑 먹기로 했단 말이야."
"누구랑? 너 나말고 친구 없잖아."
"이석민"
"아, 나 걍 굶을래. 즐밥"
"안돼, 내가 니네 사이에서 어떻게든 떠들테니까 같이 먹자. 굶는거 안돼"
종이 치자마자 승관이네 반으로 달려가니 이미 밥을 같이 먹기로 한 사람이 있댄다.
대체 우리 존잘남 승관이가 친구가 어디있다고 나보다 먼저 밥을 같이 먹자고 한 사람이 있는거죠?
물어보니 우리 찐따랑 밥을 먹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 지도 나랑 단둘이 먹기 싫었다. 이거지
결국 굶으려고 했는데 승관이가 굶는 건 안된다며 나를 끌고 이과반으로 갔다.
" 그래서 오늘 한국사때"
"..."
"..."
"최한솔이 방구뀐거야ㅋㅋㅋㅋㅋㅋㅋ"
"..."
"..."
"누구한테 뀐 줄 알아? 걔 짝녀한테ㅋㅋㅋㅋ"
"..."
"..."
"내 말 듣고 있니, 커퀴들아?"
뭐 어떻게 밥을 받고 앉긴 앉았는데 서로 눈 한번 마주치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승관이 혼자 분위기 띄우려고 노력했는데 아마 실패인 것 같다.
"오늘 가지마"
"..."
"대답해,성이름"
"어딜 가지마"
"걔 만나러 가지마"
"싫어"
"가지 말라고 했어"
"뭔 상관이야, 아는 동생이라니까"
"그럼 나랑 같이 가"
...?많이 당황스럽다.. 아침부터 말 한마디도 안 걸다가
심지어 방금전 승관이가 혼자 떠들때까지만해도 얼굴을 식판에 박고 밥만 먹던 애가
고개를 들더니 무척 화난 표정으로 김민규를 같이 보러 가자고 한다.
"니가 거길 왜 가?"
"그래~ 석민이도 데려가면 되겠네. 아무 사이 아니잖아."
"그럼 나 계속 의심하게 냅두던가"
"야, 데려가주라 한번. 쟤 울겠다."
"..알겠어"
결국 석민이와 같이 민규를 만나기로 했다.
민규한테 미안해져서 만나기 전에 미리 남자친구도 같이 가도 되냐고 물으니
내 여자친구도 구해줘요~~ 하면서 흔쾌히 허락해줬다.
그렇게 아직까지 뚱한 석민이를 데리고 민규랑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니
"누나 여기!"
민규가 센스있게 음료수 3개를 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누나 녹차라떼 좋아하는 거 안까먹었구나"
"아, 당연하죠~ 맨날 먹었잖아요. 돼지처럼"
"이름 남자친구에요."
"아, 형!!!왜 존댓말 해요. 저 형 얘기 많이 들었어요. 이 누나가"
"조용히 해"
"이 누나가 진짜 엄청 자랑했어요 맨날. 자기 이상형이랑 사귄다고.
막 눈웃음 엄청 이쁘고 공부도 잘하고 잘생겼다고 그러면서"
"민규 혹시 정수리 맞는 걸 즐기시는 편?"
"형! 이 누나한테 궁금한거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이 누나 뒷담까고싶으면 저한테 카톡해요ㅋㅋ"
"누나, 형. 저 갈게요ㅋㅋㅋ급한 일이 있어서. 이거는 제 번호!"
민규 맞은 편에 앉자마자 오랜만이라며 석민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근황얘기를 마구마구 해댔더니
단단히 토라졌는지 딱딱한 말투로 대화 중간에 끼는 이석민이었다.
아... 김민규 부셔버려. 입 존나 싸. 나보다 더 여자같네..새끼
석민이가 말을 하자마자 이때다 하며 내가 비밀이라면서 말한 석민이얘기를 다 해버린다.
민규가 얘기를 하나씩 할때마다 입꼬리가 풀려서 실실 올라가더니 내가 좋아하던 눈웃음까지 나왔다.
그렇게 나는 빼놓고 둘이 내 얘기를 하면서 친해지더니 번호까지 주고 홀랑 가버리는 민규였다.
시간도 늦었고 하니 독서실은 오늘 하루 빼고 단둘이 집으로 걸어가려 카페를 나왔다.
"그랬어~~내가 이상형이었어~~?"
"됐지? 아는 동생이라니까 지혼자 삐져서"
"아~내 눈웃음이 그렇게 좋았구나"
"찐따"
"내가 공부까지 잘해서 막 반했어?"
"찌질이"
"오늘은 찐따찌질이 소리 들어도 좋다. 민규 안만났으면 큰일날 뻔"
"김민규랑 연락하지마라"
"저장했는데?"
"하지 말라고"
"알겠어ㅋㅋㅋ 우리 토마토가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몰라, 너 가. 나 집 갈래"
"우리 이름토마토 집 들어가서 전화해~~이름 이상형은 간다"
진짜 인생...얘는 진짜 기분파인 것 같다. 아까는 그렇게 짜증나있더니 민규한테 얘기 몇 번 들었다고
세상 무너질 듯이 웃어댄다. 우리 아파트 입구에 도착할 때 까지 놀려대더니 민규한테 연락할거라길래
하지말라고 신신당부학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물론 오늘도 토마토.
이름이 얼굴이 토마토였을 때 민규 폰 상황
[민규야, 석민이형이야ㅋㅋ이거 저장하고 이름 뭐 좋아하고
뭐 싫어하는지 알아? 아 오늘 녹차라떼도 정보 고맙다]
010-1997-0218/23:38
진짜 독자 여러분 저를 매우 치세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휴..싸랑해여!
내사랑 쯉쯉 암호닉
명호엔젤 우양 바나나에몽 고기국수 남양주
산아 8월의 겨울 누텔라 아인 밍니언 사과
귤뿌뿌 0211 어썸 느림의 미학 파우더
셉요정 찬아찬거먹지마 명호야 스팸
부끄부끄 규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