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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IU - 나만 몰랐던 이야기



[방탄소년단/김석진] 집착의 끝 02 | 인스티즈




덜그럭 소리와 함께 발목에 있던 족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거의 며칠 동안 족쇄에 매여있던지라 내 발목에는 이미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아프겠다.

그는 들고 있던 열쇠를 내려놓고 두 손으로 내 발목을 그러쥐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꽤나 많이 아팠다.

그는 그런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조심스레 내 발목에 있는 멍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하아...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두 눈을 감았다.


발목을 움찔거려도 덜그럭 소리가 나지 않는게 조금은 허전했다.





집착의 끝

02

w. 목요일 밤






"이렇게 학교는 어떻게 가려고?"


"가기 싫은데."


"나도 싫어."


"..."


"근데 너 가야 하잖아."





언제부터 이렇게 배려심이 넘쳤다고.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숟가락으로 밥그릇을 툭툭 건드렸다.

아. 학교 가기 싫다. 이럴 때는 나를 잡지 않는 그가 조금은 아니 사실 좀 많이 얄미웠다.

서로간의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 는 게 그의 신조였다.

나는 그의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헛웃음이 튀어나오곤 했다.


하루종일 발목에 족쇄 감아놓고 학교갈 때만 풀어주는 게 최소한의 예의인가.

내가 보기에는 그저 최소한의 자기방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가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덜 수 있는 그런 조그마한 구멍. 그거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가 그런 구멍을 아주 메워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는 이런 내 마음을 알고 있을까. 아니. 알고 있을 것이다. 알고 있으면서 은근히 즐기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니까.






"나 오늘 늦어요."


"왜?"


"학교 일 때문에."


"과제도 아니고 과 모임도 아니고 동아리 모임도 아니고."


"그런 거 아니더라도 늦을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 역시도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둘 사이에는 아무런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저 두 사람 모두 말없이 눈을 깜박이고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마음대로 해 봐."






그 한 마디와 함께 그는 나가버렸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에게 온 전화를 받으며.






-





"이름아."


"..."


"이름아."


"..."


"성이름!"


"어?"


"뭔 생각하냐?"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전공책을 가방 안에 쑤셔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5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그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한 5분 쯤 되면 카톡이 쏟아지겠지.

전화도 올테고.


하지만 나는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늘 늦게 들어간다는 거? 거짓말이 아니었으니까.

내 옆자리에는 동기인 김태형이 눈을 말똥하게 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한데 오늘은 너 좀 빌려야겠어.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오늘 바빠?"


"아니. 바쁘진 않은데..."


"그럼 나랑 술마시자."


"오늘? 지금?"


"응. 싫으면 나만 마실게."


"너 혼자 먹였다가 석진이 형한테 나 죽으라고?"






죽는 걸 바라는 건 아니고. 알아주기를 바라는 거지.

나는 뒷말을 목구멍으로 삼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밑밥은 모두 깔아놨으니 이제 물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었다.


아마 김태형은 그에게 연락을 할 것이다.

지금 자기와 내가 어디서 술을 마실 것이고 지금 내 상태는 어떻고 등등등.

그리고 그는 그런 연락을 받자마자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겠지.

그가 김태형에게 무슨 해코지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김태형 역시 그가 아끼는 후배들 중 한 명이니까.

하지만 그의 분노는 김태형이 아닌 나에게 돌아오겠지.

그게 무슨 방법이던간에 그는 한 번 생긴 분노를 표출하지 않으면 못견디는 성격이라는 걸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주머니 안에 있는 핸드폰이 마구 울려대기 시작했다.

시작이다. 나는 가볍게 핸드폰 전원버튼을 꾹 눌렀다. 벨소리와 함께 핸드폰이 꺼졌다.

김태형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푸스스 웃으며 손을 내밀어 김태형의 앞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가자."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나만 알고 있는 시나리오라는 것은 언제 써도 참 즐거운 것이었다.






-






"형!"





김태형이 출입문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내 앞에 있는 술잔을 집어들었다.

왔나보다. 드디어.


아니나다를까. 가게 입구부터 이곳까지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그가 나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나도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편이었다.

어쩌면 더 많이 알 수도 있고.

갈색 코트를 걸친 그의 모습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참으로 잘생겼다.

이런 사람이 나를 찾으러 이곳까지 오다니. 꽤나 영광이네.

나도 모르게 푸스스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자."


"싫은데."


"늦는다는 게 태형이 만나는 거였어?"


"오늘 강의 끝나고 갑자기 약속 잡은건데..."


"갑자기?"


"응. 오늘 시간 되냐고 나한테 술마시자고 그랬는데?"






김태형이 눈치없이 다 말해버릴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김태형한테 말한 것도 있었고.

윤기 선배나 남준 선배였으면 이런 말은 절대 입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겠지.

아. 같이 술 마시는 거 자체를 하지 않았으려나.


그의 입꼬리가 떨려오는 것이 보였다.

재미있어. 이제 집 가면 나는 어떻게 될까. 족쇄로 다시 묶일까. 이번에는 족쇄 말고 다른 게 준비되어있을까.

그가 내 몸에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수 차례의 경험으로 알게 된 당연한 사실이었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듯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에도 나는 꿋꿋하게 소주를 입에 털어넣었다.

김태형은 우리 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나는 턱을 괸 채로 그를 올려보았다. 아무런 표정없이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나는 참 좋았다.






"태형이 우선 보내요."


"너부터 일어나."


"에이... 나 때문에 같이 술도 먹어준 애인데? 먼저 가. 나 선배랑 들어갈게."


"..."


"다음에 봐."






안녕히 계세요...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존댓말을 하며 김태형은 가게 밖으로 나갔다.

딸랑 거리는 소리가 채 멈추기도 전에 그는 내 손목을 낚아챘다.

이런 거 싫다니까.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올려보았지만 그는 아무런 대꾸없이 나를 자리에서 일으켰다.

이거 놔요. 이미 그의 귀에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알고 있었지만 나는 손목을 마구 비틀어댔다.

이렇게 하면 그의 분노가 더더욱 커질 것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그는 김태형의 연락이 아니었어도 내가 어디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내 핸드폰에는 위치추적앱이 깔려있었고 그는 언제든 내가 어디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아무리 내가 핸드폰을 꺼놓았다고 하지만 내가 어디있는지 찾는 건 그에게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화를 내고 있었다.

그가 화를 내고 있는 이유는 내가 김태형이랑 술을 먹었다는 것 그거 하나가 아니었으니까.







"놓으라니까!"


"..."






그는 말없이 나를 차 조수석으로 밀어넣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렇게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것은 질색이었다.

다음부터는 절대 이러지 말라고 말을 하던지 해야지.

어느새 그는 운전석에 올라타서 차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이러나 저러나 내 목숨은 소중했으니까.






"왜 그랬어?"


"뭐가요?"


"내가 화낼 거라는 거 알고 있었잖아."


"그쵸."


"왜 그랬어?"


"몰라서 물어요?"





내 말에 그는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그리고는 기어를 잡고 있던 손을 올려 내 볼을 쓸어내렸다.

내 쪽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자연스레 내 볼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가락은... 참으로 차가웠다.

아. 족쇄로 끝나지 않겠구나. 나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학교 못가겠다. 그치?"


"보내줄 생각이 있기는 했어요?"


"아니. 설마."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운전을 하고 있는 그의 옆모습을 보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내일 나는 학교에 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병원 진료서가 나와서 병결로 처리가 되겠지.

물론 그 병명은 내 지병 중 하나인 스트레스 성 복통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도 내일 학교에 가지 못할 것이다.

내 발목에 족쇄가, 내 눈에는 안대가 있는 한 그는 절대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테니까.

어느정도 목적은 달성한건가. 나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창 밖으로 보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하늘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




[방탄소년단/김석진] 집착의 끝 02 | 인스티즈


[암호닉]


검은여우 요로시꾹 바다코끼리 김덜렁 꾸꾸아 똑띠 영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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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검은여우입니다!!!! 헉 이번편도 진심 너무 발려요ㅠㅠㅠㅠㅠㅠㅠ 석찌랑 여주 진짜ㅠㅠㅠㅠㅠ 브금도 너무 잘어울려요ㅠㅠㅠㅠㅠㅠㅠ
아 작가님 제발 다음편이 시급합니다ㅠㅠ 여기서 끊으시면 어째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2
바다코끼리에요!!!!!!
오늘도 석진이한테 한번 발리고 갑니다... 집착나도 받고싶다 뭔가 잘못된것 같긴하지만 저도...석진님...

7년 전
비회원107.248
ㅠㅠㅠㅠㅠㅠ석진이 성격을 박박 긁어놓는 여주가 너무너무좋습니다!!!워후~~~!~!~!최고다~~!~!~
7년 전
독자3
[석석]으로 신청합니다ㅜㅜㅜ 와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요 작가님ㅜㅜㅜㅜㅜ 다음편도 기달릴게요ㅜㅜㅜ
7년 전
독자4
[#침쁘#]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5
똑띠입니다!! 분위기 진짜 발리네요ㅠㅠ 저도 석찌한테 집착받고 싶어요 ㅎ..............ㅎㅎ.ㅎ....ㅎ...
7년 전
독자6
진짜 분위기 장난없는거같아요
7년 전
독자7
[내마음의전정쿠키]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진짜ㅜㅠㅠㅠㅠ 여주랑 석진이 둘 다 분위기 장난 아니네요ㅠㅠㅠㅠ 대박이예요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8
요로시꾹이에요 헐 왜 지금 봤죠ㅠㅠ... 석진이 오늘도 넘 섹시하네요ㅠㅠㅠㅠㅠ 이런 분위기 진짜 제가 좋아시는거 어떻게 아시고..ㅎㅎㅎㅎ 집 가서 뭘 할까요 작가님 얼른 또 와주세요!! 궁금해요 궁금해ㅠㅠㅠ 다음도 또 기다리겠습니당~
7년 전
독자9
아대박...진짜 필력 대박이라는 말 밖에 안나와요..작가님...현기증나여...
7년 전
독자10
영어사전 입니다!!! 왜 저는 이제서야 읽었을까요ㅠㅠ 석진이한테 치이고 갑니다...약간 쌍방집착 같기도 하공 분위기 대박이에요ㅠㅠ 다음편 기다릴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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