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샤이니 - 오르골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없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짙은 어둠이 나를 반기고 있었고 나는 그런 어둠을 바라보며 두 눈을 깜박였다.
발목에는 서늘한 족쇄가 감겨있었다.
발을 들어보니 달그락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쇠사슬이었다.
선배.
굳게 다물려있던 내 입술이 열렸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천천히 내 쪽으로 다가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빈 공간에서 사람의 따스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일어났어?"
"네."
머리 위에서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 쪽을 바라보았다.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사람은 나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두 눈을 굳게 가리고 있던 안대가 벗겨졌다. 밤새 보지 못했던 빛이 꽤나 낯설었다.
나는 미간을 잠시 찌푸렸다. 안대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그의 모습이 점점 눈에 들어왔다.
"잘잤어?"
안대를 들고 나를 향해 웃어보이는 그를 바라보며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그리고는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집착의 끝
00
w. 목요일 밤
"어제 너무 늦게 들어왔어."
내 머리를 빗어내리는 손길과 다르게 그의 목소리에는 뾰족한 가시가 돋아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로 괜히 발장난만 쳐댔다.
쇠사슬이 부딪혀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쓰읍.
그가 작게 혀를 찼다. 나는 바로 발장난을 그만두었다.
"동아리 회식이 있던 것도 아니고 과모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
"어디 있다 온 거야?"
사실 그는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
지금 내 침대 위에 올려져있는 내 핸드폰. 그 안에는 그가 깔아놓은 위치추적기가 있었으니까.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 손에는 빗을 다른 한 손에는 내 머리카락 끝을 잡은 채로 내 눈을 마주했다.
"알면서."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은 거야."
"다 알고 있는 거 다시 물어보는 거 싫어하는 것도 알면서."
"이름아."
"..."
나는 너한테 물어보는 게 아니야. 확인하는 거지.
그의 낮은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퍼졌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런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하면 내가 절대로 거역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하지만 그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
"선배."
"응."
"나 어제 과제 하고 있었어요."
"..."
"도서관도 시끄럽고 그래서 그냥 빈 강의실 들어가서 혼자."
"..."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면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눈빛.
그 눈빛에 내가 미치도록 환장을 한다는 그 사실을 그는 절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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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27 목요일 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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