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바론 "나도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어." 정국이는 한쪽 입꼬리만을 싱긋 올려 웃더니 그대로 나의 입술부터 목 언저리까지 입을 맞춰 왔고 나는 그런 정국이의 양볼을 감싸 안고 깊게 입을 맞춰 준 후 눈을 마주쳐 보았다.그 아이의 눈빛은 금방이라도 무엇이든 집어삼킬 아직 진정 되지 않아 거칠었고 나는 말 없이 안아주었다. 제껴진 의자를 제자리로 돌려 놓고 나는 빠르게 옷매무새를 정돈했고 정국이도 옆에서 숨을 고르며 그저 눈만 마주쳐도 좋은지 계속 베실베실 얼굴 한가득 웃음 꽃이 피어 있었다. "빨리 촬영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렇겠지,요즘 남자들 워너비로 꼽히는 선배님이랑 촬영을 하는데."
"히-." "지금 그 표정 뭐야,나 그런거에 질투 느끼고 막 그런 사람 아니야." "막 누나랑 뽀뽀하고 해도 괜찮아?" "어디 나와있어?대본에 없었는데-" "에이-,대본 꼼꼼히 안봤네." "본적 없는데 진짜.근데 요즘 드라마에서 고등학생들이 뽀뽀를 해?" "우리는 뭐 고등학생 아니야?우리도 이렇게 하는데-" 허겁지겁 대본을 들춰 보고 있는 나를 귀엽다는 듯이 양손으로 턱을 받쳐 꽃받침을 한채 가만 바라보고 있던 정국이는 웃으며 볼에 가볍게 쪽-소리가 나게 뽀뽀를 해왔다. 몇달 새 무슨 일이 있었길래 끼만 잔뜩 늘어서는 내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지 정신줄 단단히 잡아야지. "아,깜짝이야-!" "진짜 너무 좋다." "...대본 아무리 뒤져도 없잖아."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뽀뽀하고 그러겠어,뒷편에 있다고 하더라." "...하던가 말던가." "주연 될 수도 있어." "뭐?" "누나 영화 급히 들어 가서 배우 바뀔 것 같아." "뭐야,그 자리에 내가 들어 갈리 없잖아.다른 대단한 분 오시겠지." "촬영이 당장인데 누가 이제 와서 해.나도 장담은 못하는거고 그냥 그럴 것 같다는거야." "설마,나는 하라 그래도 못하겠더라.첫 작품부터 대사가 한바닥에 애정씬까지 감당 못해.우리 너무 오래 있었다,나 갈게." 나는 시간을 확인하곤 우리가 너무 오랜 시간 함께했다는 걸 뒤늦게 알아 챘다.나는 정국이에게 인사를 하고 등을 돌려 어둠 속에서 급히 더듬 거리며 손잡이를 찾아 해매었다.그리고 그 순간 뒤에서 내 어깨 위로 정국이의 양 팔이 올라왔고 그렇게 꽉 껴안아 주었다. "이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해." "...나도." "내가 많이 좋아해." "......"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몰라서 많이 불안한데,다음에 보자." "갈게." "...잘가." 정국이는 나의 어깨에 고개를 얹고 귀에 대고 소근소근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속삭여 왔고 잘가라며 나의 볼에 다시 입을 맞추어 주었다. "아,정국아." "어?" "내가 더 많이 좋아해." 나는 차마 얼굴을 마주 본 채 할 수 없던 말을 남긴 채 문을 열고 내려 다시 문을 쾅 닫고 반대편의 팀장님 차로 향했다.꼭 다음이 금방 찾아 와주길. * 나는 정국이의 예상 그대로 덜컥 주연이 되어 버렸다.아마 애초에 소속사 측에서는 주연에 넣을 생각이였지만 캐릭터 성격이 맞지 않아 그런 결정을 내렸던 탓인지 단번에 나를 주연 자리에 앉힌 것 같다.맞지 않던 캐릭터 이미지는 내가 노력해 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촬영이 들어가기 전 날 생전 없던 앞머리를 잘랐고 처음으로 새벽에 샵이란 곳에 가서는 메이크업까지 받고 나니 얼추 비쥬얼적인 이미지는 들어 맞아 보였다. "엔딩 촬영 들어 갈게요!" 첫 화에서의 정국이와 촬영을 함께하는 장면은 엔딩 뿐이였고 우리는 촬영 시작 몇일 만에 서로를 마주하게 되었다.번화가에서 이루어진 촬영인 탓에 소식을 전해 들은 정국이의 팬으로 현장은 발을 들이기도 힘들 만큼 인산인해였다.안그래도 떨리는데 부담은 배가 되어 버렸다. 나는 현장에 도착하자 방금까지만해도 신경 쓰이지 않던 앞머리에 자꾸만 손이 갔고 정국이가 가까워 오는걸 보곤 도망 가고만 싶었다. "촬영 잘했어?" "...어!" "뭐해?" "아무것도!" "자세 좀 맞춰 보자." "어!"
"뭐야ㅋㅋㅋ!" 자세를 맞춰 보자는 그 아이의 말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돌려 얼굴을 마주해버렸고 정국이는 눈이 마주치자 마자 지금 껏 본 웃음 중 가장 크게 웃었다.그리곤 뒤늦게 상황 파악을 한 듯 입을 가려 웃었고 나는 그런 반응에 얼굴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잘생기기만 엄청 잘생겨서 하는 짓은 아주 초딩이지. "읏즈므." "뭐라고ㅋㅋㅋ?" "읏즈므!" "알겠어ㅋㅋㅋ!" "들어 갈게요!" "네ㅋㅋㅋ!" 그렇게 웃긴가.정국이는 촬영을 시작하겠다는 말에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나는 한가득 오른 얼굴의 열을 식히느라 정신이 없었고 급기야 언니들이 작은 선풍기를 들고 달려와 땀과 열을 식혀 준 뒤 앞머리를 정리해주었고 정국이도 그제서야 진정한 듯 보였다. "자,갑시다!" 감독님의 말이 들려 오자 마자 그 시끄러운 현장에서 정국이는 몸을 살짝 틀어 내 귀에 가까이 고개를 들이더니 짧게 한마디를 스치듯 말을 남기더니 고개를 때고 살짝 표정과 입모양으로 말을 이었다.
"예쁘다,내 사람." ---------------------------------------------------- 다행이 다음주로 13화를 넘기지 않고 오늘 업로드를 했습니다! 독자님들의 꽁냥 욕구를 만족스럽게 채웠을지 모르겠네요! 매일 침울우울암울한 곡에 스토리를 써내리다가 상큼깨발랄한 곡에 스토리를 쓰려니 어색해서 감이 안잡히긴 하지만 쓰면서도 간질 거리고 외롭네요.......하...................단풍 놀이.............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더.......... 주말 잘 보내시구 개가튼 월요일 맞을 준비 잘 하시길 바랍니다ㅠㅅㅜ 다음 주말에 뵈어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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