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거친남자 김루한
" 야, 발 안치우냐? "
아 쟤 또 시작했다. 뭐야? 김루한이야? 학교 왔대? 아놔 진짜 왜 또 학교온거야. 뭐야 이번엔 누구야? 몰라 아무튼 불쌍하다 김루한한테 걸리다니.. 쯧 인생 다 살았네.. 그러게 .. 아까 전만해도 조용하던 반이 금세 시끄러워 진다. 이유는 바로 지금 내 앞에서 큰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 가만히 책상아래에 있는 아무 죄 없는 내발을 툭툭 치는 김루한 때문이라고 나는 자신있게 말할수 있다. 아놔 진짜 김루한 이자식 때문에 학교 오기가 싫다. 내가 키 큰걸 어쩌라고.. 나도 1학년 때만해도 애들사이에서 해피바이러스라고 불리우며 항상 애들에게 재미와 빅웃음을 선사하던 박찬열은 어디가고 무서운 김루한의 눈빛에 쫀 찌질이 박찬열만 교실에 덩그러니 있었다.
" 존나 짜증나 거슬려 너. "
라고 말하며 내 무릎을 툭치고 자기자리로가서 앉는다. 루한이 앉자 마자 아까 루한을 까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금세 루한의 곁으로 몰려들어 교실이 다시 한번 시끄러워 졌다. 아니 저... 저놈은 왜 나한테 그러는거야.. 한참을 고민에 빠져있는데 앞문이 열리고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저번주에 우리학교에 전학을온 옆반 김민석 민석이였다. 옆반에 있는 시끄럽고 친화력만 죽여주는 내친구.. 별로 친구라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변백현 때문에 친해진 민석이가 앞문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나를 보고 웃었다. 나도 웃으며 자리 에서 일어나 앞문으로 향했다.
" 야, 시끄러워 꺼져. "
쟨 또 왜 난리야. 루한의 차가운 말에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자기의 자리로 돌아갔다. 정말 알수 없는애다 김루한은 추운 복도에서 빨간 목도리에 얼굴을 반쯤 가리고 손에 바나나를 든 민석이는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을받아 나에겐 천사처럼 느껴졌다. 민석이는 목도리에서 입을 쏙 빼내고는 바나나를 건네줬다.
" 자, 백현이가 너 바나나 좋아한다고 해서.. 친해진 기념으로 가져왔어.. 맛있게 먹어! "
부끄러운건지 내손에 바나나를 쥐어주듯 바나나를 넘기고 옆반으로 쏙 들어간 민석의 뒷모습을 보다가 내손에 들린 바나나를 한번 보다가 기분이 좋아져 흐흐 웃으며 반으로 들어갔다. 언제 왔는지 루한이 내자리에 앉아있고 반 애들은 루한의 눈치를 살피며 움직이고 있었다.
" 야, 박찬열. "
" 응? "
" 바나나 줘. "
뭐라고? 아니 얜 뜬금없이 바나나야.. 안돼 아무리 김루한 너가 후덜덜한 일찐이라고 해도 우리 천사민석이가 준 바나나를 넘길순 없어!! 라고 생각하며 마이 주머니에 바나나를 쑥 넣고 루한을 내려다 보았다. 루한이 눈썹을 잔뜩 찌푸리더니 벌떡 일어나 정강이를 찼다. 순식간에 내가 넘어지고 아픈 정강이를 잡고 끙끙거리고 있는데 루한이 마이 주머니에서 바나나를 쑥 빼갔다. 아니.. 내 바나나가...
" 바나나 잘먹을께. "
아... 안돼.. 내 바나나... 내 민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