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또 다른 소유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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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기 전부터 친구'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친구사이는 아주 드물겠지
생일마저 똑같은 친구 사이, 태어났을때부터 현재까지 한번도 떨어지지 않은
친구 사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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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점심들 잘먹어라"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나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시끄러워지고 복작스러워진다.
"밥먹자!!!"
"빨리나와!!!!"
물론 나는 시끄럽고 복작스러운 부분에서 제외되고,
"으어어어 피곤해"
"수업시간에는 어떻게 안자고 깨어있냐."
난 점심을 먹기보단 담요를 뒤집어쓰고, 밥보단 잠을 더 챙긴다.
어렸을 적 부터 활동적이지 않았고,
또 쓸모 없는 곳에 대한 에너지 소비를 꺼려한다.
"또 점심 안먹어?"
"과자 가져왔어"
"쫄병스낵 하나가지고 뭘 버틴다고"
"하루 한끼도 충분해, 귀찮아. 잘먹고와라"
"또 뺏기지말고 이번엔 니가 다 먹어"
"이응이응"
"진짜 몸뚱아리가 주인 잘못만나서"
물론 쓸모 없는 에너지 생산 또한 꺼려한다.
수정이가 점심을 먹으러가고,
모두들 급식실로 빠져나가 10분쯤 뒤
잠잠해진 교실 분위기에 몸이 노곤노곤하게 풀려간다.
눈이 슬슬 감겨오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잠에 들기 시작했다.
드르륵_
"또 밥안먹냐"
"응 졸려.."
누군가 문을열고 들어온다.
누군가가 짐작은 가지만 지금은 생각하려들고 싶지 않다.
생각을 하게되면 잠이 깰 것이고, 그러면 노곤노곤함은 사라지고 말테니까.
잠을 자는 것은 좋지만 잠에 빠질 만할 때 깨어나는 그 느낌은 정말로 싫으니까.
"형이 너 밥은 꼭 챙겨먹이라고 하셨는데"
"...아몰라...잘거야...말....걸지마"
"밥먹여야 하는데"
"....조용....해"
"반찬 소시지 나오는데 안먹을거야?"
"응...응"
이것저것 뒤적이고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내는 탓에 달콤한 낮잠과의 만남이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낮잠과 멀어지고 싶지 않은 탓에 더 아득하게 정신을 놓고 자기 위해 편안한 자세를 취했지만
"읏차"
누군가는 엎드려자는 나를 제 어깨에 짊어지고
제가 여지껏 부시럭대며 만들어 놓은 담요더미에 털썩 앉는다.
"...뭐야...잘꺼라니까.."
"그러고 자면 나중에 일어나서 몸 찌뿌둥 해"
"네네"
결국에 잠이란 잠은 다 깨워놓고 자기 무릎에 눕히고 잠을 자라며 담요를 덮어준다.
그래도 이제 누웠으니 낮잠을 자자 라며 눈을 감으려 해도
"자?"
"......."
"먹을거없어?"
"...말걸지...마...."
"나 배고파"
"...아...진짜."
"배고프다고"
"가방에 쫄병스낵"
"먹자"
늘그래왔듯 잠을 자게 내버려 두기는 커녕 엉뚱하게 먹을 것을 찾으며 억척스럽게 깨어내는 누군가
; 성씨 다른 쌍둥이라고 해야하나 생일마저 똑같은 동갑내기 소꿉친구이자 불알친구 민윤기
그 누군가는 바로 민윤기가 되겠다.
"어머니가 독서실 열심히 안다니면 둘다 죽인다고 하셨어"
"와 엄마는 우리 독서실 안간거 어떻게 알았대"
"내생각엔 독서실 아저씨가 말한거 같아."
"그래서 어차피 놀이터에서 놀거 휴게실에서 놀자고 했지"
"그럼 크게 못 떠들잖아"
외적인 요소 뿐만 아니여도 닮은 점이 너무 많아
남들이 보기에 이란성 쌍둥이라고 착각할 정도인 우리 사이
"아. 배불러"
"너가 다 먹어"
"내가 반이나 먹었는데?"
"그거 700원짜린데, 아깝지만 그냥 다 먹어"
"싫어 배불러 그만 먹을래"
필요 이상으로 음식 섭취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점
"나 옷 값 입금하러가야 하는 데 은행가자 오늘"
"더워서 걷기 귀찮은데"
"아. 나 이번에 옷 꼭사야돼"
"뭐샀는데 이번엔"
"원피스랑 뷔스티에"
"내가 인터넷 뱅킹 할게"
"우리 통장에 용돈 남았어??"
"있어"
"지난 주에 책사는데 다 썼잖아"
"우리 통장에 돈 계속 들어오던데, 그리고 오늘 아버지가 너랑 놀때 쓰라고 주신 돈도 있어."
"뭐야. 아빠는 나한테 주면되지 왜"
"너 오늘 늦잠잤잖아"
"그래도"
"오늘 택시타고 가자 너무 더워"
"콜"
작은 이유로 에너지 소모 하는 것을 꺼려 하는 점
"책은 다 읽었냐?"
"아직, 왜?"
"빨리좀 읽어라 나 그거 엄청 읽고싶었단 말이야."
"요즘 읽을 시간이 어딨어. 누가 가위바위보 지래?"
"가위바위보 못하는 거 알면서"
"그래서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했지"
"...."
"네가 읽기로 했던 거 부터 읽어"
"...그럼 읽은부분 스토리좀 말해봐봐"
"난 스포 안해"
"나도 스포 안좋아해"
"물어보지마 그럼"
"......."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서로 용돈을 쪼개서 책을 같이 사서 읽는다는 점
"염색 풀려간다"
"머리 만지지마 오늘 습해서 고데기 다 풀려"
"사물함에 고데기 가져다 놨잖아"
"아. 언제 또 염색해, 귀찮다"
"형이 이번에 자기 염색약 사실 때 우리 것도 사주신다고 했어"
"걔가 한 말을 믿냐"
"형은 나한테는 잘해주셔"
"니가 가져가 그럼"
머리카락에 약한 갈색 빛이 도는 것이 싫어 따로 검은 염색약을 덧 입히는 점
남이라고 하기엔 닮은 점이 너무 많고 연결된 점이 너무 많은 우리 사이
서로가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이
"김탄소 오늘 점심 진짜 맛있었는데!!!!"
"...아 너때문에 잠 또 못잤어"
"지금이라도 자던가"
"시끄럽잖아. 정수정부터 옆에서 엄청 시끄럽게....으얽"
"앞에 사람두고 그렇게 앞담을 하면 살기 싫다는 의미지 그지 탄소야"
"목 좀 더 졸라 영원히 잠들게"
"....콜록...콜록...말투좀 봐. 아...30분 남았어."
"내가 담요 깔아 놨잖아 그냥 자"
"시끄러워서 잠 못잔다고 했지"
점심식사를 끝마치고 점점 반으로 모여드는 아이들에 또 시끄럽고 복작스러워졌다.
잠을 잘 수 없는 환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깊은 잠을 자야 수업시간에 더 집중을 할 수 있으니
지금 깔려진 담요에서 잠을 자라고 하는 민윤기의 말에 솔깃하다
"옥상갈래?"
"잠겨 있잖아"
"문앞에 아무것도 없잖아 거기서 자"
"......."
"가자"
결국 잠을 자기위해 옥상 문 앞까지 가게 됐다.
*
"25분에 깨워. 세수하고 들어가야돼"
"잠이나 자"
"이따 깨워줘"
"알았어"
바닥에 담요를 깔고 이미 자리를 피고 앉아
지난번에 같이 산 책을 읽고 있는 민윤기의 무릎을 베고 겨우 잠에 든다.
"오늘 저녁먹고 학원알아보러가야돼"
"...응.."
"어머니가 엄마랑 상의 해보셨는데, 우리 영어학원 보내야겠다고 하시더라"
"...응"
"돼지야"
"응...응..."
"ㅋㅋㅋ 내가 너 영어 가르친다고 말씀드려보려고"
"......."
"어차피 내가 가르치는 편이 너한텐 잘맞을 테니까"
"......"
"잘 자"
띠리링_
"나간다"
"네네"
수업종이 울리고 수업준비를 한다.
분명 잠결에 무슨 소리를 들었지만 1도 기억나지 않으므로 스킵을 하기로 했다.
영어 어쩌고 한 것 같은데, 영어의 'ㅇ'자 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치니 생각하지 않겠다.
"민윤기가 또 니 과자 다뺏어먹었지"
"어차피 배도 안고프고, 멍청한 놈이 배고프다고 자꾸 잠깨우고 하니까 과자 물려 준거지"
"밥 좀...그냥 먹을 것 좀 먹어라 먹을 것 좀ㅋㅋㅋㅋ"
"밥을 먹을 바엔 잠을 더 자겠다"
"눈은 왜이리 비비는데"
"몰라..눈간지러워 .나 속눈썹 들어갔냐??? 뽑은지 얼마 안됐는데"
"뭐 들어간건 아닌 거 같은데? 근데... 눈이 좀 많이 빨갛다???"
수정이의 말을 듣고 거울을 통해 본 내눈은 무슨...핏줄이란 핏줄은 다 터진 것 같은 모양새의 꼬라지다.
"????....헐 내눈 왜이래..."
"눈병...아니야??? 아 다가오지마"
"미친ㅋㅋㅋㅋㅋㅋ"
"여지껏 괜찮다가 뭐야"
"아몰라 오늘 야자안하고 병원이나가지 뭐"
민윤기나 데리고 병원이나 가야할 듯 싶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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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리모델링 중입니다 하하하핳
저는 약간, 정신적으로 아픔이 있는 글을 쓰는게 좋더라고요
리뉴얼 그거 해봅시다.
암호닉은, 그 공지글에 신청글 있을거예요!! 거기다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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