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휩싸이다.
"아...안되는데..씨발, 아....잡고 있어야 하는데"
"..으....콜록콜록.."
"아 미치겠네 진짜..."
"..허윽...흐...크으.."
"어....김탄소....야..야...야!!!!!"
"ㅃ....ㅏ...ㄹ..리...."
"아...아무것도 하지말고 있어 너...!!!"
"으흐...으...."
"오빠가 금방 데려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어???!!!"
결국엔 호흡곤란 까지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날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오빠는 민윤기를 부르러 갔고,
나는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잘쉬어지지 않으려는 숨을 쉬어내려 꺽꺽 대고만 있었다.
아. 예전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그땐 상황이 좀 달랐었지, 변기통에 머리통이 박혀졌었으니까
"흐으....으..."
5살부터 7살의 기억, 민윤기와 나만 공유하던 기억이
또 다시 우리 둘 중 하나인 나를 둘러싸
이따위 상황을 만들어 낸다.
이미 흉터로 가득한 내 왼쪽 팔목은
또 다시 내가 살갗을 긁어내버려 상처가 늘어나게 되어버렸고
긴 손톱으로 긁어낸 살갗이 떨어진 그 자리에는 금새 피가 차올라 흘러내리고 있다.
"아파....아....파..."
그리고 피가 흐르기 시작한지 3분 쯤 뒤,
헐레벌떡 안색이 좋지않은 민윤기를 이끌고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내 앞에 다가온 오빠가 보였다.
"김탄소!! 내가 민윤ㄱ......ㅣ...."
".....으흐....., 나 아파..."
"아..아..이럴줄 알았어..씨발..가는게 아니였는데"
오빠는 아무래도 피로 흥건히 젖은 내 팔을 보고 죄책감을 느끼는 듯 했다.
꽤나 많은 양의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민윤기도 내 팔상태를 보고는 오빠에게 부탁을 한 뒤 내게 다가왔다.
제도 울듯 한 표정을 지으면서, 정작 울고싶은 건 난데
그 누구보다 이상황이 억울한 건 내가 아닐 수도 없을 텐데
"...형, 콜록콜록....으흐....부모님들 좀 깨워주세요"
"...어? 어....어.."
안색이 좋지 못한 민윤기는 숨이 턱턱 막히는지
잠옷 단추를 두어개를 풀고도 불편하다는 기색을 내비친다.
그리고 내가 낸 상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내손을 살포시 잡아왔다
아니 달달 떨리는 손을 움직여, 아직도 피가 흐르는 탓에 피범벅이 된 내 손을 잡아왔다.
"..미안..으,,흐,,,미안해 ..내가..."
"....왜 바꾸자고 했어...? 내가 이러는거 보고 싶었어?"
"아니야....내가 그럴리가 없잖아...어??"
"너는 다 알고 있었지...? 그치? 너는 다 나아가잖아..나보다 덜하잖아!!!"
"...내가 ..미안해..나도 몰랐어....믿어줘 제발...나도 못벗어나, 네가 못벗어나는데 내가 어떻게...어?"
"....자그마치 6년동안 다 잊고 살았다고 생각 했는데, 다시는 꺼내고 싶지도 않은 기억들인데..."
"......."
"이불 하나 때문에, 너랑 내가 기억에 파뭍어버리고 싶었던 그 기억들이 윤기야."
"다시...다시"
"우리가 이 기억 숨기려고, 얼마나 노력했었는지 기억해?"
"......"
"우리가 또 그래야 한다는거야 또 다시"
".... 우리 다시하면...."
"내 꿈은...내 꿈에는....그 때가,..
"나도.....나도 꿈에 나왔어, 꿈에서는 너랑 같이 있었어 그래서 덜 무서웠어 참아낼 수도 견뎌낼 수도 있었어..근데...근데.."
"그래 난...참아지지도 견뎌 낼 수도 없었는데"
".........."
"너만 생각하지마"
"미안해....내가 잘못했어"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는 내팔을 끌어안고 엉엉 울어버리는 민윤기에 나도 다시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고 말아버렸다.
나도 어렴풋이, 아니 아주 정확하게 이게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 때 그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내가 잘못했어, 이거 하지마.....미안해 내가...으흐.."
"..나도...나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 아냐..."
"......."
"너랑...나랑... 평생 그 기억속에 같혀 살아야 하는게...."
"........."
"그게 제일 두려운데,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미안해...미안해"
오빠가 깨워온 부모님들은 우리의 모습을 모고 놀란 기색들을 감추시지 못하신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6여년 만에 처음 다시 그 울타리안에 갇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기도 했으며,
증상은 당연히 6여년 전보다 심각한 수준이었으니까
"또 너를 괴롭히고 날 괴롭혔어"
"......"
"나는 널 꺼내고 싶은 데 그 인간은 너만 가두고 나는 또 방치했어"
"......난...나만 갇혀져있었어, 깜깜한 방 안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만"
"........"
"아무리 열어달라고 해도 아무소리도 안들렸어"
"....난...난...문...열려고....후으....."
"윤기야"
"어흐...안돼..하지마....아니야..아니야!!!!!!"
"그만 괴롭고 싶어"
".....아파...아프잖아 하지마 제발...차라리...차라리......아으...흐"
"그만 괴롭고 싶다고...나 이제..."
"어흑...으으...나한테해...아프잖아..피.....피...."
다시 한번 긁어낸 팔은 더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내렸고
먼저 민윤기가 경기를 일으키며 나를 끌어안고 더 큰 울음을 터뜨려낸다
그리고 오빠가 내게 뛰쳐오고
엄마는 피범벅인 내 모습을 보고 결국엔 쓰러지시고 만다.
그렇게
또 다시 휩쓸리는 거지
지난 6년 전으로
*
"탄소학생, 당분간 과격한 활동하면 안되는 거 잘 알고있죠?"
"......."
"4주 동안 통원치료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잦아들었던 걸로 아는데"
"안녕히 계세요"
"다음 진료 때 봐요. 그 때는 조금 웃고"
상처를 치료하고 붕대가 감긴 팔을 보니 과거의 기억이 더 떠오르는 것 같아
역겨운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치료가 끝난 팔에 손이 올라가 다시 긁어내려고 했지만,
"........"
"아."
"..하지마 그거"
다시 긁어내려는 내 팔을 저지하고 나보다는 배로 큰 몸을 내쪽으로 돌려 안겨온다.
그니까 어렸을 적, 우리가 무서울 때 꼭 껴안고 있었던 것 처럼
"....나는....난....너가 없으면 혼자...혼잔데.."
"알아. 나도 그래"
"그니까...이거 제발 하지마...부탁이야"
"왜? 너도 잘 알잖아 니가 제일 잘 알잖아"
"......."
"내가... 왜 이래? 내가 왜 이러는 거 같은데?"
"......몰라, 무서워 나 몰라"
"이렇게 해야 나는 벗어나는데, 너는 고작 나한테만 안기면 되니까"
"......."
"너만....너만.."
아직 제정신이 아닌 탓에, 독설아닌 독설을 내뱉어 버렸지만
"미안해...잘못했어"
"......."
"내가 늘상 너보다 덜 당하고 그런 거 알아, 그래서.....그래서.... 나도 미안하단 말이야"
"......"
"미안해서 미쳐버릴거 같은데, 표현도, 내색도 잘 안돼.....어렸을 때나 지금까지 간간히 니가 힘들어하는 모습들 볼때마다 미안해서... 말로라도 밖에 표현 못하는데"
"...."
".....어흑......흐으....흐윽..."
그제서야 내가 내뱉은 말의 의미를 깨닫고 후회를 하기시작했다.
물론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울지마, 나도 미안해 너도 힘든 거 아는 데...투정 부려서"
"....미안해, 너만 더 힘들게 만들어서"
"난, 더이상 못벗어날 거 같아."
"......."
"그건 너도 해당될 것같고"
"......."
"우리는 언제나 그 굴레에서 못벗어날 거 같아."
"......."
"더 옥죄어 오겠지, 그리고 너랑 난....난...."
"......"
"더 심각하게, 너랑은....차원이 다르겠지"
민윤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결국엔 터저버리니 모든 것들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어떤 생각으로 날 대했던 건지 내 가슴 깊숙히 숨겨 놓았던 내 본심에는 어떤 게 있었던 건지
그리고 우리는 절대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 까 했던 헛된 희망은 거짓으로 감춰 두었던 내 본심과 모습을 이끌어 내었고,
내 본모습이 드러났을 땐 결국 민윤기도 돌아가게 되었다.
우리가 다시 변할 방법은 없다.
-
오 윤기 오 탄소
얼마나 어떻게 아픔을 당했을 까요
어린애들 괴롭히는 인간들이 인생 최고의 쪽박을 맞을 인간들
나가 죽어야한다는 소리에요 헹
-
다밈/뮤즈/열원소/민신합/페페/박하사탕/윤기자몽/뚱빠/자몽해/룰루랄라/침침/바다/저장소666/봉봉/만두짱/밤이죠아/삐삐걸즈/뜌/비비빅/뀨꾹/쟈몽늉이/정콩국/빅닉태/달콤윤기/뿡뚱/단미/내윤기/착한공/종이심장/여운/스타워즈굿/설/민윤기/미니꾸기/달님/침쁘/워더/참기름/슉나라/똥잠/청보리청/0320/사막여우/맙소사/몽자몽/삐아/속텅빈단팥빵/무네큥/꾸꾸/호어니/일침/에리얼/침치미/룬/초코에 빠진 커피/완벽/태태요정/현/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뿌잇뿌잇츄/코코몽/빵빵 '하나뿐인탄소'의 '하나뿐인암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