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요즘 결혼 준비로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 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A. 어휴, 아닙니다. 결혼 준비는 결혼 준비고 일은 일이니까요. (웃음)
Q. 벌써 데뷔 13년 차네요. 13년 차 베테랑 아이돌 33살 민윤기로서 올해 가장 자랑스러웠던 적이 있다면?
A. 이번 앨범이 막내 정국이가 입대하기 전 마지막 앨범이었는데요, 아이고.. 벌써 막내가 입대할 시기가 됐네요. 아무튼, 지금 군대에 먼저 가있는 지민이랑 태형이한테 갑자기 전화가 왔더라구요. 형, 우리 내무반에서 걸그룹 분들 노래가 아니라 우리 노래를 틀어줘요! 그때 좀 많이 뿌듯했던 것 같네요.
Q. 올해 참 바쁘게 달려왔죠? 제대 후 방탄소년단 앨범 활동 2번, 해외투어, 그리고 이번에 나올 믹스 테이프까지. 힘들지 않았나요?
A. 사실 이제 나이가 좀 있다 보니 체력적으로는 예전보다 힘들다고 느껴요. 아무래도 가벼운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멤버, 아미 여러분들과 함께 늘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올 믹스 테이프는 사실 제 예비 신부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많이 담았습니다. 제가 무뚝뚝한 남자라 이런 식으로밖에 표현을 못 하겠네요.
Q. 와, 로맨틱하신데요? 말 나온 김에 제대로 이번 믹스 테이프 소개 좀 해주세요!
A. 총 6곡 정도가 들어갈 것 같구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여러 감정들을 담았어요. 멤버나 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감사의 마음,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같은? 사실 노래 여기저기 암호도 숨겨놓았습니다. 특히 타이틀곡인 '9921088235'는 제목 자체가 암호예요.
Q. 무슨 뜻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힌트 좀 주시면 안될까요?
A. 의외로 간단합니다. 제가 보기보다 아날로그적이거든요. 옛날에 그 삐삐…. 숫자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랬잖아요? 제가 삐삐 세대는 아니지만.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힌트는 여러분이 늘 가지고 다니시는 그 무언가에 답이 있다는 것이에요. 아, 트랙리스트를 잘 살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 같네요.
Q. 힌트 감사해요. 어쩐지 알 것도 같네요. 예비 신부 분과는 2년째 공개연애 중이시죠? 최근엔 결혼 발표를 하셨구요. 러브 스토리 살짝 공개해주세요!
A. 그냥 통역 쪽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지인분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는데, 처음 보자마자 아 이 사람이다 싶었죠. 팬분들에게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팬분들에겐 거짓말할 수 없어서 공개를 했어요. 다행히 많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여자친구와는 조용히 잘 만나고 있습니다. 곧 제 와이프가 되겠네요.
Q. 결혼 축하드려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A. 일단 정말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말 행복하게 살테니 예쁘게 지켜봐주세요. 제가 결혼을 한다고 해서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는 끝이 나는 게 아니니까요, 응원해주세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음)
[Agust D 3rd MIXTAPE : Reborn Track list]
01. Intro ; Reborn (feat. J-HOPE)
02. 9921088235
03. Skit
04. Interlude ; I don't give a shit
05. bulletproof
06. Outro ; Propose
이 남자가 미쳤다.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하면 어떡해! 사랑꾼이라고 욕먹을 게 뻔한데. 세 달 후 남자친구에서 남편으로 신분상승할 그분은 지금 유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리는 중이었다. 궁금하긴 한데, 반응을 보기가 두려워. 솔직히 내가 팬분들 입장이었더라면 화가 나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남자 지금 본인이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나 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일단 작업실로 가겠다는 카톡 하나 보내놓고 길을 나섰다. 얼굴 보고 직접 얘기해야지 이거이거….
" 어, 왔어? "
" 오빠! 진짜 내가 못 살아. 사고 제대로 치셨네요. 사랑꾼이라고 욕먹을 일 있어? "
" 반응 좋아. "
" 응? "
" 반응 좋다고. 팬분들도 좋아하시고. "
" 아…. "
일단 작업 중이니까 저기 앉아있어. 끝나고 얘기하자. 방금 내가 읽고 온 인터뷰 속 그 남자가 맞나 싶다. 어쩜 저리 무뚝뚝해? 뭐, 그래도 일하는 내 남자 모습은 멋있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도 사랑꾼이 되어야겠다. 방해가 될까 싶어 조용히 무음 카메라로 윤기의 뒷모습을 담았다. 잘 나왔네. 프로필 사진이나 바꿔야겠다. 그나저나 이번 믹스 테이프 타이틀에 숨겨놓은 암호가 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뭔가 핸드폰하고 관련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맨날 나한테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다고 뭐라고 하는 민윤기니까. 아 모르겠다. 머리 아파 머리 아파. 이따 직접 물어보지 뭐. 프로필 사진도 바꿨으니 상태 메시지나 바꿔볼까…. 응? 설마.
" 설마 뭐. "
" 힌트 찾은 것 같아서. "
" 그래? 그럼 대답은? "
" 당연히 예스지 그럼 노라고 해줄까? "
" 됐다. 이리 와봐. "
익숙해질 법도 한데 민윤기의 품에 안겨있으면 늘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온다. 따뜻한 품이, 부드러운 향기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민윤기가, 너무, 좋아서.
그래도 이런 프러포즈를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거창한 건 바라지도 않으니 그냥 결혼할까? 한 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음악으로 할 줄이야.
이게 음악 하는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의 행복인가 보다.
하지만 민윤기가 하나 잊고 있던 사실이 있다면 내 핸드폰 자판은 천지인이 아니라 쿼티라는 것이다.
민윤기천재짱짱맨뿡뿡은 무슨, 민윤기바보짱짱맨뿡뿡이다.
그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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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셨나요? 9921088235은 천지인 키보드로 청혼이라는 뜻입니다. 어제 독방에 갑자기 삘받아서 올렸던 따옴표 글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스페셜 글로 써봤습니다! (부끄) [호석아] [초록보꾸] [대유잼] [김짱구] [짐팬치] [해말] [연홍] [달빛] [망개떡촵촵촵] [캔디] [국산비누] 암호닉 분들, 그리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해요 ~! 여러분 모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