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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우현x성규/현성] 아해의 시간 10 | 인스티즈

 

 

[현성] 아해의 시간


W.전라도사투리

 

 


배를 띄워 다가오면 알겠지 내가 섬이 아닌 빙산인걸

                                                   -에픽하이 '춥다'中

 

 

 

10.

 

 

아버지의 앞으로 남은 수 많은 재산들. 그 수 많은 재산들은 역시나 아버지의 핏줄인 나에게로 상속되었다. 그와 동시에 수 없이 들러붙는 계산적인 사람들. 그 속에서 아버지의 재산이라도 지켜야만 했던 나. 그것 마저 없으면 나는 정말 천덕꾸러기 신세였을 것이다. 어릴적 읽었던 책 내용 중에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런 내용이 있었다. 부잣집 아이가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되었고 그 아이는 수 많은 금을 소유하고 있었다. 아이는 계산적이게 자신을 더부살이 시켜주는 이들에게 하나씩 내어 주었고 마을 사람들은 그 소녀에게서 더 많은 금을 받아내기 위해 안달 했던 내용. 결국 소녀의 결말은 죽음이였지만 말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아버지의 유산을 절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도 말해주지도 않았다. 나의 친할머니는 아버지의 유산을 받아내기 위해 소송 까지 걸었을 정도였으니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돈이 사람을 지배하고 있었다. 나의 다음 세대 아이들은 이 세상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갈까. 아니 우선 먼 미래에 내가 어떻게 살아갈까. 이 숨막히고 더러움으로 오물진 이 세상을. 더는 숨을 쉬고 싶지 않았다. 이 더러운 산소가 내 페부 속으로 스며들면 나 또한 또 다시 오물로 범벅이 되어 속세에 찌들어 버릴까 무서워서. 크고 싶지 않았다. 영원히 시간이 멈춰 아프지만 아이로 남고만 싶다.

 

*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이성종은 치료를 마무리 하기 시작했다. 떠나지 말아달라. 나에게는 전해지지 못할 말이였다. 그를 동정하지만 위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 잔인하다고 말해도 좋다. 인간 쓰레기라고 해도 좋다. 더 이상 미워하고 용서하기에는 내가 지쳐가고 있으니까.

 

"...다 됐어."

"...고맙다."

 

고맙다는 나의 말에 녀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을 나섯다. 다시 옅은 불빛이 들어오더니 금방 또 다시 어둠으로 뒤 덮였다. 밝은 빛 보다는 어둠이 나를 잠식하기 쉬웠다. 그러면 나는 그 어둠으로 눈을 감을 수가 있으니까. 어둠에 먹히고 싶지는 않지만 어둠이 내가 쉴 수 있게 나를 잠식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가지마. 아무데도 가지마라. 형.' 자꾸만 맴돈다. 서글프면서도 아련했던 녀석의 목소리가. 동정만. 위로는 안된다. 마음이 약해지면 안된다. 김성규가 필요로 했다. 어둠이 나를 잠식했지만 눈을 감지 못하게되면 안되니까. 지금 나를 잠식해줄 무언가가 필요로 했다.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핸드폰을 찾아 언젠가 등록해 두었던 김성규의 번호를 눌렀다. 꽤나 신호음이 오래가나 싶었으나 곧 피곤에 찌든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의 목소리가 편안하게만 들려왔다. 태아가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찾듯이 그렇게.

 

"...나야."

-알아. 남우현.

"...뭐해?"

-공부. 곧 시험이 잖아.

"아..."

-...너는 뭐하는데?

"...자려고."

-그래.

"응."

-...얼른 자.

"그래야지. 너도 열심히 해."

-응. 끊을게.

"...김성규..."

-왜.

"...너는 참 신기해. 네 목소리만 들어도 안정을 찾는 거 같아..."

 

나의 말에 김성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대신 그의 고르고 조용한 숨소리가 내 귓가로 스며들었다. 어머니의 자장가 처럼. 그의 숨소리는 청아하면서도 맑게 내 귓가에 스며들어와 나를 잠 재워 주었다.

 

-...잘자. 우현아.

 

어쩐지 꿈속에서 그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 같기도 하다.

 

울리는 알람 소리에 서서히 눈을 뜨였다. 간만에 아무런 꿈도 안꾸었고 뒤척임 한 번 없이 개운한 잠을 잔 것 같다. 기지개를 키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니 무언가 함께 떨어지며 발에 밟힌다. 얼떨결에 내려다보니 핸드폰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문득 스치는 기억. 김성규-

 

"아무런 말 없이 끊었는데..."

 

괜한 걱정이지만 설래는 감정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진다. 곧 그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들뜬것 같기도.

 

교복을 단정히 입고 나오니 이성종이 멀뚱이 거실 한 가운데 서 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에게 그 흔한 아침 인사 없이 신발장으로 향하니 녀석 또한 나를 따라 좁은 신발장에서 신발을 구겨 신고 있었다. 그 보다 먼저 신발을 갈아신고 집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으니 녀석은 역시나 덜 신은 신발을 어거지로 구겨 넣으며 나란히 나의 옆에 자리를 잡고 섯다.

 

"잘잤어 형?"

 

갑작스럽게 건내는 녀석의 아침인사에 뒤 늦게 응 이라며 답해주니 뭐가 좋은지 해맑게 웃어 보인다. 녀석의 웃음에 나는 멀거니 엘리베이터 층수를 확인 하기만 했다. 띵- 하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아침인사 이후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다. 침묵이 무겁게 그와 나 사이에 가라 앉았다. 그 침묵은 불편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가웠다. 그가 내게 무슨 말을 건내던 나는 지금 그를 편하게 대해줄 수가 없을 것 같으니까. 처음부터 그가 편하게 다가왔던 것은 아니였지만 말이다.

 

이성종과의 등교길은 침묵 그 자체였다. 걸어서 학교를 통학하는 그 시간 동안 이성종은 분명 어색함과 불편함이 교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를 기다렸는 지.

 

"남우현."

"김성규?"

"안녕. 너도 안녕?"

"...안녕하세요."

 

학교가 얼마 안 남았을 쯤 김성규의 등장. 그의 등장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나도 모르게 그를 웃으며 반겼고 김성규는 무뚝뚝한 말투로 인사를 건내왔다. 물론 그 무뚝뚝한 말투는 나의 한에서였다. 내 옆에 멀뚱이 서 자신을 바라보던 이성종에게는 싱긋 웃음을 흘리면서 조금 부드러운 말투로 인사를 건냈다. 김성규의 인사에 이성종은 잠시 멍하게 김성규를 바라보고만 있다 어색하게 인사를 건냈다.

 

"형. 나 먼저 갈게. 집에서 봐."

"그래."

 

이성종은 김성규와 있다는 것이 불편했던지 먼저 자리를 떠났다. 나와의 불편함은 참아냈으면서 김성규와의 불편함은 참을 수 없었나 보다.

 

"매일 이시간에 등교 해?"

"아니. 조금 더 일찍. 오늘은 늦잠 잤거든."

 

방금 전 이성종에게 싱긋 웃으며 인사를 하던 김성규는 금세 본래의 모습으로 돌와 있었다.

 

"뭐야. 사람 차별 해?"

"뭐가?"

"성종이 한테 웃으면서 인사했잖아."

"투정하는 거야? 아니면 질투 하는 거야?"

"둘다라고 해두지."

 

나의 말에 김성규가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아주 짧은 순간이였지만 말이다.

 

"뭐가 우스워?"

"우스운거 아니야. 그냥 귀여웠어."


귀여웠다라. 누군가에게 들었다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그말이 어쩐지 낮간지럽고 가슴께가 간질거렸다. 여전히 김성규의 작은 웃음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고 김성규와 함께 나란히 학교를 향해 걸었다. 그리고 살며시 김성규의 손을 잡았다. 김성규는 빼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 또한 나의 손을 받아들여 잡아왔다.

 

"네 동생이 잖아. 그래서 잘 보이려고 했던거야."

 

*

 

시간을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새 1학기 기말고사 시즌이 다가왔고 아이들은 곧 준비해야할 수시 준비로 열을 올리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날 사건 이후 김성규를 괴롭히고 나와 몸싸움을 했던 놈은 강제 전학을 갔지만 그 학교에서 자퇴서를 냈고 나 또한 교내봉사를 피해갈 수 없었다. 교내봉사를 할 때마다 김성규는 내 옆에 머물러 교과서를 들여다 보았다. 정말 한 번도 도와줄 생각은 안 했던 것인지 교내봉사가 끝나는 날까지도 도와주지 않았으니까. 물론 반 아이들의 시선을 그리 곱지 못했다. 몇 몇 아이들은 나와 김성규 사이의 기류를 눈치챈듯 했었다. 내가 처음 전학 왔을 때 먼저 다가왔던 녀석들 또한 이제는 나를 위 아래로 훑으며 지나갔고 가끔은 일부로 어깨를 치며 지나가기도 했었다. 물론 그들을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였다. 내 삶에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단지 나는 녀석들이 어리게만 보였을 뿐이다. 또한 김성규와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단지 달라진 것이라고는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서로를 보면 조금씩 웃음을 짓는 다는 것 정도였다. 그와 놀러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김성규는 어디 놀러갈 성격이 못 됬으며 나는 나를 김성규에게 맞추어야 했으니까. 연인 같지만 연인 같지 않은 그런 사이였다. 애매모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제대로 고백을 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겠지만 말이다. 김성규 또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암묵적인 관계이면서도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함께 걷고 있었다.

 

-

 

ㅋㅋ 겁나 급전개중..ㅋㅋ제가 지금 어덯게 써야하는지 멘붕이 와서요...ㅠㅠ 또 거이 완결 즘 오면 항상 슬럼프가 찾아와서... 그래서 날아간 우리 소년 열애사..ㅋㅋ            항상 한 편 쓰면 한 편 올리는데... 아 저 슬럼프 어찌하죠ㅠㅠ 돌아버릴 것 가틈ㅠㅠ 지금 제가 써놓은 것은 11화까지 써놓았지요...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만 드리는 번외도 조금 써놓고... 번외 써야 하는데 넘흐 힘이 ㅠㅠ 해보는데 까지 해봐야겠죠... Hㅏ... 여러분 다음 화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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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무럭자라예요! 성종이가 불쌍해요ㅠㅠ 우현이에겐성규가 성규에겐우현이가 있는데, 성종이옆엔아무도없네요ㅠ 오늘도잘읽었슴돠
11년 전
독자2
사리예요!드디어 마음을열엇나요..♥ ㅠㅠ성종이도어서..ㅎㅎ잘읽구가요~
11년 전
독자3
몽림이에요! 조금씩 현성이들의 관계에 진전이 보이네요 핡 조으다ㅜㅠS2 잘보고가요:)
11년 전
독자4
감성 이에요 돈을중시하는더러운세상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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