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화안받아? 왜 카톡은 답장 안하는데"
"....."
바뀌었다. 박지민이 대회로 학교를 비웠다 돌아온지 딱 한달. 그동안 그와 나 사이의 모든 관계가 바뀌어버렸다. 나를 보는 눈빛도 나를 대하는 태도도 그냥 함께있을때의 분위기 그리고 그 아이를 대하는 내 태도조차 바뀌었다.
"아니 화난게 있으면 말이라도 해. 너진짜 왜그래"
"그걸 꼭 내입으로 말해야겠어?"
다짜고짜 찾아간 박지민의 집 앞에서 혼자 질문들을 늘어놓다 처음으로 그 아이가 내뱉은 말이었다. 차갑다. 예전의 다정한 목소리와는 정말 너무나도 달라서 마음 한쪽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어....?"
"내가 호구같지?"
"......."
"다시는 이런식으로 찾아오지마"
그아이가 화난 표정으로 마지막 말을 뱉고는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오랫동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가슴의 두근거림이 가라앉지를 않았다. 2년 가까이 만났는데 이렇게 영문도 모르고 헤어지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
"이야~ 김여주~ 박지민 금요일에 온다고 금요일에 만나요 하루종일 부르더니 왜 등교는 혼자냐?"
"......."
친구 도연이다. 장난스럽게 도연이 걸어온 말에 애써 지우고 있던 내 안의 표정이 그대로 다시 피어올랐다. 내 반응이 평소와 다르단 걸 안 도연이가
뭐야...뭔일있어?라며 내눈치를 살폈다. 네가 없는 등교길이 네가 며칠뒤면 온다는 설레임으로 가득했었는데 이제는 혼란스러움만으로 가득했다. 어떻게 왔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교실앞이었다. 문을 열기가 두려워졌다. 그렇게나 기다려왔던 오늘이 네가 오지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마음 아팠다.
드르륵_
문을 열자마자 내눈에 들어온 광경은 웅성대는 많은 아이들과 그 가운데서 웃고 있는 박지민이었다.
"와 자식 어떻게 1등을 하냐 거기서~"
"그니까 예고애들도 다 제친거 아냐?"
대회에서 큰 상을 받은 박지민을 둘러싸고 다들 대회에 대해 물어보고있는 중인것 같았다. 그렇게 멍하니 그쪽을 보고 있었는데 순간 박지민과 눈이 마주쳤다. 교실에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알리지 않았지만 눈빛에서 우리 둘 사이가 예전같지 않다는걸 아이들도 눈치를 챈건지 서로 마주보며 무슨일 있냐며 물어보았다. 그렇게 나는 내 자리를 찾아 돌아가 앉았고 박지민은 화장실을 가겠다며 교실을 떴다. 옆자리가 비어있었다. 나쁜자식 그새 자리까지 옮겼냐
처음 느껴보는 교실의 차가운 분위기와 아이들의 수근거림이 너무 싫었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것이 힘들거 같아 책을 펴 고개를 숙였다. 뭐지 왜 이렇게 된거지. 혼자 헤어짐의 이유를 계속해서 상상해보았다. 내가 질린건가 그냥 오해가 생긴걸까...
한참을 혼자 같은 페이지를 보고있던 찰나였다.
"반장 인사하자"
길던 아침 자습시간은 다 흘러가버렸고 조례를 위해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인사를 마친 후 선생님은 학교에 돌아온 박지민의 위치를 찾기 위해 내 옆자리를 보다 시선을 옮겼다
"뭐야 지민이 자리 옮겼네? 대회 잘했더라 잘했어~ 교장선생님이 이따 한번 교장실 오라고 하시더라"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학생이 왔다"
전학생이라는 말에 교실이 또 한번 술렁였다. 선생님의 손짓에 한 남학생이 교실안으로 몸을 움츠리며 어색한 표정으로 멋쩍게 들어왔다. 2학기로 접어든지 꽤 되어 안정을 찾은 교실에 전학생이라니 다들 경계하는 눈치였다.
"펜싱하는 친군데 정국아 인사!"
"아.. 안녕하세요 전정국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음 정국이는...저기 앉아야겠네? 너희 정국이 잘 챙겨주고 오늘 조례는 여기까지 ! 수업시간에 졸지않는다!"
수줍어했지만 꽤나 또박또박한 발음이었다. 박지민이 자리를 옮긴 탓에 그 아이의 자리는 자연스레 빈자리인 내옆자리가 되었다. 무표정으로 와 가방을 내리더니 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안녕...이라 말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박지민이 아닌 다른 남자라니. 상상치 못한 일이 자꾸만 일어난다. * 안녕하세요 젠설입니다~ 글 처음 올렸는데 이렇게 하는게 맞는건지 해서 계속 수정 누르고 확인 누르고 반복이네요 ㅎㅅㅎ 많이 봐주실지는 모르지만 읽어주신다면 열심히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