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거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전정국이 자리에 앉으며 건넨것은 펜싱경기 팜플렛. 조금있다 열릴 펜싱 경기 팜플렛이었다. 다음주 토요일. 하필 한국사 검증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나 이날 한국사 시험 보러가는데" "딱 이 시간이야?" "아마...?"
티내지 않으려한 것 같지만 정국이의 얼굴에 아쉬움이 한껏 드러났다. 그런 정국이가 귀여워 피식 웃고는 문제집을 펴들었다. "나 경기 잘하면 소원들어주냐" "어...?" "이번에 메달따면 소원 들어주냐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환하게 웃는 정국이었다. 소원이라... 그런다고 할까말까 고민을 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제 밥을 먹다 엄마가 정국이 새벽 한시가 넘어서 카페에 들러 과일청을 구경하다 레몬청을 사갔다는 말을 했다. 나에게 줬던 보온병에 담긴 차가 아무래도 그것이었던거 같다. "이렇게나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냐 물어보니까 대회 얼마안남아서 연습하다 늦었다던데?" 요새 전정국은 정말 펜싱에 푹 빠진것처럼 보였다. 밥을 먹으러 급식소에 가는길에도 펜을 잡고 책상에 앉아있을때도 허공에다 연습을 하는듯 했다.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닌 자기 스스로. * "내가 들어가는 반중에 한반도 없다. 이 반에서 이 문제 맞추면 이 반 전체에 햄버거 쏜다. 누가 풀어볼래?" 수학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칠판에 문제하나를 쓰시고는 말씀하셨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꽂혔다. "이 반은 당연히 여주가 푸는거니?" 선생님의 물음에 아이들은 다 같이 입을모아 네!하고 대답했다. 당황스러웠지만 종종 있는 일이라 눈치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맞춘 사람이 아무도 없다라. 보기에도 만만치 않은 문제였다. 복잡하게 엉킨 식들을 보니 일단 일반화를 하는 것이 먼저라 생각되어 식을 간단히 풀어적었다. 일반화된 식을 한참동안 보고 있었다. 이 쪽에서 인수분해가 될거 같은데 싶은 마음에 조립제법을 이용하여 인수분해를 했더니 생각보다 더 간단히 식이 풀렸다. 그 뒤로 막히는 부분이 있었지만 선생님이 겁주신 것 보다 훨씬 깔끔하게 문제가 풀렸다. 마지막 남은 식을 보고있자니 문과 수학으로는 풀릴수없는 문제 같아 이과 개념을 적용해보았더니 깔끔하게 풀렸다. 답을 내고 나서 검산을 하니 똑같이 나와 분필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 선생님을 보았다. 선생님의 입가에는 알수없는 미소가 걸쳐져있었다. "답이 확실하니?" "네" "확신해?아닌거 같은데?" "확신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칠판 앞으로 걸어나오시더니 말씀하셨다. "역시 여주는 좀 다르네 괜히 내기했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의 함성이 터졌다. 그 순간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는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는 바로 박수를 열심히 쳐댔다. "여주는 이과개념을 이용해서 풀었는데 이것도 맞지만 문과방법으로 푸는 다른 방법도 있다" 선생님께서는 내 풀이방법을 설명하고는 다른 방법도 설명해주시고는 나를 보고 한번 웃어보이셨다. "자기 실력에 확신을 가진다는거 정말 힘든거다. 아까 내가 여주에게 확신하냐 물었을때 내가 본 학생들은 대부분 말을 흐렸는데 여주는 확신한다고했어. 확신할만큼 연습하고 했다는거야. 너희도 원하는 일 있으면 그 분야에서 꼭 자기 실력에 확신을 가지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게 내가 여주를 참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 자습이었던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빠져나갔다. 풀던 문제를 내려놓고 자고있던 전정국을 깨우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잠든 전정국을 보는데 하얀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코가 높네. 눈도 예쁘고... 얜 화장도 안하는데 입술은 왜 이렇게 ㅃ... 그 순간 전정국의 눈이 떠지고 그대로 눈이 마주쳤다. 그자리에 얼어붙었는데 전정국이 씩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나 잘생겼냐" 뭐래 라고 말하려는 순간 전정국의 얼굴이 바로 코앞까지 치고 들어왔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죽이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전정국과 그대로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전정국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니네 뭐하냐?" 정적을 깬것은 어이없단 표정의 김도연이었다. 화들짝 놀란 우리 둘은 김도연을 보고 당황했고 전정국은 그대로 일어서 땅에 떨어진 종이를 줍더니 애꿎은 입술만 자꾸 깨물었고 나는 어쩔줄 몰라 뭐라 말을 했는데 나조차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 모를정도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도연아. 알지? 우리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보기만 ㅎ..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전정국 자는거 보는게 애가 너무 아 그게 아니라" "와 니네 진짜 언제 그렇게 친해졌냐? 나 없었음 아주 그냥 벌써 뽀뽀라도 했겠어?" 도연이 입에서 나온 뽀뽀라는 말에 순간 둘다 얼굴이 시뻘게졌다. 머릿속으로 아까 전정국의 얼굴이 코앞에 왔던 순간이 다시 스쳐지나갔다. 빨게진건 전정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우리를 도연이는 정말 어이없단 표정으로 보았다. "뭐야 그럼 이제 셋이서 밥먹어? 아님 내가 빠져줘야하나?" "아냐 도연아 같이 먹어! 왜 빠져 니가 하하.." "진짜야? 아닌거 같은데" "아냐 같이먹어~" 그렇게 전정국과 도연이를 양 옆으로 끼고 급식소로 향해 배식을 받을 때였다. "야아~전정국!!!" 어제 봤던 정국이와 같은 펜싱부 김태형이었다. 김태형이 눈꼬리를 접고 환하게 웃으며 전정국 앞에 달려와 섰다. "아 나 종 못들어서 일어났는데 애들 다 밥 먹으러 갔어~ 나 껴주면 안되냐? 어?" 뜻밖의 등장에 전정국은 아무말을 하지 못하고 어...하는 소리와 함께 나와 도연이의 눈치를 살폈다. 그걸 눈치챈건지 김태형은 전정국의 앞에서 자리를 옮겨 우리의 앞으로 왔다.
"우리 어제 인사한 사이잖아 나 껴주면 안돼?" 도연이와 나는 김태형의 눈웃음에 당황하며 서로를 쳐다봤고 둘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눈빛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상황을 정리한건 도연이었다. "가..같이 먹자 뭐 나쁠거 없지 뭐 하하..." "아 진짜? 아싸~~" 김태형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정말 신나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배식판을 들고 어깨를 들썩이며 배식을 받았다. "진짜 신기한 캐릭터다...." "그니까...." * 전정국의 대회가 자츰 다가왔고 전정국은 연습에 더욱 매진했다. 야자가 끝나고 하던 공부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가방을 챙겨 신발을 갈아신고 나왔을 때였다. "김여주!"
익숙한 목소리에 뒤돌아보았더니 전정국이 검은색 티를 입고 벽에 몸을 기댄 채 나를 보며 웃고있었다. 밤에 학교에서 보는 전정국은 뭔가 낯설었다. "뭐야? 연습 끝났어?" "원래 태형이랑 코치님이랑 늦게까지 연습했는데 코치미 계속 늦게 들어가셔서 사모님이랑 싸우셨대서 오늘은 제시간에 끝났어" "잘됐네. 이렇게 쉬는 날도 있어야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교문을 벗어 났을때 전정국이 말했다. "산책할까" "산책?" "강 보러 갈래?" 그렇게 도착한 한강이었다. 나란히 정국이 사온 메로나를 먹으며 강 주변을 산책하다. 강가에 앉았다. 시원한 차갑지 않은 바람을 맞고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한참 서로 아무말하지않고 있을때 정국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며칠전에 너 진짜 멋있었어" "어?" "그 문제 풀고 니가 푼거 확신하다고 했을때" "아..." "왜 니가 일등인지 알겠더라" 뜬금없는 전정국의 칭찬에 피식하고 웃음이 터졌다. "언젠가 나도 올거같아" "응?" "나에 대한확신가지는 날" 전정국의 말이 끝나고 시선을 돌리자 눈이 마주쳤다. 처음으로 꽤 오랫동안 마주치는 시선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시간이 멈춘것 같았다. 그렇게 전정국은 천천히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얼마후 입술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고 눈이 감겼다. 녀석과의 첫키스였다. * 안녕하세요 젠설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어.남.전! 모두 외쳐 어남전!!! 네 제가 뽀뽀시켰습니다 네 그럼요 (유난 다들 정국이와 얼른 진도나가고싶으시다하셔서 제가 정말 고심하면서 넣었는데 다들 맘에 드셨는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꽤나 달달하죠? 헤헿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사랑들❤️ 암호닉 찜니야 꾸야 흥탄❤️뉸기찌 YeY 캔디 늬집엔 정국이 없지 푸른날 하니 정국오빠애인 늉글레 DEL 땅위 물결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