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편의점 앞에 서있는 전정국이 보였다. 전정국의 실루엣이 보이자마자 어제의 일이 생각나 어떻게 전정국에게 인사를 해야하는건지 망설여졌다. 그리고 편의점에 다다랐을때 전정국 앞에 멈춰섰다. "안녕"
내가 던진 한마디에 전정국은 고개를 들어 날 봤고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동시에 시선을 피했다. 아마도 전정국의 얼굴이 빨게졌던거 같다. "잘...잤어?" "어...너는?" "나도..." 둘다 어제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그런지 어색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않았다. 신호등 앞에서 멈춰섰을때 서있는 우리의 사이로 누군가가 세게 밀치며 팔짱을 꼈다. "야!!!! 좋은아침!" 역시 김도연이었다. 춥다며 입김을 불어대던 김도연이 평소같지않게 대화를 하지않는 우리 모습에 어리둥절 하더니 물었다. "뭐야 니네 싸웠어? 분위기가 왜이래. 싸웠지!" "아냐! 우리가 왜싸워" "안 싸웠는데 왜이렇게 어색해" "뭐라는거야 니 기분탓이야" 도연이는 의심의 눈초리로 우릴 쳐다보더니 이내 대화소재를 옮겼다. 도연이의 고개 너머로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얕게 미소짓는 전정국의 얼굴에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 밥을 같이 먹은 날 이후 왜인지 모르겠지만 김태형은 어느새 아예 4교시 종료 종이 치자마자 우리교실로 오거나 정국이의 팔을 잡고 펜싱장에서 함께 도연이와 내게로 왔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둘 다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느라 상당히 피곤해보였지만 언제나 유쾌한 두사람이었다.
"토마토 안먹는사람~" 김태형은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우리 식판에서 빼앗아가기 바빴고 도연이는 항상 그런 태형을 다양한 방법으로 갈궈댔고 정국이와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크게 웃었다. 대회가 3일 남은 날, 역시 넷이서 식사를 한 뒤 걷고있을때였다. 펜싱장에 들렀다 나오는데 지하 무용실에서 후드집업 주머니에 손을 꽂고 올라오는 윤지수와 박지민과 그리고 현대무용 특기생 두명과 바로 마주쳤다. 퇴원하고 처음보는 윤지수의 얼굴에 도연이는 상당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윤지수를 위아래로 훑었다. 그런 시선을 느낀건지 윤지수 또한 질세라 웃긴다는 표정으로 도연이를 봤다. 박지민은 윤지수의 옆에서 내 얼굴은 보지 않은채 전정국과 김태형을 번갈아 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싸움이 날 것 같은 불길함을 느꼈는지 전정국은 내게 얼른 자리를 뜨자는 눈치를 보냈고 나도 도연이의 손을 잡고 자리를 뜨려했다. "정국아 너 이번주가 경기라며" 그 순간 윤지수의 입에서 나온 나나 도연이가 아닌 전정국의 이름에 당황스러워 멈춰섰다. 네명의 시선이 모두 윤지수를 향했다. 윤지수는 전정국을 올려다 보았고 전정국도 윤지수를 내려다보았다. "이번엔 꼭 좋은 결과 얻길바래" "......" "6년째 아무 성과 없었다고 그러던데 체고애들이"
윤지수의 비아냥이 섞인 듯한 말에 전정국의 동공이 확장되는 것이 보였다. "그 정도 했는데 여태 아무 것도 못했으면 포기하는게 맞지않나? 가능성 보고 가기엔 너무 늦은 나이 아닌가? 집이 되게 잘사나보다 " 윤지수의 돌직구에 어이가 없어 아무런 말도 나오지않는 나와 도연이었고 항상 웃던 김태형 역시 표정을 굳히고 윤지수를 노려보았다. 옆에서 본 전정국의 입꼬리와 눈썹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그런 반응이 재미있기라도 한것이었는지 윤지수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면 말했다. "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작은 대회에서도 상 못탔는데 왜 계속 하는거야? 취미치곤 너무 스케일이 크지않아? " "니가 신경 쓸 일 아니잖아" "불쌍해서 그러지~" "......" "체고애들이 너 뭐라는 줄 알아? 너 연습 때만 잘하고 대회는 다 말아먹는다고 연습용으로 딱좋대. 펜싱용 페이스메이커"
수치스러웠다. 내가 듣기에도 충분히 수치스럽고 화가났다. 가만히 있다가 후려치기 당한 느낌. 당연히 전정국은 더 할 터였다. 펜싱부와 현대무용부 사이가 평소 껄끄러웠던게 문제였던건지 윤지수의 뒤에 있던 현대무용 특기생 둘은 통쾌하단 표정으로 정국의 반응을 살폈다. 마주하는 시선들 사이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윤지수" "넌 언제 그렇게 마음이 삐뚤어졌냐. 이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김여주 넌 빠져" "네가 전정국한테 그런말 할 처지는 아니지않냐" "넌 박지민 후광에 너 까지 잘하는거처럼 보이니까 니 실력 너무 과대평가하는거 아니냐" "김여주 그만해" 내 말에 그만하라고 한건 박지민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박지민 입에서 나온 내 이름이 낯설게 느껴졌다. 박지민과 눈이 마주쳤다. 애정이라곤 찾아볼수도 없는 눈빛이 나도 박지민의 헤어진 후의 첫 공통점이라니.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이게 아니란 건 알았지만 박지민의 그만하라는 말이 야속하게 느껴져 말을 계속 이어갔다. "혹시 아버지가 대회 주관하시는 이유가 너 수상실적 만들어주시려고 그러는거 아니냐" "뭐?" "그래도 양심은 있더라. 이번엔 3등이던데" "야 김여주 너 어떻게.." "왜? 니눈엔 전정국이 연습하는게 스케일 큰 취미로 보이는데 웃기잖아. 말하는거만 들으면 수석무용수야 아주" 순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가 돌아갔다. 갑자기 가해진 충격에 코끝으로 얼얼한 느낌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뺨이 얼얼했다. 고개를 돌렸을 때 마주친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날 죽일듯이 노려보고있는 윤지수였다. 날 내려다보는 박지민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보는 눈빛에서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내가 미운건지 한심한건지 불쌍한건지 원망스러운지. 박지민의 내게 향한 눈빛을 나는 이해할수 없었다. 그리고 그 눈빛에 이젠 더이상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쳤다. 비참했지만 그 순간 확신했다. 내가 다시 박지민에게로 가는 일은 없겠구나 라고 "야 너 미쳤어?" "여주야 괜찮아?" 도연이는 화가 끝까지 난채 윤지수에게 달려들었고 김태형은 그런 김도연이 일을 칠까 진정하라며 도연이을 붙잡았고 전정국은 내 얼굴을 양 손으로 잡더니 윤지수를 노려보았다. 박지민이 그런 우릴 보더니 표정을 굳히고 화를 못이겨 눈물을 흘리는 윤지수의 어깨를 잡고 달래며 나갔다. 굳힌 박지민의 표정에서 살짝 삐져나오는 분노에 심술이 나 윤지수와 박지민의 뒷모습에 말을 덧붙혔다. "정국이는 너랑 달라" 움찔하고 멈춰서는 두사람의 모습이 느껴졌다. 그 자리에서 돌아보는 박지민과 눈이 마주쳤다. 안녕 * "와 김여주 진짜 사이다야. 윤지수 제대로 한번 먹였네 아우 통쾌해" 교실로 돌아오는 길에 도연이는 자기가 더 통쾌하다며 웃었다. 김태형 역시 신나게 맞장구를 치는 모습이었다.
반면 전정국은 아이들이 웃을때 따라 웃기는 했지만 표정이 굳어있었다. 윤지수의 말 때문인건가. 정국이는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연습을 하러간다고 했다. 아무래도 대회가 얼마남지않은 탓에 5교시부터 모든 수업을 빼려는 것 처럼 보였다. 연습을 간다며 옅게 웃으며 말하는 전정국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 안녕하세요 젠설입니다! 제가 쪼끔 늦었죠? 어휴 일이 너무 많아가지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요새 어케 써야할지 몰라서 고민이 정말 많은데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나네요 ㅠㅠ 어늘 글은 마음에 드시련지 모르겠더여...하 그리고 댓글 넘나 귀여운거 아닙니까!! 이러다 저 주거여...ㅇ-〈-〈 암튼 오늘도 감사합니다❤️ 암호닉 찜니야 꾸야 흥탄❤️뉸기찌 YeY 캔디 늬집엔 정국이 없지 푸른날 하니 정국오빠애인 늉글레 DEL 땅위 물결잉 여니 뀽 꾸리스마스 레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