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신호(Romantic signal)_ 3
" 최형사님. "
헉.. 석민은 승철과 다른 방향으로 사고현장을 돌다 이내 누구한테 맞은건지 승관과 칠봉이 타고 있는 차
옆에 쓰러져 숨을 거칠게 내쉬었으며, 설탕처럼 자잘한 유리파편들 사이로 그의 피가 조금씩 고여 있었다.
뒤이어 잠복근무를 해야했기에 최소의 인원만 남겨두고 사건현장으로 사이렌을 울리며 강력팀과 구급차, 경찰차가 속속 도착했다.
" ..... 봤어.. 내가. "
" 네... ? "
승철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석민을 보자마자 힙겹게 숨을 내쉬며 입을 뗐고, 동공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 범인... "
" 정말이에요? 최형사님! "
아까 전 범인과의 싸움이 격렬했던건지 온 몸에 힘이 빠져간 승철은 끝내 기절하고 말았다.
· · ·
" 자수해. "
" 나 아니라고. "
" 너 지금 형사한테 무슨 짓 한지는 알지? "
키는 180 후반 정도, 쌍꺼풀이 짙고 범인이라고 하기엔 전혀 예상되지 않은 외모였다.
나이도 젊어보이고 그런데, 한창 청춘을 이런 곳에다 바치다니 안타까웠다.
" 너 지금 이 상황에 감사해라. "
" 웃기는 소리. "
" 내가 좀만 더 늦게 왔으면 저 형사 네 손에 죽었어. "
" 저 여자가 내 손에 죽는게 무슨 상관인데. "
" 이런 쓰레기, "
....허억 앓는 소리를 내며 넓게 깔린 유리파편위에 몸이 넘어갔다.
얼마나 발로 배를 세게 찼을까, 승철을 배를 부여잡으며 연신 신음을 내뱉었다.
" 이래서 난 너 같은 놈들이 싫어. "
" 미친, 놈.... "
" 내가 내 일 하겠다는데, 잘 하고 있는데. 어? "
" ..... "
승철이 배를 부여 잡고서 그를 바라보며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그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정강이 부근을 한 대 걷어차고
얼굴에 침을 뱉어 더 처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승철은 저 자식을 꼭 잡겠단 집념으로 검은 자켓을 뚫고 짓이겨 들어오는 유리파편도 털어내지 않은 채
유유히 권총을 들고 가는 그의 어깨를 뒤에서 잡아 주먹으로 얼굴을 한 대 쳤다.
무방비상태로 맞은 탓 인지 그는 한번에 바닥에 쓰러졌고 맞은 볼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다시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마 승철에게도 똑같이 한 대 칠 생각이었는지.
" 세상 그렇게 살지마. 너 같은 자식들 때문에 사회가 이 지경이야. 알아? "
" 내 인생. 살아줄 것도 아니면서 참견 하지ㅁ, 윽. "
그가 포기할 생각이 없었는지 승철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며 말을 했다.
이에 승철은 다시 일어나려는 몸에 배 쪽을 밟곤 무릎을 세워 그의 얼굴을 마주했다.
" 좋은 말 할때 자수해. "
자수하라는 말을 그렇게 싫어했는지
그는 배 쪽을 밟고 있던 승철의 체중이 실린 무릎을 단숨에 밀어내고
일어나주머니에 있던 권총을 꺼내 승철의 이마에 총구를 겨눴다.
" 자수하라는 말, 그 딴 소리 한번 더 짓껄여봐. "
" 형사 인생 끝내 버릴테니까. "
승철은 아까 승관과 칠봉이의 사고 모습을 보고 데쟈뷰가 떠올라 계속 신경이 쓰였던건지
목숨을 위협하는 이 순간에도 그가 증오하는 말을 내뱉었다.
" 자수해. "
탁.
손에 온 힘을 줘 방아쇠를 당겼지만, 텅 빈 소리만 날 뿐 승철의 이마엔 아무런 흔적이 남지도 않았다.
그 역시 놀랐는지 총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빠지며 팔이 내려갔고 바닥엔 툭. 권총이 떨어졌다.
" .... 형사...? 웃기고 자빠졌네. "
승철의 멱살을 잡으며 흔들리는 눈빛으로 응시했고, 다시 바닥에 내쳤다.
그는 주위 차량들이 내뿜고 있던 연기들 사이로 사라졌다.
눈을 감았다.
그 날의 끔찍한 악몽이 떠오른다.
다시 그 장면이 재생된다.
데자뷰다.
· · ·
칠봉과 승관은 무사히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사건 현장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어갔다.
" 김칠봉님 긴급 수술 들어가셨어요. "
" 네...? "
응급실에 실려 온지 불과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깨어난 승관은 분명 옆에 같이 들어와있어야 하는 칠봉이의 침대가 없어 두리번거리다
안절부절하고있는 승관을 본 간호사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승관은 옷에 묻은 피도, 심각한 외상으로 치료된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상처들이 아픈지도 모른 채
수술실을 향해 뛰어갔다.
" 하...... "
수술실 앞 나란히 붙어있는 의자에 앉아 평소 교회를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 직업이 형사인지라 기도도 잘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오늘은 간절히 두 손을 모으고 칠봉을 살려달라며 기도를 했다.
1시간, 2시간, 3시간이 지나도 열리지 않는 자동문을 원망했다.
칠봉이의 말을 듣지 않은 채 시말서를 쓴다는 압박감에 부주의하며 운전을 했던 승관도 계속 자책감이 들었다.
' CH 2 미제사건전담팀 현재 위치 어떻게 되십니까. '
지금 이 상황에 이런 무전을 쳐야하는지 승관은 생각하며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현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내 동료의 생사의 갈림길만이 중요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승관은 수사본부의 무전이 더 어이가 없을 수 밖에 없었다.
칠봉이 제발 살아서 나오길, 의사의 표정이 밝기를 기대했다.
이게 아니면 승관은 이 팀도, 형사직을 도저히 이어 갈 수 없다.
자신의 자책감에, 끝없이 추락할 자신과 동료의 명예와 이름에.
*
오늘 분량이 긴데... 아무말 대잔치를 하는건지...
재가 뭘 쓴건지...ㅋㅋㅋㅋㅋ 여튼 여주 괜찮을거에요!
승관이도 괜찮으니 여주도 살아돌아오겠죠...?
오늘 승철이 좀 많이 맞았어요.....ㅠ 네.... (미안하다 승철아..)
그리고 범인은 딱 봐도 아시겠죠? 김민규!!!!!! 이 나쁜좌식...
작가도 화가 납니다...! 형사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다들 설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아직 안 가신분들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전 미리 어제 왔어요! 아직 저희밖에 없어서 휑한데 아침되면 많이들 오셔서
바쁠 거 같습니다ㅠㅠㅠㅠㅠ 한 2~3일정도는 못 올 듯 싶은데 최대한 오도록 해볼게요!
우리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겁고 건강하게 설 연휴 보내세요!
배탈나면 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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