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신호(Romantic signal) _ 5
칠봉이 사고가 난 장면도, 승철의 가족이 사고가 난 장면도 데칼코마니처럼 매우 닮았다.
분명 데자뷰가 맞지만, 무언가의 신호를 승철에게 보내고 있었다.
얼른 알아차리라고,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실마리를 찾으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 이형사. 오늘 사건현장 주변 CCTV 다 확보했지? "
" 네, 당연하죠. "
" 이상한 점은 없었고? "
" 어... 있었기야 있었죠. "
" 뭔데. "
" 잘 보시면, 미제사건팀 차가 저 빨간조명 사이렌 있는 차인데 아까 부형사가 저희 사건현장 오면서 급하게 속력 내다가 최형사님 무전 듣고 한숨 쉬면서 김형사님한테 얘기하다가 앞에 못 보고 부딪혔다고는 하는데. 제가 보기엔 이미 저 반대편 앞차가 더 밟아서 들이받은 거 같아요. 이거 봐봐요. "
석민의 얘기를 듣고 심각해진 승철은 컴퓨터 모니터 속 CCTV로 그때의 상황을 봤다.
" 하...돌겠네 진짜. 저 옆에서 달려드는 차도 계획적인거 같은데. "
" 그걸 어떻게 알아요? "
" 딱 봐도 노렸잖아. 반대편 앞차랑, 옆에서 온 차랑 둘이서. "
승철의 생각은 그랬다. 이미 5년전에도 겪어본 일이고, 그때 당시에도 이 사건의 공범과 진범을 잡지 못 했는데 똑같은 수법이었다는 걸 눈치채버려 계획된 범행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저 시간만 흘렀을 뿐, 전혀 달라지지 않은 수법에 승철은 점점 지쳐만 갔다.
18살이었던 그는 모든 장례식을 치루고, 뉴스에 나오는 자신의 가족들이 당한 사건이 언급되는 것을 보곤 많은 자책감과 분노가 들끓었다.
' 이 사건은 단순사고로 밝혀졌으며.... '
' 5중추돌사고로 인해 8명 중상, 2명 사망. '
' 사고 원인이 된 차 급발진으로 추정됨. '
아무리 봐도 납득될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내 가족이 죽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쉽게 판명이 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전혀 맘에 들지 않았다. 살기 싫었다.
두 주먹을 세게 쥐었다.
이에 승철은 결심했다. 엄마와 동생 주현이를죽인 범인을 꼭 잡고 말리라 형사가 되기로.
ㆍ ㆍ ㆍ
" 칠봉아... 제발 일어나라... "
승관은 오늘도 칠봉이의 병실에 찾아와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눈을 감고 누워있는 칠봉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일어나길 빌었다.
그는 기다리다 피곤했는지 칠봉이의 침대 위에 고개를 푹 묻고선 10분정도만 자야지. 하곤 금세 눈이 감겼다.
회복이 더딜거라던 의사에 말에, 산거라도 어디야... 라는 생각이 들어 은근슬쩍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지만 지금은 너무 초조하다.
" 김형사. "
승관이 자는 사이 귀를 타고오고 들어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살포시 떠 고개를 서서히 떴다.
" .....어? 최형사님! "
" 아, 네. 자고 계셨다면 죄송해요. "
어떤 할 말이 있었던건지 승관이 깨자 끝내 입을 떼지 못하곤 가만히 서있었는데 이를 눈치챈건지 아...잠시 볼 일 보러... 하곤 병실을 빠져 나갔다.
ㆍ ㆍ ㆍ
승관이 빠져나간 병실엔 승철과 누워있는 칠봉이의 숨소리만이 적막감 속에서 흘렀다.
" 김형사, 잘 들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부형사랑 그쪽 다친거 둘 책임 아닙니다.
내 책임이에요. "
" 내가 그 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세상 사람들이 하는 말만 듣고. 내가 호구였어요. 지금 또 같은 사고가 반복되버렸네요. 시말서는 어떻게든 처리 잘 해볼테니까, 김형사는... 잘 버티고만 있어줘요. 그새끼, 꼭 잡을테니까.. "
승철은 눈에서 고이는 눈물을 애써 흘리지 않으려 얘기하지만, 말하는 목소리는 이미 슬픔 그자체였다.
그가 생각하건대, 연쇄 살인과 5중추돌사고를 동일한 인물이 한 짓인 거 같았다.
' CH1 강력계팀 잠복근무 지원 요청한다. '
' 지금 2인 1조로 즉시 집결장소로 모이도록. '
[ 집결장소 : 서울 63빌딩 부근 주차장 ]
- 서울경찰서 수사본부
이 장소는 승철에게 트라우마를 가져다준 곳 이었다. 어린 나이에 아프게, 잊지못할 끔찍한 기억을 머리에 새겨 넣어버렸다.
그는 고민했다. 가면 호흡곤란이나 이런 증상이 찾아올테고, 안 가면 가족을 죽인 범인을 못 본다는 생각에 깊어졌다.
승철은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엔 잘 보이질 않는다.
흐릿하게 보이고, 목소리도 작게 들린다.
이 데자뷰를 본다면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
독자님들 설 연휴 잘 보내시고 계신가요?
저도 나름대로 잘 있답니다!
글이 안 써지는게 문제....먹기만 하고 ...(돼지!!!)
우리 승철이....갑자기...착해져써....
... 왜 찌통으로 가는...? (수사물이라며...)
생일도 잘 지나갔고, 즐거운 하루였어요!
얼마나 시간이 빠른지... :)
오늘은 늦은 시간에 왔으니 사담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시는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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