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가 회사 간 사이에 집에서 꼼지락대는 뱈큥!'ㅅ'] 편 "현아, 우선 사료 먹고 형아 왔을때 맛난 거 같이 먹자. 가스레인지 손 대지 말고, 물 틀어놓고 장난치지 말고... ...또... ...여기 뽀뽀." 경수가 현관에 서서 아직 잠이 얼룩덜룩 묻은 현이 머리카락 정리해주면서 주의사항을 늘어놔. 대충 부시시했던 머리가 정리되자 손가락으로 볼 한쪽을 톡톡 두들기면서 백현이 잠 깨게 능청스럽게 뽀뽀를 요구해. 당연히 뽀뽀광인 백현이는 퉁퉁 부어서 실낱같은 눈이 번쩍 뜨일만큼 좋아서 경수 볼 여기저기 입술로 꾹꾹 눌러. 경수는 하트입술로 히죽 웃다가 백현이 엉덩이 팡팡하고 그럼 좀 있다 보자. 아쉽지만 애써 움직이지 않는 발 움직여서 집을 나서. 백현이는 경수 오늘도 빨리 와, 경수도 뽀뽀해주지..., 경수 그러면 휴지는 뜯어도 돼?,경수랑 맛있는 거 빨리 먹고 싶다!,경수 벌써 보고 시퍼... 문 닫혀서도 통통한 손바닥이 여러 의미가 내포돼서 좌우로 격하게 흔들려. 오분 지났을까, 힘들다...지치는지 슬그머니 손 내려놓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뒤돌아서 거실로 도도도 뛰어가. 거실 입구에서 집안을 쭉 훑다가 검은색 가죽 소파에 딱 시선이 꽂혀. 오늘은 저거다! 그대로 소파 위로 올라가서는 팡팡 뛰면서도 머릿속에서 동동 떠다니는 경수 얼굴에 경쑤! 보고 시퍼! 경수우... 할딱할딱 숨 넘어가면서 경수 타령을 해. 그러다가 전에도 한번 이렇게 흔들렸던 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그때도 경수 이름 부르면서 흔들렸던 것 같은데... 마니 기분 조아써... 왠지 낯설지 않은 상황에 꽁냥꽁냥해져서는 푹신푹신하고 차가운 소파 쿠션 발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작은 머리통을 풀가동 시키다가 서서히 떠오르는 기억에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른 배큥은 풀썩 쓰러져. 천장 향해서 엉덩이 쭉 빼고 달아오른 얼굴을 차가운 가죽 소파에 식히는데 그 때도 이 자세로 경수가아...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른 큥이는 'ㅅ' 그저 발개진 채로 가만히 가만히 얼굴을 식힐 뿐이야. 오랜만에 얌전히 있던 것이 잠을 불러왔는지 살살 눈이 감기는 도중에도 경쑤...보구시퍼... 벌써부터 코 끝에 맴도는 경수 냄새에 킁킁 코 끝을 찡긋거리다가 기분좋게 입꼬리 올리면서 서서히 잠에 들어. 점점 무릎도 사르르 내려가서 소파에 배 깔고 누운 백현이 등이 고르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움직여. 째깍째깍 시계바늘 움직이는 소리 안으로 햇빛이랑 나뭇잎에 부딪쳐서 바르작거리는 바람소리가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옅게나마 들어와서 어느새 처음 봤을 때의 작은 강아지로 변해서 하얀 티셔츠 안에 갇혀 실루엣만 언뜻언뜻 비추는 몸뚱아리 위로 흩어져. 햇빛에 따뜻해진 흰 천이 요람이 된 듯 새근새근 더 깊게 잠에 빠지는 백현이의 꼬리 끝이 미세하게 살랑거려. 한참을 세상 모르고 자다가 단잠에서 백현이가 깼을 때는 해가 뉘엿뉘엿 져서 포슬포슬한 털이 주황빛으로 물든 때야. 아침 점심 거르고 단순히 배고파서 일어난 큥이는 사람이었을 때 입었던 흰 반팔티셔츠 안에서 제게 턱없이 높아진 소파도 익숙하다는 듯이 폴짝 내려와서 스테인레스로 된 그릇에 담긴 갈색 사료를 까드득 씹어. 차차 속도 붙어서 와구와구 먹다가 고개 들어서 주변 한번 휙휙 둘러보고 다시 와구와구 먹는 큥이의 꼬리는 축 쳐져있어. 조그만해진 제게 많이 커져버린 거실은 너무나 벅차. 예전 집에서는 홀로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제는 혼자 남겨지는 것이 싫어. 사료 조금 남기고 돌아서서 사람으로 변한 백현이는 주섬주섬 소파 위에 널부러진 티셔츠와 트렁크를 갖춰 입어. 아직까지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아서 그 끝자락만 어렴풋이 보일때에 소파 앞 테이블에 자리 잡은 백현이는 테이블 위에 놓인 펜을 손에 쥐고 저와 닮은 강아지가 웃고있는 노트를 펴. 예전 집에서 한글을 배우긴 배웠지만 완벽하게 독파하지 못한 백현이는 맞춤법이 완벽하지는 않아도 뭐라고 뭐라고 꼭꼭 눌러써. 경수의 셔츠 냄새를 맡다가 신나서 찢은 일, 경수가 해준 계란후라이 등등 경수 집에 온 이후에 소소한 일거리를 적은 노트의 종잇장은 너무 힘줘 글쓴 탓에 오돌토돌해. 연필 자국으로 빳빳해진 종이에 손바닥 옆이 까맣게 물드는지도 모르고 신나서 경수 오면 자랑해야지! 혀니 글씨 연습도 했구 어제오늘도 적었어! 내일도 적으면 어제오늘내일 적었어! 라고 하면 분명히 뽀뽀 해주겠지? 아이,잘했다~도 해주겠지? 혼자 방방 업 돼서 어깨는 들썩들썩, 꼬리는 빠질듯이 막 흔들려. 한참을 그러다가 빨리 경수 보고싶다...마구마구 노트에 적을 때는 언제고 손 아픈지 노트 위로 푹 고꾸라져. 손에 쓸려서 까맣게 번진 노트가 하얀 볼에 삐뚤빼뚤한 글씨를 새겨줘.경수가 조아,경수도 조아. 노트에 볼 문대고 눈만 꼼박꼼박하다가 성에 덜 찼는지 노트는 그대로 두고 연필만 챙겨서 경수 서재로 가. 종이 냄새랑 경수가 뿌리는 향수 향이 조금 남은 곳은 백현이가 침실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야. 헤헤^ㅅ^ 즐비하게 늘어져있는 책을 한 권 뽑아서 바닥에 철푸덕 앉고 글이 빼곡하게 써져있는 곳 옆에 연필로 뭐를 끄적끄적 그려. 제 딴에서는 명작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조용히 종이랑 연필심이 마찰되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코 찡긋거리면서 집중을 하는 백현이 볼 위로 땀 한방울이 흘러. 서재는 항상 차가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더울 정도로 후끈끈해. 요술방인가봐! 천진난만한 백현이는 서재에 들려서 책 꺼내자마자 표지에 그려진 그림에 배꼽 부여잡고 깔깔 웃은 경수의 배려라고 생각치도 못했을거야. 다 됐다 싶은 백현이는 책을 탁 덮고 아무렇게나 책장에 꽂아넣어. 오늘은 경수랑 뽀뽀하는 배켜니!^ㅅ^ 뿌듯한 표정으로 서재에서 나오는데 음음~ 콧노래가 절로 나와. 그러고 보니 거실 벽에 붙어있는 납작한 상자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배가 안 고플까? 매일 노래도 많이많이 부르는데... 콧노래 흥흥 거리다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백현이는 얼마 안 남은 제 사료가 담긴 그릇을 들고 텔레비전 앞으로 가. 경수는 사료를 안 먹지만 나는 먹으니까 괜찮을거야, 던질테니까 얼른 나와서 먹어요! 텔레비전에서 한 두걸음 물러서서 사료 몇 알 집어들고 까만 화면에 던져. 그런데 사람이 나와서 받아먹지 못할 망정 까만 화면은 사료를 깡 하고 튕겨내. 몇 번 뿌리다가 별 소식이 없자 혀니 있어서 시러?'ㅅ' 해맑게 빈 화면 보고 물어본 백현이는 여전히 응답 없는 텔레비전 앞에 그릇을 놔두고 재빨리 침실로 들어가. 배고프면 안되니까! 문을 찰칵 닫은 백현이는 그대로 쓰러지듯이 침대에 풍덩 빠져. 어렴풋이 사물이 보일 뿐 온통 깜깜해진 집안에 백현이 몸은 바싹 웅크려져. 상자사람들이랑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혼자는 싫은데...깜깜한 집안에 홀로 있는 것이 무서워진 백현이는 경수 냄새가 나는 포근한 이불 안으로 파고 들어가. 불 켜도 혼자잖아...경수...경수 생각하면서 축 쳐져있던 눈이 갑자기 번개 맞은 것 마냥 커진 백현이는 힘차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서 거실로 달려가. 쳐진 귀는 쫑긋쫑긋거리고 뜀박질에 같이 털렁거리던 꼬리는 줏대없이 살랑거려. 왔다! 현관 앞에 현이가 도착하고 얼마 안돼서 문이 열려. 왜 불도 안 키고 있어, 잘 있었어? 빨갛게 코 끝이 물들어서 오자마자 제 걱정부터 하는 경수가 손에 두둑하게 부푼 검은색 봉지를 들고 말갛게 웃으면서 들어와. 응! 잘 있었어! 보고시펐어 경수야^ㅅ^ 구두 벗는 경수 품에 와락 안긴 백현이의 표정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표정이야. 룰루 전 주인 얘기는 본편에는 나올지 안 나올지 미지수지만 나오긴 나올거예요! 아까는 실수로 덜 쓴채로 올려서 깜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