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
할아버지는 평범한 분이 아니셨다.
부모님은 할아버지를 미쳤다고 했고, 나와 오빠는 그런 할아버지를 특별하다고 했다.
부모님은 할아버지를 이유로 자주 싸웠다.
아니, 자신들이 싸우는 이유를 항상 할아버지에게 찾아 합리화했다.
결국 할아버지는 '특별함'에서 멀어지셔 '평범'한 노인으로 사시는 것을 선택하셨다.
그리고 밤중에 부모가 큰소리로 싸워댈때 우리 곁에서 자신이 특별하고 이상했던 시절에 대해 꿈처럼 이야기했다.
난 그들이 싫었다.
비극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고 했던가, 부모는 결국 갈라섰다.
똑똑했던 오빠는 어머니와 외가 친척들의 손에 끌려가면서 내 손에 무언가를 쥐어줬다.
눈물을 뚝뚝 흘려가며 질질 끌려가는 오빠를 바라보는 내 얼굴이 어떤 얼굴이었나, 글쎄. 기억나지 않는다.
*
아빠란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걸림돌로 생각한 것 같기도 했다.
늙은 할아버지께 나를 맡기면서도 죄책감을 느꼈는지 생활비를 약속하며 훌쩍 떠나버렸다.
자신을 오랜만에 찾아온 손녀를 할아버지는 싫어하지도, 귀찮아 하시지도 않았다.
다정히 나를 부르시기만 했다.
"아미야."
미소를 지은 할아버지의 얼굴은 모순적이게도 우는 얼굴이었다.
등이 굽고 주름진 할아버지는 나를 귀찮아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보내주는 돈은 적었고, 할아버지는 나를 다른 아이들과 동등하게 키우고 싶어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자신이 스스로 멀어졌던 그 특별함에 다시금 몸을 담그셨다.
*
어린 시절 토끼 인형을 손에 들고 팔랑팔랑 뛰어다녔을때, 할아버지의 낮은 책상에는 항상 노란 종이들이 가득했다.
가끔 까맣고 빛나는 돌덩이들이 올려져 있기도 했다.
피처럼 붉은 잉크인가, 먹인가를 봤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며칠전부터 쇠뿔을 깎았다.
내가 있든 없는, 조그마한 조각칼로 정교하게 깎아내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하얀 뿔나팔의 겉면에 무언가를 새기기 시작하셨다.
하얀 겉면에, 북두칠성이 아로새겨졌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도 멀쩡하셨던 할아버지 옆에서 잠들던 날, 할아버지는 내 손에 그 뿔나팔을 쥐어주셨다.
"아미야."
"왜."
"언제나 이 할아비가 네 옆에 있을 거란다."
"항상 지니고 있으렴. 그 소리로 이 할아비가 너를 찾을 수 있게."
내가 그 뿔나팔을 품에 안고 잠든 후 일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다시 눈을 뜨지 않으셨다.
나에게 왜 그런 약속을 했어? 그 약속은 결국 지킬 수 없었던 거잖아.
목놓아 울며 질문해도 할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
" 묘신(토끼 신)이 죽었구먼."
"아버지, 그럼 이제.."
"새 묘신은 아마 아직일게야."
"마치 너희처럼, 아직 준비되지 않았단 뜻이지."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 아이를 우리가 먼저 찾아낼 수 있는 방도가 있느냐?"
"언제나 처럼 기다리거라. 그 아이가 우리를 필요로 할때까지."
"..."
"진아. 그 아이는 우리를 찾을 거다."
"우리는 그 부름에 제때 대답을 해주는 역이란다."
"그 아이가, 스스로의 길을 찾도록."
김아미의 조부[82/사망/묘신/?/?]
마의회 수장 중 하나인 묘신의 권속
묘신은 선단제작자로 알려져 있으며, 인간들 사이에선 옥토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외 능력은 불명.
+프롤이네요. 뭔가 바뀐거 같기도 하고....
아마 천천히 달려갈 것 같아요!
삘받은 날 몰아치겠습니다.
잘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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