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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그 곳에 우리가 있었다 03 | 인스티즈

 

[방탄소년단]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Copyright ⓒ 2017 푸뿌린

 

 

*

 

 

흡, 소리와 함께 눈을 떠보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샹들리에가 위태로이 흔들리고 있었다, 위험하다는 목소리를 떠올리며 아미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자마자, 샹들리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침대 위로 추락했다. 유리파편이 사방으로 튀어나갔지만, 아미는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봤다. 샹들리에에서 새어나온 어두운 연기가 곧 슬금슬금 한 군데로 모이기 시작했다. 키에엑. 힘없이 신음하는 그 연기는 곧 아미 쪽을 향했다. 곧 연기의 형태가 온전히 갖춰지더니, 곧 인간의 형체로 변해있었다.

 

 

[방탄소년단] 그 곳에 우리가 있었다 03 | 인스티즈

 

 

"..구미호..?"

 

침대위 샹들리에 위에 피투성이로 앉아있는 구미호는 표독스런 눈빛으로 아미의 얼굴을 쏘아봤다. 당장이라도 긴 발톱으로 얼굴을 할퀼듯이 발악하는 모습에, 아미는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 용각;뿔피리 생각이 간절했으나, 용각은 유리 파편 때문에 아미의 목에서 떠나 러그 위에서 굴러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구미호가 도약을 위해 발을 모으자, 아미는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눈을 질끈 감으며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하지만,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았고, 곧 고통스러운 발악소리만 귀에서 맴돌았다.

 

[방탄소년단] 그 곳에 우리가 있었다 03 | 인스티즈

 

 

"괜찮아, 아미야? 이 새끼는 어디서 온거야! 척![斥:밀쳐내다]"

 

곧 석진이 펼친 결계에서 튕겨나간 구미호가 옷장에 부딪쳐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석진은 아직도 벌벌 떨고있는 아미의 얼굴을 감싸안고 이리저리 살폈다. 다행히 충격을 받은 것 뿐, 상처가 없는것이 보여 석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 김석진! 너 어디있어?"

 

"민윤기! 빨리 이리로 와. 놓친 구미호가 여기에 있었어!"

 

석진이 열린 문으로 냅다 소리를 치자, 곧 까마귀 울음소리가 요란히 들리더니, 방안으로 날쌔게 들어온 까마귀들이 구미호 주위를 맴돌았고, 그에 따라 자신;쥐의 신과 윤기가 따라 들어왔다. 자신은 바로 아미에게 달려들어 상태를 확인했다.

 

"아미야! 아미야! 괜찮니? 어디 다친데 없느냐?"

 

"...ㄴ,네..저는 괜찮아요. 그것보다 저 구미호가.."

 

"저 까마귀들은 삼족오의 수하까마귀야. 안심해도 돼, 저 아이들이 구미호를 위협하고 있으니까."

 

자신은 곧 구미호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섰다. 포박주문을 외워 그 구미호를 꽁꽁묶은 자신이 무섭게 그것을 노려보며 호통쳤다.

 

"네 이 요망한 것,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오느냐!"

 

"잘나신 자신 양반이로군, 하지만 오늘은 헛짚었어. 오늘 내 목표는 저 계집애였으니까."

 

낄낄 웃으며 긴 손톱으로 아미를 가리키자, 석진이 아미를 뒤로 감췄고, 자신은 구미호의 뺨을 후려쳤다.

 

"그래봤자 소용없어, 쥐새끼 양반. 그 늙은 토끼가 죽어 당연히 쉬울 줄 알았는데, 썩을 것!"

 

"지금 무슨 헛 소리를 지껄이는 게냐!"

 

"지금까지 악몽으로 저 계집애의 정신세계에 충분히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말야. 토끼 새끼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뭐?"

 

"이제 조금만 있으면 내 먹이가 될 수 있었다고. 완벽하게 홀려놨었단 말이야. 그런데 어째서 눈을 뜬 거야. 썩을 놈, 응룡에게 뜯어먹힐 놈!"

 

하얗게 흰자위를 드러내며 입에 거품을 물고 발악하는 구미호의 모습에 자신이 뒷걸음을 치자, 윤기가 그 앞에 나서며 손을 모았다.

 

[방탄소년단] 그 곳에 우리가 있었다 03 | 인스티즈

 

 

"이런 요호의 말을 더 들어봤자 어디에 쓰겠습니까.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어르신."

 

"..부탁한다. 윤기야."

 

"작[灼:불사르다]"

 

구미호 주변을 맴돌던 까마귀들이 화염으로 변해 구미호의 온 몸에 달라붙었다. 구미호의 웃음소리가 곧 잦아들어갔다. 벌벌 떨던 아미가 석진에게 기대 천천히 일어섰다. 그런 아미의 존재를 의아하다는듯이 쳐다본 윤기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신이 손뼉을 쳤다. 곧 네 사람은 응접실 소파에 앉아있었고, 자신은 담요로 아미의 몸을 감싸며 걱정스레 말을 걸었다.

 

"괜찮니?"

 

"...네, 이제 괜찮아요."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구나. 갑자기 구역에 구미호가 쳐들어 왔단다. 아마 아직 선호가 된지 얼마 안된 선호들을 죽이고 그 자리에 숨어있었던 것 같다."

 

"선호요?"

 

"구미호 모두가 약한 것은 아니란다. 선호는 천선낭랑, 선녀가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한 신선 구미호란다. 그래서 선한 품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 마의회와 협력하고 있단다. 선호중엔 우리 도사들과 혼인한 선호도 몇몇 있단다. 니가 본 구미호는 악호로, 인간의 간을 꺼내먹고 아직 약한 도사들을 죽여 도력을 갈취하는 놈이다. 아마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부터 너를 노린 모양이다. 이 곳에 잠입할 수 있었던건 내일이 시험을 통과한 선호들을 축하하는 연회를 열 예정이었는데, 그 연회에 참가할 선호 몇을 죽이고 거기에 잠입한 모양이더구나.그 널 지키기로 약속했는데, 벌써부터 이런 일을 겪게 해 정말 미안하구나. 아미야."

 

"아,아니에요! 전 정말 괜찮아요. 눈이 마침 딱 떠져서.."

 

"..그럼 이제부터 그 얘기를 나눠보자꾸나. 어째서 눈을 뜰 수 있었는지 짐작이 되느냐?"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린 아미를 답답하다는 듯이 쳐다보던 윤기가 발을 까딱거리면서 말을 걸었다.

 

"야."

 

"..네?"

 

"너 도사 맞냐? 뭐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

"민윤기, 아미는 아무것도 몰라."

"그게 이상하다는 거야. 어떻게 도사라는 애가 아무것도 모를 수가 있냐? 구미호의 환술에서 벗어났으면 꽤 하는 애라는 거 아니야."

 

"제가 도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쪽 세계를 처음 접한 건 맞거든요? 구미호를 본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아미가 억울하다는 듯이 윤기를 쳐다보며 꿍얼거리자, 윤기는 혀를 쯧-하고 차면서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완벽주의자적 성격에 가까운 윤기에게 아직 머리가 백지인 아미가 못마땅하게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윤기가 아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구미호가 사람을 홀리는 건 일반인들도 다 아는거지. 그런데 구미호의 환술에 걸린 사람은 그 꿈을 통해 환술이 걸리기 시작하는 거야. 아마 너를 꽤 오래 노린 모양이던데, 이미 환술이 완성된 이후에는 절대 눈을 뜰 수 없어. 그런데 니가 눈을 떳으니까, 그게 이상하다는 거지."

 

"..잘 모르겠는데, 누가 자꾸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그 말에 윤기가 자세를 바로하고 아미에게 시선을 마주했다. 말을 걸었다고?

 

"네, 자꾸 저를 향해 널 지켜봐왔다나, 그런 말을 하더니 위험하다며 눈을 뜨라고 재촉했어요. 자신님은 아시겠나요?"

 

자신이 입가를 매만지며 고민했다. 구미호의 환술을 뚫고 말을 걸었다? 심지어 의식을 돌아오게 만들다니, 오래 수련한 선호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는 선호가 아무도 오지 않았고, 더욱이 아미와 선호는 그 어떤 접점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잘은 모르겠다만, 아미 너의 능력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내가 보기엔 영매사 같기도 하지만..너에겐 혼을 불러낼 그 어떤 매개체가 존재하지 않았구나."

 

"자신 어르신, 이게 가능하긴 한 겁니까? 지민이도 아직 이 정도까지 여우 구슬을 단련하진 못했습니다."

 

윤기의 말에 자신이 아미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미의 능력은 아직 미지수였다. 어렸을 때 마의회에 왔었더라면 빨리 알 수 있었겠지만, 18살인 지금으로서는 아미가 원래가진 마력이 함께 변형해 무슨 능력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는 조심스레 입을 뗐다.

 

"아미야, 너의 능력은 우리 마의회와 비익협에서 지켜봐도 괜찮겠니? 며칠 동안만 더 머물러 주려무나.이미 너의 집이 악귀들에게 노출된 이상, 여기서 지켜보면서 너를 지키고 싶구나."

 

아미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할아버지가 마의회와 연관이 된 걸 알았으니, 할아버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자신이 도사라면, 오래 전 소식이 끊긴 오빠도 도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어차피 다시 돌아가봤자 삼충과 악귀들이 들끓을게 뻔했다. 아미는 꽤 현실적이었으므로, 괜히 고집을 피우려는 생각은 일찍이 접었다.

 

"네, 알겠어요."

 

"...묘신 어르신을 뵐 면목이 없구나. 정말 오늘 밤은 미안했다. 석진아. 따라가서 결계를 쳐주고 오너라."

 

묘신이라는 말을 들은 윤기가 화들짝 놀라더니 커다란 눈으로 아미를 쳐다봤다. 그 시선에 아미가 어색하게 웃자, 석진이 어깨를 감싸안고는 아미를 다른 방으로 인도했다. 그 뒤를 윤기가 졸졸 뒤쫓았다. 시름 가득했던 자신의 눈에 곧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녀석, 괜히 미안해졌나 보네.

 

"야."

 

"..네?"

 

"..미안해. 묘신 어르신 손녀인 줄은 몰랐어."

 

"할아버지를 아세요?"

 

"당연하지, 젊으셨을 때 우리 아버지의 스승이셨다고 들었어. 그 분이 마의회를 떠나있었다면 너도 접점이 없었을텐데, 잘 알지도 못하고 막말해서 미안하다."

 

종종 뒤를 쫓으며 뒷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하는 윤기의 모습에 석진과 아미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말씀대로 전 정말 아무것도 모르니까, 많이 가르쳐주세요."

 

"오냐, 당연하지. 편하게 오빠라고 불러라. 말도 놓고. 깝치는 새끼 있으면 데리고 오고."

 

윤기가 입동굴을 만들며 아미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입이 조금 거친편이었지만 그래도 꽤 착한 사람이라고 판단한 아미도 따라 웃었다.

 

 

 

*

 

 

또 다른 방에 다다른 석진이 부적을 이곳 저곳 붙이더니 기를 모았다. 곧 투명한 장막이 온 방 전체를 감싸안았다. 석진이 마지막으로 시동어를 내뱉고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지었고, 윤기도 그 막을 두어번 퉁퉁 두드리더니 석진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 주었다.

 

"수[戍:지키다], 됐다! 잘자, 아미야. 내일 데리러 올게."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 두분 다."

 

두 사람이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미는 방안으로 들어가 침대로 올라갔다. 이미 새벽이었지만, 밤새 큰 일을 겪은지라 온 몸이 노곤했던 아미는 금새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가 잠이 들었다.

 

 

 

 

*

 

 

 

"별로 안다쳐서 다행이네."

 

아까 그..?

 

"응, 맞아. 기분은 좀 어때?"

 

너는 혼령이야?

 

"..말 씹는거 봐. 지 할아버지랑 똑같네. 내가 왜 귀신이야. 재수없는 소리하네."

 

할아버지를 알아?

 

"일단 내가 너네 할아버지보단 오래 살았어."

 

네가 혼령이 아니라면, 어떻게 나에게 말을 걸어?

 

"곧 알게 될거야. 너의 능력을 깨달으면 나도 너의 무의식이 아니라 너의 곁에 있을 수 있어."

 

왜 날 지키려 해, 나와 너는 무슨 사이야?

 

"나와 너?'

 

목소리가 조금 웃어 보이는 것 같았다.

 

"글쎄, 이걸 뭐라고 할까. 김아미, 넌 나고, 또 나는 김아미 너야."

 

 

 

 

+설정편을 보신 분들은 마지막 말에서 힌트를 얻으셨을 수도 있어요!

+독자님들이 제 소설을 질리지 않고 끝까지 봐주셨음 합니다. 오늘은 조금 끌었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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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0.107
가위바위보 입니다 아 ㅠㅠ 너무 재밌어요 여주 능력이 어마어마 한거 같은데...! 윤기도 나오고 크.. 얼른 다른 애들도 만나기를 !
7년 전
푸뿌린
ㅋㅋㅋㅋ여주도 특별한 능력이랍니다! 이제 비익협에 머무르게 될테니 만나게 될거에요♥
7년 전
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으어유ㅠ 설정편울 안 봤더니 마지막말을 이해하기 아렵네요ㅠㅠ 얼른보고 와ㅑ겠네요! 그리고 서서히 탄소의 능력이 밝혀진다니! 기대되요ㅜ
7년 전
푸뿌린
보충설명을 해놓은 능력과 연관이 있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1
돌하르방이에요 와여주가무슨능력일디넘나기대가됩니당 분신술이면좀웃길거같기두하구ㅋㅋㅋㅋ오빠론또누가나올지궁금하기두하굴
7년 전
푸뿌린
ㅋㅋㅋㅋ아직 등장할 인물이 조금 더 있답니다♥ 댓글 감사드려요!
7년 전
비회원77.172
작가님!!! 봄날 입니다!!!!!!!! 진짜 오늘도 재밌네요ㅠㅠㅠㅠ 여주의 능력이 뭔지 진짜 궁금한데...>!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7년 전
푸뿌린
오늘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봄날님♥ 여주 능력은 몇 화 뒤, 빠른 시일 내에 공개될거에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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