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
누군가 문을 열었다. 안올 것 같아서 직접 왔다. 그의 구두소리가 천천히 방을 울렸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 채 누워있었다. 혼자있는 것 마냥, 시간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 마냥 누워있었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 있어서 오신거 아니에요?
네 얘기를 듣고싶어서 온거다
할 얘기가 없어요
없으면 없는대로 있는거야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그는 아무 생각이 없어보였다. 내 얘기를 들으러왔다. 그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였다. 그의 손에는 인스턴트 커피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의 가운은 새하얗다. 그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소년은 입을 열었다.
사랑해요, 선생님
TOUCH MY BODY
W. 교생쌤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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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로 나오니 반듯한 뒷통수가 나를 반겼다.
꽤나 큰 키에 작은 머리가 그의 비율을 훨씬 독보이게 만들었다. 멀리서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엘레베이터에 비춰진 내 모습을 확인했다. 후줄근한 병원복에 퀭한 눈, 너덜너덜한 슬리퍼. 그와 나의 모습은 차이가 났다. 전부 마음에 안들었다. 텁텁한 목에 헛기침을 좀 하고는 그를 향해 걸어갔다. 걸을때마다 바닥과 마찰이 생겨나는 슬리퍼 소리가 거슬렸다. 시끄러워. 로비는 병실과 다르게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다급해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우뚝 솟아있는 그에게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에게 다가가다 조금 거리를 유지하고는 걸음을 멈췄다. 몇초간격으로 계속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그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김태형. 나지막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겨우, 한마디였다. 시계를 쳐다보던 그의 고개는 내 쪽으로 돌아왔고 냉랭한 표정을 짓고있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기마냥 싱글벙글 웃고있었다. 탄소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꺼져"
"아침 인사치곤 격하네"
"이게 인사가 된다면 작별인사로 받아줬으면 하는데"
탄소, 오랜만에 만난 오빠한테 너무 예의가 없네
누가 오빠야. 나 그런거 집에 들인 적 없는데
니가 아무리 그래도
우린 가족이야, 안그래?
태형은 흘러내린 탄소의 외투를 올려주었다. 할 말을 잃은 탄소는 말없이 그를 쳐다보았다. 그런 탄소에게 웃어보이곤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는 아니라고 말 안하네? 탄소의 주먹에는 힘이 들어갔다. 머리를 쓰다듬었던 태형은 천천히 탄소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예상은 했지만 오랜만에 보니 재미있었다. 꽤나 화가났음에도 불구하고 니가 나를 못쳐낸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사나운 고양이를 길들인 기분이었다.
엄마가 시킨거지. 그녀, 아니 동생의 목소리는 지쳐보였다. 아니, 내가 오고싶어서 왔어. 태형은 허리를 구부려 탄소와 눈을 마주했다. 누구도 눈을 피하지 않았다. 처음인 것 같다. 그와 이리 오랫동안 눈을 마주한 것 말이다. 그와 내가 2년만에 처음으로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는 것 같다. 쌍커풀 하나 없는 눈임에도 그의 눈은 크고 예뻤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음에도 그는 아버지를 닮았다. 그리고 엄마는 그를 사랑을 아꼈다.
순식간의 태형의 뺨이 옆으로 돌아갔다. 놀란 것도 잠시 이미 예상한 일에 웃음이 터졌다. 비릿한 맛이 났다. 이번엔 꽤나 쎄게 때린 건지 입안이 터졌다. 조용히 고개를 돌려 탄소를 바라보는 태형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나는 그를 싫어한다. 그는 내 공간을 침범했다. 탄소야, 이번건 좀 아프다. 자신의 볼을 살살 쓰다듬으며 웃는 태형이었다. 오빠한테 이래도 되는거야?
"진짜 좇같이 구네"
"너 나한테 이러면 안될 걸?"
"내가 되게 재미있는거 알아왔거든"
"관심없어"
그럴리가, 박지민이었나?
걔가 꽤 재미있는 새끼더라고
대한 민국 최고의 의류회사, P&B 컴퍼니 회장의 장남 박지민
그 새끼가 왜 여기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동생?
탄소의 귓가에 속사이던 태형은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탄소에게서 멀어졌다. 태형은 그녀에게 그에 대한 비밀을 속삭였다. 그녀는 말이 없었다. 주먹을 쥐었던 손은 어느샌가 풀려있었다. 싱거운 반응에 재미가 없어진 태형은 큰 손으로 탄소의 머리를 감쌌다. 자주 올게, 동생. 퍽 다정한 목소리였다. 아침에 먹은 음식들이 역류해서 입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의 손목을 잡아챘다.
언제까지 따라올거야. 탄소가 물었다. 글쎄, 그거에 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그리고 태형은 웃었다.
박지민
걔는 건들지마
건들이면?
니가 좋아하는 걸
망가트릴거야
사랑해요, 선생님
선생님은 조용히 나를 쳐다보았다. 다시 한 번 말했다. 허공에서 울려퍼진 목소리는 갈 곳을 잃은채 소멸되버렸다. 손을 움켜쥐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더 하고싶은 말은 없는거니. 선생님이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은은한 커피향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은 커피를 좋아했어요. 천장을 보던 몸을 돌렸다. 나의 눈에 그의 모습이 가득히 차올랐다. 제가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그는 더 말해보라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날은 시험보는 날이었어요. 소년은 그동안 만나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을 가득 안은채 그 사람을 만나러 갔어요"
아, 그래요. 그 날은 정국이라는 아이가 소년에게 약속을 제안한 날이었어요. 소년은 고민도 없이 거절했어요. 그는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었거든요.
그 아이는 소년의 친구겠구나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랬겠죠. 지금 그가 소년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네요.
"소년은 늘 만나던 장소로 달려갔어요. 가보니 그 사람은 깊은 잠에 빠졌다고 하더군요"
그는 가방을 내려놓은 겨를도 없이 그 사람이 누워있는 쇼파로 달려갔어요. 그 사람은 자는 모습도 아름답다고 소년이 말하더군요. 소년은 그 사람을 사랑했어요. 분명 그 사람도 소년을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그 사람이 소년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게 소년은 떠올랐어요. 기뻤죠. 너무 기쁜 나머지 소년은 자고있는 그 사람을 안고는 입을 맞췄습니다
그 뒤는 어떻게 된거지
그 뒤에 정국이가 들어왔고 그를 때렸어요. 그 사람은 큰소리에 눈을 떴고 맞고있는 소년을 발견했죠. 그 사람은 정국이를 말렸어요. 그만하라고.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자 정국이는 그 사람을 쇼파로 밀치곤 다시 소년을 때렸어요. 미친새끼라고 욕하면서요
"그거 참 안타깝구나. 정국이라는 아이는 후회하지 않았니"
"아이는 후회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소년이 잘못했거든요"
"소년이 잘못한 것이 뭐니"
소년은 그를 사랑했거든요
교생쌤 |
안녕하세요, 교생쌤입니다:) 뭔가 서서히 비밀들이 조금식 올라고오고 있죠?(음흉) 아, 그리고 여러분 제가 너무 늦게 왔죠:(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연재하지 못하는 동안 부모님이랑 진로에 관해서 진지하게 상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또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연재를 못하고 있었어요. 제가 하려는 직업이 제 나이에 시작하기엔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어서 부모님을 설득시키는데 시간도 좀 걸렸어요. 그리고 부모님이 허락하시고 난 후에도 그 일에 몰두해야할 것 같아서 연재를 그만둬야 될 것 같다고 사과문을 올려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근데 제가 시작을 한 작품이고 준비도 많이 한 작품인데 이 작품을 놓기에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부족한 글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봐주시는 독자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욕심일수도 있겠지만 이번 작품은 다 끝내고 싶어요. 연재하는 텀이 길어지더라도 마무리 지어서 완성하고 싶었어요. 음. 그냥 제 글을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올리고 싶어요. 진심으로 감사하고 더 재미있는 화로 돌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교생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