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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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이와 호석이의 나이를 18에서 19로 조절하였습니다.
*
(아미 시점)
나와 같은 사람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일까, 눈썹을 꿈틀거리며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내 목에 걸린 뿔나팔을 가리켰다.
"그거,"
"네?"
"용각이라고 하는거야. 일반인들은 이걸 무당들만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원래 우리가 먼저 만든거라고.
니가 그걸 마침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야."
"우리요?"
"아, 마의회를 뜻하는 거야. 난 마의회에서 왔어."
마의회라니,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도사를 본 적이 없었고, 할아버지도 그러했다. 우리 집이 삼충에 자주 노출되는 위험지역이라는 것을 빼놓고는 나는 그들의 세계에 어떤 연관성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정말 무슨 소리인지.."
"네 할아버지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니?"
순간 너무 놀라 숨 쉬는 것을 잠깐 멈췄다. 할아버지에 대해서 어떻게 아는거지?
"네가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너의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하지 않니?"
"..."
"잠시 꿈을 꾸는거라고 생각해도 좋아, 잠깐만이라도 너의 시간을 빌려줘."
"...알겠어요, 정말 할아버지에 대해..아시는 게 있으신거죠?"
"물론이지, 놈들이 다시 오기 전에 일단 출발하자."
나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뻗은 그가 손을 살짝 매만지더니 손끝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 괜히 맨발로 그의 발을 톡톡 치니, 정신이 퍼뜩 들었는지 고개를 치켜들고는 공중에 부적을 띄웠다.
"환[還;돌아가다]"
그리고, 나는 멀미약을 요구하지 못했던 것을 조금 후회하였다.
*
석진은 휘청휘청거리는 아미를 부축하며 걱정스레 말을 걸었다.
"괜찮아? 많이 어지러웠어? 익숙하지 않았나봐. 미안해."
"...도사들은 원래 다 이렇게 이동해요? 속이 남아난대요?"
"다 익숙해지면 괜찮아. 조금만 가면 되니까 힘내."
고개를 끄덕인 아미가 석진의 뒤를 따라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위치 설정을 잘못했는지 마의회에서 조금 떨어진 숲으로 이동한 그들은 짧게 정돈된 잔디를 밟으며 천천히 불빛을 향해 걸어갔다. 석진의 너른 등을 주시하던 아미가 입을 열었다, 저기요. 네? 이름이 뭐에요? 석진이 발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불공평하잖아요. 그쪽은 나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 같은데, 나는 그쪽 이름도 모르고.."
"...나 내 소개 안했었어?"
허, 하고 웃은 아미가 석진을 바라보았다. 진중한 성격인줄만 알았더니, 의외로 허당인 구석이 있었다. 석진이 자신의 귀를 만지작 거리며 다시 뒤를 돌아 걸었다. 그리고 조금은 작은 목소리로 자기 자신을 소개했다.
"난 김석진이야. 20살."
"뭐야, 나보다 나이가 많네요."
"알아."
"근데 왜 처음부터 반말해요?"
"음, 그냥. 니 나이를 알고 있었으니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곧 숲을 빠져나왔다. 아미는 고개를 들고는 와-하고 놀라워했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는 지는 몰랐네요. 별이 저렇게 많다니."
"어디 있는지만 알면 되지. 다 왔어."
그 말에 옆쪽으로 고개를 치우니 여러 사람이 저를 보고 웅성대고 있었다. 석진이 아미의 손을 잡고 작게 말했다. 신경쓰지 말아요. 아니, 어떻게 신경을 안 써...어색하게 웃은 아미가 살짝 움츠린 채로 쭈뼛거렸다. 그런 아미를 지켜본 석진이 살짝 목소리를 키워 누군가를 불렀다. 저것들이 지금 여기 있을 시간이 아닌데, 괜히 사람 불편하게 만들고 있네.
"김남준!"
"형, 그 여자애 누구에요? 형 드디어 모솔탈ㅊ."
"개소리하고 있네, 비익협이 왜 여기까지 와있는지 설명 좀 해주실까?"
하하, 그게 말이죠..라고 중얼거리는 남준에 석진이 눈을 치켜뜨고 낮게 말했다.
"너네 또 용신;용의 신 어르신 몰래 연습 빼먹었냐?"
"에이, 형! 빼먹은 거라뇨. 그저 저희는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고자..."
"닥치고, 지금 안 돌아가면 니네 싹 다 기합받을 줄 알아."
이번에 기합이면, 바로 자신 어르신께 직행인거 할지? 석진이 눈을 부릅뜨고 으름장을 주자, 남준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뒤를 향해 소리쳤다. 김태형, 오늘은 공쳤다! 후다닥 무리로 뛰어가는 남준을 한심하게 쳐다본 석진이 아미의 손을 끌며 사과했다.
"미안해. 일부러 아무도 없는 시간에 데리고 온건데, 쟤네가 저래 놨네."
"아니에요..저 분도 도사신가 봐요?"
"응, 저래뵈도 꽤 촉망받는 녀석이야. 다음 대 수장 후계로도 거론되고 있으니까."
다 왔다. 하고 석진은 아미의 손을 놓았다. 들어가 보라는 손짓에 아미는 크게 당황했다. 저 커다란 저택에 나 혼자 들어가라고? 도와달란 눈빛을 석진에게 보내봤지만, 석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꽤 단호한 석진의 몸짓에 결국 아미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저택의 대문을 열었다. 소리 없이 부드럽게 열린 저택의 내부는 깜깜했다. 뒤를 돌아보니 굳건히 서 있는 석진이 보여서, 입술을 깨물고 저택의 내부로 들어갔다.
"..우와."
자신이 들어가니 스스로 불이 붙는 등불에 아미는 조심스레 저택의 내부를 둘러보았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진 복도에 걸린 초상화에는 여러 남녀가 그려져 있었다. 조금 뒤로가니 양복을 입고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할아버지도 있었고, 한복을 입고 밝게 웃고있는 소녀도 있었다. 그리고 맨 끝에 걸린 남자를 보고 아미는 눈을 의심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왜 여기에..? 라는 생각에 눈을 부비고 다시 똑바로 보았다. 아직 잉크가 덜 마른 초상화는 분명 저의 할아버지가 맞았다. 혼란스러워지는 머릿속에 멍하니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등 뒤에서 아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나서 반갑구나."
"...자신님?"
"나를 아니?"
반갑다는 듯이 환해지는 얼굴에 아미가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tv에서 봤어요, 라고 대꾸했다. 자신은 그것으로도 만족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좀 걷자꾸나, 하며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아미가 어색하게 그의 옆에서 걸었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곳과 관련된 것을 모르고 살았더구나."
"네?"
"네 할아버지는 12수장 중 하나인 묘신이셨단다."
"아니, 그럴리가 없어요. 조금 특별하신 분이시긴 하셨지만, 할아버지가 마의회 수장이시라뇨."
"네가 지금까지 본 그림은 역대 마의회 수장들의 초상이란다. 수명을 다하면 저 복도에 초상이 걸려지게 되지.
너희 할아버지의 방에 노란 종이 같은 것들이 많지 않았니?"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건 부적이야. 도사들이 쓰는 마구. 너희 할아버지는 마의회에 알리지 않고 그것을 도사들에게 팔아 생계를 꾸리셨단다."
"그게 사실이라 해도, 할아버지가 저에게 그런 사실을 알리지 않으셨을 이유라도 있나요?"
침묵, 아미는 어느새 말을 멈춘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아미를 바라보던 자신은 땅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는 말을 이어갔다.
"너의 할아버지는 네가 말한 특별함 때문에 자신의 가족에게 불행을 가져다줬다고 생각하셨단다.
그래서 너 만큼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길 바라셨어."
"..."
"우리 12수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악귀와 삼충의 가장 큰 표적이란다. 가장 강한 상대를 해치워야, 그 밑의 수하들도 차근차근 처리할 수 있으니까. 도사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이를 구제하기 위한 정신으로 싸우지, 강하지 않은 도사들은 일찍 목숨을 잃어, 그리고 그것을 명예로 여기지. 하지만 너의 할아버지는 네가 행복을 누리길 바라셨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삶에서, 일반적안 행복을 누리길 원하셨단다."
"..할아버지가,"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하구나."
"..."
"그 분은,...그 분은, 너의 할아버지면서도 나의 좋은 벗이셨지. 그 분은 내가 찾아갈때마다 너의 안위를 걱정하시어 나를 쫓아내셨단다, 삼충과 악귀들이 나의 체취를 맡고 너를 노릴까봐. 하지만 난 너의 할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어. 그 분이 나에게 베푸셨던 은혜를 난 잊지 못할거다, 이 은혜는 아직 니가 알 순 없을거야. 하지만 언젠가 알게 될거란다. 그때까지는 그저 너의 마음속에 담아두렴. 언젠가 모든 걸 알게되는 날이 올거란다."
"..예."
"나의 벗은 널 지키길 원하셨단다. 그 용각도,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 있을지도 모르지."
"이 뿔나팔에 대해 아시나요?"
"북두칠성이 새겨진 하얀 뿔나팔, 그 용각은 너의 할아버지의 도술이 담겨져 있단다. 그 뿔나팔이 우리를 너에게 가도록 부른거야. 어떤 마법이 걸려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 할아버지가 만약을 대비해 너를 지킬수 있게 만든, 너만을 위한 마법무구 겠지."
"..."
"아미야. 난 너를 지킬거란다. 나의 벗을 위해.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막을수가 없단다."
"네,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지 않겠니? 만일 그렇다면, 석진이가 방을 안내해 줄거란다."
"호의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할게요."
"고맙구나."
미소를 지으며 아미의 어깨를 톡톡 두드린 자신은 곧 복도 끝을 향해 눈짓하더니 자리를 벗어났다. 자리를 벗어나기 무섭게 밖으로 나온 본인의 몸에 놀란 아미가 멍해있자, 때마침 뛰어온 석진이 아미의 이마를 톡하고 건드렸다.
"이미 한번 겪었으면서 뭘 그리 놀라."
"..놀랍잖아요. 주문 한번 없이 이렇게..!"
"그야 아버지는 최고의 경지에 오르신 도사시니까, 이리와. 어디서 잘지 안내해줄게."
"여기가 집 아니었어요?"
"여긴 마의회 본당이야. 마의회 12수장과 특별히 허가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 너는 오늘 아버지..그러니까 자신 어르신의 손님자격으로 와서 들어갈 수 있던거고."
석진이 곧 또다른 저택에 도착해 아미를 방에 안내했다.
"여기선 악몽을 꾸지 않을거야. 잘 자."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미소를 지어보인 석진을 뒤로하고 아미는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을 틀고 머리를 적셨다. 한번에 들어온 정보에 머리가 복잡하였다. 할아버지가 묘신이셨다니,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더 머리가 복잡해진 기분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씻고 나온 후에도 머리가 복잡했다. 그냥 푹 자고만 싶었다. 뿔나팔-그러니까 용각을 목에 걸고 푹신한 솜이불 속으로 아미는 본인의 몸을 욱여넣었다.
*
"안녕."
..또 악몽인가.
"이런, 실망인데? 날 그런 쓰레기들과 비교하다니,"
넌 누구야? 왜 나에게 말을 걸어?
"난 너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사람이야."
이름이 뭔데?
"없어. 그런데 널 위해 짓긴 했어."
웃기네.
"내가 좀 유머감각이 뛰어나."
나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면, 왜 그동안은 나에게 말걸지 않았어?
"그 쓰레기 자식들이 극성이었으니까, 니가 니 자신을 자각하지 못했던 탓도 있고."
내 자신?
"도사."
...
"넌 도사잖아, 김아미"
아니야, 난 그런 능력이 없어.
"어째서 그걸 단정짓지?"
...
"언젠가 니가 나를 찾을 날이 올거야."
니가 누군데?
"글쎄, 누굴까."
너 짜증나.
"알아."
재수없어.
"그것도 알고, 하지만-이제 일어나 김아미. 네가 위험해."
뭐?
"눈 떠, 김아미. 이제 더 이상은 위험해."
+독자분들이 많이 느셨더라구요. 감격! 앞으로도 열심히 할게요 더 많이 봐주세요..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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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뿌 땅위 흥탄♥ 10월 가위바위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