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 천만번째 남자 |
"데리러 오기로 했잖아"
"..."
"무슨일 있었어? 왜이렇ㄱ..."
"힘들어요..너무..죽을만큼..힘이들어서...흐...으.."
"외로워서요..정작 믿었던 사람들마저 다 등돌려버리니까..지금 제가 왜사나 싶어요..내가 지금.."
"..."
성열의 말문이 막히며 그대로 우현과 눈을 마주했다.
우현의 성열의 눈물을 닦아주며 등을 토닥였고, 우현은 다짜고짜 신발을 벗고 홀로 차려진 밥상앞에 앉았다. 성열은 우현을 보고 졸졸 따라가 맞은편에 앉았다. 별로 좋지 못한 표정으로 성열은 제 앞에 있는 남은 밥그릇을 보았고, 다음으로 우현을 보니 남긴거 얼른 먹으라며 손으로 숟가락을 표현하며 성열에게 웃어보였다. 억지로 숟가락을 들었지만 이내 숟가락이 달달 떨렸다. 성열의 손이 또 무작위로 덜덜 떨려서 일까,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숟가락을 바라보다 우현을 보니 성열의 손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아니요..오늘 유독 떨리는거에요..별거 없어요 괜찮.."
"괜찮은거 맞아? 떨리는거 치곤 너무 떨리는거아니야?"
"아니에요..평소에는 안그러다가.."
"병원가봐야 되는거아니야?"
"아..그럴 정도까진 아니라니까요?.."
어쩌면 그럴정도였는지도 몰랐다. 오늘 아침부터 시작한 손떨림은 시도때도없이 떨려댔고 물건을 집을땐 힘이 빠지거나 물건이 달달 떨릴 정도로 손도 같이 떨려왔다. 성열이 숟가락을 들고 떨고만 있자 우현이 숟가락을 뺏어들며 성열의 입속에 어거지로 반찬과 밥을 넣었고, 성열은 무언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씹으며 떨리는 제 손을 보았다. 왜 동시에 눈가까지 같이 떨려오는지 하마터면 눈물이 맺혀 떨어질뻔했다.
.
오늘은 성열이 제일 꺼려하는 인피니트 멤버들과 함께 하는 녹화였다. 출연진을 보니 역시나 엘도 같이 껴있었다. 애초부터 인피니트와 성열은 다른 대기실이여서 혼자 아직도 떨려오는 손을 꾸욱 붙잡으며 입술을 깨물곤 생각에 잠겼다. 혹시라도 눈을 마주치면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어떻게하면 아무렇지 않은척 할 수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안 울수 있을까, 그것도 잠시 촬영 시작한다는 말과 함께 대기실에서 나왔고 하필 제일 먼저 나온 엘과 눈이 마주쳤다. 성열은 명수의 눈빛을 보기도 전에 먼저 지나쳤고, 명수는 성열의 뒷모습을 보다 목이 타는지 물병을 들고 입에 털듯이 넣었다. 겨우 하루 사이일뿐인데 녀석이 상당히 수척해지고 삐쩍말라보였다. 기분탓인가,
"촬영 시작할게요 큐"
"네..?"
"인터넷에서 이야기니까 루머라고 생각해요 저는..음 있지 여기 엘씨도 있으니까 물어볼게요"
"네....네...?"
"인터넷에서 엘씨가 최근에 다친이유가 성열씨라던데, 밤중에 찍힌 사진도 있고"
"...네?"
"엘씨랑 성열씨랑 뭐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고.."
"죄송하지만.."
"네?"
"제가 인터넷을 잘 안해서요..할줄도 모르구요..오해하시는거 같은데 최근엔 엘도 바쁘고 저도 바빠서"
"..."
"저희 둘은 만날시간조차 없었어요, 얼마전에도 어떻게 하다가 그 이야기를 들었는데 잘못들었나 싶어서 그냥 넘겼는데"
"..."
"제가 엘을 다치게 하다니요..그럼 제가 이렇게 얼굴들고 못나오죠.."
"..."
"엘이 다친것도 여기서 아네요, 그래서..결론은 뭐죠?"
엠씨가 굳어진 성열의 표정을 캐치하곤 애써 웃으며 마무리를 지었고, 성열은 바닥을 보며 주먹을 말아쥐었다. 문득 바닥을 보다가 엘에게 시선을 돌렸을땐 녀석은 어딜보는지 고개를 홱 돌린채 아에 쳐다볼 생각마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아프길래..나만 모르고 세상사람들은 다 아는데 왜 도대체 입을 제대로 열지도 않는지..정말 밉다. 미워, 엠씨들이 하는 질문은 거의 성열을 저격식으로 미는 질문이였고, 성열은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적잖은 충격을 받아왔다. 말같아선 그냥 다 때려치고 나오고 싶었다.
"성열씨가 아량이 넓으니까 해도 괜찮을것같네요..그쵸 성열씨?"
"성열씨 전에 있던..맥시멈에 대한건데"
"..."
"탈퇴이유가..멤버와의 불화설이라고 떠돌고 있는데.."
"..."
"사실인지.."
"..."
"성열씨는 아직 데뷔도 안한 한마디로 말하면 아직 연습생이라고 해야하죠? 아직 데뷔도 안한 친구한테 뭘 바라고"
"..."
"저도 엠씨분들에게 질문하나 해도될까요?"
"네..?네.."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느낌을 아시나요?"
"네..?..뜬금없이..엘씨..흐.."
"궁금해서 그래요,"
한순간 명수의 말에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고, 옆에서 성규가 명수를 살짝 매만지며 '어쩌려고 그래' 눈빛을 보냈다. 명수는 순간적으로 욱해버려 또 참지 못하고 말을 해버린것에 대해 머리속으로 아주 조금은 후회가 되었지만 곧 조금이라도 건들면 울것같은 녀석의 표정을 보면 후회라는 단어는 절대적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엠씨들이 당황해 웃으며 대답을 듣지않고 잠시 쉬었다가 가자며 쉬는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성열은 쉬는시간이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해 걸었다. 명수는 조용히 뒤를 쫓았다. 하지만 곧 표정이 굳었다. 성열이 대기실 구석에서 양옆에 안보이게 끼고 있던 두 손을 푸르고 나서부터 손이 미친듯이 덜덜 떨려오는 장면을 보았고, 성열의 어깨가 조용히 들썩이는 모습을 보았다. 아무래도 상처를 많이 받았겠지, 거의 이성열에게 물었던 모든 질문은 다 나와 관련된 것이였으니까, 명수가 조금 멀리서 성열을 지켜보았다. 녀석은 정말 어딘가가 많이 불편해보였다. 또 멍청하게도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앞서 성열의 앞에 당돌하게 섰다. 성열의 순했던 눈매가 매섭게 변했다.
"내가 손을 떨던 말던 너랑 무슨상관이지? 이제 상관할.."
"토크할때 거슬리잖아,"
"..."
"적어도 니가 출연한다고 했을때부터 오지 말아야되는거였어,..."
"..."
"사람들은 다 이성열 하면 엘, 엘 하면 이성열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지만 따지고보면 이성열은 엘에게 안좋은존재라고 떠벌려지지"
"..."
"웃기지않아? 우리 사이가 이렇게 벌어진건 어떻게 알고 사람들은 있는 루머 없는 루머 다 뿌려서 사람마음에 피멍들게하고"
"..."
"나야말로 하나 물어봐도되?"
"..."
"너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느낌이라고 아니?"
"..."
"..."
성열이 명수의 어깨를 치고 지나가고, 명수는 시야가 잠시 흐릿해지며 어이없는 실소를 내뱉어야 했다. 촬영이 다시 재 시작 되면서 성열은 명수에게 지었던 냉정한 표정들을 전부 다 한켠으로 밀어두고 다시 웃음기 있는 얼굴로 돌아와 서글서글 웃어댔다. 5시간이라는 긴 촬영시간 끝에 촬영이 끝났고 엠씨들은 성열에게 미안하다며 악수를 건네왔고, 성열은 아무렇지 않게 악수를 하며 등을 돌렸다. 뒤에서 우현이 부르는거같은데도 성열은 아무것도 듣고싶지 않았다. 그냥 지치기만 했다.
우현이 먼저와서 성열의 어깨를 잡아세웠고, 성열은 애써 웃어보이며 피곤해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고 변명하며 우현을 먼저 지나섰다. 오늘 이 프로그램을 나오면서부터 모든것을 다 들킨느낌이다. 이제 다알겠지, 이것을 생각하면 우현을 대하기도 무언가 껄끄러워졌다. 이런 몹쓸 비밀은 엘 하나만 알아도 충분했었는데 말이지..성열이 멍하니 걷는데 누군가 성열의 떨리는 팔목을 잡아세웠다. 하마터면 눈물이 터질뻔했다.
"내가..너랑 왜가? 너 자꾸..착각하나본데 우린 끝났어 엘아"
"지금 손 떠는거 안보여!!!? 이러다가 나중에 어떻게 되면 어쩔려고그래"
"그걸 왜 니가 걱정해?"
"말들어, 오늘 같이 갔다온 이후로 니가 원하는대로 다 해줄테니까 가자, 가고서 얘기해"
"나혼자 갈게"
"너 이근방 길알아? 모르잖아, 난 아니까 그냥 잠자코 따라와"
"어디가 아프세요?"
의사가 몇번이나 되물어도 성열은 입을 꿈쩍도 하지 않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채 바닥만 보고 있었다. 성열의 이런 모습은 아는지 명수는 그저 등뒤에서 대신 대답해줄 뿐이였다.
"손이 떨려도 너무 많이 떨려서요, 혹시 어디가 안좋나해서"
"음..손이 떨린다니..환자분 최근에 무슨 좋지 않은 일들이 연속적으로 많이 일어났나요?"
"...네"
성열이 어렵게 입을 뗐고, 명수의 눈빛이 조금 달라지며 성열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말이 시작되자 조금이라도 미세해졌던 손떨림이 더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어요"
"지금 마음상태가 어떠세요"
"많이 힘든가요?"
"..많이....힘듭니다.."
성열이 말없이 꾸벅인사하며 명수를 지나쳐 나갔고, 명수역시 말없이 꾸벅인사하며 성열의 뒤를 따라나갔다. 의사가 잠시 명수를 멈춰 세우더니 한마디를 입에 담았다.
"...네.."
"..."
"야"
"아까..방송 힘들었지 많이..진짜 사람생각안하고 저격하더라, 괜찮아?"
"그런거가지고요..뭘..전 오히려 형 보기가 창피하네요..들킬거 다 들키고.."
"니가 불화설이 있어서 팀을 나왔든 뭐든 나랑 무슨 상관이지?"
"...그래도..창피해요.."
"난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근데..왜왔어요?"
"보고싶어서, 걱정도되고"
"아까봤는데 뭐가보고싶어요..프흐.."
"그래도, 혼자 대기실에 덩그러니있었잖아.."
"지금 내 걱정한거야?"
"걱정이라고 하면..하는거겠죠?..놔요.."
먼발치서 멍하니 보고있던 명수도 고개를 들었다. 성열의 눈빛이 급 가라앉더니 다시 우현과 눈을 마주했다.
"엘이..어디가 아파요..? 사람들이..아니 아까도 그러잖아요..저때문에 어디가아프다고요.."
성열의 목소리가 점점 얄상해져가는게 곧 울것만 같아 성열은 입술을 세게 깨물며 어떻게든 울지않으려 애를 썼다. 우현의 표정도 급 가라앉으며 고개를 숙이며 울음을 참으려는 성열의 뒷통수를 조용히 쓰다듬다가 끝내 제 품에 성열을 꽉 안았다. 명수는 순간 욱해서 앞으로 나갈뻔했지만, 주먹을 바들바들 떨며 둘의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어야했다.
"연락도 도통안되서 걱정했는데..진짜 걱정많이했는데..보자마자 녀석은...흐...흑.."
성열의 눈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새어나왔다. 명수 역시 눈가가 촉촉해져왔다. 어쩌면 지금 애타는 이 마음이 성열이 느꼈을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마터면 그자리에서 같이 눈물을 쏟을뻔했다. 계속되는 울음에 끝에 우현이 성열을 제 품에서 풀어 눈물을 닦아주다 기습적으로 성열의 입술을 맞춰왔다. 글썽거리던 눈도 잠시 명수는 그 모습을 보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왔다. 성열의 뒤통수를 더 당기며 깊게 더 빨아들이며 입술을 주고받는 모습에 너무 뭔가 익숙해보여서 열이 확 올라왔다. 그래도 내꺼였는데. 아니..내껀데, 분해서 씩씩 거리는 소리가 입밖으로 새어나왔다. 그 둘을 어떻게 하지도 못한채 보던 와중에 우현과 명수의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고 얼마안되서 우현의 입술이 성열에게서 떨어져나갔다. 성열이 당황스러움이 커졌는지 손떨림이 더 심해지며 무언가를 겁내는 눈빛으로 우현을 보았다.
"..."
"왔네? 차타고 갈까?"
"그럼 부탁하지 말았어야지"
"뭐..?지금 말다했어!!!? 나 있는것도 다 알았으면서 애초부터 다알았으면서..지금 뭐하자는거냐고!!!"
"...뭐?.."
"내가 성열이를 가지고 싶어한다는걸,"
우현은 명수의 떨리고도 떨리는 눈빛을 단호하게 쳐다보다 명수만 남긴채 차에 올라섰다. 말도 없이 차는 출발해버렸고, 명수의 눈에선 아까의 성열의 상황처럼 끊임없이 떨어져내렸다. 우는게 참 찌질하다고 느꼈었는데, 점점 누구때문에 찌질해져 가는 제 모습에 더욱 눈물이 차올랐다.
"..엘...아"
그늘진 그림자 하나가 명수의 앞에 굳게 서 명수의 어깨를 살짝 부여잡았다가 곧 명수의 몸을 끌어와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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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ㅠㅠ 엉엉 아 진짜 너무 늦고 좋군요..
그간 일들이 좀 많이 생겨서 좀 늦었네요..일단 소재고갈로 5일동안 망설였다는거..참...ㅠㅠ흑..죄송해요
항사 이렇게 수열이들이 절정인 갈등이 오기 시작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터져요!!!앍...그래서 이렇게 똥작을 뱉었죠ㅠㅠ
기다려주시는 많은 독자님들게 죄송할다름이네요ㅠㅠ......분량ㄴ도 길게 뺐는데..또 뺐다고 뺐는데.....긴것도 아닌거같고...흡...
이젠 하루에 한번꼴로 올려야겠네요!!!!!!!!!!!!!!!!!!!!!!!!!!!!!!!!!!!!!!!는 무슨 이런 거짓약속따위..흙...앞으론 원래 연재하던대로
이틀에 한번씩 꼬박꼬박 올릴게요ㅠㅠ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구요...흑...그냥 죄송해요ㅠㅠ......!!!!!!!!!!!!!!!!!!!!
기다리지않게 한다면서 제가 또 엄청나게 기다리게했네요ㅠㅠ.....흐앙..진짜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앞으루 더 열심히 꼬박꼬박 쓰겠습니다!ㅠ0ㅠ!!!!!!!!흥헝항휴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