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상혁이는 사람들 눈을 피해 몰래 칵테일을 가지고 발코니로 향했어. "내 친구 별빛이의 1등을 위하여." "빅스 대상도!" 어른들이 하는 것처럼 너와 상혁이도 서로를 응원하는 말을 남기며 잔을 부딪혔지. 너는 비록 칵테일이지만 처음 마셔보는 술이 신기해서 연거푸 3잔을 마셨어. 상혁도 너와 마찬가지로 여러잔을 마셨지. "..으어.." "야 너네 지금 뭐하는거야?" 헤롱거리면서 발코니에 기대있었는데 홍빈이가 서로 기대서 발코니에 누워있는 너와 상혁이를 보고 놀라서 달려왔어. "이것들이 미쳤네, 미쳤어. 어디 미자들이 술을…" "야!이홍빈!" 상혁이가 갑자기 홍빈이에게 삿대질을 했고, 술에 취한 너도 좋다고 옆에서 박수를 쳤어. "야, 너 임마. 나한테 자꾸 뭐라하냐. 진짜 나보다 2살 더 먹은거면서. 야 일로와봐. 뭘 꼬라봐? 이제 우리 말 까는거야. 알았지, 홍빈아?" "옳소! 이홍빈은 각성하라!각성하라! 상혁이가 깠으니까 나도 까야지. 야, 이홍빈!" "이것들이 쌍으로 미쳤나. 너넨 술 깨고 보자. 야, 별빛. 너 택운이형 어디갔어? 아 좀 한상혁 힘 좀 줘봐." 홍빈이는 상혁을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하면서 너에게 택운의 행방을 물었지만, 너 역시도 아는게 없기도 했고, 술도 취해서 정신이 반쯤 나가있었기 때문에 해줄 말이 없었어. "학연이형! 여기 얘 좀 잡아봐." 홍빈이는 지나가던 학연이에게 상혁이를 넘기고는 너를 업었어. 아까 춤 췄던 복장 그대로라 아슬아슬한 옷을 입은 너의 하체에 홍빈은 자신의 자켓을 덮은채로 꽉 잡았어. "달려라! 홍빈말 달려라!" "야!차학연!! 질 수 없어. 얼른 뛰어라, 너 리더라고 맨날 집에서 청소도 안하고. 혼난다, 너. 빨리!! 이홍빈 잡으라니까!" 너와 상혁이는 겁대가리를 상실한채로 등 뒤에서 발을 구르며 홍빈이와 학연이에게 주문을 했고. 홍빈이는 정색을, 학연이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너희 입을 막으려고 했어. "택운이형보고 있다가 데리고 가라고 할테니까 넌 좀 자라." "뭐야, 별빛이 왜 그래?" "상혁이랑 술 마셨나봐. 그래도 너 있어서 다행이다. 소연아, 별빛이 좀 봐주라." "그럼, 우리 막내. 아이고, 술 많이 취했나보네. 내가 보고있을테니까 넌 가서 더 놀아." 학연이의 등에 엎인 상혁이는 남자 대기실로 향했고, 홍빈이는 너를 여자 대기실 쇼파에 눕혔어. 홍빈은 자켓을 치마위에 덮어주고, 그 위에 담요를 찾아서 길게 덮어줬지. 너는 홍빈이와 소연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무시하고는 담요를 꽉 안으면서 잠에 빠져들었어. "아.." 잠에서 깨어난 너는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 화들짝 놀라서 두리번 거려. "일어났니? 여기 호텔 대기실이야." 너가 누워있는 맞은편 쇼파에 앉아있던 연습생 소연은 그런 너를 쳐다봤지. "아.. 네. 언니, 저 여기 왜 있어요? 지금 몇시쯤이에요?" 너는 아까전에 너에게 살갑게 굴던 소연을 생각하며 머리를 부여잡으며 물었지. "팔자도 좋네?" "네?" 비소를 흘리면서 너에게 얘기하는 소연의 말에 너는 정신이 확 들어서 소연을 쳐다봤어. "홍빈이, 상혁이, 학연이 오빠, 원식이 아주 그냥 다 너만 보면 안달나서 내 새끼, 내 새끼 이러더라?" "언니, 무슨 소리하고 싶은건데요? "그렇게 넷 뿐이야? 재환이 오빠, 그렇게 차갑다던 매니저, 팀장님들, 스텝들까지도 어떻게 구웠길래 너만 보면 그래?"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전 이만 나가볼게요." 너는 비틀거리는 몸을 겨우 붙잡으며 일어났고 그런 너를 보던 소연은 자리에 일어나서 너의 팔목을 잡았어.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너 데뷔한거 그것도 구린내가 나던데? 갑자기 그룹 준비하던애가 뜬금없는 솔로데뷔, 너 덕분에 우리는 무기한 데뷔 연기. 어쩜 그런데도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밀어?" 꽤나 쎄게 잡힌 팔을 비틀어빼보려고 해봤지만 너보다 훨씬 큰 키를 가지고있는 소연의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어. "언니 진짜 왜 그래요? 팔 놔요." 너는 기를 쓰며 소연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했고, 소연은 팔을 꺾으면서 너를 보며 비웃음을 날렸어. "여기 너 구해줄 사람 아무도 없어. 벌써 새벽 4시라 다들 뻗었거든. 너 데뷔한 비법 좀 알려줘라, 어떻게 몸이라도 팔았어?" 너는 수준낮은 질문에 대답할 가치도 못 느끼고는 기가찬듯 소연을 쳐다봤어. 아무 대답도 없는 너를 보며 소연은 더 화가 난듯 너를 물통이 있는데로 끌었어. 너는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질질 끌려가게 됐어. "무슨 빽인지는 모르겠지만, 너 같이 몸 팔아서 데뷔한 애는 사랑받을 자격도..아악!" 갑자기 너의 팔에 옥죄여있던 소연의 손이 사라졌고, 너는 소연의 비명소리에 놀라서 고개를 들었어. "얘가 빽을 쓰긴 무슨 빽을 쓰고, 몸을 팔긴 무슨 몸을 팔아. 꼭 너 같이 뒤로 호박씨 까는 애들이 앞에서 멀쩡한 애 괴롭히는거지." "좀 놓고 얘기해요! 저 내일도 레슨 있는데 팔 나가요!" 고개를 든 곳에는 택운이 있었어. 택운이 너의 팔목을 부여잡던 소연의 손을 들어 손목을 꽉 잡고 있었고, 소연은 악을 쓰면서 그런 택운을 밀고있었지. "너는 고작 연습 몇 번 못가는거지만, 얘는 너 때문에 무대를 못 설지도 모르는 몸이야. 그리고 연습 같은 소리 하네, 너 오늘이 연습생으로서 마지막 날이야. 인성이 그딴식인데 어디 데뷔를 한다, 안한다야." "..." 소연은 택운의 소리에 눈물만 뚝뚝 흐르고 있었고, 너는 이제 그만 됐다며 택운의 옷자락을 잡고 끌었어. "..오빠, 그만해요. 저 괜찮아요." 택운은 너의 말에 소연의 손목을 잡았던 손을 풀었고, 택운은 너의 어깨를 감싸안으면서 대기실 문 쪽으로 향했어. "야!!너 착한척 하지마, 별빛? 웃기고 있네.. 야, 매니저! 나 회사 나가면 별빛 오늘 술마신거 다 뿌리고 다닐거야. 이미 사진 다 찍어났어. 근데도 니가 날 내 쫓을 수 있을것같아?" 택운은 소연의 악에 받친 소리에 살짝 한숨을 쉬고는 뒤를 돌아봤어. "너 쪽 팔릴까봐 말 안하려고 했는데, 얘네가 마신 칵테일 무알콜이야. 알콜은 1%도 안 들어가있으니까 열심히 기자들한테 뿌려봐. 아, 그리고 빽은 너가 쓰고있는게 빽이야. 너 연습생 들어올 때 강팀장 빽이었지? 너 들어오자마자 강팀장 사고쳐서 권고사퇴 당하고, 실력도 인성도 쓰레기인 너 데리고 데뷔 시킬 수 없어서 계속 연습생으로 두는거야. 따지고보면 니네 그룹은 별빛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인거지. 알아들었으면 너가 자진해서 나갈래? 아님 내가 손 써서, 소문 다 나게 한다음에 퇴출시켜줄까? 선택은 하게 해줄게." 속사포처럼 따박따박 말을 하던 택운이는 소연의 말을 듣지도 않은채 널 끌고 주차장으로 데리고 갔어. 차 안에서 너는 온갖 기가 빨린듯 시트에 기대 앉아있었고, 택운은 아까 소연에게 잡혔던 너의 팔목을 이리저리 보면서 약을 바르고 있었지. "멍 들었네.. 모레 스케줄인데, 모레는 코디한테 말해서 긴 옷 입어야겠다. 어디 또 다친데는 없고?" "없어요. 오빠 근데 진짜 소연언니 빽으로 들어온거에요?" "응, 빽. 강팀장 빽으로 들어왔는데 애가 실력이 있기를 해 인성이 좋기를 해. 안그래도 회사 내에서 골칫덩이였는데 오히려 잘된거지." "...나 진짜 몸 판다는 소문 돌아요? 아까 언니가.." "미친년 소리 들어서 뭐해. 너가 뭐가 아쉽다고 몸을 팔아. 잊어버려,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말들에 계속 신경을 썼더니 택운은 소연 혼자의 생각일꺼라면서 널 다독였어. 어차피 파티에 더 있을 기분이 아니라 택운은 차를 몰아서 숙소로 향했지. "근데 오빠 말 그렇게 잘하는줄 몰랐어요." 조금 진정이 된 너는 아까 미친듯이 소연을 몰아붙이던 택운이 생각나서 택운에게 말을 했지. "내 아이돌한테 허튼 소리하는데 당연히 내가 지켜줘야지. 누가 지켜줘." "아, 그리고 그거 진짜 무알콜이에요?" "어. 무알콜. 칵테일은 다 무알콜이었는데 대체 너랑 상혁이는 왜 취한거야?" "아 맞다!!홍빈이 오빠!!" 넌 그제서야 너가 홍빈에게 한 막대먹은 짓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어. 한동안은 절대 마주치지 말아야지 하면서 너는 몸을 떨었어. 꽤나 충격적인 하루였지만 그래도 택운의 수습으로 너는 금새 털어버릴 수 있었고, 너는 그 다음 날 소연이 팀을 나갔다는 소리를 들었어. 밉긴 하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어쩔줄몰라하자 택운은 그런 너를 못 말린다는듯 어깨를 으쓱했지. +) "..홍빈이형.." "어, 상혁아." 상혁은 홍빈이의 웃는 얼굴이 소름끼친건 처음이었어. 잠에서 깨자마지 상혁은 어제의 상황이 다 생각났고 상혁은 자신의 입술을 때리면서 미쳤다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지. 모르는척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홍빈의 곁을 지나가자 홍빈은 상혁의 손목을 잡았어. "우리 막내, 형한테 불만이 아주 많더라?" "하하.. 무슨 섭섭한 말씀을. 제가 기억이 안나서요, 아이고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깨질 것 같네? 아이고 죽겠.." "칵테일 무도수였다던데?" "형!!형!! 제가 죽을 죄를 졌어요. 미쳤나봐요. 죄송해요!! 잘생긴 홍빈이형!! 형이 최고인거 아시죠? 빅스는 형 없으면 안 굴러가잖아요." 상혁은 바로 무릎을 꿇고, 홍빈에게 잘못했다고 빌었고, 그 후로 일주일간 홍빈이에게 극존칭을 쓰면서 그렇게 한상혁 야자타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는 소식을 너는 몇 달 후에나 들을 수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