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이이이이익 쾅-
아아-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
여긴 어디지? 나 방금 횡단보도 건너고 있었는데?
뭐야.. 왜 내 눈에 내가 보이는건데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01
삐용삐용
시끄럽게 울리는 사이렌 소리
여기저기서 웅성대는 사람들 소리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피를 잔뜩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나
아.. 내가 죽은거구나
뭐야 죽는것도 별거 아니네
내 눈에 보이는 나는 구급차에 실려간다
보나마나 장례 치르러 가는거겠지
나는 언제쯤 하늘로 올라가려나
죽기전에 내 장례라도 보고 올라오라는 건가
나도 같이 구급차에 올랐다
병원에 도착하니 내 눈에 보이는건
곧 쓰러질듯이 위태로워 보이는 엄마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날 바라보고있는 아빠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울고있는 얄미운 내 동생
그리고 친구들.
이제서야 내가 죽은게 실감이난다.
가만히 가족과 친구들을 보고있으니 괜시리 눈물이나네
곧이어 내 얼굴에는 하얀 천이 덮히고 결국 엄마는 쓰러지고 만다
내가 살아있었더라면 옆에서 손이라도 꼭 잡아주는건데..
나는 그 병원 지하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장례를 치르고 화장터로 향했다
엄마의 얼굴은 몇일 새 창백해 졌고 아빠는 그저 묵묵히 서있다
아.. 더이상은 못보겠어 나는 화장터를 빠져나왔다
화장터를 빠져나와 내가 죽은 그곳으로 가는데 까만옷을 입은 남자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이리저리 계속 둘러보다가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짜증난다는 듯이 나에게 말했다
"야 너 어디갔다온거야"
"...제가 보여요?"
"당연한거 아니야? 너때문에 나만 곤란하게됬잖아"
무슨 말이지?
내가 보인다는건.. 저사람도 귀신인건가?
"누구세요?"
"저승사자 같은거라고 생각해. 잠깐 한눈판 사이에 사라지면 어떡해
너 데려가야되는데 벌써 4일이나 지났잖아"
"아.. 죄송해요 그럼 지금 가면 되는건가요?"
"아니 늦었어. 넌 지금 못올라가"
"그럼요...?"
"어쩌겠어 여기서 평생 귀신으로 살아야지"
"네?"
"농담이야, 평생은 아니고 당분간은 여기서 귀신으로 지내야 될거야.
니가 통과해야되는 문이 닫혀버렸거든 그덕에 나만 귀찮게 된거지 너때문에 나도 못올라가고 있으니까"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되요?"
"그거야 나도 모르지"
"농담하지마요"
"농담아니야, 아직은 나도 몰라 더 찾아보고 연락줄게 그때까지는 니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가던지
가족한테 가던지 알아서해. 단, 허튼 짓은 하지마."
"어떻게 연락줄건데요?"
"아차.. 이걸 깜빡했네. 자, 여기"
"???????핸드폰이잖아요 귀신이 핸드폰을 어떻게써요"
"귀신은 핸드폰 쓰지 말라는법있어? 걱정마 귀신끼리밖에 통화못해."
"아.."
"그럼 난 간다"
"네 안녕히가세요"
뭐지.. 나 진짜 귀신이 된건가
살아있을때는 귀신 진짜 무서웠는데 내가 귀신이 됬다니까 신기하네
이제 뭘해야하는거지, 어차피 귀신이라 다른사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데
가족들을 어떻게 만나러가, 사랑하는 사람은 있지도 않은데...
그냥 정처없이 해매고 있는데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내가 죽은것을 증명이라도 하는지 사람들은 가만히 서있는 나를 관통해서 지나간다.
난 귀신인데 이미 죽었는데 뭘 더 바라는거지
한참을 멍하니 서있을 때 내 옆으로 여고생들이 지나갔다.
"야야 대박 이번에 들었어? 블락비 드디어 컴백한대!!"
"맞아맞아 나도 들었어 이번노래 베리굿? 진짜좋더라 완전 멋있어ㅠㅠ"
아 맞다, 나 블락비 좋아했었지
이왕 귀신된 김에 블락비나 실컷 보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