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는 눈을뜨자마자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달려갔다.그리고 입에서 나오는 토사물이 경수를 힘겹게했다. 어제 피자한판을 빠른속도로 다 먹은 탓인지 소화불량이 되어 설사를하고 토를하고 난리도 난리가 아니다. 경수는 그렇게 먹은것도 없는 속을 다 비워내고 축 늘어진체 핸드폰으로 '소화불량' 이라고 검색하였다. 좀있으면 출근시간이라 좀 나아지기라도 해야했기에 이 소화불량을 나아지게해줄 방법이 뭐가있나 찾아보는 것이였다. 그리고 인터넷에 뜬 소화불량의 정의. '체증은 과식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갑작스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음식이 목에 걸린 듯하거나 배가 가득 찬 듯한 느낌을 동반하는 것을 말한다. 명치 부위가 결리고 답답하거나 타는 듯이 아플 수 있다. 때로는 트림이나 메슥거림, 상복부의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치료방법:다른 질병이 동반되지 않고 단순히 체증만 나타나는 경우에는 물기가 적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 설사나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에는 보리차나 미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위장관 운동촉진제, 제산제, 위산분비 억제제, 진경제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경수는 치료법을 빠르게 읽고 급하게 냉장고와 부엌서랍을 모조리 뒤졌다. 하지만 그 흔하디흔한 쌀도 나오지 않았고 온통 인스턴트음식 천지였다. 보리차도 없고 우유에 타먹는 제티! 같은것 따위나 있을뿐이였다. 경수는 힘이 쭉 빠지는게 느껴져서 그대로 부엌에 누웠다. 힘들어서 움직일수나 있어야지…이런게 바로 죽음이구나 싶어 눈을 감을때쯔음 저 멀리 핸드폰에서 전화가온건지 벨소리가 울려댔다. 안그래도 두통이 오는데 벨소리를 들으니 더 머리가 울리는듯해 엉금엉금기어서 핸드폰을 집었다. 그리고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온건 종인의 호통소리였다.
"지금이 몇신데 안와요?"
"…"
"여보세요.저기요 형, 도경수씨?"
"여기‥서울‥강남구‥동란빌딩…나 엄청 아픈데 와주라…"
저기요,여보세요,도경수!경수형! 종인의 외침을 끝으로 전화는 뚝 하고 끊겼다.
친절한 종인씨
w.미리내
"입원 하셔야겠네요"
"경수형 어디가 안좋은데요?"
"위장점막상태 보려고 위내시경 검사했는데 위염이예요"
"아픈거예요?"
"당연하죠.입원하셔야되요 맨날 인스턴트 음식 먹고 아침안먹고 나중에또 과식하고. 아주 나쁜짓만 골라서 하셨던데요?"
"수술은요?"
"아이고참,왜이렇게 걱정이 많으세요? 지금 위산억제제랑 위장 점막 보호제투입했으니까 몸상태 좋아질때동안만 여기서 지내면됩니다. 보호자분같은데 그렇게 걱정되면 입원실 가보던가요"
"감사합니다"
종인은 한숨을 푹 쉬며 난잡한 병원에서 빠져나와 1층 로비에 자판기로 향했다. 경수가 지금 병원까지 실려오게된 일은 말하자면 길다. 무작정 집주소를 띄엄띄엄 전화로 알려주고 죽을것처럼 말한뒤 전화를 끊으면 그 누가 걱정이 안되겠는가? 그래서 종인은 회사로 출근하려다 말고 차를몰아 경수가 알려준 빌라로 향했다. 막상 도착하고나니 빌라 몇동인지 알려주지않아서 또 1층부터 5층까지 다 벨을 눌러봤다. 그러다가 착한 아줌마덕에 경수가 몇호 인지 알게되었고 생각해보니 문을 열수가 없어서 119에 전화를 했다.119는 빠르게 도착했고 억지로 문을따서 들것에 경수를 들고 나왔고 빨리 출근을 해야하지만 병원까지 구급차를 타고 같이 병원에 가게되었다.
난또 죽을병에 걸린줄 알았지.그냥 급체로 인한 위염이란다. 그리고,의사선생님이 알려준것은 위염이 기절할만큼 아픈병은 아닌데 경수가 기절한걸보니 그냥 119대원들 오니까 쪽팔려서 그런걸수도 있다고 걱정하지 말란다. 하여튼 진짜 골칫덩어리. 종인은 경수가 죽는줄알고 엄청 걱정했는데…아직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자판기에서 음료수 한개를 뽑았다. 그리고 경수가 병원복을 입고 누워있을 입원실로 향했다.
"경수형"
"……"
"안자는거 다알아요"
"…미안"
입원실 문을열때 황급히 한쪽의 티비를 끄고 눈을감는것을 다 봤는데도 꿋꿋이 자는척하려했던 경수가 웃겨 종인은 헛웃음을 지었다.경수도 쪽팔린걸 아는지 웃지말라며 종인의 팔을 퍽퍽쳤다. 하지만 종인은 입꼬리만 올려 웃는것 빼고는 크게 웃지 않았고 혼자 흐흐흐 헤헤헤 거리던 경수도 뭔가 심각해보이는 종인을 따라 미소를 거두었다. 그리고 갑자기 생긴 어색한 정적에 경수는 눈을 굴리며 눈치를 봤다.한참의 정적을 깬것은,종인이였다.
"형 맨날 인스턴트음식만 드세요?"
"응"
"아침 자주거르다가 과식하고 그래요?"
"어…어떻게 알았어?"
"형 집도 좁던데"
"…너 지금 나 놀리냐? 내집 좁다는 말은 왜나와"
경수는 갑자기 생뚱맞은 이야길 꺼내는 종인을 이상하다는듯 바라봤지만 종인은 계속 고민에 빠져있었다.아까 의사선생님이 말한 경수가 인스턴트음식만 먹고 과식해서 위염걸린거라는 소리가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그리고 아까 잠시 둘러본 경수의 집은 매우 좁아보였으니 왠지 경수가 측은해지는 종인이였다. 부모님이랑도 같이 안사는것같은데..혼자서 힘들게 사는건가? 우리집에서 가정부 알바하는것도 힘들것 같은데..
"저기요 경수형"
"어"
"우리집에서 살래요?"
뭐?
*
종인은 그냥 쿨하게 자신의 마음을 인정해버렸다.5년전엔 친해지고싶은 선배였지만 지금은 잘보이고싶은 형으로 마음이 바뀌었다는것.그러니까,경수가 좋아지고 있다는것. 그래서 막무가내로 같이 살자고 말했다. 물론결과는 안좋았다. 지금 가정부에서 그냥 집사로 만들려고 그러냐,차라리 집사 한 명을 고용하지 그러냐,나 불쌍해서 이러는거냐,희망고문 이라는게 있지 나 안좋아하면 작은 희망도 주지말고 그냥 딱 잘라서 거절해라! 너 나 싫어하지 않느냐!
"말을 왜 그렇게해요!"
종인은 아까 전까지만 해도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경수의 말을 그대로 들으며 마음속으로 화를 삭히고 있었다. 맘속에선 종인이 자기자신에게 왜 말못해,입없어?소리못질러?김종인이 도경수 좋아한다!김종인이 도경수 싫어하는거 아니다 왜 말을 못하냐고! 하면서 자책하고 있었는데 경수의 '너 나 싫어하잖아!' 라는 말로 종인도 폭발해 버렸다. 안싸울려 그랬는데 오해는 풀어야지 나원참.
"5년전에,그일때문에 아직도 이러는거예요?"
"어!"
"저 그날에 형 졸업축하한다고,예전부터 친해지고싶었다고 말하러가려했는데 친구들이 형 게이인거 알고서 따라와서 어쩔수없이 그런거예요!"
"어?"
"형한테 오해 풀고싶었는데 저한테 말할 시간도 안줬잖아요!"
"……"
"희망고문 아니예요. 다시 제대로 말할께요"
저랑 같이 살래요?우리집에서 살래요!? 아니 그냥 저랑 사귈래요!? 입원실에는 다시한번 정적으로 휩싸였다. 종인은 아직도 씩씩거리며 숨을 고르고있었고 경수는 얼빠진 얼굴로 종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오 하느님. 이거 꿈 아니죠? 지금 핑크빛 로맨스가 펼쳐질것 같은거 제생각뿐만 아니죠? 그렇죠? 피자먹길 참 잘한것같아요. 급체하길,위염걸리길 정말 잘한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하느님! 경수는 계속 종인을 바라봤다. 종인은 쑥스러움을 느꼈는지 경수의 시선을 피하다가 오른쪽손에 들린 무언가를 경수에게 건냈다.
"저도 갑자기 내뱉은거라 거창한 선물이 없어요"
"……"
"꽃다발같은것도 없어요"
"……"
"자판기 커피예요.죄송해요"
자판기 커피라니.누가 고백선물을 자판기커피로 주겠는가? 차라리 선물같은걸 주지 말지. 좀 어이없긴 했으나 무드를 와장창 깨버리는 종인덕에 허공만 바라보던 경수는 해맑은 웃음을 보일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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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축★ 카디행쇼
제가 써놨던 방향이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질질끌다가 고백하는거고 다른하나는 이 픽의 내용처럼 미운정들어서 갑자기 고백하는거였는데 전 후자로 했어요ㅋㅋㅋ질질끌면 재미없으니깤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친종씨의 카디는 어떻게될지 기대되시져^^ 담편은 내일아니면 크리스마스에...또르르
크리스마스에 혼자인 독자분들은 친종씨를 보세요^ㅠ^
암호닉은 항상 받고 전편에 댓글써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급하게 올리느라 오타확인을 못했어요ㅠㅠ 오타있어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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