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의 버킷리스트>
1-김종인이랑 에버랜드 가기
2-김종인이랑 여행가기
3-김종인 회사 구경하러 가기
4-커플링 맞추기
5-김종인이랑 결혼ㅋㅋㅋㅋㅋ
경수는 종인의 집에서 몽구와 짱구를 옆에 끼워두고 엎드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었다. 경수의 위염은 병원밥 삼시세끼 잘먹고 약 먹고 일찍자니까 하루아침에 다 나아버렸다. 종인은 어이없어하면서 경수를 대리고 자신의 집으로 먼저 보냈고 어디로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래서 혼자있기 심심해, 아무 종이나 꺼내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5번을 쓰면서 손발이 오그라 들어 종이를 구긴다음 아무곳에나 던져버렸다. 그래도 종인이랑 사귄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 너무 행복한 경수였다. 하루종일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계속 푸흐흐흫 하면서 바람빠지는 웃음을 짓던 경수는 괜시리 옆에서 잘 자고있던 짱구를 툭툭 건드렸다.짱구가 경수를 물것같은 얼굴로 노려봤다.
"뭐"
으르르르르
"뭐 임마"
아르르르르
"나 이제 니 엄마야"
아르르…
낑..짱구는 계속 노려보는 경수의 눈빛에 주늑이 든건지 먼저 고개를 돌려버렸고 경수는 뭐가그리 좋다고 또 바보같이 웃을뿐이였다. 그렇게 언젠간 올 종인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만지고 있을때,핸드폰에서 전화가 왔다. 경수는 얼른 "종인아!" 하고 소리치며 받았지만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종인이 아닌 경수의 엄마였다.
-"종인은 무슨,니 엄마다 엄마"
"어 엄마~"
-"너 요즘 시간 남아돌지?"
"어? 어,그렇긴 하지…"
-"그럼 시골로 내려와서 집 공사좀 도와라"
"어?"
-"니 친구 대려오면 더 좋아 일손이 부족하거든. 내일 새벽에 기차타고 와야될것같으니까 빨리 집싸!"
경수가 거절할 의사를 보일것을 눈치챘는지 경수의 엄마는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 경수는 전화가 끊긴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징징거리며 바닥을 뒹굴었다. "내일부터~버킷리스트 작성하고~종인이랑 놀건데~" 망했어,망했어 망했어! 한참을 엉엉거리고 흑흑거리고 있었다. 그때 종인이 들어오는 기척이 들어서 부스스한 머리로 고개를 들었다. 종인이 경수의 모습을 보고 큭큭거리며 웃었다.
친절한 종인씨
w.미리내
"그래서,시골 내려가야 된다구요?"
"응…"
"저도 갈래요"
"응…이 아니라 잠시만 뭐라고!?"
왜그렇게 놀라요 저도 갈거예요. 종인이 단호하게 말했다. 경수가 종인이 집에 들어온뒤에 내일 시골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주니 저도 따라가겠단다. 경수를 만나고 요즘들어 부쩍 회사를 빠지는 일이 늘어나서 안그래도 미안한데 시골까지 따라오겠다니.경수는 절대 안된다며 고집을 부렸지만 이내 "저 갈꺼예요 꼭" 하고 정색하며 말하는 종인때문에 허락을 해줄수밖에 없었다. 경수의 입에서 허락의 말이 나오자마자 종인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싱글벙글 웃었다. 그리고는 빨리 짐을싸자며 캐리어를 들고오더니 정장같은 옷과 매우 고급스러운 옷들만 담길래 경수는 종인을 제지하고 이런옷은 담으면 안된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다시한번 각인시켜줬다. 우린 놀러가는게 아니라 일하러 가는거야.
한시간이 지났을까. 정장과 고급스러운 옷들은 다빼고 경수의 집에있던 몸빼바지나 헐렁한 맨투맨,잠옷과 양치도구를 챙기고 종인은 그나마 집에있는 옷중에 가장 후리한 옷으로 챙겨서 같은 캐리어에 담았다.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직 오후4시였고 심심해진 경수는 혼자서 몽구와 짱구를 놀아주고있는 종인을 바라만 봤다. 자신에게는 많이 보여주지도 않았던 웃음을 몽구랑 짱구한테 보여주는 꼴을 보니 내가 다 짜증이 났다. 아 이젠 강아지들도 질투하나… 하지만 질투가 나는건 어쩔수 없었기 때문에 종인을 불렀다.
"야 심심해"
"네"
"심심하다니까?"
"TV보세여"
"……"
경수는 종인의 뒷통수를 엄청나게 노려봤지만 계속 몽구와 짱구를 놀아주느라 경수에겐 관심도 없는지 그 눈빛을 무시하고 몽구와 짱구 놀아주기에 급급했다. 경수는 삐져서 입을 대빨내밀고 혼자 중얼거렸다. 사귀면 달라질줄 알았지..사귀면 완전 잘해줄줄알았는데..내가 원한건 이런게 아닌데...고자새끼....종인에게 들릴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려서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종인은 아 장난이예요 하면서 소파에 앉아있는 경수 옆으로 가서 앉았다. 경수는 그제서야 툭 튀어나온 입을 집어넣고 베시시 웃었다. 종인은 경수의 웃음을 보고 심장이 간질간질해짐을 느꼈다. 그렇게 눈만 마주치고 있기를 몇분..둘의 얼굴이 가까워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종인이 뭔가 생각난듯 아! 하더니 방으로 후다닥 들어가 버렸다. 경수의 표정은 썩어들어갔다. 무드없는건 자판기커피 줄때부터 알았는데 이렇게 심할줄이야…
몇분뒤,종인은 뿌듯한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한쪽 손을 등 뒤로 감춘걸 보니 뭐가 있는것 같은데. 경수가 궁금하면서 괜히 "뭐야" 하고 틱틱거리자 종인은 해맑게 웃으며 한쪽손을 계속 등뒤에 숨긴채 경수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잔뜩 분위기를 잡았다.
"제가 아까 어디 나갔다가 왔잖아요"
"응"
"자판기커피준게 너무 걸려서…"
"……헐"
종인은 붉은색 빛깔이 나는 손바닥만한 상자를 경수에게 내밀었다. 경수는 처음에 상황파악을 못하는가 싶다가 종인이 그 붉은색 상자의 뚜껑을 열어 보여주자 눈이 동그래져서 종인을 쳐다봤다. 종인은 엄청 놀란듯한 경수의 표정을 보고 씨익 웃다가 그 상자안에 든 은색의 무난한 커플링을 경수의 왼쪽 약지손가락에 껴줬다. 자세히 보니 중간에 작은 다이아몬드도 박혀있었다. 경수는 뚫어져라 반지를 보다가 눈물을 뚝뚝 떨구기 시작했다. 엄청 신나하면서 고맙다고 할줄알았는데 예상과 다르게 서럽게 우는 경수를 보던 종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애기달래듯이 "울지마요! 울지마요! 뚝!" 하고 달래줄 뿐이였다. 이윽고 계속 "울지마요! 형 울지마!" 하고 달래는 종인이 웃겨서 경수는 울다말고 박장대소를 했다. 그리고 눈가에 있는 눈물들을 벅벅 닦고 종인을 보며 말했다.
"고마워"
"아니예요"
"진짜 좋아해!"
"…저두요"
다시 둘의 얼굴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얼굴을 내밀었는데 종인은 참을성이 없는건지 경수의 뒷통수를 확 잡고 자기쪽으로 이끌어서 입을 맞췄다.
*
반지를 받고 처음으로 입술끼리 부대끼는것까지 성공한 경수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종인의 집에서 가정부를 하게됬을땐 그냥 짜증나고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즐거우니 다 괜찮았다. 다만,지금 집안 분위기는 매우 어색하다는 것이다. 처음 입을 맞췄을때 기분은 하늘을 찌를정도로 좋았지만 종인도 막무가내로 입을 맞춘거라 어디서 끊어야하는지 몰랐는지 뻥 조금 보태서 거희 10분은 그러고 있었던것같다. 먼저 밀어내면 종인의 맘이 상할것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는데 다행이 둘다 숨이 막혔는지 같이 서로를 밀어냈다. 그후, 종인은 황급히 2층 작업실로 올라갔고 경수는 멍을때리며 TV를 켜놓고 있었다. TV에선 드라마 재방송을 했는데 갑자기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왔고 경수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가 빨간 토마토처럼 붉은색을 띄었다.
그렇게 1시간동안 둘은 쑥스러워서 따로따로 있다가 용기를낸 경수가 먼저 2층으로 올라갔다. 벌써 시간은 5시였는데 냉장고는 항상 그렇듯 먹을것이 없어서 종인과 장을보러 나가려고 했던것이다. 조심스래 종인의 방에 똑똑똑 노크를 세번하고 문을 열자 책상에 앉아있던 종인은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왜요?" 하고 물어봤다. 하지만 막상 그 얼굴을 보니 아까전 장면이 머리속을 지배해서 "우리 장보러가자"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고 경수는 그,그 장..장.. 장보러,가자 라며 힘겹게 말을 했다. 종인도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두번 끄덕여 줬고 경수는 웃으며 종인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최근 근처에 농민마트라는 대형마트가 생겨서 경수와 종인은 걸어서 그 마트로 향해 갔다. 마트에서 주는 1회용 봉지는 완전 자원낭비라며 장바구니를 가져가는것도 잊지않고. 경수는 얼마만에 보는 장이라서 신났는지 종인과 손을 잡고 앞뒤로 흔들며 들어오다가 지나치게 가까워보이는 경수와 종인을 보며 알수없는 표정을 짓는 카운터 아줌마들 때문에 바로 손을 놔버렸다. 그런 경수에게 장난이라도 치겠다는건지 종인은 싫다고 버둥거리는 경수의 팔을 잡아서 손에 깍지를 꼈다. 매우 쪽팔리고 창피해서 종인의 손을 꼬집고 비틀어봐도 종인은 미동도 없었다. 결국 자포자기하고 카트를 가져와 사이좋게 붙어서 카트를 밀었다.
"형 햄봐 햄먹자"
"안돼"
"햄 엄청많아.맛있는데...먹고싶은데..."
"몸에 안좋아"
"그러는 형도 인스턴트음식만 먹었잖아"
이제 아니거든! 역시 어린건 어린건지 햄만보면 카트에 집어넣는 종인때문에 소시지 한개를 빼고 스팸이라던가 마늘햄,계란에 부쳐먹는 햄 등등 각종 햄들을 원래 자리에 놓았다. 그런데 경수가 야채코너를 발견하여 양파와 파프리카,버섯,파 를 카트에 넣고 샐러드를 만들 양배추까지 넣자 종인은 야채만 먹고살꺼냐며 버럭 화를냈다. 경수가 그에 맞받아쳤다. "넌 육식만 하고 살꺼야? 초딩 입맛이야 완전...철좀들어라!"
종인은 된통 혼쭐을 나고 그뒤로 조용히 짜졌다. 경수가 바라던 바여서 그냥 졸졸 뒤를 따라오는 종인에게 관심도 주지않고 세일코너에서 아줌마들을 재치고 치열하게 달려가서 소고기도 담고 게도 한박스 사니 카트는 금세 가득 찼다. 경수는 아무래도 아까 화낸게 걸렸는지 종인의 입맛에 맞을것같은 간식들(마켓오나 닥터유같은 과자들만 담았다) 카트에 담고 뒤를돌아 "종인아 이제 집에가자!" 하고 외쳤지만 종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경수가 잔득 당황해서 무거운 카트를 혼자 끌고 종인을 찾으러 마트를 한바퀴 돌았다. 1층엔 종인의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아서 2층으로 올라갔다. 팬시코너,패션,잡화 를 다 뒤지고 겨우 종인을 찾은곳은 '애완동물' 코너였다. 꼬마들만 가득 있는곳에서 같이 쭈구려앉아 기니피그를 보고 헤벌래 웃는 꼴이 어이없어서 "김종인!" 하고 외치며 뒷통수를 갈겨줬다.
그러자 그 주위 아이들이 종인에게 "아저씨! 괜찮아여?" 하며 달려들었다. 그세 아이들과 친해진걸까 진짜 이렇게보면 영락없는 어린애였다. 종인은 혼자 뒤따라 가기 힘들어서 동물들이랑 놀고있던거라며 경수를 째려봤고 경수는 "니가 뭘잘했는데 눈을 그렇게 새모꼴로 뜨냐!" 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주위 애들은 종인이 불쌍하다고 여겨졌는지 "그럼 눈을 네모꼴로 떠여!?" 라며 경수를 당황시켰다. 종인은 그렇게 말한 남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더해!더해! 라고 부추겼고 그 남자애는 신이났는지 경수에게 "아저씨는 우리엄마랑 똑같아여! 맨날 잔소리만 하는게 완전 똑같아여!" 라고 말했다. 종인도 물론 그 옆에서 "옳소 옳소~" 하며 거들었고.
하지만 그 뒤에 꼬마애는 경수에게 딱밤을 맞았고 종인은 또 뒷통수를 맞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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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크리스마스에 온다고 했는데 어제 저녁에 글 엄청 날리고 분량 고자인상태로 올렸거든요? 근데 너무 분량 없는것같아서 오늘 다시왔어요ㅋㅋㅋㅋㅋ 암호닉 항상 받고 있고 항상 댓글써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독자님들덕에 연재해요ㅠㅠㅠ없었으면 그냥 접을뻔ㅠㅠㅠ 사랑합니다 하트
(오늘도 오타검사 안하고 올려요 노트북으로 하고있는데 노트북엔 한글이 없어서ㅠㅠ 죄송합니다. 시간나면 컴퓨터로 갈아타서 한글2008로 후다닥 검사하고 수정할께요! 오타있어도 너그럽게 봐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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