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성시경&박효신&이석훈&서인국&빅스 - 크리스마스니까
※ 이 망상글은 지극히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글임을 알리는 바입니다. (즉, 여주=당신) ※
※ 특집편이라고해서 본 편과 관련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읽는건 당신의 선택 ※
[박지성/망상글] 3218 Season 2 - 크리스마스 특집편
32 - 18 = 14. 14살이나 차이나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 이야기.
" 나 잘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아저씨 몸관리나 열심히 잘해요. 치료도 꼬박꼬박 잘받고 또 나없다고 밥안먹지말고 알겠죠? "
잔소리만 잔뜩한 것 같은 통화를 끊고서 나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결혼하기 전에도 바빳지만 요즘 들어선 집에 들어오는 날보다 해외에서 경기뛰는 날이 많았고, 그만큼 얼굴 볼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한창 경기가 많을 시즌이라 항상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서 몸상태를 체크했었는데 그렇게나 오지말았으면 했던 부상이 생겨버린 아저씨. 아저씨의 소식을 기사로 접하자마자 바로 전화를 하고서 온갖 걱정과 함께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뱉았다. 나보다 한참이나 어른인 아저씨임에도 불구하고 옆에 없으니까 물가에 애를 내어놓은 엄마의 마음처럼 걱정이 태산처럼 쌓여갔다. 앉아있던 자리를 툭툭털고 일어나 내 짐들을 들고서 재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렇다, 아저씨의 부상도 걱정이었고 무엇보다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수 없었다. 당장 학교에서는 하은이가 자기는 흥민오빠랑 크리스마스기념 여행을 간다고 나에게 온갖자랑을 해왔었다. 니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어 이것아- 얼른 택시를 잡아 서투른 영어실력으로 아저씨의 팀 숙소가 있는곳으로 가달라고 부탁하였다.
" Thank you sir! "
아저씨의 팀 숙소로 향하는 택시안에서 기사아저씨와 나는 서로 웃고 떠들며 열띤 축구논쟁을 펼치었다. 언제 결혼소식이 여기까지 퍼진건지 새삼 아저씨가 진짜 슈퍼스타라는 느낌이 확 와 닿았다. 기사아저씨와 열심히까지는 아니지만 서투른 영어실력으로 아저씨와 나는 신혼이야기를 들려드렸더니 경기때는 누구보다 냉철한 선수가 평소에는 그렇게 다정하고 정이 많을줄 몰랐다며 아저씨를 새롭게 다시봤다며 너털웃음을 지으셨다. 우리아저씨가 축구할땐 좀 무섭긴하죠- 라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어린 내가 남편을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을 기특하게 여긴건지 기사아저씨는 내가 돈을 내려할때 이렇게 귀한분과 수다를 떠는것만으로도 차비는 받은거라며 거절하셨다. 나는 눈꼬리가 반쯤 휘어지는 웃음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서 짐들을 내 손에 꽈악 쥐고서 숙소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자- 000, 여기 안에 아저씨가 있는거야. 넌 아저씨랑 결혼한 엄연하게 법적으로도 아내야 들어가! 마음속으로 온갖 잡소리를 다하며 조심스럽게 손가락하나를 꺼내어 벨을 눌렸다. 딩동- 왜 반응이 없지? 딩동딩동- 어라, 이거봐라? 딩동딩동딩동딩동! 아무리 벨을 눌려도 안에서는 인기척조차 나지않았고, 나는 문을 쿵쿵 두들기면서 아저씨의 이름을 불렀다.
" 아저씨이- 아저씨이- 박지성선수! 지성박!! "
" 박지성! 박지성! "
" Who are you? "
뒤에서 느껴지는 사람소리에 얼른 고개를 휙 돌려서 얼굴을 확인했다. 현지인은 아닌것 같은데.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한국말 못해요? 꼭 한국인 같은게 나는 당돌하게 그 사람 앞에 다가가서 물었다. 낯선 사람은 내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어버버 거리며 죄송하다고 나에게 연신 사과를 했다. 한참을 나에게 사과를 한 그 남자는 처음 뵙겠습니다. 지성이형 에이전트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정진이라고 합니다. 라며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가볍게 손을 쥐고서 형식적인 인사를 마친뒤 나는 아저씨의 행방을 물었다. 아- 지성이형 지금 훈련중이예요. 아마 두세시간 뒤 쯤에 올 것 같은데 형수님 오셨다고 말씀해드릴까요? 아, 아니요아니요. 저 왔다곤 절대로 아저씨한테 말하면 안돼요 알았죠? 그냥 입 꾹 다물고 계셔야되요. 나는 연신 내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며 쉿쉿- 거렸다. 이정진이란 사람은 씨익웃으며 알겠다는 제스처를 취한뒤 내 짐들을 아저씨의 개인숙소 방안까지 가져다놔주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 아주 나 없이 사는거 티내는것도 아니고 에휴.."
아저씨의 숙소는 말 그대로 더러움 그 자체였다. 혼자서 방 구석구석과 거실에 널부러져있는 옷가지들과 속옷들을 삶고 손으로 빨고 세탁기에 넣어 빨래를 했다. 주방은 깨끗하겠지하며 한번 훑어 봤는데 온갖 인스턴트 음식들과 먹다남은 음식들이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었다. 이 놈의 아저씨는 진짜 뭐하는거야. 하나하나 일일이 분리수거를 하고 고무장갑을 손에 끼우고서 쌓여있는 그릇을 한개 두개씩 깔끔하게 씻어나가기 시작했다. 잘 씻어 나가다 손이 미끌리는 바람에 접시하나를 깨트려버렸다. 하던 설거지를 뒤로하고 얼른 고개를 숙여서 신문지 하나를 깔고 조각 하나하나를 신문지위에 올려다 놓았다. 아야- 자잘한 조각들을 주워담다가 손에 베여버렸다. 새빨간 피가 바닥에 툭툭떨어지는데 내가 여기까지와서 지금 가정부처럼 일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이인간 들어오기만해봐 아주. 대충 설거지를 끝내놓고서 손에 밴드를 붙이고 하던 청소를 계속 해 나갔다. 침실 안에 있는 탁자 위에는 아저씨와 내가 찍었던 결혼사진이 자리잡고 있었다. 괜히 뿌뜻해져서 한번 사진을 쓰다듬었다. 넋을 놓고서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데 현관에서 비밀번호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소리에 반사적으로 자리에 일어나서 숨을 곳을 찾았다. 어디에 숨지 어디- 두리번 거리다 옷장속에 쏘옥 들어가니 집에 누가 있냐며 살짝 예민해진 목소리로 물어왔다. 고용한 청소아줌마가 왔다가셨나라며 침실에 들어온 아저씨는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탁자위에 있는 우리의 결혼사진을 보며 씨익 웃더니, 애기야- 아저씨가 지금 조금 힘들다. 보고싶네라며 액자를 톡톡 건들였다. 그 장면을 보자니 괜히 내가 코끝이 찡해져서 빨개졌다. 옷을 갈아입으려는건지 옷장앞으로 다가온 아저씨. 으아 어떡하지- 좁은 옷장에서 쪼그려 앉아 옷들사이에 몸을 숨기는데 아저씨가 옷장문을 활짝열었다. 내가 옷자락들을 꽈악잡으며 들키려 하지않으려고 온갖 발버둥을 치는데 아저씨는 내가 잡고 있는 옷을 갑자기 휙꺼내버려서 내가 아저씨 앞에 풀썩하며 넘어져버렸다.
" 아야- "
" 으아, 뭐야 왜 니가 여기있어 "
" 왜요- 나 아저씨보러 짐 바리바리 싸들고 온거거든요- 어때요? "
" 어쩐지 방안이 평소보다 깨끗하더라. 왜 말 안하고 왔어? "
" 놀래켜주려고 그랬죠- 정하은 그게 자기는 크리스마스날 흥민오빠랑 데이트나간다고 자랑하는거 있죠? 아주 얄미워 죽겠더라구요. 그래서 홧김에 여기 온것도 있고 무엇보다 아저씨 부상도 그렇고, 아저씨가 내옆에 없으니까 진짜 허전해서 그래서 온거예요 "
" 우리애기 이렇게 이쁜말만하면 확 잡아먹어 버린다? "
"치- 이제 우리 법적으로도 부부거든요? 마음껏 잡아먹으셔도 괜찮다구요 "
아저씨는 말은 청산유수다. 내 콧잔등을 톡톡 건들이며, 진득하게 입을 맞춰오는 아저씨. 부드럽게 키스를 해오는데 이 아저씨 진짜 사람 잡아먹을려하네. 아저씨를 살짝밀치며, 배고프다고 아저씨에게 앙탈을 부리니 밖에 나가서 데이트도하고 밥먹으러 가자며 얼른 옷을 입고 나오란다. 분부대로 해야지요- 입고 있던 앞치마를 훌러덩 벗어던지고서 자켓하나를 걸친뒤 빨리빨리- 아저씨를 재촉했다. 빠르기도 빠르지라며 내 손을 꼬옥 잡고 숙소밖으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하고 다녔지만 항상 사람들 시선때문에 신경쓰였는데 여기서는 개방된 분위기에 신경쓸 사람이 없으니 서로 손도 잡고 장난도 치고 시내까지 걸어가며 데이트를 즐겼다. 근처에 맛있는 스테이크 집이 있다며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들어가는데 편안하고 아늑한 인테리어가 내 눈안에 가득 들어왔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시킨 우리 두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 부상은 괜찮은지 지금 몸상태는 어떤지 계속 쉬지도 않고 아저씨 걱정을 하니 아저씨는 크큭거리며 웃더니 웨이터에게 주문된 음식을 받아들면서 진짜 많이 걱정했었나보네 우리 여보- 라며 볼을 꼬집어 온다. 그럼요 내가 얼마나 걱정했었는데.
" 애기가 걱정해주니까 아픈줄도 모르겠다. 근데 언제 다시 한국가려고? "
" 글쎄요. 엄마한텐 조금 걸릴꺼라고 이야기 해뒀는데 어쩌죠? "
" 아니면 애기야, 학교도 자퇴해버리고 아저씨랑 여기와서 살까? "
" 자퇴는 좀 너무 하잖아요- "
" 왜 그게 어때서 "
" 아 일단 식사부터 합시다 자, 아- 맛있어요? "
" 더럽게 맛은 있네 "
아저씨입에 한번 넣어주고 나도 얼른 고기를 썰어 먹었다. 우와- 진짜 맛있다. 자퇴로 서로 투닥거릴땐 언제고 금새 서로 좋다고 베시시웃는 우리 두사람. 진짜 이럴땐 우리두사람도 너무 단순해서 탈이란 생각이 들게 된다. 식사도 일찍 끝내버리고, 따뜻하게 테이크아웃시킨 커피를 한손에 들고 반대손은 서로의 손을 잡고서 길거리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시내 중심에 엄청나게 큰 트리가 있었다. 아저씨는 아차, 하더니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자며 빈자리에 나를 앉혔다. 왜요- 여기서 무슨 공연해요? 공연이긴한데 아마 여기있는 우리둘을 비롯해서 주위에 있는 커플들이 함께하는 공연일껄? 이라며 내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무슨 공연인데 그래요- 내가 아저씨의 얼굴을 부여잡고 물어보자 아저씨는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기 2분에 여기 있는 모든 불들이 꺼지면서 키스타임이 시작된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도 키스타임에 키스한번해보자며 샐죽웃는 아저씨. 으이구- 이 아저씨야 이렇게 귀여우면 어떡하나. 잠시뒤에 모든 전구와 트리의 불마저 꺼져버렸다. 주위에 있던 커플들이 진하게 입을 맞추는데 괜히 보는 내가 민망해져서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는 숙이고있던 내 고개를 두 손으로 감싸쥐고 농도짙게 입을 맞추어왔다. 천천히 입안을 훑어내리고 간질간질하게 내 입술을 간지럽혀왔다. 길다면길고 짧다면짧은 이분의 시간이 흐르고 아저씨는 입꼬리를 쓰윽올리며 씨익 웃더니 내 콧잔등에 자기의 콧잔등을 가져다대더니 짧게 한마디를 하고서 짧게 베이비키스를 해주었다.
" 애기야 메리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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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8 크리스마스 특집편입니다.
이거쓰다가 크리스마스 지날뻔했네요..다행스럽게 크리스마스는 지나지않았어요.
다들.......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는지..저는 슬프게 혼자서...집에 있었답니다..ㅠㅠ
모두들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