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mika - Popular song
12월 32일 D-9 Written by. Jerry
노란색 계란이 입 안으로 흡입되듯 밀어넣어졌다. 상 위에 놓여진 반찬은 가히 뷔폐를 뛰어넘을 만큼 종류가 많았다, 간장빛이 윤기나는 게장부터 시작해서, 먹음직스럽게 놓인 갈비탕, 아침치곤 굉장히 호화스러운 반찬들 밖에 놓여있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꿈에 걸린거지? 운이 좋아도 이렇게 좋을수가. 부엌 근처에 있는 거실 쇼파에 앉아 위엄있게 신문을 보는 아빠와, 부엌에서 한창 조리하며 프라이팬에서 손을 놓지 않는 엄마가 제 자신의 앞에 있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가운데 있는 만두에 젓가락을 가져다 대어 만두를 집어들었다. 바로 앞에 앉은 우현의 눈초리가 보였다. 뭘 째려봐. 첫 인상도 딱히 좋지 않았던 사람이 계단에서 슬쩍 밀었다고 떨어지고 삐져서 사람을 꼬집질 않나 보통 사람이 아닌것은 확실했다. 꿈에서 나오는 인간이라지만 제 정신인 사람을 가져다 주던가 저게 뭐야.
" 뭘 봐 " " 뭘 봐? 형한테 그게 할말이야? "
밥이나 쳐먹어. 성규가 째진 눈으로 양껏 우현을 째려보자 우현이 슬쩍 눈을 내렸다. 딱히 깡이 엄청 세거나 그런것 같지는 않는데 있는 대로 대드는 성격인 것 같았다. 주먹으로 사람 안 치고 꼬집을 때부터 알아봤다. 성규는 약간 우현을 비웃듯이 쳐다보다가 다시 만두로 젓가락을 옮겼다. 언제 다 먹었는지 그 짧은 사이에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아싸, 마지막 내거. 그 순간, 우현의 젓가락이 성규가 붙들은 만두를 파고들어왔다.
" 내가 먼저 집었다 " " 이런 건 나이 많은 사람이 먹어야지 "
늙다리가 무슨… 성규는 나이 많은 사람 우선을 주장하는 우현을 양껏 비웃었다. 우현이 강아지 마냥 축 쳐져 있던 눈꼬리를 올렸다. 젓가락을 곧추 세우더니 만두 사이로 구멍을 뚫듯 젓가락에 만두를 꽂았다. 성규가 놀라 손을 이용해 무작정 우현의 손을 꼬집었다. 우현이 왼손으로 성규의 손을 쳐내더니 만두를 꽂은 젓가락을 위로 향하게 올렸다. 만두가 젓가락을 타고 우현의 손에 위치했다. 만두가 우현의 손에 닿자마자 성규는 표정을 일그렸다. 저딴식으로 음식 갈취하기 있음?
" 아 더러워 진짜 " " 내가 너 꿈에 불렀잖아,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양보해라, 그래야 계속 불러주지 "
진짜? 성규가 놀란듯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우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만두를 제 입에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금 같은 만두가 저 악마에게 먹히다니, 절망했지만 그래도 이 꿈에 계속 오려면 저 정도 만두 하나쯤이야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조용한 식사가 이어졌다. 이곳은 조금 이상했다. 1년 만에 깨어난 아들이라더니 남우현과 잔뜩 싸우고 도착한 부엌에서는 밥 먹어라, 라는 짧은 네 글자가 제일 긴 환영인사였고 아빠 역시 일어났냐, 하는 네 글자가 가장 긴 인사였다. 1년만에 깨어난 아들 치곤 너무 환대를 받는 듯 싶어 우현에게 야, 나 여기서 미운 아들이야? 하고 물어봐도 우현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게 정상적인 행위들이라는건데 아무리 꿈이라고 해도 너무 서운했다. 회색 신문이 한 장씩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때마다 성규는 서운한 마음이 그저 눈처럼 쌓여갔다. 엄마가 막 계모처럼 생긴것도 아니고 무지 다정하게 생겼어도 말하는 투는 계모 못지않게 퉁명스러웠다. 밥 빨리 안 먹고 뭐하니, 타박하는 듯한 말투는 눈처럼 쌓이는 서운한 마음에 얼음을 들이붓는 격마냥 서운함을 증가시켰다.
" 잘 먹었습니다. "
성규가 먼저 식탁에서 일어났다. 우현이 입을 토끼마냥 여전히 오물거리며 성규가 일어서는대로 시선을 옮겼다. 환경은 좋지만 무언가 걸리는게 분명히 있었다. 그래,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아침을 다 먹고 나선 밖은 굉장히 쌀쌀했다. 주위에 있는 나무들은 이미 나뭇잎들이 모두 떠나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내고 있었고, 새들도 추운듯 생각보다는 센 날개짓을 하며 하늘을 날아다녔다. 남색 마이만이 돋보이는 교복 갖고는 추위를 견디기에는 한 없이 부족했다. 성규는 오른팔으로 왼쪽 팔뚝을 마구 더듬었다. 흐 추워, 하는 덧말도 잊지 않은 채. 학교가 어느 방향인지 전혀 모르는 성규는 밖에 나오자마자 할 일이 사라졌다. 막상 먼저 나간다고 으름장을 놓고 추운 밖을 향해 달렸건만 성과는 매우 좋지 않았다. 다시 들어가기는 자존심이 상하고, 결국 집 앞에 쭈그려 앉아있는데, 발로 제 몸을 건들이는 우현 덕에 그제야 학교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니까 여기서 나 없으면 너 큰일난다고. 우현의 말에 성규가 지랄하네, 하고 덧붙였다. 사실이지만 인정하기 싫은 말이었다.
" 야, 여기 니가 부른거랬지 "
성규가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손을 빼 싹싹 비비며 물었다. 앞장서 걷는 우현이 뒤를 돌아보았다.
" 근데, 뭐 " " 나 내일도 불러주라 "
우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성규가 답 안 하고 뭐하냐, 하고 우현 옆으로 걸음을 빨리했다. 자기보다 조금은 작은 키의 우현이 고개를 저었다. 넌 도대체 순진한거냐 아니면 병신 인거냐, 타박하는 말에 성규가 왜, 하고 표정을 굳혔다.
" 당연히 그 말 구라지, 내가 신이냐? 꿈에 막 사람을 부르게? " " 뭐야… 뻥이야?! "
우현은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성규가 우현의 끄덕임이 끝나자마자 손을 올렸다. 우현이 어어, 하면서 저 멀리로 뛰어갔다. 하여간 달리기만 겁나 빨라서… 성규가 몇 미터 뛰더니 곧 숨을 몰아쉬며 다리를 땅에 고정시켰다. 무릎에 손을 대고 숨을 몰아쉬니 우현이 저 멀리서 손을 마구 흔든다. 존나 느리네! 하는 비웃는 소리는 덤. 잡히면 뒤졌다. 성규는 속으로 생각했다.
등교길은 생각보다 화기애애하지 않았다. 우현은 성규와 걷는 시간 동안 무작정 성규에게 말을 걸거나 어색한 분위기를 풀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대답이나 말이 끝나면 그저 핸드폰을 꺼내들어 보거나 확인하거나, 그 뿐이었다. 브라더 콤플렉스기 뭐시기 구라네, 성규는 여전히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채 속으로 생각했다. 동생을 마구 아껴서 뭐 그런게 있다면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으려 노력이라도 하던가 말을 자주 걸던가, 우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동네 친구 같았다. 딱히 만난지는 오래되지 않은 친구. 학생부 아이들이 잔뜩 서 있는 교문을 지나, 신발을 갈아신고, 계단을 올랐다. 그 순간에도 말 없는 우현은 성규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계단을 말 없이 오르던 성규가 뒤를 돌아보며 뒤에 따라오고 있는 우현에게 물었다.
" 야, 나 반 어디야 " " 모르면 잠자코 따라와라 임마 "
우현이 멀뚱히 서있는 성규를 지나치며 말했다. 성규가 입 모양을 격하게 움직이더니 어쩔 수 없는 듯 우현을 따라 나섰다. 계단을 올라 3층에 도착한 우현이 코너를 꺾고 바로 앞에 보이는 2학년 10반에 다다랐다. 휘적휘적 대충 걷던 성규가 앞에 가던 우현이 걸음을 멈추자 저도 걸음을 멈춰서고 여기야? 하고 물었다. 왼쪽 위를 향하던 시선은 2학년 10반이라는 팻말에 와닿았다. 곧 우현이 성규쪽으로 몸을 돌렸다. 조언이라도 할 듯 성규의 어깨를 붙들었다. 뭐야, 존나 청춘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포즈는.
" 끝나고 PC방으로 튀면 뒤진다. 나가지 말고 나한테 전화부터 해 " " 내가 왜 "
너 진짜 튀면 고자 만들 줄 알아. 우현이 제 할말만 하더니 어깨를 두어번 두드렸다. 성규가 튈 거야, 하고 대꾸했지만 답도 하지 않은 채 우현은 성규 쪽으로 열려있는 복도로 걸음을 옮겼다. 성규는 고개를 돌려 뒷모습을 보이는 우현을 쳐다보다가 인상을 찡그렸다. 지 멋대로네 아주. 내가 널 잔뜩 신경 쓰더라도 그거에 너무 마음 두지 마. 아까 했던 우현의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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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저 못 보던 아이들만이 가득했다. 어색해서 발을 들이고 제 자리가 어딘지도 몰라 고개만 돌려 쳐다보는데 맨 뒷 자리 누군가에게 시선이 닿았다. 책상에 엉덩이를 붙히고 의자에 발을 놓으며 아이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호원이 보였다. 꿈이라지만 막막했던 성규가 반가움에 이호원! 하고 호원에게로 뛰어갔다. 호원이 고개를 돌려 달려오는 성규를 쳐다보았다. 호원의 표정이 잔뜩 찌푸려졌다. 성규가 잔뜩 신났는지 상기된 말투로 호원에게 말을 걸어댔다. 야, 이호원! 너 여기 왜 있어, 내가 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냐. 평소의 호원이 듣는다면 얘가 왜이래, 하면서도 웃어줄 사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의 호원은…
" 미쳤냐? " " 야!, 아 왜 너가 여깄어, 아 진짜, 야 나 여기 처음와서 어디가 어딘지…… "
바쁘게 이어지던 말들이 순식간에 끊겼다. 제 얼굴 방향으로 날아온 하나의 슬리퍼는 성규의 입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일진들이 신는 슬리퍼 마냥 파란빛이 감도는 로고가 새겨진 슬리퍼는 성규 얼굴을 스쳐 지나 교실 뒤편 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성규가 고개를 슬리퍼가 날아간 쪽으로 돌렸다. 덩그러니 놓인 슬리퍼가 보였다. 이게 뭐야…? 성규의 기억에 한칸에 자리잡은 호원은 항상 나이가 많으신 분들껜 예의바르고 친구들에겐 상냥하고 장난기 많지만 심하게 화도 잘 못내고 저에겐 막 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쩔쩔매는 사람이었다. 제 발에 끼여있던 슬리퍼를 막 던질 사람이 아니었다고- 성규는 다시 호원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호원이 뭘 야려, 하고 손으로 날을 세웠다 곧 내렸다. 성규가 호원의 손에 몸을 움찔 떨더니 곧 한숨을 쉬었다.
" 씹새가 아침 잘못 쳐먹었나 어따 대고ㅡ, 꼴보기 싫으니까 꺼져 " " ……아, 어ㅡ 어…. "
성규는 일부러 끝 말꼬리를 조금 늘어트렸다. 빈정이 잔뜩 상한 말투였다. 호원은 사소한 것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 듯 잔뜩 입을 벌리고 웃던 아이들과 아까 하던 말을 이었다. 성규는 머리를 긁적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쩌다 제일 친한 친구한테 이렇게 까여? 아 나 되게 찌질하네, 마치 등을 얻어맞은 새우마냥 성규는 몸을 숙이고 민망한 듯 일부러 근처에 있는 해맑은 남자아이의 팔을 흔들었다. 야, 야. 그 아이가 해맑게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성규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흔들려지는 팔에도 전혀 기분나빠 하지 않는 아이는.
" 어… 너…. 동우? " " 내 짝! 요 맨, 빨리 앉지 뭐해! "
현실세계에선 친하지도 않던 동우가 안아주겠다는 듯이 두 팔을 벌렸다. 현실에서는 우리반에서 바보 소리를 듣는 대표적인 아이였다. 웃음이 헤프고 만만해서 아이들이 잘 까고 잘 무시했지만 웃음이 많아 맨날 웃어서 성규가 항상 이상하게 보던 아이였다. 한마디로 딱히 친해지고 싶은 아이는 아니었다. 지랄맞게도 이 세상에서는 성규가 동우와 가장 친한 친구인듯 싶었다. 성규가 자연스레 동우의 의자를 툭툭 치니 동우는 익숙하게 의자를 안으로 넣었다. 성규는 그 사이를 지나 동우 옆 자리에 앉았다. 동우가 열, 맨 하면서 제스처와 추임새를 마구 퍼부었다.
" 저번에 소개시켜준 여자애랑 어떻게 됐어? "
무슨 여자애? 성규가 핸드폰을 꺼내며 답했다. 동우가 제 얼굴 주위에 손을 막 흔들더니 걔 머리 꼬불꼬불한 여자애! 하며 해맑게 웃었다. 그런 여자애도 소개받았어? 여기서 도대체 뭘 하고 지낸거야. 이호원한테는 겁나 까이질 않나, 동우한테는 여자를 소개받질 않나. 성규는 모든걸 체념한 상태마냥 처진 눈을 가지고 누군데, 기억 안나. 하고 머리를 휘저었다. 검은 머리칼이 손에 달라붙었다. 날씨가 건조해서 그런지 정전기도 잘 일어나는 듯 싶었다. 동우가 핸드폰을 마구 터치하더니 한 화면을 성규 앞으로 가져왔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귀찮다는 듯이 하품하고, 머리를 휘젓던 성규가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엥 이게 웬 떡!
" 얘야? "
성규가 기대감에 가득 찬 말투로 동우에게 물었다.
" 아, 얘, 얘가 아닌가? 다른 애 인가? "
성규의 물음에 동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닌가?, 하고 쩔쩔 매며 성규에게 쥐어진 핸드폰에 손을 가져다 댔다. 성규가 흥분해서는 아냐! 맞아! 하고 소리쳤다. 동우가 맞아? 하고 그제야 편안한 듯 환하게 웃어보였다.
" 아니!! 맞아, 얘야, 얘. 번호가 뭐였지? 내가 모르고 폰 초기화 해서 "
성규는 뻔뻔하게 동우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얼굴 존나 예뻐, 뭘 먹고 저렇게 이쁨? 아 진짜 여신님 에헿에헿. 성규는 기대감에 여전히 가득 차서는 번호가 차례로 찍히는 핸드폰을 빤히 쳐다보았다. 존나, 아, 미쳤나봐, 너무 좋아.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눈도 크고 피부도 하얀게 딱 제 이상형이었다. 어쩜 우린 운명인듯. 동우가 번호를 다 찍었는지 핸드폰을 성규쪽으로 밀었다. 성규가 핸드폰을 잡아들며 동우에게 이게 번호야? 하며 물었다. 동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 잘 해본다며, 꼭 잘해봐라 "
동우가 어깨를 두드렸다. 성규가 물론이지, 하고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핸드폰을 손에 쥐니 손이 달달 떨렸다. 김성규 인생 이렇게 운이 좋은일이 많이 터지는 날이 많다니, 대박이네 진짜. 성규는 문자창에 번호를 입력하고, 조용히 자판을 두드렸다.
「안녕? 난 규」
제 스타일대로 했더니 막 시크하다고 싫어하는거 아냐? 첫 문자는 대충 보냈지만 그래도 떨렸다. 저런 여신이랑 연애를 한다면 나야 환영이지, 제 핸드폰을 건들며 정신없던 동우가 고개를 슬쩍 성규쪽으로 향했다. 문자 보냈어? 동우의 물음에 성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우가 답장은? 하고 다시 한번 물었다. 성규가 이번엔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아ㅇㅅㅇ 님 안녕하세요오-」
시발 이게 뭐야.
" 야, 장동우 너 번호 잘못 알려준거 아니냐? " " 왜? 정확한데… 2345 8459 "
성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저히 그 외모에서 나오는 말투가 아닌데? 안녕하세요오- 이게 뭐야, 말꼬리를 왜 늘려, 저 오덕같은 이모티콘 뭔데, 관자놀이에 손을 붙였다. 이건 아니잖아! 솔직히! 내가 얼마나 기대를 했는데! 마음속으로 외쳐봤자 돌아오는것은 없었다. 동우가 왜? 하고 고개를 성규 핸드폰 쪽으로 옮겼다. 성규가 핸드폰 화면을 동우쪽으로 세우며 절규했다. 야, 얘 봐!!!!
" 아, 얘 말투가 이래. 그래도 예쁘잖아 " " 아 요오- 가 뭐냐고!!! "
그래도 일단 문자 해봐, 놓칠거야? 동우의 보챔에 결국 성규가 두손두발 다 들은채 핸드폰을 다시 한번 세게 쥐었다.
「그래 안녕;.. 너 어디학교야?」
이번엔 문자를 보내자 마자 조금 빠른 답장이 왔다.
「전 ○○여고여어- 님은 어디세요오-? 궁금해ㅇㅂㅇ」
시발… 성규가 손을 오므렸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오글거림이야.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니 동우가 다시 등을 두드리며 보챈다. 결국 성규는 다시 핸드폰을 쥐었다.
「아, 난 △△고, 이름이 뭐야?」
역시나 빠른 답장이 왔다.
「전 게이트쨩 인데여어- 님은 뭐세여어? 혹시 쿠라시쨩? 이름 쿠라시면 좋겠다아- ㅇㅅㅇ!!」
성규가 끝내 못참겠는지 소리를 질렀다. 야 장동우! 이 배신자야! 성규가 핸드폰을 쥐었다 폈다. 끝내 책상위로 떨어트렸다. 관자놀이에 다시 손을 붙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거 같아, 이름이 게이트래! 성규가 마구 동우의 어깨를 흔들었다. 동우가 아, 알았어, 하고 투정을 부렸다. 성규는 여전히 어어어- 하며 앓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제 정신을 붙잡고, 동우에게 다시 그 여자애의 사진을 요구했다. 동우가 갤러리를 터치해 여자아이의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큼지막한 눈, 하얀 피부, 빨간 입술, 마치 가수 소야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에 아래 살짝 보이는 애굣살까지 도대체 모자란게 없는 외몬데. 성규는 다시 제 핸드폰을 붙들었다. 그리고 하나씩, 자판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게, 게이트? 성이 뭔데?」
역시 문자를 보낸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다시 알림음이 울렸다.
「톨이요오- 톨!」
톨? 톨??? 제 멋대로 지어낸 일본 이름일 줄 알았던 성규가 의외의 답이 오니 당황한 듯 문자를 다시 읽었다. 아니 이름은 일본 이름인데 왜 성이 단자야. 왜 한국어야. 그럼 이름이 톨게이트 라는거임? 이게 말이 돼? 성규가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동우의 어깨를 다시 두드렸다.
" 야, 얘 이름이 톨게이트래, 얘 고속도로니? 미쳤나봐! " " 이름이 톨게이트?… 기달려 봐 "
동우가 무언가 알아보겠다는 듯 제 핸드폰을 심오한 표정으로 몇번 두드렸다. 성규는 손톱을 잘근잘근 물으며 동우의 행동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몇 분 후, 동우가 화면을 보더니 이를 드러내며 해맑게 웃었다. 성규가 왜? 왜? 하며 다급하게 동우의 웃음의 근원지를 찾아 물었다. 동우가 성규의 다급한 물음에도 정말로 웃긴 듯 여전히 소리를 크게 내며 웃기만 했다. 성규가 동우의 어깨를 붙들었다.
" 구라지?… 진짜 이름 뭐래? " " 으하하핳, 진짜 톨게이트라는데? 뭐 이런 이름이 다 있냐, 으하핳 "
헐…… 성규가 다시 한번 관자놀이에 손을 붙였다. 미쳤어. 이건 꿈이야, 내 이상형 이름이 톨게이트라니, 그럼 만약 사귀면, 여자친구 이름이 뭐야? 하면 톨게이트라고 답하겠지. 그러면 이 새끼가 여자친구가 없어서 하다하다 고속도로랑 사귀는구나, 할거 아냐! 그리고 더 지나서 결혼하면 신랑 김성규 신부 톨게이트? 내가 고속도로랑 결혼해? 미쳤어? 이건 말이 안돼! 성규가 한창 동우가 원망스러운 듯 동우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으며 절규했다.
" 야 나한테 왜 괴물을 소개시켰어! " " 왜, 이쁘다며! "
으아아! 교실에는 성규의 원망섞인 절규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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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똑같은 선생님이었다. 담임선생님도, 현실과 다를게 없는 생활이 지속되는 마냥 행동했다. 어색할것만 같던 동우와도 금방 친해졌다. 그 사이에 톨게이트가 많은 역할을 해주었지만. 과목별 선생님도 똑같았다. 정말로 하나도 다를게 없었다. 이호원이 저렇게 일진이라는거 빼고. 호원은 현실과 다르게 수업시간 내내 떠들고 웃으며 장난을 치고 대놓고 핸드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정말 이상해서 쉬는시간에 한번 가서 야, 너 나 정말 몰라? 라고 물어봐도 호원은 아까 처럼 슬리퍼 쳐맞을래? 하고 협박을 할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 그래, 너 맘대로 해라. 속으로 풀어놓으며 성규는 다시 제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게 호원과의 마지막 얘기 였다. 옆에 앉아 쳐다보는 동우는 여전히 해맑았다. 현실과 다를게 없었다.
수학 선생님 온다! 하는 아이들의 말에 다들 시끌벅적하게 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의자를 바닥에 질질 끄는 소리가 가득했다. 아이들이 자리에 모두 앉고, 선생님이 교실안으로 몸을 들여 교단에 섰을때, 갑자기 졸음이 밀려왔다. 책 펴라- 일상적인 말이 가득 울렸다. 깜빡 깜빡 조는 성규를 동우가 한번씩 어깨를 두드렸다.
" 아직 수업도 시작 안 했는데 졸려? " " 그러게, 왜 이러냐… "
끝내, 성규의 몸이 책상위에 엎어졌다. 아 너무 졸려.
그리고 정말로 얼마 되지 않아서 몸을 일으켰다. 내가 뭘 했지. 머리가 아팠다. 일으킨 장소는 학교가 아니었고 교실이 아니었다. 몸에 붙어있는 이불은 낡은 비단 이불이었다. 뭐야, 얼굴을 어루만지고 주위를 둘러보니 낡은 방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깔끔한 장판과 벽지가 아닌 다 뜯어진 장판과 낡은 벽지. 원래 세계로 돌아온 모양이었다.
성규가 비단 이불을 어루만졌다. 꿈인데도 생생히 기억나고 있었다. 파란색 이불의 감촉이. 몸을 일으켰다. 학교갈 준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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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반가워요!!!!!!!!!!! 항상 주말에만 오던 제가 무슨일이냐면!!!!!!!!!!! 제가 연재 시간을 바꿨어요! 수,금,일 로!!!!! 근데 원래 어제 올려야 하는데 제가 많은 일이 있어서...............................
여튼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항상 이 인사만 하네요..ㅠㅠㅠ
제가 빨리빨리 연재하고 이걸 끝내야 빨리 많이 연재하져!!!! 방학기간동안 폭풍연재를ㅋㅋㅋㅋㅋ!!!!! 항상 댓글 달아주시고 저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암호닉 그대들 너무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그대들이 있어서 글을 쓸수 있어요!!!!!!!!!!!!
흑흑 제리는 이만 물러감다. 내일 새벽이나 내일 모레 아침 쯤 찾아뵐게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