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꼭꼭 필수! 중간에 노래가 꺼지면 계속해서 틀어주세요.)
1.
"영민아, 이제 다와가? 지금 어디쯤이야?"
"…그만해라했다."
"응? 지금 다와가? 아직 멀었어?"
"......"
조수석에서 쉴틈없이 조잘거리는 여주 때문에 영민은 출발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치는 기분임 . 영민이 미치던지말던지 여주는 그저 기분이 좋았음. 오늘은 거의 2주넘게 영민을 설득하고 설득해서야 겨우 약속을 잡은 워터파크 가는 날이기 때문임.
"그래 좋나."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창문밖을 쳐다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여주를 본 영민은 그런 여주가 귀여운지 헛웃음을 터뜨림. 귀찮아도 오길 잘했네ㅡ 아이처럼 좋아하는 여주의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생각하는 영민임. 하지만 그런 생각은 얼마 가지 못했음.
"옷 갈아입고 탈의실 앞에서 만나!"
"어."
여주는 싱글벙글 웃으며 탈의실로 뛰어들어감. 그런 여주가 넘어질까 한참이나 뒷모습을 쳐다보던 영민은 여주가 사라지고나서야 탈의실로 들어감.
노출을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않는 영민은 흰반팔티에 반바지를 입고 나와 여주를 기다렸음. 방수팩에 넣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기다리고 있었을까,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침.
"영민아!"
"......."
그리고 이내 영민은 아까 생각한, 귀찮아도 오길 잘했네ㅡ라는 말을 후회하기 시작함. 저번에는 짧은 원피스를 입고와서 뭐라했더니, 지금은 비키니를 입고온 여주의 행동에 영민은 어이가 없었으며,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여주의 뽀얀 피부에 얼굴이 붉게 물들어감.
그런 영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얀 비키니를 입은 여주는, 어 나랑 똑같은 색 티셔츠 입었네ㅡ하며 천진난만하게 웃음.
"…야."
"응?"
"니 죽고싶제. 당장 갈아입고 온나."
"또 왜!"
"이게 옷이가, 천쪼가리가."
집에 가버리기 전에 옷 갈아 입고온나ㅡ 영민은 여주를 보는게 부끄러운지 허공을 보며 얘기함.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어진 채. 아니 정확히 말하면 터질거같은 얼굴을 하고는.
"나 옷 없는데…."
"뭐?"
"이거 밖에 안들고 왔어…."
여주는 애교 섞인 말투로 영민에게 부탁하는 눈빛을 보냄. 영민은 그런 여주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채 한숨을 쉼. 그리고 이내 자신이 입은 흰 티셔츠를 벗어버림.
"이거라도 입어라, 당장."
"헐, 임영민…."
노출을 좋아하지않는 영민이지만 여주의 노출을 다른 사람한테 보여줄 바에 자신이 벗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함. 여주도 마찬가지로 상반신 탈의한 영민을 보지못한채 옷을 받아들고는 얼떨결에 입음.
"....."
"…하."
그들은 영민의 체격이 여주보다 훨씬, 아주 훨씬 크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함. 여주가 티셔츠를 입으니 아슬아슬하게 하의를 가려 오히려 더 민망한 상황이 됐음.
"…니 한번만 더 워터파크 가자해라."
"…응."
그리고 영민은 여주의 손을 잡고 다급하게 구명조끼를 빌려와 여주에게 입힘. 전보다 좀 덜 노출시킨 여주의 모습에 안도의 숨을 뱉은 영민임.
2.
"영민아, 저거 타자!"
"우리 이제 저기 있는거 타자."
"이제 뭐 타지? 저거 탈까?"
"......"
놀이기구 타는것을 좋아하는 영민이지만 이리저리 영민을 끌고 다니는 여주 때문에 영민은 피곤해지기 시작함. 들어와서부터 아무것도 안먹었으니 배도 고팠음. 그래서 흥분한 여주를 진정시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함. 그들은 워터파크 내에 여러 음식점이 모인 건물로 가서 매뉴를 고르기로 했음.
"뭐 먹을래."
"나는 떡…,"
영민의 물음에 여러가지 음식중에 고민하던 여주는 떡볶이라고 말할려던 순간,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생각남. 아무리 영민이 티셔츠를 입혔다해도 물에 젖어 몸에 붙기 때문에 음식을 먹으면 배가 나올 것이 분명했음.
"나 안먹을래, 그냥."
"갑자기 왜."
"그냥."
평소 떡볶이에 환장하는 여주가 갑자기 이유 없이 안먹는다고하는 모습에 의문을 가진 영민임. 하지만 여주는 영민의 손바닥 안이니. 눈치 빠른 영민이 여주가 살 때문에 안먹는다는것을 알아채고는 직원에게, 떡볶이 하나랑 라면 하나요ㅡ 라고 말함.
"어, 내가 안먹는다고 했잖아!"
"니 또 뱃살이니 뭐니 살때문에 안먹는거 다 안다."
"......."
영민은 주문을 시키곤 자리에 앉아, 영민의 옆에서 멍하니 서있는 여주의 손을 잡고끌어 맞은편에 앉힘. 여주는 시무룩한 얼굴로 갑갑한 구명조끼를 벗음.
"떡볶이 하나 먹는다고 배 안나온다."
"씨, 배 나오거든?"
"니 배 나온거 아무도 안본다."
니가 보잖아!ㅡ 영민이 떡볶이를 시킨 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듯 잔뜩 토라진 여주임. 그저 영민에게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 뿐이었는데 그걸 몰라주는 영민이 야속할 다름임. 그런 여주가 귀여워보였는지 영민은 자신의 눈을 가려 큭큭대며 웃더니, 여주의 볼에 붙은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줌.
"내가 니 몸보고 좋아하는줄 아나. 니라서 좋은거지."
"......"
"다 예쁘다. 그니까 쓸데없는 걱정 좀 그만해라."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듣지 않을 수 있을까. 또다시 영민에게 반한거 같은 기분을 느낀 여주는 붉어지는 얼굴을 가리려 고개를 숙임.
3.
식사를 마치고 그렇게 몇 시간동안 날이 저물때까지 또다시 놀이기구를 타러 다녔을까, 체력이 약한 여주는 어느순간부터 발목이 아파오기 시작함. 하지만 2시간 있으면 워터파크가 폐장을해서 나가야하기 때문에 영민과 좀 더 놀고싶은 마음에 영민에게 말하지않고 계속 돌아다님.
그리고 어쩐지 안색이 좋지않은채 한쪽 다리를 살짝 절뚝거리는 여주의 모습에 영민은 눈치를 챔. 또다시 놀이기구 줄에 서려고하는 여주의 팔목을 잡고는 근처 벤치에 앉힘.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랬다이가."
"나 안아픈데?"
"다리 한쪽 절면서 뭘 안아프다하노."
말은 퉁명스럽게해도 여주 앞에 앉아 조심스럽게 발목을 만져주는 영민임. 좀만 쉬다가 다시 타자ㅡ 영민은 조급해하는 여주를 알아챘는지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줌. 그리고, 마실 것 좀 사올게ㅡ라고 간단명료하게 말한뒤 여주를 의자에 앉힌채 음료수를 사러감.
여주는 영민이 가고 난뒤, 답답한 마음에 조끼와 영민의 티셔츠를 벗어두곤 잠시동안 벤치에 앉아 있었을까. 여주는 저 멀리 무대에서 작은 공연을 하는것이 눈에 들어옴. 계속 앉아있다보니 다리도 괜찮아졌고, 한참동안이나 오지않는 영민을 기다리느라 심심한 여주는 공연하는 곳으로 다가감.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온 탓에 여주는 앞이 보이지 않아 사람들 뒤에서 기웃거리고 있었을 때 누군가 여주의 어깨를 톡톡 두드림.
"저기…."
"네?"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혼자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웬 모르는 남자가 자신의 손목을 잡고는 수줍은 얼굴로 얘기를 함. 갑작스런 상황에 여주는 대답도 못하고 잠시동안 어벙하게 서있었음.
"저도 혼잔데 저랑 같이 공연보고 나중에 같이 식사하러 갈래요?"
"아,아니. 저는…,"
처음에는 손목을 잡고 얘기하던 남자가 점점 손이 올라오더니 여주의 어깨를 감싸는 남자임. 그런 남자의 행동에 당황한 여주는 팔을 빼려고 했지만 상대는 남자였기 때문에 힘을 이길 수 없었음.
"저 남자친구 있어요. 지금 가야하는데…."
"어쨌든 지금은 같이 안계신거잖아요. 그냥 공연만 보자는거…,"
"니나 공연 많이 보세요, 씨발아."
여주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을까, 영민이 여주의 손목을 잡고는 세게 당겨 자신의 뒤로 숨김. 영민은 한참을 뛰어다녔는지 고르지 못한 숨을 내뱉으며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음.
"아, 남자친구 분이시구나. 그러게 왜 여자친구를 혼자 두고…,"
"니 진짜 한대 패기 전에 조용히 가라."
살기가 가득한 영민의 모습에 남자는 하려던 말을 끝맺음 못하고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뒤로 돌아서 가버림. 그리고 영민은 한참이나 남자를 째려보더니 뒤로 돌아 여주를 봄.
"니 여기 왜 있는데. 없어진 줄 알고 얼마나 찾았는지 아나."
"그냥 난 공연보러…,"
"그럼 내 있을때 가든가. 그리고 옷은 또 왜 벗었는데."
여주는 놀란 마음에 자신을 찾아다녔을 영민의 마음을 이해함. 하지만 여주도 자신을 자꾸만 더듬으며 추근대는 남자 때문에 많이 놀란 상태였는데, 그런 마음도 모르고 자꾸만 자신에게 윽박지르는 영민에게 서운함을 느낌.
"난 그럴려고 아니라…,"
하려던 말을 다 못한채 말끝을 흐리며 울먹이다 이내 눈물을 흘리는 여주를 본 영민은 화난 마음은 사라지고 당황하기 시작함. 왜, 왜 우는데 갑자기ㅡ 몹시 당황한 영민은 여주를 달래주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쩔쩔맴.
"나도 많이 놀랬단 말이야. 근데, 너는 와서 화내기만 하구, 흐으…."
"그게 아니라…. 아, 울지마라."
영민은 계속해서 우는 여주를 안아주려다 여주의 옷차림을 보고는 차마 안지는 못하고, 조심스레 볼을 감싸며 눈물을 닦아줌.
"니 없어진거보고 놀래서 찾고 있었는데, 왠 남자가 니한테 찝쩍대는거 보고 순간 돌아가지고."
"......"
"절대로 니한테 화낸거 아니다. 그러니까 그만 울어라. 내가 미안."
"…나도 미안."
여주는 코가 빨개진 채 코맹맹한 소리로 사과를 건냈고 영민은 그런 여주의 이마와 눈, 입술에 차례로 짧게 뽀뽀하며 달래줌.
4.
여주와 영민은 다시 영민의 차를 타고는 워터파크에서 집으로 향함. 행여나 자신이 자면 영민도 졸까봐 여주는 피곤한 티를 내지않은 채 계속해서 영민에게 말을 걸어줌.
"니 안피곤하나."
"응, 나 괜찮아."
"괜찮긴 뭐가. 잠오면 자라."
괜히 오기부리지 말고ㅡ 그런 영민의 말에 여주는 됐다며 고개를 저으며 거절을 함. 그렇게 여주는 자지도 않고 옆에서 조잘대었을까, 어느순간부터 말이 없어지고는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들림. 그러자 살짝 고개를 돌려 여주가 자는 것을 본 영민은 헛웃음을 지음.
"안잔다더니 잘 자네."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운 영민은 뒷자석에서 자신의 겉옷을 꺼내 여주에게 덮어주며 조심스럽게 좌석을 눕혀줌. 그리고는 몸을 돌려 팔을 베고 누워 여주의 자는 모습을 보는 영민임.
"하루종일 놀다가 지쳐서 자는거보면 딱 애기네."
"......"
"다음에 한번만 더 비키닌가 뭔가 입고오면 죽는다, 진짜."
말은 무뚝뚝하게 해도 여주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영민임. 마치 자신의 말에 대답이라도하는 양, 우음ㅡ하고 잠꼬대를 하는 여주를 보더니 소리 없이 웃음.
"예쁜 꿈 꿔라. 여주야."
그리곤 조심스럽게 여주의 손등에 짧은 입맞춤을 남기는 영민임.
앞으로 영민이 외에도 다른 아이들 글을 쓸때 말머리를 바꿔가면서 쓸 예정입니다(´▽`)
[브랜뉴뮤직/임영민], [워너원/ㅇㅇㅇ] 처럼요.
다들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어디에 있던 빛날 아이들이니까 끝까지 응원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