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한 하루였다.
어제도, 그저께도 뭐 똑같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과제하고 씻고 잤다.
진짜 한 거라고는 그거밖에 없다.
근데 왜 잠에서 깨어나니 세상이 이 모양인걸까?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01
- 잠만보야안녕
짜증을 느끼며 눈을 떴다. 아침에 일어나는 건 너무 고역이다. 특히나 대학생에게는 더더욱 고역이다.
학교에 가야한다는 사실이 매일 날 지치게 만든다.
늦장부리며 침대에서 뒹글다가 급하게 밥을 먹고 씻고 집을 나섰다. 엄마의 잔소리는 덤이다.
그리고 급하게 뛰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친구가 의자에 앉아있다 일어나며 반가운 낯으로 인사했다.
"오! 프듀! 안녕!"
"하이!"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어제 다니엘 직캠 봤음?"
연예인에 관심도 없던 애가 갑자기 연예인 얘기를 하니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티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친구가 질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헐 안봄? 개섹시해. 빨랑 보자 지금."
그리고 강제로 눈물점이 섹시한 한 남성의 동영상을 시청했다. 그냥 남자가 연예인처럼 걸어가는 장면을 소녀팬이 찍은 듯한 영상이었다.
친구는 동영상을 보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다.
"개섹시해 진짜...이런 뱀파이어한테 물린다면 죽어도 될 듯..."
아마 컨셉이 뱀파이어인 것 같다.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라고 말한다.
그리고 버스를 탔는데 거기서도 친구 한 명을 만났다.
누가보면 만남의 장인줄 알겠네.
그 친구는 우리를 보자마자 외쳤다.
"갓다니엘! 허윽!"
"허윽 동지여!"
잘들 하는 짓이다...
창피하다.
그냥 아무자리에나 앉아서 창밖을 바라봤다.
내 뒤에서 친구들은 계속 연예인 이름을 외치며 멋지다고 찬양중이다.
그냥 가만히 그러려니 하며 풍경을 구경하는데 친구들이 이상한 말을 한다.
"근데 다니엘 이제 쉴 때 되지 않았나?"
"맞음. 이제 곧 피 받으러 갈걸? 한 달 또 어떻게 기다리냐..."
"내 피 주고싶다."
"그니까. 존섹..."
잉?
방금 이상한 얘기가 들린 것 같다.
뒤를 돌아봤다.
"니네 지금 뭔 얘기 하는거야?"
내 질문에 친구들이 턱을 당기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왜저래, 김프듀... 우리 덕질하는거 한 두번 보냐?"
"아,야 프듀는 덕질 안해봐서 잘 몰라. 곧 다니엘 수혈받으러 가서 한 달 쉴거거든."
"한 달동안 다니엘 오빠 안 보고 어떻게 버티냐...허어..."
?
?
당황스럽다.
뭐지 이게?
본격 이상한 타이밍에 끊기 자야겠네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