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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망개 전체글ll조회 1618l 2

[방탄소년단/박지민] 그리핀도르의 미학 下 | 인스티즈




※해리포터 세계관입니다. 원작을 모르셔도 상관 없으나 읽으신 분이 아마 더 이해하기 쉬우실 거에요.

단편 글로 가볍게 즐겨주세요.



그리핀도르의 미학 下


by. 달콤한 망개




일단 몸 부터 녹이자- 뭐라 말을 꺼낼 틈도 없이 손목을 잡고 본인 기숙사 응접실로 이끄는 박지민에 엉겁결에 끌려온 것도 잠시, 정신을 차려보니 시야엔 온통 붉은 빛이 가득했다. 적색 커튼, 적색 카펫, 적색 천장... 모든게 녹색인 슬리데린과는 확실히 정반대였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다름 아닌,




[방탄소년단/박지민] 그리핀도르의 미학 下 | 인스티즈


발갛게 물든 너의 두 볼이었다.




추위에 선홍빛으로 물든 내 두 손과는 조금 다른 색깔. 머리를 쓸어넘기자 붉은 그 얼굴이 눈에 더 잘 들어왔다. 오랫동안 바깥에 있었던 건가. 유난히 발간 눈가와 볼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린 너에 피할 틈도 없이 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안녕, 여주야."




어딘가 나른한 눈빛과 말투. 이제야 건네진 인사. 묘한 부조화에 잠시간 눈만 깜박이다 이내 두어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안녕."




순간 너무 딱딱하게 말이 나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네 눈치를 살폈다. 이렇게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내려던 건 아니었는데. 너처럼 뒤에 이름이라도 덧붙일 걸 그랬다. 안녕, 지민아- 이 편이 더 낫게 들리지 않았을까. 




"여주야."


"...응?"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여전히 나른한 웃음을 입가에 매달고 있는 네 모습이 고스란히 눈에 담긴다. 항상 넌 그 표정이더라- 고개를 모로 기울이며 흘러가듯 내뱉는 말에 다시 응? 하고 다소 바보처럼 반문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멍한 머릿속으로 네 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들어가는 기분이었기에. 내가 이렇게까지 이해력이 좋지 않았나 스스로 의문이 들 정도로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의 연속은 사고를 마비시키기고도 남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상황이 어색한 건 또 아니었다. 살가운 대화가 적막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도, 우리가 그런 대화를 나눌 정도로 친밀한 관계인 것도, 어느 것 하나 해당 사항이 없는데도 뚝뚝 끊기는 대화 속에 부유하는 공백이 모순적이게도 편하게 느껴진다. 하긴, 지금 이 순간 모순적이지 않은 게 과연 뭐가 있을까.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다 못해 비현실적으로 흘러가는 이 밤이 가장 모순적이다 싶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모순적인 건 막연히 너를 궁금해하고 있는 나라는 것을.




"지민아."


"응, 여주야."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말간 얼굴 사이로 이질적이다 싶을 정도로 새까만 두 눈동자가 참 예쁘다. 밤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듯 맑고 깊은 그 눈을 언제부턴가 나는 좋아하고 있었다. 그래서였나. 돌아보면 너와 말 한마디 나누는 것 보다, 짧은 인사를 나누는 것 보다 우연히라도 두 눈이 마주치기를 더 바랐던 것 같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너의 두 눈에 온전히 담길 수 있는 유일한 시간 같아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얕은 기억들 사이로 다시금 네 얼굴이 들어찬다. 




지민아- 




지금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감았다 뜨는 두 눈 사이로 설핏 봄을 닮은 미소가 보인다.




"여주야, 작년에 기억나?"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너는 기억하고 있을까.




"그 때도 너 여기 있었는데."




단둘이 이렇게 마주 보고. 너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주야."


"……."


"내가 많이 좋아해."




이렇게 두서없는 고백, 별로일 수 있다는 거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정말 모르겠다. 다 얘기해주고 싶어. 내가 너를 처음 만난 건 작년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2학년 때였다는 것도. 계속 주위만 맴돌다 겨우 너에게 말을 처음 붙였을 때 얼마나 내가 기뻤는지도. 일부로 너의 관심을 끌어보려 철없이 굴었던 지난날의 나 자신도. 나는, 여주야. 그냥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어. 너를 좋아한 5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가벼운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봄을 닮은 웃음이 조금 흐릿해질 찰나, 후련한 표정과는 다르게 불안하게 흔들리는 너의 눈은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한가득 안고 있었다. 툭 치면 금방이라도 차고 넘칠 것만 같아서. 지금 네 눈 속 새까만 밤하늘을 유영하고 있는 건 과거의 나일까, 현재의 나일까. 




"지민아."


"응, 여주야."


"다 기억하고 있어."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도. 대화를 나눌 때조차 숨겨지지 않던 너의 다정함도. 처음 내게 인사를 건네기 전 조심스럽던 너의 말투와 표정까지도. 또... 너와 내가 처음 만난 게 2학년 때라는 사실까지도. 그냥 나는, 지민아. 




"네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을 그 시간을 포함해서."




지금 네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 시간까지도. 네 눈 가득 담겼을 우리의 모든 시간을 이제는 함께 나누고 싶어. 감정에 서툴러서 너보다 많이 느릴지도 모르고 어쩌면 내가 간직하고 있던 지난 5년의 시간은 네가 간직하고 있을 5년과는 사뭇 다를지도 몰라. 그래도... 그래도 네가 괜찮다면.




"여주야."


"응?"


"너의 시간들을 내게 들려줘."




나도 내 시간들을 너에게 들려줄게. 괜찮아. 지나간 시간들은 따로 또 그 나름대로 아름답게 흘러갔을 테니까. 이제 중요한 건 지난 시간들보다 더 길고 찬란할 우리들의 시간일 테니까.




"너의 시간을 조금만 줘, 여주야."




[방탄소년단/박지민] 그리핀도르의 미학 下 | 인스티즈


"그럼 나는 내 시간들을 전부 다 네게 줄게."




환한 웃음을 매단 네 얼굴이 좋아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자 지민아. 내가 이제서야 너의 시간을 따라잡는 거라 느릴 수는 있어도 절대 발을 멈추거나 뒤돌아서지 않을게. 천천히, 한 걸음씩 네게 다가갈게.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나와 함께 발을 맞춰줘.




작년과 같은 크리스마스 이브. 달라진 거라곤 너와 나 둘 뿐이다. 아니 어쩌면 그 때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긴 시간의 평행선이었을지 모르겠다. 좀 전 까지 너의 눈에 담겨 있던 수 많은 감정들이 처음 그 느낌 그대로 마음 속으로 밀려들어 와 순식간에 큰 바다를 이룬다. 기분 좋은 울렁거림에 조심스럽게 두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무언가가 입술 위에 내려앉는 것이 선명히 느껴진다. 고스란히 느껴지는 떨림에 두 팔을 뻗어 그대로 너의 목을 감싸 안았다.








이 추운 날, 완연한 봄과 같은 너를 사랑하고 있어 행복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따뜻한 나만의 봄.


























+) 그리핀도르의 미학이 이렇게 끝이 나네요. 이제와서 고백하는 거지만 제가 이런 분야의 글은 정말 못 쓰는 병에 걸린 사람이에요 ㅠㅠ 애들 행복한 모습은 보기 좋지만 쓰는 저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너무 과한 달달함은 그래서 피하려 하는데 어후... 아니야... 그래도 해피엔딩이니 됐습니다. 우리 독자님들은 어떻게 읽으셨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하네요. 부디 재밌게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 글로 인해서 짧게 나마 행복을 느끼셨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구요 ㅎㅎ 사실 번외로 몇 편 더 구상해놓기는 했는데 과연 써야 하는 것인가... 잠시 고민을... 부끄러우니까 텍파 사이에 살짝쿵 끼워넣을까봐요. ㅎㅎ 그나저나 독방에 들려서 사진이랑 움짤 좀 줍줍하고 와야겠습니다. 이쁜 탄들의 도움을 받아서 다음 글도 후딱 가져오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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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진짜 완전 몽글몽글하고 글이 너무 예뻐요ㅜ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당
6년 전
독자2
아 분위기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 세 편뿐인 게 아쉬울 정도로 ㅠㅠㅠㅠ 근데 번외가 있다구요?!! 번외! 번외!
ㅎㅎㅎㅎ 겨울이 보여주는 봄 같은 글이에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몽글몽글 나는 그런 기분 ㅠㅠㅠ
글이 예뻐요!
다음 글도 기다릴게요!

6년 전
독자3
오래전부터 관심있었군요ㅠㅠ 진짜 글이 너무 취향저격입니다ㅠㅜ 브금도 넘 잘 어울리고 제발 번외 써주세요ㅠㅠ❤
6년 전
독자4
글이 너무 예뻐요 작가님... 표현하는 것들이 진짜 너무 예뻐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아침부터 힐링하고 갑니다.
6년 전
독자5
헐 지민이가 좋아하는게 여주였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밌게 잘 봤어요 신알신 하고 갈게요!
6년 전
독자6
몽글몽글 하다 진짜 ㅜㅜㅜ 잘읽었어여!
6년 전
독자7
글 속의 호그와트는 따스한 크리스마스네요
앞으로의 작가님 글들이 너무 기대돼요ㅠ 신알신 하고 갈게요!

6년 전
독자8
포근한 겨울같아요ㅠㅠ시간을 달라니 표현도 너무 이쁘고ㅠㅠㅠㅠ그리핀도르의 미학 좋네요ㅠㅠㅠ
6년 전
독자9
와작가님 ㅠㅠㅠ 필력 ㅠㅠㅠㅠ 지민이 말 하는 거 너무 예쁘자나여 진짜 간만에 설렜어 이런 거 또 내주세용 >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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