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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택엔] For Your Soul(슬픈 영혼식) | 인스티즈

 

 

For Your Soul(슬픈 영혼식) - 조성모

이 글은 이 노래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고 공기는 눅눅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택운이 학연의 영정사진을 들고 토끼풀이 잔뜩 피어 있는 들 위에 서있었다.

학연이 유난히도 좋아하던 곳이었다. 집과 멀지 않은 산에 나있는 작은 길을 따라 조금 올라다가 보면 보이는 들판이었다.

나무들과 길게 자란 풀들이 가리고 있어서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런 토끼풀밭이었다.

학연이 사랑하던 그곳에 학연을 사랑하던 사람들이 모여 서 있었다.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 있는 가운데로 깊게 파여진 땅 속에는 관이 묻혀 있었다.

그 안에 눈을 감고 누워있을 학연을 생각하며 그 자리에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며칠째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은 그의 연인 택운은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관을 한번 하늘을 한번 바라보았다.

다 갈라진 입술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천천히 움직였다.

 

 

 

“학연아, 이제 시작하려고. 많이 떨리지?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넌 대답 안 해도 돼. 내가 두 번 말하면 되니까.”

 

 

 

말을 마친 택운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슬픈 목소리에 사람들은 더욱 숨죽여 울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슬퍼한들 택운에 비할 수는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더욱 숨죽여 울었다.

 

 

학연을 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택운은 마지막으로 학연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던 홍빈이 앞으로 나와 택운 앞에 섰다.

택운이 들고 있던 영정사진을 조금 더 꽉 잡았다.

 

 

 

“정택운 군은 차학연 군을 배우자로 맞이하여 기쁘거나 슬프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항상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까?”

 

 

 

홍빈이 애써 무덤덤하게 주례사를 하기 시작했다. 학연은 늘 제 소원이라며 택운을 조르곤 했다.

변변한 반지도 필요 없고 근사한 곳에서 하지 않아도 좋다며, 택운을 조르곤 했었다.

 

 

 

“네, 맹세합니다.”

 

 

 

택운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조금 더 커졌다.

 

 

 

“차학연 군은 정택운 군을 배우자로 맞이하여 기쁘거나 슬프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항상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까?”

 

 

 

주례사를 하는 홍빈의 목소리에도 물기가 묻어나기 시작했다.

택운은 붉어진 눈시울로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제가 울면 학연이가 너무나도 슬퍼할 것만 같았다.

홍빈의 물음에 금방이라도 수줍은 얼굴을 한 학연이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맹세하겠노라 말할 것만 같았다.

학연의 빈자리에 택운이 괜히 학연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제 옆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죽은 학연이 웃으며 저를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네, 맹세합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못한 대답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택운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학연이 택운에게 조르곤 했던 그 소원은 바로 결혼이었다.

어릴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제는 물론 친적, 사촌 하나 없어서

늘 외롭고 쓸쓸했다던 학연이 사랑하는 택운에게 하는 부탁이자 소원이었다.

아저씨랑 가족이 되고 싶어요. 우리 가족 되면 안돼요? 결혼해요. 그게 내 소원이야, 진짜!

 

 

그때마다 택운은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냐, 장난치지 마라, 아직 넌 어리다를 비롯한 기타 등등의 변명들을 늘어놓으며 학연의 소원을 미루곤 했다.

나를 정말 사랑하는 거냐는 눈빛으로 학연이 바라볼 때마다 신경이 쓰였지만 택운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난한 그림쟁이인 택운에게 결혼식을 할 수 있는 돈이란 없었다.

소소하게 간소하게 하는 것도 좋다고 말하던 학연이지만 일생에 한번뿐일 결혼식을 그렇게 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기에는 너의 아름다움과 젊음이 아깝다고, 택운은 생각했다.

 

 

사고는 갑작스러웠다.

어느 흔한 하루처럼 학연은 대학교 수업이 끝나고 10평이 조금 안 되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택운을 보러 달려가고 있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다급한 마음으로 신호를 기다렸고 빨간 불에서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횡단보도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빠르게 달려오던 차에 치이고 말았다. 학연은 머리에서 뜨거운 피를 흘려가면서도 택운을 생각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오늘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해주지 못했는데- 눈앞에 택운이 아른거렸다.

우린 아직 가족이 되지도 못했는데- 학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게 택운과 학연의 끝이었다.

 

 

부족한 결혼식이어도 좋으니 우리 결혼하자고 매달리던 학연이 눈에 선했다.

그때 쓸데없는 생각들은 모두 치워버리고 결혼했어야 했다고, 가만히 눈을 감고 천천히 식어가는 학연을 붙잡고 택운이 울부짖었다.

 

 

맹세하겠다고 학연을 대신하여 대답한 택운이 바지 주머니에서 반지 두 개를 꺼내들었다.

학연의 영정 사진을 홍빈에게 맡긴 채, 그 반지중 하나를 제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남은 반지 하나를 학연의 관 위에 올려놓았다.

맡겨두었던 학연의 영정사진을 다시 건네받은 택운이 조용히 입을 떼었다.

 

 

 

“이제 너 보내줄게. 잃어버리지 않게 가는 길에 이 반지 손에 꼭 쥐고 가.

언젠가 네 곁에 가게 되는 날, 그때 내가 네 손에 끼워줄게. 넌....마음 편히 먼저 가있어.”

 

 

 

천천히 말을 이어가던 택운의 목소리는 가늘어졌고 발음은 울음으로 잔뜩 일그러졌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학연의 영정사진을 품안에 가득 안고 있던 택운은 울고 있었다.

올라오는 울음을 참기 힘들었는지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꺽꺽 대며 택운이 울음을 뱉어 내었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거칠게 내렸고 학연의 영정사진을 덮고 있는 유리 위로도 비가 쏟아졌다.

택운이 학연의 영정사진 위로 내려오는 빗방울을 닦아주며 말했다.

 

 

 

“학연아, 울지 마. 왜 좋은 날에 울어. 아, 내가 울어서 그래?

나 기뻐서 그래. 너랑 결혼해서. 너랑 가족 돼서.....

학연아, 나 없이 먼 길 혼자 갈 수 있겠어? 나...데려가면 안 돼? 응? 학연아- 학연아-”

 

 

 

애달픈 외침에 학연에게 닿지 못하고 공기 중으로 사라져버렸다.

눈가가 빨개지도록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택운이 멍하니 고개를 들더니 바로 앞에 학연이 있는 것처럼 정면을 보며 말했다.

 

 

 

“첫눈 오거나 비오는 밤엔.....가끔씩 들러줘. 해마다 오늘은 꼭 다녀가야 해.

 너 이제 가족도 생겼으니까 외롭고 쓸쓸할 때에도 들려줘. 꿈이라도 좋으니까, 나 보러 와줘.

그리고 나 늦더라도 기다려줘. 알았지? 자, 약속-”

 

 

 

약속이라며 택운이 허공에 손을 내밀었다.

빠져나와 있는 택운의 새끼손가락이 누군가의 새끼손가락을 거는 것처럼 굽혔다 펴졌다.

자, 약속- 약속한 거야, 학연아-

 

 

아직 하늘에선 비가 거세게 쏟아졌고 학연의 관 위로 흙들이 덮이기 시작했다.

 택운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날 우리는 결혼을 했고 가족이 되었다.

 

 

 

 

 

* * *

 

 

 

우와, 어머나. 내가 글잡에 글을 쓰게 될 날이 오다니ㅠㅠ항상 글을 쓰고 싶다 쓰고 싶다라고 생각만 했는데...!!!

이 글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조성모씨의 For Your Soul 이라는 곡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예요~

노래 가사가 너무 슬퍼서ㅠㅠ글을 쓰게 됐어요

사실 이 글 번외 아닌 번외도 있답니다

학연이랑 택운이 첫만남부터 사귀게 되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는데

이렇게 슬픈 분위기가 아닌 달달한 내용이예요 언젠가 쓰게되면 또 올릴게요!

혹시 글에 대한 질문이나 오타를 발견하셨다면 바로바로 댓글로 남겨주세요

댓글 달아주시면 진짜 울지도 몰라요 감격해서ㅠㅠㅠㅠㅠ

사실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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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 슬픈데 아련하기도 하고 너무 잘쓰셨네요 ㅠㅠㅠ 학연이랑 택운이 둘 다 너무 안타까워요 ㅠㅠㅠ
10년 전
약속
헐ㅠ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저도 쓰면서 안타까웠어요!!ㅠㅠㅠ
10년 전
독자2
ㅠㅠㅠ브금이랑 잘 어울려요ㅠㅠ택운이 안타까워서 어떡해요ㅠㅠ먹먹한 느낌이예요ㅠㅠ잘 읽고 갑니당♥
10년 전
약속
브금이 요즘 노래가 아닌데 참 좋은 것 같아요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3
나이들고서 이노래 들으니까 그당시 들었을때와는 느끼는 바가 다르더라구요ㅠㅠㅠㅠㅠ 달달한 번외 기다리고 있을께요♥
10년 전
약속
댓글 감사합니다ㅠㅠ달달한 번외 열심히 쓸게요~
10년 전
독자4
작가님..우연히지나가다들려서글을읽었는데..하아..슬퍼요ㅜㅜㅜㅜ요니가죽다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택운이도요니잃은슬픔이얼마나클까요ㅜㅜ헝헝헝허으노ㅜㅜㅜ잘읽고가요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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