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부터 초록글 ㅠㅠ ㅠ
대박 감사드리구요 ㅠ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떼여 ㅠㅠㅠㅠ
표지 감사드려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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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든지 아기알을 잃어버리면 아주... "
" 조용히 좀 해봐. 아,어쩜 좋아.진짜. "
" 언제 잃어버렸는데 ? "
" 아까 햇살이랑 바람주는 시간이라서 사방문을 다 열어놨지.그리고 시간 다 되서 다시 닫았는데 그 사이에 없어졌어..."
" 벨트 제대로 안 채웠나 ? "
" 기억이 안나. 어떡하지 ? "
" 여긴 내 소관이 아니라 형 소관이잖아. 암튼 일단 태궁시간 다 됐는데 어떡해 ? 궁인들은 다 와 계시던데... "
" 일단 지금 대충 몇 분 남았어 ? "
성열이 동그란 돔으로 되어있는 천장에서 쏟아져내리는 투명한 햇빛을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대답했다.
" 흠...아까보다 훨씬 밝고 따뜻해졌어. 이제 거의 10분. "
" 아,어떡해."
성규가 좌절하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내가 얘기 하나 해줄까 ? "
" 어떤 얘기 ? "
" 어떤 파수꾼이 아기알을 관리하다가 그걸 잃어버렸대. "
" 그래서 ? 어떻게 됐대 ? "
" 어떻게 되긴. 지금 형처럼 고민하고 있어. "
목이 짤리는 제스쳐를 해보인 뒤 말을 잇는 성열.
" 형은 이제 짤리고 바로 생산부로 가는 거지. 우웩. "
" 새,생산부 ? "
" 그래,생산부. 형도 생산부는 익히 들어봐서 어떤 곳인지 잘알지 ? "
그래,잘 안다.
잉란을 만드는 곳으로 천상에서 가장 신성하고 어느 곳보다 관리가 집중적으로 되있는 곳이지만 몹시 징그럽고 비위가 강한 사람도 한달에 한번은 꼭 휴가를 낸다는 그
생산부.....그래서 생산부의 대부분 일꾼은 천상에서 태어나신 아주머니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 흠...내가 사고를 많이 치긴 했지만...이 정도 스케일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서...세상에 그 중요한 아기알을 잃어버리는 파수꾼이 어딨어. "
" 염장지르냐... "
" 그냥 할매한테 솔직히 말해. "
" 미쳤어 ? 안 그래도 저번에 문단속 잘 못해서 삼신님한테 완전 깨졌는데 바로 사고친 거 들통나면...사고도 정도가 있지..난 이제 대역죄인이 되는.. "
" 큼,준비 다 됐능가 ? "
" 예?! 아,예!"
관리실의 문이 열리고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머니가 걸어들어왔다. 잉란관리실의 내부를 한번 찬찬히 훑은 할매가 잉란실 문 옆에서 서있던 성열을 아니꼬운 표정으로 발로 툭 차며 묻는다.
" 이 자식은 왜 또 여기 와있어 ? "
" 할매할매~ 글쎄 성규형이 할 말이 있다네 ? "
성열이 성규를 할매쪽으로 휙 밀며 말했고 성규가 당황하며 우물쭈물했다.
" 할말이라꼬 ? "
" 저...그게..."
" 무신 할말 ? "
" 그게...사실... "
" 아기알 하나 잃어버렸대. "
" 무시여 !? "
옆에서 별일 아니라는 듯이 성열이 말을 꺼냈고 동시에 성규와 할매의 표정에 어두운 그림자가 덮혔다.
+
성열과 성규가 있는 곳은 천상(天上)에서도 생관부. 이름 그대로 태어남을 관리하는 곳으로 성규가 맡는 일은 잉란을 지키는 파수꾼이다.잉란이란 태어날 아기의 혼이 담겨있는 구슬로 도깨비불처럼 뭉글뭉글하게 생겼다. 손으로 만질 수는 있지만 고체도 액체도 아닌 말 그대로 혼의 상태라 매우 조심히 다뤄야한다. 파수꾼 시험에 통과한 사람만이 그나마 잉란을 다룰 수 있다. 성열이도 자격시험에는 합격했지만 사고를 더럽게도 많이 쳐서 생관부에서 삼신할매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그것도 제대로 하지않아서 맨날 할매한테 깨지지만. 이 곳에서 전 세계의 모든 태어남을 관리하냐고 ? 그건 아니다. 각 나라마다 각각의 천상과 생관부가 존재한다. 그럼 천상의 위치는 어디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텐데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성층권 ? 중간권 ? 열권 ? 이건 과학적으로 설명 못 하는 공간이다. 지구에 있으나 어딘지 말할 수 없는 곳이 이 곳.
쉽게 말하면 천국과 비슷한 개념이다. 있긴 있지만 믿는 사람들 한테만 존재하는 곳.
흔히 알듯이 천국은 살아 생전에 착한일 많이하고 덕 많이 쌓으면 가는 곳으로 성규와 성열도 천국에서 있다가 천상으로 건너온 사람들이다. 천국에 있는 사람들중에서도 영혼이 맑고 그나마 배운 사람들이 뽑혀오는데 모두 예전의 기억은 홀라당 까먹고 온다. 밑에서 살다온 사람은 아무리 숨기려해도 욕심,절망같은 감정이 남아있기때문에 천국에서 천상으로 건너올때 한번 정신적인 세탁을 한 뒤에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천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를 먹지 않고 천상의 인구도 매년 똑같다. 천상에서 죽거나 천상에서 태어나는 사람도 없기에 매년 다름이 없다.
" 서울시 마포구 성산1동."
- 휘웅 ~ !
" 다음. "
"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궁인의 옆에 서있는 조수가 종이에 씌어진 주소를 읊으면 궁인은 알맞은 잉란을 골라 태궁에 끼운뒤에 둥둥 떠있는 구름을 향해 힘껏 쏜다. 매우 강한 힘과 정확함이 필요함으로 천상의 궁인들은 모두 젊고 혈기왕성한 20대의 남성들로 구성되어있다. 궁인이 구름으로 쏜 잉란은 빠른 속도로 인간세상에 내려가게 된다. 그렇게 내려간 잉란은 들어가기전에 자신이 들어갈 부모의 곁을 한달동안 맴돈 후에 들어가게 된다. 미리 자신의 부모를 탐색하는 것인데 한달이 안 되도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기가 생기는 과정의 첫번째를 과학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폭풍쉑스후에 정자와 난자의 어쩌고저쩌고지만 천상에서 알면 콧방구를 뿡뿌뿌뿡뿔뿡 뀔 소리다. 첫번째 과정이 남자와 여자의 폭풍쉑스는 맞다. 하지만 천상에서 잉란을 쏴주지않으면 뱃속에 아기가 있어도 잉란이 들어가지않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생관부 관련 시험은 제일 까다롭고 어려운 시험으로 손 꼽힌다. 그 정도로 귀하고 소중한 잉란을 성규는 잃어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인간세상의 한 부부는 아마 일주일후에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될 것이다. 낙태하지마라. 귀하디 귀한 잉란받고 낙태하면 천상 삼신할매 노하신다.
" 하아...이를 어쩔꼬... "
의자에 앉아 궁인들을 바라보고 있던 할매가 한숨을 쉬며 관자놀이를 짚었다. 그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성규와 그 옆에서 나몰라라 흥흥거리며 허밍을 하고 있는 성열.
" 안 그래도 밑에 세상 출산률땜시 그 분 심신이 말이 아닌디...그 귀한 아기알을 다시 달랠 수도 없고..."
" 할매도 참... 다음 달에 나오는 잉란 하나 보내주면 되잖아. "
" 그럼. 그 잉란은 어찌 채울낀데 ? "
" 또 그 다음달나오는 잉란 하나를..."
" 시끄럽다 ! "
할매가 성열을 향해 소리쳤고 동시에 성규와 성열 모두 어깨를 움찔했다.
" 성규. 니가 함 말해보래이. 이 사태를 어찔낀데 ? "
" ...... "
" 확실히 찾아봤능가 ? "
" 네...관리실 다 뒤져봤는데..."
" 어찌다가 그걸 잃어버렸는디 ? "
" 잉란들...바람쐬어주려고 잠시 사방문을 열었는데...그때...없어진 것 같아요... "
" 사방문을 열었다고 ? "
" 네... "
" 하이고...일찍이 먼저 내려간게 분명하구먼..."
혀를 차며 의자에 몸을 기댄 할매가 한숨을 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그 먼길을 잉란 혼자 가기엔 터무니 없을 터인디...가여운 것..."
" ...... "
" 성규 ! 니! "
" ......"
" ...니가 직접 내려가래이. "
" 예 ?! "
성규가 뜨악한 표정으로 할매를 쳐다봤고 성열 역시 놀란 표정으로 할매를 쳐다봤다.
" 할매,지금 뭐라그러셨어 ? 내가 잘못들었나 !? "
" 성열이 닌 조용히 있고. 들었제,성규? 당장 짐싸서 밑으로 내려가라캤다."
" 미,밑으로요 ? "
" 귀 무긋나 ? 두번말하면 입아프니께 오늘 짐싸서 내일 당장 내려가라. "
+
" 형. 그냥 할매한테 그냥 못 내려가겠다고 빌어. "
침대 윗층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성열이 묵묵히 가방을 챙기는 성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나 없는 동안 화분에 물 주는 거 잊지말고 그렇다고 또 왈칵왈칵 많이 주진 마."
" 진짜 내려갈려고 ? "
" 그럼 어떡해...생각해봐. 그냥 나 몰라라할 수가 없잖아...만약에 잉란이 깨지거나 잘 못 되기라도하면..."
성규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한숨같은 말을 뱉었다.
" 사람 한 명 죽인거나 똑같아."
"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냐 ? 형이 일부러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참나,이래서 착해도 병이라니깐..쯧쯧....."
" ...휴...근데 잉란을 대체 어디서 찾지...여기서도 잉란기운 느끼려면 한참을 집중해야하는데 ... "
" 모르지,그건...게다가 이미 잘 못 됐을지도 모르는걸."
" 아닐 수도 있으니깐 내려가는거지..."
" 밑에 내려가는거 이번이 처음이잖아.."
" 대충 책에선 읽었는데...뭐...흠..."
" 진짜 대책없는사람이네."
대충 가방을 꾸려 문옆에 내려놓은 성규가 침대에 벌렁 누웠다. 이층침대위에서 좀 더 몸을 빼내 성규를 내려다본 성열이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형은 이제 잉란 다시 찾아와도 파수꾼에서는 짤리겠다,그치. "
" 저주하지마. "
" 일단 어디로 갈껀데 ? "
" 주소는 아는데...그 어린 잉란이 거기에 있느냐가 문제지..."
" 한달동안 어디서 지낼건데 ? 잠은 ? 그냥 하늘에 둥둥 떠다니시게 ? 아니면 길거리 노숙 ? "
" 몰라,시끄러. 잘꺼야. "
" 쯧쯧... "
성규가 등을 돌려눕자 성열이 다시 혀를 차며 자리에 고쳐누웠다.
" 조심해. 거긴 무지 드릅고 위험하고 나쁜 놈들로 득실득실하고 벌레도 많다.알지 ? "
" ......"
" 뭐,형도 모를리라고는 생각하진않아."
" ......"
" 몸 숨 기는 거 잊지말고."
" ......"
" ... 난 그저."
" 잠 좀 자자,응? "
" 쳇..."
말은 그렇게하고 눈을 감았지만 성열의 코고는 소리를 듣고 한참뒤에야 뒤척이며 잠에 든 성규였다.
+
" 우하,덥다.더워."
" 존나 매미 쩔어.미친 것들. 발정났나,너무 시끄러워... "
신경질적으로 가로수를 걷어차봤지만 매미의 울부짖음은 더욱 커져갔다.
" 장동우 이백마리 붙어있는 것 같아."
" 내가 어때서."
" 이 매미 같은 것...오늘은 병원 안 가냐 ? "
쭙쭙빨아먹은 쭈쭈바를 아무데나 홱 버린 우현이 끈적거리는 손을 대충 동우에게 닦으며 물었다. 우현의 손을 찰싹 때린 동우가 우현이 버린 쓰레기를 줏어 길가에 놓인 쓰레기통에 버리며 중얼거렸다.
" 가기 싫어... "
" 뭔 소리야 ? "
" 할아버지가 어제 그랬어...다 쉬었다싶으면 언제든지 가겠다구...그래서 무서워."
" ...... "
걸음을 멈춘 우현을 따라 동우도 걸음을 홱 멈췄다.
" 그래도 할아버지가 너 걱정하시잖아."
" 몰라..그냥 가기 무서워."
" 내가 같이 가주면 되지. "
" 풉.너가 뭐라고.너나 얼른 집에 가. "
" 진짜 꼭 가라."
" 오키,낼 봐 !"
" 빠이~"
입에 쭈쭈바를 물고 손을 흔든 동우가 정류장으로 걸어가는걸 확인한 뒤 우현이 한숨을 쉬며 가방끈을 고쳐메고 반대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빨리 쾌차하셔야할텐데...하복바지 주머니에서 카톡 알림음이 울리고 끈적거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확인한 우현의 인상이 찌푸졌다.
[ 가정의화목함을원한다면올때아몬드 봉봉.킹사이즈♥ -엄마- ]
아이씨...
분명 이번에도 안 갚을 게 분명하다. 용돈도 병아리 고츄만큼 주면서 사오라는건 오질나게 많다. 임신을 한 탓일수도 있지만 암튼 어쨌던 그만큼 빵꾸난 용돈은 채워줘야될 거 아닌가...그래도 우현의 발걸음은 사거리에 위치한 아이스크림점으로 향한다.
" 어서오세요,베스킨로션스입니다."
" 아몬드 봉봉 킹사이즈로 주세요.포장으로요."
그나마 에어컨이 빵빵해서 몸은 보송보송해졌다.잠시 의자에 앉아 여름노을을 멍하니 쳐다봤다. 진짜 노랗다못해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 갑자기 빅뱅의 붉은노을이 생각나는 걸 ? 난 너를 사랑해애. 이 세상은 너 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없는 노을만...
" 붉게 타는...응 ? "
멍하니 창밖을 보며 노래를 흥얼거리던 우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투명한 유리창에 손을 대고 눈을 깜박였다. 손등으로 눈을 빡빡 비빈 후에 다시 쳐다봤다.
" 저..게.."
푸르스름한것도 아니고 붉은 것도 아니고 암튼 오묘한 빛의 무언가가 사람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저게 뭐지 ? 아까 노을을 너무 뚫어져라봐서 눈이 병신이 됐나 ? 점점 그 연기가 가까이 다가오는가싶었을때.
" 손님 ! "
" 예 ? "
" 계속 불러도 대답을 안 하시길래요.여기 아몬드 봉봉 킹사이즈요."
우현에게 아이스크림봉투를 내민 점원이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고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을때는 이미 없어지고 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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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왔습니다. "
" 왔어~아이스크림 ? "
" 왔어,아들도 아니고. 왔어,아이스크림 ? "
" 이제보니까 아들도 왔네 ? "
" 됐어. 아빠는 ? "
" 아직 회사. 얼른 씻고 부엌에 찌개있으니까 데워서 밥먹어. "
" 생각없어,올라간다~ "
터덜터덜 계단을 올라간 우현이 자신의 방문을 열고 침대에 털썩 누웠다.
" 으으...꼬랑내..."
일단 좀 씻어야겠다.
연필 몇 자루와 학교에서 나눠줬던 용지만 들어있는 가방을 아무데나 던지고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
" 흐으으으억!!!!!!!!!으어억!!!!!!!!!!"
차디찬 찬물로 오두방정을 떨며 초고속으로 샤워를 끝낸 우현이 머리를 탈탈 털며 방으로 돌아와 엄지발가락으로 컴퓨터 본체의 전원을 누르고 의자에 털썩 앉았다. 고3이라면 자습에,학원에,과외에 다른 애들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르지만 우현은 전혀 그렇질않다. 공부와 멀어지니 모든 생활이 잉여롭다.일단 게임을 하기전에 웹서핑을 하며 웃긴 자료를 보고 낄낄대고 패륜아의 이야기에 개같은 새끼라며 댓글을 단 우현이 인터넷창을 끄고 게임사이트에 접속을 했다.
" 아니 이게 뭐야...오후 7시부터...4시간동안..점검...이런 씨팔."
빌어먹을. 무슨 점검을 4시간동안이나 ?
" ...더럽게 할 거 없네..."
바탕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우현이 기지개를 켜며 책장으로 향한다. 역시 할 거 없을 땐 초등학교 졸업앨범이 제격이지.낄낄.
" 낄낄.장동우 얼굴 봐,존나 뭐야.고릴라처럼 생겼어.우호하하학!! 이 년은 이때도 못 생겼었네...대박...난 이때도 잘 생겼고..."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나오자 미소를 지으며 한번 사진을 쓰다듬은 우현이 이름밑에 써있는 장래희망을 읽고 잠시 멈칫했다. ' 가수 '
" ..무슨.. 이제와서."
탁 -
졸업앨범을 닫아 책상에 던져놓고 의자를 뺑그르르 돌려 침대에 발을 얹은 우현이 큼큼거리더니 지그시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
" 리쓰흔..투더쏭...힐인마헐트...어 멜로디..."
" 컹컹 !! 컹컹 !! "
" 씨팔,어느집 개새끼가 내 노래에 피처링을 해."
창밖에서 들려오는 옆집 개 짖는 소리에 우현이 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소리쳤다.
" 시끄러,이 개새꺄 !! "
" 컹컹 !! 워르르르 !! 컹컹 !! "
" 어쭈,저 개놈새끼가..."
하늘을 보고 매섭게 짖어대는 불독같은 개새끼에 우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개가 짖는 곳을 쳐다봤다.
" 암 것도 없는데 왜 지랄이야,저 개새끼는..."
순간 며칠전에 동우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둥둥 떠올랐다. ' 야야,우현아.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개눈엔 귀신이 보인대.'
" 컹컹컹 !!"
" ....... "
씨팔,오줌마려.
+
" 후우... "
" 떨려 ? "
" 당연하지. 너 같으면 안 떨리겠냐..."
" 응."
" 됐어,저리가.성열이 너 진짜 화분 관리 잘 해야해 ! "
" 아오,알았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냐."
천상의 새벽. 태궁장에 모여있는 몇몇의 사람들. 이미 성규의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탓이다. 성규는 메고 있는 가방을 고쳐메고 심호흡을 했다.천상에서는 배고픔,더러움,추움,더움과 같은 괴로움의 느낌이 없기에 짐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책 몇 권에 잉란을 담을 주머니,그리고 몇가지 필기구. 잠시후에 사람들이 좌우로 비켜서고 할매가 천천히 걸어왔다. 성규의 앞에선 할매가 조그만한 하얀 주머니를 성규에게 내밀었다.
" 내려갈 땐 수월한턴디 올라올 땐 이거없이는 만만치 않을 것이여."
" 이게... "
엄지손가락만한 병에 들어있는 하늘색 액체. 성규가 덥석 받아들며 묻자 할매가 조심히 다루라며 호통을 쳤다.
" 일종의 비약이니께 니 목숨과도 같이 소중히 여겨야혀! 이거 잃어버리믄 니는 그냥 ...떠돌이 귀신이 되는겨,알았제 ? "
" ...네... "
꿀꺽 침을 삼킨 성규가 비약이 담긴 주머니를 조심스레 가방에 넣었다. 태궁장 앞에 끝없이 깔려있는 구름들. 스믈스믈 움직이는게 꼭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아 두려움이 자꾸만 몰려온다. 책에서 읽은바로는 이 구름으로 뛰어내리게 되면 한동안은 어둠만 계속 될 것이다.어둠이 끝나는 순간이 이제 인간세상이겠지. 애써 침착하려고 해도 손이 바들바들 떨려온다.
" 한달안에 찾아야칸다. 알았나 ? "
" 네 ! "
" 조심하래이."
" 잘갔다와,형~ 올때 선물... "
할매가 성열의 머리통을 때렸고 애써 활짝 웃으며 엄지를 들어보인 성규가 눈을 꼭 감고 그대로 구름으로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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