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김여주 씨 여기!"
"아! 안녕하세요 강다니엘 선수"
"……."
"……."
결국 왔다. 결국 그 날이 왔다. 나름 우리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점에서 1시에 만나기로 했던 그 선수가 왔다. 이름 강다니엘. 나이 22 살. 미필 이하 정보는 생략을 가진 그 분이 오셨다. 문자로는 어느정도 말을 많이 해서 어색하지는 않겠지? 했는데 절대 아니었다. 들어오니 이 숨막히는 분위기 어떡할 거야.
"아! 그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메뉴 잘 모르시면 제가 맛있는 거 추천하겠습니다"
"어, 어. 어 그러면 추천 부탁해요 여기 처음 와서"
"그러면 거기 처음에 보이는 네, 그 장에서 세번째, 네번째 음식 맛있고……."
강다니엘 선수가 추천하는 음식 중 내 취향일 것 같은 음식들을 몇 개 골라내고 그 골라낸 몇 개의 후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세 번째 음식이 제일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강다니엘 선수의 말을 듣고선 그럼 이걸로 시킬게요! 라는 말을 답지 않게 밝을 목소리로 말한 이후 강다니엘 선수도 음식을 시켰고, 종업원이 와 음식 주문을 받은 뒤 나는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다. 딱 처음 본 그 순간이 너무 어색했기 때문이었을까. 음식을 주문한 뒤 그리고 그 음식이 오는 짧은 시간이 너무 걱정이었다.
정적이 있었다. 종업원이 간 이후 온 찰나의 정적. 이렇게 어색한 상태에서는 뭐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말을 먼저 꺼내려고했다. 평소 문자에서 하던 이야기들 그런데 내가 말하려고 하자 강다니엘 선수가 먼저 선수치고 말을 꺼냈다.
"아, 맞아요!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아 네... 그 살짝?"
"아 다행이다. 사실 야구 안 좋아하시면 이거 진짜 쓸모없거든요"
그 말을 하면서 나에게 준 쇼핑팩 안에는 본인의 싸인이 담긴 홈 유니폼, 기아 몇 명의 선수의 싸인이 담긴 것 같은 야구공 등이 담겨있었다.
"기아 안 좋아하실 수 있지만 일단…. 어 제 유니폼하고 좀 친한 선배들이나 동기들 싸인 받은 볼입니다. 마음에 안 드시면 파셔도 괜찮아요. 혹시 몰라서 to 안 적었거든요."
"아니에요 이렇게 신경 써서 주셨는데 이걸 어떻게 버려요. 어, 잘 간직할게요!"
"정말요? 아, 솔직히 조금 안 좋아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혹시나 나중에 직관 오시면 입고 오세요!"
절대 말 할 수 없었다. 제가 챔필을 간다면 99.9%의 확률로 NC vs KIA 경기를 가기 때문에 제 선수 옷을 입고 가요. 이 옷은 정말 집안 어딘가에…. 로 시작하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었다. 일단 저 말을 하면서 저런 해맑은 웃음을 보이는 강다니엘 선수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단지 본인이 상처 입혔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엄청 많은 것을 한 저 사람에게 폭언같은 말을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은 아니지만 이 짧은 시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계속 보았던 얼굴에서 나오는 웃음이 정말 예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을 때 휘어지는 눈도 그렇고 보조개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 걸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아니고 말투나, 행동이ㅏ, 나랑 대화하는 것을 봤을 때정말 오랜만에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기분이 드는 이유가.
"어,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한 번 갈게요."
"오 약속입니다 진짜."
"네, 다음 시즌에. 꼭"
결국 말도 안 되는 약속을 또 했다. 아, 엔씨전 아닌 다른 경기에 가야지.
그 상태로 음식이 나오고,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어색함은 거의 사라지고 조금 편해진 상태에서 좀 여러 이야기들을 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나를 쳐다보는 눈길이 계속 느껴졌다. 처음에는 무시하려고 했다. 잘못 느낀 거겠지 이러는 마음으로. 근데 이게 계속 이어지는 거다.
그래서 그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더니….
아, 건너편에서 후배들과 맛있는 식사를 즐기던 하성운이다. 그래, '저 상황은 무엇이냐...?'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얼굴을 한 성운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그야말로 정적의 시간이다. 눈이 마주치고 한참을 그대로 보기만 했다. 하성운은 내 앞에 앉은 강다니엘 선수를 대충 눈으로 대충 가리키며 해명을 하라는 눈치였고 나는 그눈을 보면서 하하, 어색하게 웃기만을 반복했다. 왜! 왜 하필 이런 음식점에는 1도 안 올 것 같던 저 선배가 여기에 있는 걸까. 어째서.
[어이 난 아까부터 계속 보고 있었다 상황이 궁금하니 10 분 뒤에 화장실 앞으로 오셈]
오마갓, 이런 문자는 왜 또 보내는 거야.
"김여주 너, 강다니엘 선수랑 아는 사이, 아니 저번에 그 쪽지 그거 연락 했어? 네가? 그 엔씨 빠순이인 네가 끝내기 홈런 친 강다니엘이랑 밥을?"
"닥쳐 좀! 다 들으면 어떡해!"
"너라면 닥치고 있겠냐! 이건 엄청난 뉴스야! 성우가 알아봐!"
하성운의 눈은 점점 커졌고 이제는 하다못해 동공지진까지 하기 시작했다. 아니 나도 놀라운 건 알겠는데 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성운 선배가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쇼크인 걸까 하 하 하…. 아 참고로 저기서 성우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딱 하나다 성우는 나와 친한 사람들 중 유일하게 야구를 좀 안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에 나에게 매우 고통을 받은 인물이다. 내가 생각해도 조금 심하긴 했다. 하하... 언제였지 엔씨가 엄청난 역전패를 당한 직후 짜증이 저 지붕을 뚫을 것 같은 나는 유일하게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옹성우에게 전화를 했…, 아 그냥 여기까지 말하겠다. 더 설명 했다가는 정말 성격 파탄자라고 소문 날 듯.
친구들은 모두 옹성우가 불쌍하다고 말을 하고 나도 약간 인정한다. 하지만 여러분 이거 알아야 됩니다. 그 녀석도 본인이 좋아하는 팀이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하자 나에게 엄청 화를 냈다. 오해하지 마라 우린 같이 화를 낸다. 다만 화를 내는 수가 내가 더 많을 뿐.
"김여주, 설마 너 계속 만날 생각은 아니지?"
"누구랑"
"누구긴 누구야 당연히 강다니엘이지."
"그, 글쎄?"
내 태도를 본 성운 선배는 더 눈이 커졌다. 내가 미쳤다나 뭐라나.
"기다리겠다. 나 먼저 갈게"
"와 너 진짜…."
"바이짜이찌엔"
멘탈이 나간 것 같은 하성운은 버리기로 했다.
-
더보기 |
작가의 목표 ★ (작품 시점) 시상식 시즌까진 1일 1연재 ★ 현실 야구 선수들을 작품에 등장 시키려다가...... 한 명을 넣었더니 계속 넣고싶고 이래서 지금 엄청 고민입니다. 사실 동생이 기아를 좋아하다보니 제가 기아 선수를 좀 많이 아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이 계속 자기 최애 좀 넣으라고 (음 힌트를 주자면 안타치고 도루하는 선수와 키가 매우 작은 선수) 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어떡하죠 진짜. 근데 한 명 넣기 시작하면 계속 언급 나올 것 같아서 아앙ㅋ앙랑ㄴㅇㄹ 아 이건 실현 가능성 거의 없는데 혹시 나중에 댓글 50개 넘으면 추첨 돌려서 원하시는 팀 + 멤버 + 상황 골라서 외전 하나 쓰도록 할게요 암호닉 신청 정말 감사드려요 부족하지만 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암호닉 목록 [쿄쿄], [10성], [홈런왕다녤], [0916], [도루하고], [코알루], [밀감], [하늘연달], [밍멩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