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홍일점+먹방 동아리 홍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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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상
오늘은 우리 카페에 대해 소개해볼까 한다. 첫 번째로 우리 카페는 아늑하다.
"아!! 옹성우!! 어제 날 보면서 미안하다고 한 이유가 이거였네!"
아늑한 것 보단.. 시끌벅적한 환경이라고 해야겠다. 오늘도 성우오빠의 똥손 덕에 영민오빠는 불같이 화를 내고 있다. 이런 건 자랑이 아니니 넘어가고 두 번째로는 익숙한 손님이 많이 온다.
"어서오ㅅ, 와 진짜 또 왔네, 또 왔어."
"여기서 제일 비싼 게 뭐죠?"
"나요."
"두 번 안 물어요. 여기서 제일 비싼 게 뭐죠?"
아, 덧붙이자면 쓸데없는 손님으로 정의하겠다. 쓸데없는 손님답게 오늘도 날 기분 나쁘게 한다. 아니꼽다는 듯이 보다가 배진영 뒤로 손님이 줄을 서는 걸 보고 자본주의 미소를 지으며 답해주었다.
"생과일 스무디류가 제일 비싸요 손님ㅎㅎ"
"그게 제일 비싸요? 그렇다면 전 카페모카 한 잔 주세요."
"..."
"아, 아이스로 부탁해요."
"..아이스로 하셔서 4000원입니다. 현금영수증 해드릴까요?"
"아니요. 잔돈은 됐어요."
딱 맞춰 돈 줘놓고 왜 지랄일까. 귓속말로 욕을 퍼부어줄까 생각했지만 꾹 참았다. 난 우리 카페를 우선시하는 모범알바생이니까. 뒤에 계시던 손님의 주문까지 받고 잘 만들고 있나 보려고 했건만 오늘도 서로 눈치게임 중이다. 누가 만드는가에 대한 눈치게임.
"아, 재고 정리 좀 해야겠다."
"아침에 하셨잖아요."
"설거지가 저렇게 쌓였어? 설거지나 해야겠다."
"컵 두 개 밖에 없잖아."
"테이블에 저 먼지 좀 봐."
"저게 보인다고? 몽골인이야?"
"테이블 좀 닦아야겠다"
"다들 이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네. 내가 만들어야지!"
"농담이지? 내가 할게."
"맨날 오던 단골손님이 너가 한 번 만들어주고 나서 안 오는 거 보고도 모르겠어?"
"다들 웃겨 뒤지겄다ㅋㅋㅋㅋㅋㅋ"
"인생아.. 그냥 셋이서 만들어.."
진짜로 점장님은 우유를 가져오고 영민오빠는 커피를 내리고 다니엘은 초코시럽을 컵에 담았다. 아니 이 사람들 왜 이렇게 똘똘 뭉쳐가지고 던져버리고 싶지? 난 할 게 없으므로 음료라도 나갈 겸 픽업대에 서있는 중이다. 날 보자마자 배진영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득달같이 도망가고 싶어졌지만.
"손님 성격이 급하신가봐요. 아직 나오려면 한참 멀었으니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주문하신 카페모카 나왔어요."
"누나 기다리라며. 얼음 다 녹은 카페모카 마시라는 거야?"
"...몰라."
"아는 건 있고?"
"몰래 초코시럽 더 넣었어요"
배진영 말 때문에 빡쳤는데 수줍은 다니엘 보니까 화가 수그러든다. 저 수줍은 표정을 보며 항상 느끼는 건데 진짜로 순수해 보인다. 오늘의 일정 중 다니엘 앓기를 추가해야겠다.
"역시 다니엘형.. 너무 멋있다."
배진영 반응이 더 웃곀ㅋㅋㅋㅋㅋㅋ 쌍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하는데 나중 되면 저 위로 향한 엄지가 아래로 향해있을 거다. 다니엘도 지금만 이렇지 나중에는 몰래 초코시럽 뺐어로 변하겠지.
"뭘 더 넣어? 초코 더 넣는 것 보단 너의 통장에 돈 넣는 게 더 급하지 않아?"
점장님이 나타나자마자 배진영은 자신의 카페모카가 혹여나 뺏길까 도망갔고 혼자 남겨진 다니엘은 도망가려다가 붙잡혀 어색하게 웃었다.
"들으셨어요?"
"내 귀가 엄청 좋아서 가만히 있어도 다 들려."
오늘도 초코시럽의 귀함에 대해 다니엘은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설교를 듣는다. 고개를 끄덕이지만 저 표정은 나 지금 딴생각 하고 있어요를 보여주고 있었다. 할 게 없어진 난 쭈그려 앉아 앞치마 주머니에서 아껴 놓은 초코바를 꺼내 한입 꺼내 물었고 내 맞은편에 쭈그려 앉는 영민오빠에 의해 당황해야만 했다.
"맛있어?"
"..초코시럽을 보니 초코바가 먹고 싶어져서."
"그래, 그래. 많이 먹고 싶었구나?"
"오빠도 한 입 먹을래?"
"너 다 먹어."
오물오물 먹고 있는데 앞에서 누가 쳐다보니까 잘 먹던 것도 못 먹겠다. 내가 원래 먹으면서 눈치 보는 성격이 아닌데 워낙 잘생겨서 말이지.
"오빠."
"결혼하자고?"
"저리 가주라. 나 먹는 거 방해하지 마."
"불편해도 먹어. 점장님 안 보이게 가려주는 거야."
"헐 오빠.."
마지막 남은 한 입을 입에 넣으려다가 오빠 입 앞에 내밀자 고개를 저을 뿐이다. 빨리 먹기 위해 입에 다 털어 넣자 그제야 꼭꼭 씹어 먹으라며 일어나 할 일을 찾아 떠나는 오빠다. 난 무한 감동을 받으며 결혼을 다짐하고 벌떡 일어나는데 "주문 좀 할게요." 라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설마 하며 쳐다보니 역시나 김재환이 서있었다.
"핳핳핳핳! 야 너 입에 뭘 묻히고 다니냨ㅋㅋㅋㅋ 초코시럽 먹었냐?"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보자 입 꼬리 쪽에 조금 묻었다. 아주 조금. 근데 왜 이렇게 오바야 이새끼는. 터프하게 닦아내고 김재환을 보며 한마디 했다.
"아 뭐야. 너네 무슨 바통 터치해?"
"여기서 모이기로 했어. 배진영 혼자 허세 넘치게 앉아 있는 거 보라고 핳핳핳핳!"
"쟤 좀 봐.. 어쩌면 좋아.."
"지금 배진영이 중요한 게 아니야. 너 뭐 제일 잘 만드냐?"
"아이스티."
"그럼 그거 빼고 줘."
"헐 재환아"
"뭐? 죽여 버린다고?"
"아니. 너 오늘 왜 이렇게 귀엽냐."
"왜 이래 징그럽게. 그럼 넌 왜 이렇게 안 귀엽냐."
후.. 참자. 꾹 참으며 내가 두 번째로 잘 만드는 메뉴로 영업을 시작했다.
"여기서 손님 취향은 민트초코에요. 싸하면서 달달한 그 맛. 맛보고 싶지 않으세요?"
"다단계세요? 묘하게 끌려."
"어때요? 좋죠?"
"그거 하나 주세요."
"5200원입니다."
"시원하게 긁어주세요."
카드를 받아 긁고 영수증이 나오는 동안 닦달을 하듯 손가락으로 두들기고 있는데 김재환이 갑자기 휴대폰을 내밀었다. 휴대폰 화면을 보자 카톡이 켜져 있었고 대충 읽어보니 우진이와의 갠톡이었다.
"이거 뭐."
"미소박제남 온다는데 안 기쁘냐고."
"오지 말라 그래. 너네한테 물들게 하기 싫어."
"오케 우진이 거부 오케"
"시바라."
"우진이 또 마음 아파서 어떡하냐.."
"아, 알았어. 제발 오라 그래."
"그래. 제발까지 붙여서 오라고 할게. 오는 김에 성우형도 오라고 해야지."
"아니 우리 카페 만남의 광장이냐고."
"오케 마지막 휴게소 느낌 오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다보면 또 나오는 휴게소 오케"
영수증과 카드를 돌려주고 진동벨을 주려는데 성격이 급한 건지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어차피 손님도 별로 없는데 부르면 알아서 오겠지 싶어 음료를 만들기 시작했으나 불안한 표정으로 날 쫓아다니는 강다니엘 덕에 만드는 걸 멈춰야 했다.
"왜? 뭐?"
"너가 하려고?"
"당연하지. 너가 내 보조해줘."
"뭐해줄까?"
"옆에서 노래 불러줘."
"...그건 좀. 랩 해줄게."
"랩 하다보면 흥이 올라서 다 들이부을지도 몰라."
"아 그건 좀 위험하다."
쉽게 거절 못하는 성격의 다니엘은 진짜로 내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다. 진귀한 장면을 보는 듯 점장님과 영민오빠는 우리를 바라봤고 그 상황에도 다니엘은 꿋꿋이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여주야 만들어야지. 노래 감상타임 아니야."
"아 맞다."
호응을 해주다가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노래를 듣고 있었나 보다. 마저 음료를 만들고 픽업대로 걸어가니 김재환이 언짢은 얼굴로 날 보고 있다.
"너가 만들었냐?"
"응."
"맛평가 시작한다."
"아 지겨워ㅠㅠㅠ 맛평가 그만해ㅠㅠㅠ"
한 입 먹은 김재환은 의외로 괜찮은지 오! 하는 표정을 짓다가 정색을 하며 날 바라본다.
"이 맛은 배가 너무 불러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인데 할머니께서 입에 넣어주시는 과일 맛이야."
"그건 또 무슨 맛이야."
"억지로 먹는 다는 거지."
"귀 대봐."
"또 뭔 말을 하려고.."
"얼른."
귀를 대주자마자 욕을 하는데 바로 멀어지더니 상처받은 눈으로 바라본다. 한두 번도 아닌데 왜 저럴까.
"이제 꺼져."
"야"
"왜"
"이거 맛있다고."
"..응?"
피하듯 자리로 가는 김재환을 보다가 진영이가 있는 쪽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 마주치자마자 손을 방방 흔들며 좋아하는 배진영이다. 이럴 땐 귀엽네.
"손님 없을 때 뭐다? 잡일이다. 아까 설거지랑 테이블 닦는다고 했던 영민이랑 다니엘 출발. 남겨진 여주는 뭘 해야 좋을까? 스스로 생각해 봐."
"점장님 저희 행주도둑있나봐요. 맨날 하루에 하나씩 사라져요."
"맞아요. 누가 가져간다니까요."
"다니엘 은근슬쩍 끼지 말고 얼른 닦으러 출발."
"네.."
"점장님 저는 행주도둑 잡겠습니다."
"여주야 그건 다음에. 지금은 컵 별로 없으니까 채워놓자."
"네! 하하!"
컵을 어느 정도 채워놓고 눈치를 보다가 은근슬쩍 휴대폰을 하는데 세운이의 갠톡이 왔다. 주문 좀 받으라는 톡에 앞을 보니 날 새침하게 쳐다보고 있다. 한명은 테이블 닦지, 한명은 설거지 하지, 한명은 매출 안 오른다고 골머리 싸매지.. 내가 주문 받아야지.
"왔어?"
"왜 안 반겨줘? 좀 섭섭해."
"그거 있잖아. 봐도 봐도 익숙한 느낌. 세운아 가."
"가라고?"
"족같은 느낌 알지?"
"????"
"점장님 불러줄게. 너 음료 공짜로 얻어먹어야 하잖아. 점장님!!!"
골머리 싸매고 있던 점장님은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는지 내 쪽으로 달려왔다. 세운이를 보고는 마음이 놓이는지 곧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내뿜었지만.
"어 세운아 왔어? 오늘의 음료는 캐모마일차야. 그거 무조건 먹어야해."
"네? 저 캐모마일 알레르기 있어요."
"나도 알레르기 있는데 가끔 마셔. 연하게 우려 줄게."
"차라리 날 울려줘요."
"캐모마일 무시해?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서 찾아올 걸. 나만 믿고 먹어봐."
"그래요.. 한 번 먹어볼게요. 맛없으면 컴플레인 걸어도 돼요?"
"좋아. 내가 만들어주니까 영광처럼 생각하고."
"와 영광이에요"
"만들기 전까지 영혼 챙겨와.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그렇게 세운이는 강제로 캐모마일차를 먹어야했다. 안쓰러워... 마시는 사람 없어서 우리라도 마시라고 한 걸 세운이한테 줄 줄이야. 배진영과 김재환이 있는 쪽으로 갈 줄 알았던 세운이는 내 앞에 서서 망설이다 봉지를 건네줬다.
"이거 뭐야?"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왜?"
"더우니까."
"더워서 사온 거야?ㅋㅋㅋㅋㅋㅋ"
"응. 종류별로 사왔으니까 나눠 먹어."
"고마워ㅠㅠㅠ 너밖에 없다 진짜ㅠㅠㅠㅠㅠ"
봉지 안을 들여다보자 진짜로 여러 가지 아이스크림이 들어있었다. 알바 중엔 못 먹으므로 일단 냉동실에 넣어놓고 뒤를 도는데 아직도 카운터 앞에 서있는 세운이다.
"너 혹시 재환이랑 싸웠어?"
"아니."
"그러면 왜 여기 서있어?"
"나올 때까지 누나 말벗해주려고."
"말벌 될 생각은 없고?"
"말벌ㅋㅋㅋㅋㅋㅋㅋㅋ"
설거지를 끝낸 건지 이쪽으로 와 인사하려다 우리의 대화를 듣고 멘붕에 빠진 영민오빠는 이 상황이 기막히다는 듯이 웃었다. 어이없겠지... 나 같아도 어이가 없겠다..
"둘이 대화 내용이 왜 그 모양이야? 세운아 너 오늘 뭐 마셔?"
"나 캐모마일 차."
"..그걸 마셔? 취향 독특하네."
"취향이 독특한 게 아니라 확고한 거지."
뭐지? 점장님 굉장히 뻔뻔하셔. 캐모마일 차를 건네준 점장님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봤고 세운이는 미심쩍은 눈으로 보다가 조심스럽게 한입 마셨다. 나쁘지는 않은지 고개를 끄덕이며 쿨하게 애들이 있는 자리로 갔다.
"여주야 나 왔어! 요.. 하핫.."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리의 먹방동아리 부원. 그것도 회장님이 오셨네.
"회장님 반말 하는 줄 알고 심쿵했는데"
"심쿵?"
"심쿵..!"
오바하며 행동까지 보여주며 말하니 멋쩍은 미소로 답해주는 회장이다. 그래.. 저게 최대의 리액션이겠지. 그러다 곧 세상 제일 기뻐하며 잘생김으로 보답해준다.
"아! 심쿵..! 나 때문에 심쿵했다는 거구나!"
"네 여주 심쿵!!"
"아무나한테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이 기지배야."
"회장님은 괜찮아요."
"그건 너가 결정하는 게 아니지."
"회장님 뭐 드실 거예요?"
"종현아 오늘의 차는 캐모ㅁ"
"점장님 말 듣지 마요! 뭐 드실래요?"
"여주야 나 이거 팔아야해."
"회장님은 안 돼요. 맛있는 것만 먹고 자라야 해요."
"그래.. 너 알아서 해.."
점장님이 사라지시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메뉴판을 보며 열심히 고르는 회장님은 맘 놓고 감상할 수 있거든.
"음.. 다 맛있던데.. 뭐 먹지."
회장님은 메뉴판을 보고 난 조각상을 보고. 세상은 아직 살만해.
"ㅈ, 저기.. 오래 걸리시면 저 먼저 주문해도 되나요?"
어머 이 잘생긴 도련님 좀 봐.. 가뜩이나 회장님 덕에 심장 빨리 뛰었는데 더 뛰네. 여기 있는 모든 음료 다 만들어 주고 싶게 생겼네.
요즘엔 드라마틱한 끊기가 예술이라면서요?
끊어봤는데 뭔가 드라마틱하지는 않고 그냥 플라스틱 같네요(아무말
카톡이 아닌 글로 보니까 재미없죠? 알아요.. 다음 편까지 글로 쓰고 카톡 쓸게요ㅠㅠㅠ
한 편에 다 넣으려니 너무 벅차욬ㅋㅋㅋㅋㅋ
요즘 너무 행복하네요 초록글 1페이지도 잠깐! 아주 잠깐! 오르고 댓글도 늘고ㅠㅠㅠㅠㅠ
독자님들 다 사랑해요! 내 사랑 받으세요!!!
<암호닉>
황제/줄리/인연/김수석/빨간맛/행인15/푸딩/칸쵸/피자/뀨르기/뚭뚜/미녀/짱요/널조화해/
구구진/윤맞봄/찬아찬거먹지마/롱롱/챠미/애정/빵빰/고먐미/바니/황미녀/구의건현다녤/임금/
95890/0846/가래똑/영민gf/우즈/고덕/깡다/탱탱/양갱/어거스트/벌이윙윙/남융/토마토마/코코팜/왕왕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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