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덕질 라이프!
w. 뚜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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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지금 인사를 못 하겠다? "
" 혀엉, 지금은 아니야. 못 하겠어. 부끄러워서 말이 안 나와.
내가 아까 뭐라고 했는지 기억도 안나. "
" 야! 이 멍청아! 이름이랑 통성명이라도 해! 내 사촌이라고 하면 되잖아! "
" 나 얼굴도 안 씻었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기 온 거잖아. 못생겼다고!
이런 모습 어떻게 보여줘. 이건 아니야…. "
" 어이구야. "
사무실 복도 앞에서 지성의 팔을 잡고 거의 울다시피 하고 있는 다니엘이다.
지성의 사무실에서 도망쳐 나온 다니엘은 곧장 지성을 찾아 헤맸다.
다니엘은 이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나왔는지 기억도 안난다.
이름을 이렇게 갑작스럽게 만날 거라는 생각이 진짜 1도 없었던 다니엘은 머릿속이 그냥 하얘졌다.
"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형 집에 가서 씻고 옷이라도 예쁘게 입고 왔지! "
" 기가 찬다. 진짜. "
" 나 진짜 못 들어가. 형. 이 얼굴로 어떻게 봐. 절대 못봐. NEVER! "
" 그러면 나는 좀 들어가게 해줘. 내 사무실인데 왜 내가 못 들어가…. "
" 혀엉…. 형 들어가면 나는 여기서 뭐해…. "
" 아, 강다니엘! 이 답답아! 나 들어간다. "
지성은 사무실에 들어가서 이름이에게 다니엘을 소개시키겠다고 생각했다.
다니엘 성격 상, 머리 올리고 수트 다 갖춰입었을 때 아니면 이름이에게 인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왕 성이름 덕질하겠다고 한국 온 거, 이름 정도는 알리고 가야 사나이지!
지성은 다니엘의 간절한 손을 뿌리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 달칵
" 이름아, 미안. 오빠가 많이 늦었지? 이사님이 보자고 해서. "
" 오빠 손님이 이사님, 이사님 하길래 예상은 하고 있었지.
오빠 손님은 어디 가셨어? "
" 저기 있어. 부끄러워서 못 들어오고 있는 중이야. "
" 왜, 왜! 들어오시라 해! "
" 야, 다니엘, 들었어? 이름이가 들어오래! 너 빨리 들어와라! "
지성이 형이 저렇게까지 들어오라 하는데 안 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몰골로 이름을 볼 수도 없고,
그래도 이름 얼굴 한 번만 더 보고싶고.
고민하면서도 다니엘의 발걸음은 지성의 사무실로 한 발짝 두 발짝 향하고 있었다.
" …헤헤, 안녕하세요. "
이름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지성의 옆으로 쪼르르 가서 자리에 앉았다.
심장이 떨리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실물이 더 예쁘네. 진짜.
요즘 카메라들 성능 많이 발달했다고 생각했는데 실물 담으려면 진짜 백만년은 더 걸리겠다.
" 내가 들어오라고 할 때는 그렇게 안 들어오더니 이름이 들어오라고 하니까 바로 들어오는 거 봐. "
" 에이, 형.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하하. "
" 더 험한 말도 할 수 있거든요.
이름아, 얘는 강다니엘. 내 사촌동생. 내가 몇 번 말했던 거 같은데…. "
" …가, 강다니엘 입니다. "
" 아, 그 뉴욕에 있다던 분이시구나!
헤헤, 반가워요. 저는 성이름이라고 합니다. 저 혹시 아세요? "
" …와, 완전 알죠. I KHOW! "
또 말 더듬었다.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할 때도 한 번도 안 더듬고 말하던 내가! 이 다니엘이!
지성이 형은 이런 내가 웃긴지 옆에서 계속 웃기만 한다.
아, 김재환이라도 데리고 한국 올 걸 그랬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네.
여기서 김재환의 빈 자리를 느낄 줄 몰랐는데.
이름이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진짜 최고다. 어떻게 저렇게 귀엽고 예쁘고 혼자 세상 살지.
" 오빠, 아까도 이 분이 나 되게 예쁘다 해주셨어. "
" 그럴 것 같더라. 얘가 너 엄청 좋아해. "
" 아, 형! 아! 윤지성! 그걸 왜! "
" 왜. 뭐. 사실이잖아. "
이름 씨 나가자마자 윤지성부터 한 대 때리고 시작한다.
안 그래도 이 몰골로 만나서 부끄러운데, 저렇게 얘기를 해버리면 내가 더 할말이 없어지잖아.
다니엘은 도저히 이름이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 에이, 저 좋아해주면 고맙죠. "
" 헤헤. "
다니엘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다 필요없고 성이름이 최고라고.
성이름이 실물이 카메라보다 정말 리얼 대박 완전 예쁘다고.
-
지성과 이름이 공적인 이야기를 나눌 것 같아서 다니엘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김재환 자려나. 아직 안 자겠지. 다시 전화나 해볼까.
너무 갑작스럽게 이름을 만나는 바람에 재환과의 통화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는 다니엘이다.
" 전화 받아라 김재환. "
- 딱 잠드려고 했는데 전화한 나쁜 대니얼.
" AH, SORRY. "
- 왜 전화 했어. 성이름 보고 예쁘다고 몇 번이나 말하던지.
대니얼 니가 그렇게 말을 더듬는 줄 몰랐다.
" ……아, 다 들었어? "
- 안 들리는 게 이상하지. 안 그래? 너무 웃겨서 배가 아프더라니까.
그래서 통성명은 했어? 지성이 형이 소개시켜줬어?
" 어, 인사만 하고 나왔어. 지성이 형이랑 일 얘기 하려는 것 같길래 자리 피해줬지. "
- 아 진짜 웃긴다. 녹음할 걸 그랬어.
말을 하네! 거기가 진짜 킬링 포인트였잖아.
성이름도 사람인데 말을 하지 그럼!
" 아, 김재환 진짜 싫어. "
- 그래서 성이름 실물 본 소감은? 예뻐?
" 말이라고 해? UNBELIEVABLE! 카메라들 더 발전해야 해.
영상으로 보던 것보다 실물이 진짜 최고야. 짜릿하다니까. "
- 래퍼 하자, 대니얼.
그 뭐지. 한국에 프로그램 있잖아. 랩하는 거.
거기 나가서 성이름 실물 찬양 랩 하면 너 진짜 위너야.
" SHUT UP, PLEASE. "
- 오케, 오케. 나 이제 잘래.
내가 자고 일어나서 공카 가입하는 거랑 트위터 가르쳐줄게.
트위터가 진짜 신세계야. FANTASTIC WORLD!
계정만 만들어 놔. 알겠지?
" 알았어. 끊어. "
재환과의 통화도 끝났지만, 아직도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딱히 할 일이 없는 다니엘은 이름이의 영상이나 다시 보자고 생각했다.
휴대폰의 미디어 볼륨을 낮추고 밝기를 켰다.
금새 영상에 심취한 다니엘은 누가 옆에 오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 ……? "
누구지. 저 댕댕이 같이 생긴 사람은. 회사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뉴페이스다.
지성 팀장님 사무실 앞에서 뭐하고 있는거지.
저 사람이 보고 있는 영상은 우리 이름이의 영상인 것 같은데.
사생인가. 사생이 저렇게까지 당당하게 있을 리가 없는데.
현재 성이름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옹성우였다.
지성과 얘기가 끝나면 바로 스케줄 가야되서 이름을 데리러 온 거다.
혹시라도 경호팀에 알려야 할까봐 휴대폰을 손에 꼭 잡은 채 다니엘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다니엘은 그저 이름이의 영상을 보며 헤헤- 웃고 있을 뿐.
- 톡톡
조심스럽게 다니엘의 어깨를 톡톡 쳐보는 성우다.
다니엘은 고개를 돌려 성우를 보고 깜짝 놀랬다.
다니엘은 웬만한 이름이의 영상을 다 봤기 때문에 이름이의 매니저 성우 또한 알고 있었다.
" OH! 매니저! 영상에서 봤어! "
" …네, 네? "
" 매니저! 실물이 더 잘생겼네! "
" 하하, 제가 잘 생겼다는 소리를 좀 자주 듣긴 하죠. "
성우 사전에 자신을 잘생겼다 말해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다니엘이 '잘생겼다.' 말해줌 = 다니엘은 나쁜 사람 X
다니엘의 '잘생겼다.' 한 마디에 다니엘에 대한 신뢰도가 무한대로 상승한 성우.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 근데 누구세요? 왜 지성 팀장님 사무실 앞에…. "
" 아! 지성이 형 사촌 동생인데 형 따라서…. "
때 마침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지성과 이름이 나왔다.
이름을 보기에 부끄러운 다니엘은 곧바로 지성에게 시선을 돌렸다.
" 어, 성우 오빠 바로 왔네. 이제 스케줄 가봐야겠다.
지성 오빠, 안녕! "
" 그래, 잘 가. 성우도 이름 잘 데리고 가고. "
" 다니엘 씨도 다음에 또 봐요! "
" …ME? "
다니엘은 이름이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이 자신의 이름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름이에게 시선을 돌리는데 환하게 웃고 있는 이름.
나 맞구나. 헤헤.
" 조심히 스케줄 하세요! 잘생긴 매니저도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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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지성의 집
다니엘 휴대폰 화면으로 보이는 트위터.
" 다 만들었다. "
ㄴㅖㄹ @hehe_0v0
프로필 사진에 이름 사진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너무 부끄러워서 기본 프로필 사진으로 놔뒀다.
혹시나 지인들이 알아볼까봐 최대한 자신이 아닌 것처럼 만들어서 뿌듯한 다니엘이다.
재환이랑 연락되면 다 가르쳐달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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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옹성우 씨, 잘생겼어요!
A. 복 받으세요!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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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명단 ♥
강낭 / 월남쌈 / 슈엘 / 초록하늘 / 페이버 / 럽딥 / 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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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주일 만에 온 뚜싱입니다!
글 쓰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죄송해요 ㅠ.ㅠ
독자님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정말 ㅠㅠㅠㅠㅠㅠㅠ 광광 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록글에 제 비루한 글이 있었다는 거에 정말 무한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ㅠㅠㅠㅠㅠ
암호닉도 제가 받을 줄 몰랐구요 우와 세상에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ㅠㅠㅠㅠ
다음편도 다음주 내로 들고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노력하는 뚜싱 될게요 여러분 ㅠㅠㅠㅠㅠ
보고싶은 소재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구요!
그러면 최대한 반영해서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님들, 사랑해요! 알러뷰!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