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월경_花月庚」
꽃이 피는 날, 달과 별은 그렇게 만났다.
W.꼬잉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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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럼, 약 일 년간 출궁하셔서 요양을 하셨다는데, 그 기록이 없다는 말이지?”
오늘도 어김없이 세자마마의 집무실 안, 세 남자는 바빠 보였다.
집무실 중앙탁자에서 노트북을 두들기며 사건의 자료리스트를 정리하는 성우와
“내가 왕실 비서일지는 근 이십년까지 다 뒤져봤는데,
딱. 중전마마의 출궁 뒤, 일 년간의 비서일지만 삭제된 상태야.”
추려온 왕실 비서일지를 훌훌 훑어보며 고개를 내젓는 지성이의 얼굴에는 평소답지 않게 살짝 흐렸다.
‘왕실내의 절대 권력인 국왕마저도 손을 댈 수 없다는 왕실 비서일지를 누가 그랬을 까,’ 라며 성우와 지성이는 머리를 맞대고는
대략 의심이 갈 만한 중전마마 측근들을 차례차례 짚어보지만,
어언 십년이 흐른 지금 이 시점에서 측근들을 짚어내기에는 역 부족이었다.
“야야, 황미년. 일 년간의 마마의 출궁사유는 기억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앙탁자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턱을 괸 채, 무언가를 고민하는 민현이를 흔들어 묻는 성우는
“나, 아마도 못할 짓을 한 것 같아.”
심각한 표정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자신들과는 다르게 정작 딴 소리를 하는 민현이에 눈을 세모꼴을 한 채로,
두들기던 노트북을 닫으며 한 소리 하려다, “어떡해....아, 어떡하지.” 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민현이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려 또 다른 질문을 해댔다.
“야, 네가 아무리 모태솔로라고해도. 초면인데, 선 긋는건 너무하지 않냐.”
홧김에 세자빈에게 내뱉은 말을 민현이, 본인에게 생생하게 전해들은 성우와 지성이는 듣자마자 민현이를 향해 비난을 했고,
둘에게서 소형폭격기와 가까운 비난의 말들을 들은 민현이는
“그치? 듣자마자 상처받았지, 아... 진짜 어떡하냐.”
자신의 단호한 말에 상처를 받았을 세자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평소답지 않게 의기소침한 얼굴을 지어보이다가,
얼굴을 두 손에 묻은 채로 “내가 왜 그랬을 까......” 웅얼웅얼 한숨과 함께 버무려진 혼잣말을 토해내듯 내뱉었다.
세자의 처소부터 집무실까지 시커먼 남자무리들로 둘러싸인 왕실에서만 이십 삼년을 보낸 민현이에게
첫 여자이자, 마지막 여자일 세자빈은 민현이에게 당연하게도 낯설었을 것이고,
민현이가 세자라는 위치에 있어서 호시탐탐 민현이의 위치를 노리는 세력들에 의해 본인의 신변 또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요즘 찰나에,
세자빈까지 세력들의 타깃이 되는 것이 싫었던 민현이는 예민했던 제 감정을 세자빈에게 그대로 내비치며
단호하고 또,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
“하이고- 황미년, 이러다 독거노인 되겠네,” 라며 이마를 짚어대며 집무실 회전의자에 몸을 깊숙이 기대는 성우와는 달리
죄책감에 혼자 버둥대는 민현이를 보며 왠지 모를 흐뭇한 미소를 짓는 지성이는
제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게 본인이 실수를 해도,
신경을 쓰지도 않는 민현이가
단 한마디의 말실수로 상처 받았을 세자빈이 걱정되어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면,
세자빈이 필시 민현이 뿐만 아니라 어슴푸레한 칼날이 도사리는 이 곳 궁궐에
봄 햇살과 같은 따뜻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느꼈다.
물론, 지극히 윤지성의 100% 촉으로만 이뤄진 일종의 감이기에 실의에 빠진 저 둘에게 말해봤자 통하지도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고,
지성이는 그저 미소만 짓다가 민현이와 성우를 또다시 보채기 시작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옹성우, 네가 세자빈 만나 뵙고 와.”
지성이의 한 마디를 들은 성우는 경기를 일으키듯 기대어 있던 회전의자에서 튕겨져 나오며 벌떡 일어나
“아니, 내가 왜?!?!?” 라고 지성이에게 되물었고, 죄책감에 셀프고문을 하던 민현이는 지성이의 한 마디에 조금은 환해진 안색을 띈 채로,
“그래그래, 성우 네가 가서 세자빈.....많이 상처받았는지 보고와.
아, 가면서 이 마카롱도 가져다주고,”
마치 올빼미에게 편지를 부탁하듯 성우의 손에 마카롱 박스를 쥐어주었다.
“아니, 이보세요. 저 왕실 전담 변호사입니다!!! 이런 건 형이 해도 되잖아!!!” 다급하게 둘을 붙잡는 성우에
지성이는 매몰찬 말투로, 마치 민현이 세자빈에게 선을 그었던 그 말투로
“죄송하지만, 세자마마와 비서실장은 이 영 대군마마를 뵈러 가야하기에, 그럼. 이만.” 하고는 집무실 밖을 미련 없이 빠져나왔다.
**
영국 런던에서 대한민국 서울까지,
직항으로 온다 해도 11시간동안의 장거리 비행에
진영이의 표정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
또, 십년만의 환궁으로 인천공항에서부터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에 긴장을 하고 있어서인지
사지근육, 즉 팔다리 근육이 뻣뻣해지는 걸 몸소 느끼고 있었다.
몸집만한 푸른색 캐리어를 덜덜- 거리며 궁궐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자신의 보금자리에 헤싯- 하고는 잠깐의 미소를 보인 진영이는
제 보금자리 뒤편의 화단에서 나는 소곤소곤- 말소리를 듣곤 발걸음을 화단으로 돌렸다.
“이제, 더 이상 여기에 오면 안돼. 이 집 주인이 오늘 온다했단 말야.”
복숭아 빛의 치마와 아이보리 빛 저고리를 입은 한 소녀가 고양이를 보고는 마치 사람에게 타이르듯 조곤조곤 주의를 준 뒤,
품에서 고양이용 통조림을 내어 고양이에게 주었다.
잘도 받아먹는 고양이가 그저 좋은 모양인지, 소녀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잿빛 털을 가진 길거리의 평범한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이 고양이의 눈은 바다같이 푸른색을 띄었고,
“푸름, 이리와- ”
푸른색의 눈동자를 가진 제 어미를 빼닮은 모양인지,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였다.
십년이라는 유학생활 도중 정말 참을 수 없었던 외로움에 조국에 잠시 들렸던 그 찰나에도,
진영은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제 보금자리에 짧은 인연을 만들어두고는 다시 유학길에 올랐다.
제가 가꾸던 화단 구석진 곳, 다른 길고양이들에 습격을 당한 모양인지 한 쪽 다리를 다친 고양이를 발견하곤
수의사를 불러 치료하고, 정성스레 제 방에서 키운 진영이는 고양이의 푸른색의 눈동자를 보고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그 고양이가 어느덧 ‘엄마’가 되었고,
지금 소녀가 돌보는 그 고양이가 진영의 목소리를 듣고는 쪼르르- 달려오는 걸 보니,
아마 푸름의 자식인 것 같았다.
자신의 발밑에서 장난치는 고양이에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아이와 같은 미소로 장난을 받아주는 진영이는
자신을 향해 동그란 두 눈을 굴려대며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로
“그 아이 이름은.....꽁치에요.” 라며 소곤거리는 ㅇㅇ를 바라보았다.
“꽁치?....꼬.꽁치?”
난데없이 튀어나온 어류에 진영이는 살짝 미소 짓던 표정을 지우고는 두 눈을 반달같이 휘어지게 접어가며 웃어보였다.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낙엽만 봐도 웃기다며 박장대소할, 열여덟 진영이지만 이리도 크게 웃어대어
되려 ㅇㅇ는 민망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꽁치와 진영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ㅇㅇ는 진영이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꽁치와 진영이를 화단으로 데려가
지금껏 제가 훈련시켜두었던 꽁치의 재롱을 보여주었다.
“우리 꽁치, 산책도 되게 좋아해요,”
꽁치의 잿빛 털을 만지작대며 시선을 오로지 꽁치에게 고정시킨 ㅇㅇ는
지금, 제 옆에 있는 이 소년이 궁궐의 서열 3세라는 걸 알고는 있는 걸까.
마음속으로는 온갖 흑심을 품고는 반대로 얼굴에는 친절한 미소를 띈 채,
제게 접근하던 다른 이들과는 달리.
스스럼없이 편한 친구마냥 절 대하는 ㅇㅇ가에 진영이는
타인에게 쉽사리 열지 않던 마음의 문 뒤편에서 빼꼼히 고개만 내민 채, ㅇㅇ를 보고 있었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열 때까지 노크할 것만 같은 ㅇㅇ가에 진영이는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문고리를 잡아당겼고,
“그럼 지금까지 여기서 꽁치를 재운 거에요?”
“......네, 궁궐에서는 반려동물의 출입이 된다고....장 비서님한테 혼났거든요.”
“......그럼, 내 방에서 키우면? 그건 어때?”
문 맞은편에 서있는 ㅇㅇ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자신의 방에서 키우는 건 어떻겠냐고 묻는 진영이에 ㅇㅇ는 화들짝 놀라하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고,
“죄송하..아니, 송구하옵니....아, 죄송합니다 대군마마.
세자빈 ㅇㅇ, 대군마마를 뵈옵니다.”
몇초간의 정적 뒤, 사태파악이 끝난 ㅇㅇ는 뒤늦게 예를 갖춰 진영이에게 인사했다.
허리를 90°로 접어가며 인사하는 ㅇㅇ가에 진영이도 놀랬는지, 큰 절을 올릴 기세로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이 영 대군입니다. 세자빈마마를 뵈옵니다.” 라며 ㅇㅇ에게 인사를 했다.
고개를 땅 바닥에 향한 채, 허리를 바로 세워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둘은 서로 고개만 살포시 든 채 눈치만 보다 시선이 마주쳤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 먼저 웃음을 터뜨리는 ㅇㅇ가에 진영이도 마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
“대군마마- 이 현 세자마마께서 오셨습니다.”
꽁치와 ㅇㅇ, 즐거운 만남을 뒤로한 채 진영이는 제 처소에 딸린 작은 서재에서 앞으로 꽁치가 지낼 보금자리의 구도를 구상중이였고,
이 곳이 어딘지. 제 주인이 얼마나 높은 분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꽁치는 그저 진영이 주는 온기가 좋은 모양인지 진영의 발밑을 맴돌고 있었다.
‘이 현 세자마마’ 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진영이는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서재의 문을 열어젖혔고, 반가운 표정으로 형에게 큰 포옹을 건넸다.
“십 년 만에 보는 거라지만, 너 너무 많이 큰 거 아니야-”
기껏해야 자신의 허리춤에 닿을락 말락하던 여덟 살 아이는 자신의 시선과 맞닿을 정도로 성장하여 열 여덟의 늠름한 모습으로 형을 찾아왔고,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제가 기억하는 꼬맹이 배진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에 민현이는 흐뭇하면서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형은 이제 장가갈 때도 되었지- 그럼그럼.”
장난스레 민현이의 옆구리에 솜방망이 같은 주먹질을 하며 치대오는 진영이에
십 년전 진영이로 돌아간 듯 한 천진난만한 모습이 보여 민현이는 진영이에게 가벼운 헤드락을 걸며 “어쭈, 아주 나이 먹었다고 형한테 까부네- ” 장난을 치댔다.
“...........? 이 고양이는 뭐야?”
영국산 홍차와 쿠키를 가볍게 다과로 즐기던 둘 사이를 맴돌던 꽁치는
민현이의 발밑에서 시선을 고정한 채로 애처롭게 울어대었고,
“아, 나랑 어떤 사람이랑 같이 키우는 고양이야.”
민현이의 무릎위로 가볍게 올라와서는 자연스레 꾹꾹이를 해대는 꽁치를 보며
진영이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보였다.
“궐 내에서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했던가?” 고개를 갸웃하는 민현이에
대군이라는 지위를 써서라도 자신이 나서서 꽁치를 지킬 것이라고 눈을 부릅뜨며 민현이를 향해 다짐했다.
“근데, 이름이 꽁치가 뭐냐-”
“차라리 윌리엄이나 루이, 뭐 이런 게 더 낫겠다.” 라며 꽁치라는 이름에 고개를 젖혀가며 웃어 보이는 민현에
진영이는 ㅇㅇ가 생각이 나서 “아, 놀리지마- 나름 고심해서 지은 것 같더만.” 하고는 너무 웃어서 눈꼬리에 눈물까지 맺힌 민현이를 타박했다.
민현이는 제 놀림에 쉽게 발끈하는 동생이 그저 귀여워서 “네가 지은 이름 아냐?” 하고는 가벼운 농담 던지듯 물어보았고,
베시시- 웃어보이며 민현의 물음에 답해오는 진영이를 보고서는 민현이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제 전담 변호사인 성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자빈ㅇㅇ, ㅇㅇ가 이름 지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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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잉온북]
하핫 독짜 여러분들!!! 꼬잉온북인니다아!!!!!!
점점 산으로 가는 듯한 우리 화월경!!!!!!!!
하핫
망해쪄요!!!!!!!!
음, 제가 오늘부터 근 2주간....(아마 10월 19일까지)
여러분들을....못 뵙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시험기간이거든여.....(쭈글)
몇몇분들이 쪽지로 학과를 물어보셨는데,
저는 간호학과인니다!!
하핫, 이번 학기는 제발 에프가 안 떠야하눈뒈............
(이번학기 재수강은 나야나- )
잘.....보고 올께여...............(젭알)
독짜 녀러분들도 아프지말고!! (건강이 먼저 입니다!!!!)
우리 2주뒤에 봐여~
*2주뒤에 익예[워너원]에서 스리슬쩍 출몰(?)밑밥 한번 ㄷ,던져도 될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