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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얼음이 찬찬히 녹듯 전체글ll조회 1066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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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박지훈]






전지적 시점






Written by. WOOZAI



[워너원/박지훈] 전지적 남 시점 03 | 인스티즈



툭하면 아프고 웬만한 여자보다 예쁘장한 외모에 새하얗다기 보다는 창백한 피부.


나에게는 남인 쌍둥이 동생이 한 명 있다.






03 - 남보다 못한 사이





울다 지쳐 쓰러진 엄마는 곤히 눈을 붙였다. 혈색 없는 얼굴이 차갑게 식은 공기를 맞아 허옇게 부르텄고, 흘렸던 눈물이 바짝 말라 굳었다. 칠흑 같은 상복을 휘날리며 어질러진 상을 치웠다. 끝없이 실어나르고 박박 닦아도 줄을 잇는 그릇들에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도와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그 아이는 마지막까지 아빠의 옆을 꼭 지키기 바빴다.






아빠를 그만 떠나 보내야 할 때가 왔다.






나는 바보 같이 우리 아빠가 늘 건강할 줄로만 알았다. 아빠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시면 자연스럽게 혈압약을 한 알씩 까 드셨고, 그 일은 곧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행동과도 같았다. 그리고 또 다른 집 찾아가듯 병원과 늘 가깝게 지내셨다. 그 독한 담배를 단칼에 잘라내시지는 못하셨지만, 조금씩 줄이셨고 인생의 친구인 술은 끝내 손을 놓지 못하셨다.



아빠는 내게 가볍게라도, 지나가는 말처럼이라도 힘겨운 말씀 한 번을 한 적이 없으셨다.



미련하게도 말이다.






아빠는 내게 어디서든 모르게 손을 뻗어 주시는 키다리 아저씨였고 늘 기댈 수 있는 뽀빠이였으며 최고로 멋있는 로보트 태권브이였다.






그리고 중학교 시절, 내 이름 대신에 불리던 호칭은 아빠 없는 불쌍한 년이 되었다.






나는 하나뿐인 내 편을 잃었다. 그 아이와 싸움박질을 해 엄마에게 죽도록 맞았을 때, 아빠는 그만 눈물을 그치라며 달콤한 것을 입에 넣어주셨고 한밤중, 너무 아파 정신을 못 차리며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도 바쁜 일은 뒷전으로 두고 내 손을 붙잡으러 오셨다.



무엇보다 아빠와의 추억이, 정이 너무나 많아서, 그래서 나는.






스르륵 눈을 떠졌다. 축축한 베개에 눈가를 비볐다.



정신 차리자. 3년 전 일이야. 벌써 3년이나 된 일이라고, 이름아.






*          *          *






20XX년 첫눈이 왔다. 뚝 떨어진 기온에 오랜만에 깊숙이 넣어 두었던 상자에서 목도리를 꺼내와 칭칭 둘렀다. 꽉 조여오는 교복 바지에 다리를 지압했다. 바지를 적당히 줄였어야 했다. 다시 치마로 갈아입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기에는 내 다리가 얇은 나일론 한 겹으로는 추위를 절대 못 이길 것 같아 고개를 저었다. 얼어서 잘 펴지지도 않는 손가락을 쭉 뻗어 내림 버튼을 눌렀다. 잘 갔다 오라는 다정한 말들을 주고받는 박지훈이 얄미워 애꿎은 현관문만 발로 툭툭 찼다. 그리고 덜컹,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동시에 평생 인사만 하다 끝날 것 같던 안에서 문이 열렸다.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닫힘 버튼을 연속으로 눌렀다.






“뭘 봐.”






박지훈은 한참을 넋이 나간 채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과감하게 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가벼운 마음으로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갔다.





*          *          *






허기가 져 이것저것 꺼내 먹던 도중, 엄마의 강요로 집을 나섰다. 아니, 쫓겨났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다. 다니는 학원 시간이 끝난 지가 한참이 되어도 집에 들어올 소식이 없는 박지훈이 걱정된다며 내 등을 밀었다. 급하게 나오는지라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발에 슬리퍼 하나를 질질 끌고 나왔다. 고무로 된 슬리퍼가 추위에 딱딱하게 굳었다. 아침에 오던 눈은 얼마 가지 못해 점심시간으로 멈추었고 그 후로 오지 않을 것 같던 눈이 이제는 진눈깨비가 되어 내렸다. 방금 감고 나와 축축한 머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젖을 것 같아 모자를 뒤집어썼다.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들려오는 건 차가운 여자의 기계음뿐, 박지훈의 낮고 나른한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다니는 건지.






아파트 주변을 둘러 보았다. 날이 추워져 오후 6시만 되어도 한밤중인데 10시가 넘은 지금은 간신히 가로등에 의지하여 시야를 넓히고 있다. 한숨을 내쉬었다.



짜증 나. 박지훈 찾기 전까지 집 들어올 생각 말라니. 내가 박지훈의 전담 경호원도 아닌데 말이야.






30분이 흐른 지금, 입으로 기합 소리를 내며 추위를 버텼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입김을 쐬었다. 얼음물과 잔모래들이 섞여 신발 속으로도 막 들어왔다. 두 볼은 찬 바람이 닿아 새빨개졌고 치아들이 딱딱 부딪혔다. 더는 못 있어서 삐거덕거리는 그네에서 자리를 뗐다. 정신이 아찔했다. 감기라도 걸리면 다 박지훈 탓이다. 그리고 저 멀리서 여유롭게 걸어오는 박지훈이 보였다.






“미친 새끼.”






손가락을 꿈틀대며 얼어붙은 신경들을 일깨웠다. 주먹을 꼭 쥐고 박지훈에게로 달려갔다. 지금까지 고생한 걸 생각하면 앞이 보이지 않았다. 박지훈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 힘은 얼마 가지 못해 풀리고 말았다.






“박지훈, 너 돌았,”



“…….”






하도 숙이고 있어서 아파 보이기까지 하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야, 너 얼굴 뭐야.”



“추운데 왜 나와 있어.”



“뭐냐고, 너.”



“감기 걸려, 너.”



“대답이나 해!”






코 주변에 울긋불긋 피가 묻어 있다. 까치발을 들어 눈높이를 맞추었다. 가로등에 역광이라 눈이 부셨지만, 또 박지훈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구분은 할 수 있었다. 눈가 주변이 피멍이 들었고 하물며 아예 엎드려 팼는지 잔뜩 굽은 자세며 다리도 절었다. 팔에 힘을 실어 어깨를 거세게 붙잡자 인상을 찡그렸다. 때때로 윽, 하며 신음을 내뱉기도 했다.






학원에서 집까지의 그 거리를 어떻게 이 다리로, 이 몸을 이끌어 왔는지.






숨을 크게 헐떡일 때마다 입김이 솔솔 나왔다.






“따라와.”




“이름아―.”



“네 엄마 지금 네 걱정 때문에 잠 못 잔다.”






빨갛게 부르튼 손을 붙잡고 잡아당겼지만, 마치 제가 병풍이라도 된 듯, 그 자리에 굳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 관자놀이를 꾹꾹 지압했다.






“왜 이래, 진짜.”



“아파.”



“그럴 것 같아.”



“업어 줘, 이름아. 나 많이 아파.”



“자꾸 짜증 나게 할래?”






꼼짝 않는 박지훈을 두고 휘적휘적 앞서 걸어갔다. 머지않아 신발을 질질 끌며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          *          *






엄마는 박지훈의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며 쓰러질 뻔했다. 도대체 행실을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냐며 박지훈에게 욕하기도 했다. 씻고 나온 박지훈은 더럽혀진 옷 대신에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꽁꽁 싸매졌을 때는 몰랐는데 간편한 옷을 입은 걸 보니까 상처 면적이 크게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다. 엄마는 박지훈과 더는 말도 섞기 싫다며 방문을 쾅 닫았다.






박지훈 걱정만 하고. 누구는 밖에서 몇 시간을 있었는데 갔다 왔냐는 말 한마디 없고.






뜨거운 물로 통통하게 부어오른 발을 적셨다. 후끈후끈했다. 날카로운 칼바람이 닿아 얼어붙은 머리를 다시 새로 감았다. 머리를 탈탈 털며 높이 올려진 구급상자를 꺼냈다. 책상맡에 앉아 책을 펴 놓은 박지훈에 감탄했다.






“너도 대단하다. 지금 공부가 머리에 들어와?”



“…….”



“나 봐.”



“가, 좀.”






의자를 돌려 몸을 내 쪽으로 오게 했다. 자리에 털썩 앉아 발을 들어 올렸다. 빨갛게 부어오른 발목이 안쓰러웠다.






“어디서 처맞고 온 게 그렇게 쪽팔려? 누가 그랬는지 말해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사람 답답하게 왜 말을 안 하는데!”



“내 일이라고! 네가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 있었는데! 귀찮으니까 나가라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치켜뜬 눈을 하고는 나를 노려보았다. 지금 장난하냐며 한소리를 하려던 참에 물기 어린 소리를 내는 박지훈에게 뗐던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힘없이 툭, 떨어진 눈물 때문에.



왜, 왜 우는 건데, 왜.






“그러네….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네.”



“…….”



“얘가 언제 들어오나, 너 하나 때문에 밖에서 몇 시간을 서 있던 나는 그저 쇼하고 있었던 거였네.”






펼쳤던 구급상자를 다시 정리했다.






"제 친구들이랑 싸움박질이라든지 뭐라도 했겠지. 그랬을 거뿐인데 쓸데없이 감정까지 버리면서 너한테 성 냈던 나는 그냥."



"……."



"병신 짓 한 거네."



"……."



"너랑 나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닌데 말이야."






쾅, 소리 나게 닫고 나온 문을 흘겼다. 내뱉었던 말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다. 서로 옳은 말을 했다. 그 아이 말처럼 나는 그동안 없는 사람 취급하고 살아왔던 박지훈에게 난데없는 관심을 보였고 내 말 대로 그 아이와 나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방으로 와 침대에 드러누웠다.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아빠 보고 싶어….”






*          *          *






싸늘해진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식어갔다. 너무 모진 말을 내뱉었던 건 아닌가, 생각 없이 뱉은 말에 상처라도 밭지는 않았을까 당장에라도 방문을 열고 눈을 맞추고 싶었다. 더 이상 눈에 차지 않는 글씨들에 펜을 쥘 힘도 없어 필통으로 집어넣었다. 순식간에 책꽂이로 꽂아 놓고는 이불을 덮어 꿈나라로 갈 준비를 했다.






*          *           *






“지훈아.”



“…….”




“지훈아―.”



“……?”



“아빠 없는 지훈이는 외롭지 않아?”



“아빠….”



“이제 네가 우리 집 가장이잖니.”



“…….”



“엄마도 이름이도, 이제 지훈이, 네가 지켜야 해.”



“…….”






그렇게 그리던 아빠와 꿈속에서 오랜만의 재회를 가졌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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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 [꽁냥] [낭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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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7.235
아 여주 너무불쌍히ㅣㅇᆢ
6년 전
비회원237.235
아 여즈 너무 불쌍해여ㅠㅠ 지훈이도 여주마음 알아줬으면.. 어쩌다 둘 사이가 그렇게된거죠?ㅠ
6년 전
비회원136.148
아 뭐야, 지훈이랑 여주랑 그냥 다 불쌍하다.. 박지훈도 그동안 마음고생 꽤나 한 것 같고ㅠㅠㅠㅠㅠㅠ 저는 강낭입니다!
6년 전
독자1
아구...ㅠㅠㅠㅠㅠ헝ㅠㅠㅠㅠ진짜 너무 맴찢 아닌가요...????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아니 또 이렇게보니까 지훈이도 짠하고... 여주는 그냥 짠하고ㅜㅜㅜ
6년 전
독자3
지훈이랑 여주랑 다 짠내폴폴... 서로 타이밍이 안맞네ㅜㅜ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4
매화 볼때마다 여주 너무 안쓰러운듯..ㅠㅠ
지훈이도 불쌍하닫ㅠㅠㅠ

6년 전
독자5
너.. 그래서 그렇게 공부 열심히하는거냐 기특하네 짜식 [김수석]으로 암호닉 신청합니당
6년 전
차가운 얼음이 찬찬히 녹듯
(ㄱㄴ) 접수! 감사합니다, 김수석 님~! (ㄱ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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