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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6.5 part 2 | 인스티즈














Oh My Rainbow

Kiss me hard in the pouring rain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6.5 part 2 | 인스티즈

‘프리지아’

‘프리지아 여름’

‘상상의 꽃’

지훈의 통합 검색창은 온통 ‘프리지아’의 존재 여부로 가득했다. 이유인즉슨, 뜨거운 여름 안에서 겨울 식물인 프리지아를 얻기란 그의 말을 빌려 정답률 최하의 문제를 맞히는 것보다 어려웠으니 말이다. 영화관 약속 당일, 지훈은 알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커튼 뒤로 비친 어스름함이 이른 아침을 말했다. 침대에 엎드려 밤새 했던 문자를 살폈다. 아직 ‘1’이 지워지지 않은 문자와 흰둥이 이모티콘.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는다. 많이 설쳤나. 별로인가. 복잡한 머릿속에 부정의 단어가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

'삭제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는 '담당자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앱 개발에 힘을 썼으면 좋겠다' 등등 부질없는 헛소리를 해대면서. 늘 호시탐탐 지훈을 놀리고 싶어 안달 난 정한이 봤다면 당장에라도 침대 옆 옷걸이에 영양제를 달아 놓고 ‘네가 문자 따위에 신경 쓰다니 미쳤구나’라며 그를 걱정했을 것이다.

침대 끝에서 끝까지 몸을 돌돌 굴리던 그가 휴대폰을 들었다. 세 번의 시도 끝에 잠에 취한 승관의 목소리가 들린다. 고요한 이른 아침, 거친 생각의 지훈과 불안한 눈빛의 승관과 그걸 지켜보는 창밖 아름드리나무가 있었다.




- ‘부승관, 자냐.”

- ‘……죽을래?”

- ‘지금 좀 급해서 그러는데, 김여주 좋아하는 거 하나만 말해 봐.’

- ‘아침부터 뭔 날벼락이야 진짜……. 일단 나는 널 좋아해.’




잠결에도 승관의 장난은 그칠 줄 몰랐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복잡함을 지워내던 지훈이 불쑥 몸을 일으켜 대답을 재촉했다. 알아, 몰라. 그것만 얘기해. 승관은 잠시 뜸을 들인다. 요즘 들어 눈꺼풀이 무거워 피곤했던 자신을 이른 시간부터 닦달해대는 지훈이 달가울 리 없었다. 눈가를 비비며 갈라진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최대한 애처로운 음성을 쥐어 짜내려는 계략이었다.




- ‘친구야, 미안하다. 사실 여주는 날 짝사랑해. 슬픈 외기러기의 사랑, 알지?’

- ‘……죽고 싶지.’




아침부터 생존을 운운하는 지훈의 다정함에 흠뻑 취한다. 잔뜩 경직된 지훈의 낯을 상상하니 더욱더 골리고 싶은 승관이었다. 이지훈, 우냐? 우리 집에 녹차 팩 얼린 거 있는데 줄까? 대신 네가 집까지 와야 해. 지훈은 곧 낮게 욕을 뱉어냈다.




- ‘여주가 좋아하는 거라…….’

- ‘없으면 됐어.’

- ‘야, 시간을 좀 줘라. 내가 무슨 3분 짜장도 아니고.’

- ‘헛소리만 안 했으면 벌써 나왔을 답이잖아.’




지훈의 퍽퍽함에 서운함을 표하던 승관이 지그시 눈을 감는다. 그러다 자신의 분신과 같던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에 놓인 액자를 집어 들었다. 중학교 교복을 입은 앳된 승관과 여주, 배시시 웃는 얼굴은 여전했다.




- ‘프리지아.’

……

- ‘중학교 졸업식 날 꽃 하나 없이 축 처져 있길래 교문 앞에서 하나 사다 줬거든? 근데 그걸 그렇게 좋아했어. 어른 되면 자기도 꼭 이런 색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때 진짜 좋았었는데……. 승관은 말끝을 흐리며 한곳에 시선을 두었다. 다른 것과 달리 엎어진 액자에 감정이 서렸다. 힘겹게 눈길을 거두고 다시 침대에 누워 끝까지 이불을 덮는다. 억지로라도 잊고 싶은 것이다.




-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걸 묻냐?’

- ‘그냥, 아무튼 고맙다.’

- ‘야, 근데 생각해 보니까 프리지아가…….’




성미 급한 지훈이 먼저 휴대폰을 덮었다. 승관은 한숨을 폭-, 내쉬며 자세를 고쳐 누웠다. 그러나 잠은 달아난 지 오래, 먹먹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책상으로 돌아가 애꿎은 참고서를 뒤적였다. 읽히지도 않는 정의에 여러 번 밑줄을 긋다, 결국 구멍 난 페이지에 머리를 박는다. 아프다. 정말 아파. 승관은 어 놓은 액자를 꼭 껴안고 숨을 죽였다. 고요한 아름드리나무는 그저 그의 창가를 지켰다.













*















- [이쥰, 그냥 포기하고 다른 거 골라]

- [프리지아 좋아한다며]

- [겨울꽃을 네가 무슨 수로 찾냐? 사람은 때때로 플랜 B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해]




승관의 말대로 구하기 힘든 시기였다. 근처 꽃집을 둘러봐도 돌아오는 건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어느덧 약속 시각이 가까워졌다. 두 시까지 만나자 먼저 손가락까지 걸었던 터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영화관으로 향하는 마지막 신호등을 건너던 그가 다급히 시계를 확인했다.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6.5 part 2 | 인스티즈

맞은 편에 있는 꽃집 때문이었다.













*














어떤 꽃 찾으세요? 프리지아…… 아, 그건 지금 없는데……. 역시나, 지훈은 서운함을 감춘 채 살짝 고개를 숙이며 가게 문 손잡이를 잡았다. 저기 학생, 몇 송이나 필요한 거예요? 그의 발걸음을 잡는 목소리에 빈틈없이 두 손을 말아 쥐었다.




- ‘한 송이…… 한 송이면 돼요.’

- ‘음, 오늘 꼭……’.

- ‘네, 오늘 꼭 필요해요.’




그녀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다, 가게 뒤편에 설치된 작은 온실 안에서 노란색 프리지아 여러 송이를 담아 가지를 정리했다. 내가 직접 키우는 거라서 아무한테도 안 줘요. 그런데 학생한테는 특별히 주는 거예요. 오늘 꼭 필요하다고 했으니까. 그녀가 살며시 웃는다. 지훈도 화답하듯 미소지었다.




- ‘애인한테 선물하는 거예요?’

- ‘……아니요, 아직은.’

- ‘좋겠네, 학생 애인 될 사람은.’




정리된 줄기를 한데 모아 투명 포장지로 감싸는 손길이 바쁘다. 짧은 대화를 이어나가면서도 계속 시계를 확인하는 지훈이 그 까닭이었다. 그녀는 얇은 리본으로 마무리한 프리지아를 건네며 지훈에게 물었다.




- ‘프리지아 꽃말이 뭔지 알아요?’

……

- ‘새로운 시작. 그래서 졸업식 날 많이 찾는 꽃이기도 해요.

……

- ‘오늘 학생한테도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랄게요.’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6.5 part 2 | 인스티즈

지훈의 손에 담긴 프리지아.

그리고 새로운 시작.













*














가슴에 꽃을 안고 달리기 시작했다. 삼십 분이나 늦은 탓에 쉬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가쁘게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피자, 기다렸다는 듯 전화벨이 울렸다. 여주, 너에게서.




- ‘정확히 어딘데.’

- ‘나…… 영화관 앞에. 대기실 의자 많은 곳.’

- ‘던킨 쪽?’

- ‘아니, 스타벅스.’

- ‘……아, 보인다.’

- ‘지금? 내가 보여?’




지훈은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품에 안은 프라지아를 내려다보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다.




네가 좋아할까

널 닮은 프리지아도













……나도.













마침내, 직접 건네는 노란 프리지아 한 떨기에 긴 호흡을 멈췄다. 네 꺼. 이 작은 한 마디에 배시시 웃는 예쁜 프리지아가 지훈에게 손을 내민다. 손끝이 닿을락 말락 뜸을 들이던 그가 여주의 어깨를 감쌌다. 비로소 퍼지는 미소에 마른 입술을 적신다. 마음 진정제의 효과는 탁월했다.




- ‘고마워.’

- ‘중학교 졸업식 날 꽃 하나 없이 축 처져 있길래 교문 앞에서 하나 사다 줬거든? 근데 그걸 그렇게 좋아했어. 어른 되면 자기도 꼭 이런 색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 ‘예쁘다, 지훈아.’

- ‘그때 진짜 좋았었는데…….’










제 품에 안긴 그녀에게 짙은 프리지아 향이 났다.

마치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6.5 part 2 | 인스티즈

예쁜 목소리로 누군가 읽어 내렸던 시의 구절이 생각나요.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지개를 볼 수 없어요.'

그리고 그 구절을 듣고 문득 생각했죠.





혹시 비가 영원히 그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더라도

결국 무지개를 보지 못하더라도




네가 내 옆에 있다면

난 아마도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6.5 part 2 | 인스티즈

열아홉에 시작한 내 첫사랑도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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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제서야 수정하네요 :) 은블리입니다.
수업중에 알람이 울려서 봤더니 오엠알이! 두둥! 파트원도 그렇고 파트투도 그렇고 여주와 지훈이가 너무나 풋풋하고 귀엽고ㅠㅠㅠ
좋아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는 지훈이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ㅠㅠㅠ 너무 멋있어서ㅠㅠㅠ 꽃을 주는 기점으로 여주와 지훈이 사이에 새로운 시작이 있으면 해요 (예를들면 이제 더이상 친구가 아닌...ㅎ 연애라던가...?ㅎ...) :D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늘 설렘이 가득한 글 감사해요! ㅎㅎ

6년 전
독자2
봄봄이입니다! 하루에 두편이라니!! 점심안먹어도 배부른 것 같아요ㅠㅠㅠㅠ 지훈이가 상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그 모습을 보고 자기가 더 기쁠 순간을 위해 겨울꽃을 여름에 구하러 다녔다는게 너무 예쁘구 사랑스럽구...!ㅎㅎㅎㅎ 오늘도 예쁜글 감사해요 작가님! 좋은하루보내세요:-)
6년 전
하프스윗
오늘 같은 날, 봄봄님에게 프리지아 한 떨기 선물하고 싶네요! 예쁜 하루 보내세요 :)
6년 전
독자3
글 속의 예쁜 프리지아 잘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6년 전
독자4
물민이에요!! 두편이 연속으로 ㅜㅜ 너무 행복해요!! 항상 여주와 지훈이의 입장을 각각 보여주시는게 정말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승관이에게 아픈 사연이 있나봐요ㅠㅠㅠㅜ 마냥 장난스러운 아이인줄 알았는데 ..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풀어지겠죠?ㅜㅜ 다음 이야기도 기다릴게요!! 진짜 항상 이렇게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드려요??
6년 전
독자5
가을입니다! 으앙 ㅠㅠㅠ 오늘 글도 정말 잘 읽었습니다.. 으엉 정말 자까님의 필력에 감탄을 합니다8ㅅ8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7
다흰이예요 :D 지훈이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도 설레고 좋아여 ㅠㅠㅠㅠ 프리지아 구하러 돌아다닌 지훈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구...8ㅅ8 여주랑 지훈이를 보고 있으면 풋풋하고 보송보송한 느낌이라 절로 막 미소가 지어지네요 ㅎㅎㅎ 와중에 승관이는 무슨 일인지 막 걱정도 되구... ㅠㅠ 오늘도 예쁜 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다음 편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6년 전
독자8
너라는 꽃입니다... 시험기간에 이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작가님 글을 안 읽으면 현기증 날 것 같아서 잠시 쉬었다가 하자고 결론을 내렸네요 (변명 잔뜩) 아무튼 다시 봐도 너무 설렙니다ㅜㅜ 프리지아 꽃을 건네주신 꽃집 여자분도 너무 좋으시고 무엇보다 지훈이 마음이 참 예쁜 것 같아요 브금도 상황이랑 너무 잘 어우러지면서 두근두근하네요. 뭔가 들을수록 지훈이 음색으로 듣게 된다면 진짜 잘 어울릴 것 같은 브금이네요! :)
6년 전
독자9
우즈입니다 ~~! 작가님 하루에 2편씩이나 올려주시다니 ,,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ㅠㅠㅠ오랜만에 다시 정주행도 하고 지훈여주 고딩미도 볼 수 있는 일석이조 같은 이기분 ~~! 최고에요 ㅎㅎ 프리지아는 꽃말도 정말 예쁘고 생김새랑 색도 넘 예쁘네요 ㅠㅠ 작가님 덕에 알게 된 꽃이에요! 다음에 꽃집가서 꼭 한송이 사율꺼에요 ㅠㅠ~~ 오늘도 수고하시는 작가님 이제 날씨가 넘 추워요!! 감기 걸리지마시고 따뜻하게 입고다니세요❣️ 오늘도 글 진짜 짱짱짱 잘 읽구갑니다 ㅎㅎ
6년 전
비회원88.178
아 작기님 체리부기예요 세상에 이거 어쩌지 6.5 편 너무 최고인걸요 프리지아 저도 원래 좋아했던 꽃인데 여기서 보니 너무 반갑고 막 그러네요 훈이가 상대를 생각하는 모습에, 열심히 프리지아를 구하는 모습에 너무 반해버린것 같아요 저도 이번 졸업식 때 프리지아 받아야겠어요 오늘도 예쁜 글 감사드려요 안온한 밤 되세요 작가님 :)
6년 전
비회원108.155
오엠알은 언제 읽어도 기분이 포근해져요. 글 읽는 동안은 정말 따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6년 전
독자10
여우비입니다 아ㅠㅜㅠㅜㅜㅜㅠ 지훈이 최고다 진짜ㅠㅜㅠㅜㅠㅜㅡㅠ 이 꽃 얘기는 진짜 다시 봐도 입틀막감이네요ㅠㅠㅜㅜㅜㅜㅜㅜ 우물쭈물 꽃을 내밀 지훈이 얼굴이 상상가서 어찌나 베개를 쳐댔던지.. 심장이 너무 아파요...흑흑흑흑
6년 전
독자11
하늘입니다!!!프리지아...예전에 봤던 기억이 나네요!!!!한번 읽었던 내용을 다시 읽는데도 정말 좋아요 진짜 오엠알 제 인생글잡입니다!!!
6년 전
독자12
베리소스윗입니다 계속 말씀드리는것같은데 프리지아편 정말 너무 좋아요 오엠알중 2번째로 좋아하는 에피소드 ㅠㅠㅠㅠ 진짜 몽글몽글하다는 느낌이 이런걸까요? 프리지아편은 정말 너무 행복해요 마음 아픈 일도 없고 그저 고3 둘이서 영화데이트를 하는 내용 그자체니까요 덕에 프리지아 노래도 열심히 듣고 들을때마다 지훈이와 여주가 영화데이트하는게 생각이 나요 ㅎㅎㅎㅎ 그만큼 정말 저에게 의미깊고 너무 좋았던 편이에요!!! 물론 다른 내용도 너무 너무 행복하고 예쁜 글들입니다만 전 이번 데이트편을 너무나도 좋아해요 ㅎㅎㅎ 진짜 오엠알 다시 읽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13
우리우지입니다 초반에 글 읽다가 숨이 턱 막혔네요 ㅠㅠ 승관이와 액자... 제가 생각하는 것이 아마 맞겠죠...?
승관이의 마음이 이해가 잘 되고 저까지 다 숨죽이게 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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