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 시점]-[1월 15일/날씨:비옴]
오늘도 장미정원에 가봤다.
비오는 날인데 설마 오늘도 있겠어?하며 갔는데. 소사맙ㅋ
....진짜있ㅋ엉ㅋ
ㅂ비가 얼마나 많이 노는데 우산 하나 안쓰고 저러고 앉았다.
...겁나 지가 무슨 철인이세여?
그 사람에게 안 들리게끔 쯧쯧하고 혀를 차며 공원을 빠져나왔다.
지금 시간은 7시 20분.안재효네 집까진 30분까지 가면되니까...
어휴,역시 난 너무 착한것같아.
이렇게 착해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려고...
... ...지금 슈퍼, 문 열었을라나?
우산은 있겠다 쳐도..우비랑 핫팩...
...있겠..지?
[박경 시점]-[1월 17일/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안재효집에 가는길. 편의점에 들렸다.
불닭볶음면 겁나 내 취향이요. 불닭볶음면이랑 사귀고싶다.
ㄴr랑....4귀ㅈr....★☆ㄴ1ㄱr 없눈 날..ㄴr는 ㄱr끔..눈..물을..흘린Da..☆★....
저녁으로 먹고 내일 아침으로도 먹고 내일 점심으로도 먹고 내일 저녁으로도 먹기위해 넉넉하게 다섯개나 샀다.
그렇게 공원을 지나쳐 가려다가 문득 그 남자가 생각나 장미정원쪽으로 가봤다.
아마 매일..?엄청 자주 여기 앉아있는것 같은데..저 사람 밥은 먹고 다니는걸까.
딱봐도 정상체중보다 덜나가게 생겼는데..
어휴..저 기럭지 좀 봐..겁나 길어..내가 저다리였으ㅁ
아 이게 아니라.
눈을 힐끔 내려 비닐 봉지를 쳐다봤다.
...하..
뭐..불닭 하나쯤...내가 양보해야지..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착해..이렇게 착해서 이 고단하고 험난하고 무서운 세상을 우쨔 버틸라꼬...
[박경 시점]-[1월 18일/바람 선선히 부는 조금 추운날. ㄴr는..옆9ㄹ1ㄱr....seeㄹ1Da.....♡☆..]
걸스데이 노래를 들으면서 유유자적 걷다가 공원으로 쏙 들어갔다.
껄껄. 역시 나란 새끼. 너무 착ㅋ햌ㅋㅋㅋ
오른손이 묵직했다. 묵직하게 느껴오는 무게감에 괜히 뿌득해져서 입꼬리가 살살 올라갔다
내 손으로 도시락을 싸는 날이 생기다니...
핫!!역시 난 세기의 천재 현모향처?!
ㄴ는 무슨ㅋ
ㄱ그 사람이 나올만한 골목에 도시락을 놓고 급하게 안재효네 집으로 갔다.
앜앜앜 늦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경 시점]
처음 그 남자를 봤던게 아마 11일 이었나? 매일 안재효네 집에 과외시키러 가면서 본 결고 그 남자는 꽤 자주, 장미정원에 나왔다.
어느날은 이어폰을 끼고 리듬을 타고, 또 어느날은 푹푹 한숨만 쉬고, 어떤날은 노트에 급하게 뭔가를 적는것도 자주봤다.
처음 그 남자를 챙겨줬던건, 별생각없이 '추워보여'란 생각 하나만으로 캔커피를 줬던 날이었다.
그게 첫 시발점이 되어 나는 종종. 아니, 꽤 자주 그 사람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캔커피, 다음은 테이크아웃한 따뜻한 아메리카노, 다음엔 핫팩,우비,우산, 불닭볶음면, 직접 싼 도시락...
내가 작은 종이가방에 그런것들을 챙겨, 장미정원 밴치 아래에 가져다 두면 그 남자는 그 쇼핑백을 가져가는. 이런 흔치않은 일상이 늘 반복되고있었다.
두번째 커피를 선물받았던 그는 뭐라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표정을 짓고있었는데, 그 표정족에서 묘한 희망과 만족감을 엿볼수있었기 때문에 그사람을 암묵적으로 돕는것은 내게있어서 말할수없는 비밀이 되었다.
언젠가는 그 사람과 친해져서 정말 자연스럽게 챙겨주는 날이 오겠지?ㅋㅋㅋ
[우지호 시점]
누군가 나를 보며 챙겨주고있단 생각에, 어두웠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진정된것같다.
다음에 만나면 고맙단말을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