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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전한 - 솔직히 말해서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下-1

* 움짤이 뜨지않는건 아마 인스티즈 서버상의 문제인거 같아요ㅠㅅㅠ..

계속 수정해보고 있으나, 서버문제라서 어찌 할수가 없네요;◇;





방에 들어와 문을 닫자 갑자기 지끈거리는 머리에 그대로 문에 기대어 앉았다.





'나 너랑 친구한거 후회 안해.'




아까 한강에서의 김재환이 떠오르자 한숨이 새어나와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이제 진짜 말을 꺼낼 상황조차, 기회조차 만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않았다. 곧 나는 떠나야했고, 어서 정리해야했다. 내 감정을, 김재환과 나의 사이를.



*



무작정 김재환을 피했다. 무책임한 방법이라는걸 알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억지로라도 마주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 김재환에게 오는 연락도 받지않았다.

학교에서는 잠만 잤다. 잠이 오지 않아도 그냥 계속 엎드려있었다. 옆에서는 김재환의 한숨소리가 드문드문 들렸지만 김재환의 얼굴을 보면 모든걸 말해버릴것 같았고, 그렇게 되면 헤어지는게 더욱 힘들어질것 같아 꾹 참았다.





"여주야."


"..."


"..자?"


"..."


"맨날 잠만 자구.."




김재환이 한숨을 푹 내쉬며 책상에 엎어졌다. 괜히 눈을 더 꼭 감았다.





*





재환시점





"아니 내가 대체 뭘 잘못한거야.."




한강에 다녀온 후로 부터 여주와 한마디도 섞지 않은지 일주일이 다 되어갔다. 사실 말을 섞지않은게 아니라 섞지 못한편에 가까웠다.

재환은 답답하기만 했다. 애매한 사이를 풀기위해 한강에 간건데, 풀기는 커녕 이제는 영영 남이 되어 버릴것만 같아 자꾸 걱정이됐다.





"진짜 그렇게밖에 말안했어?"


"그렇다니까!"




좋아한다고 말도 못하고. 이게 뭐야 진짜. 힘든건 재환뿐만이 아니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쉬는시간만 되면 본인을 찾아와 축처진 눈을하고 웅얼거리는 재환을 보는 성운도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걔도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몰라. 나 정말 실수한건가봐."




정작 본인의 마음은 요만큼도 표현하지 못했는데, 왠지 이미 차인것같은 기분에 재환은 시무룩해졌다.

이러다 진짜 말없이 어디가는거아니야? 문득 불안해졌지만 곧, 여주가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며 한강에서의 여주의 모습만 수십,수백번 떠올리는 재환이었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下-1





학교가 끝나는 종이 울렸고, 재빠르게 가방을 챙겼다. 오늘 김재환이 청소당번이니까, 몰래 얼른 나가야지.

김재환이 없는사이에 재빠르게 교실을 나와 계단으로 내려갔다. 두층 정도 내려왔을까,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왼쪽주머니가 허전했다.




"..아, 핸드폰."




아씨.. 가방 챙기다가 책상 위에 두고왔나보다. 지금 교실로 올라가면 분명 김재환을 마주칠텐데. 때마침 하교시간이고, 김재환은 같이 집을 가자고 할지도 모른다.

핸드폰을 두고갈수는 없어, 교실로 올라가 조심스럽게 뒷문을 쳐다보는데.




"...헙,"




김재환이 대걸레를 든 채로 내 책상 위에 있는 핸드폰을 집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너무 놀라 헥, 하는 소리가 나왔고 그 소리에 이쪽을 쳐다본 김재환과 눈이 마주쳤다.





"어.. 핸드폰 두고 갔,"




김재환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핸드폰만 낚아채, 빠르게 뒤돌아왔다. 뒤에서 김재환이 어,저기, 하며 날 부르려는 소리가 들렸지만 후다닥 계단쪽으로 몸을 틀었다.

아, 김여주 진짜 나빴다. 이렇게까지 해야할 필요가있나 하는 생각에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져, 한숨을 쉬며 계단을 내려왔다.




집에 오자, 처음보는 아줌마가 엄마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 여주 왔구나. 인사해. 미국에서 너 돌봐주실 엄마 친구야."


"..안녕하세요."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떨려왔다.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앉아 방을 둘러보았다. 이사온지 6개월이 넘었네. 여기도 이제 슬슬 적응하는 중인데 역시나 또 헤어지는구나.

이러고 있는 내 상황이, 내 모습이 허탈해져 피식 웃음이 나왔다.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현실에 억울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해탈감이 들었다.




"..어떡해."




이제 진짜 얼마 뒤면 이 방도 보지 못하겠네. ..김재환도.

또 문득 아까 핸드폰을 건내주던 김재환의 얼굴이 떠올라 신경질적으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그 상황에서 그렇게 밖에 행동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신경질이었다.




"아으, 추워.."




..잠들었었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려 잠이 깼다.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더니 잠이 들었나보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져있었다. 창문을 닫으려 몸을 일으켰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우리 집앞에 서있는 익숙한 뒷모습에 창문을 닫으려던 손이 멈췄다.




"..아,"






김재환이었다. 쟤는 왜 저기 서있는거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심장이 떨렸다. 갑자기 잠이 확 깨어, 침대를 더듬거려 핸드폰을 찾아 잠금을 풀자, 김재환에게 온 문자가 보였다.


「재환이 : 지금 너네 집 앞으로 갈테니까 얘기 좀 해」

                                        -PM. 5:00





*




재환시점





핸드폰을 건네주려던 재환의 손이 그대로 굳은 채 멍하니 서있었다. 묘하게 날이 서있는 여주의 행동과 표정에 재환은 심장이 내려앉았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버린것 같았다. 본인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더 까칠해진 여주의 모습에 답답한 마음이 커졌다.





"..쌩깔거면 같이까던가."




속상하다못해 이제 조금씩 화가 나려했다. 이유라도 말해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것 같은 자신의 모습에 짜증이 솟구쳤다.

대충 대걸레를 청소함에 밀어넣고 가방을 챙긴 재환은 핸드폰을 켜, 여주와의 문자목록에 들어갔다. 잠깐 생각하던 재환은 곧 손을 움직였다.




「지금 너네 집 앞으로 갈테니까 얘기 좀 해」





*





내가 잘못본건가, 눈을 비비고 핸드폰 시계를 보니 PM. 7:00 하고 숫자가 떠있었다. 쟤 지금 저러고 두시간을 기다린거야?

김재환이 지금 내 집 앞에 서있다는것, 두시간을 기다렸다는 것, 무슨 얘기를 하려고 집 앞까지 찾아온거고, 난 어떤 반응을 보여야하는지.

온갖 생각이 뒤섞이자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고, 내 꼴이 어떤지 생각할 새도 없이 겉옷을 챙겨 집 앞으로 뛰어나갔다.




"야."




"어? 어, 왔어?"


"..야 너 언제부터,"


"나올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어."




어, 왔어? 하며 주머니에 있던 손을 빼고 날 쳐다보며 웃는 김재환의 얼굴을 보자 더 미안해졌다. 추워서 볼까지 새빨개졌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거다.




"..김재환."


"드디어 김여주 얼굴보네."




지금껏 모른척 해왔던게 다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더이상 김재환을 내치기가 힘들었지만 여기서 흔들리면 나뿐만 아니라 우리 둘다 힘들어질거하는 생각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왜왔어."


"말했잖아, 얘기 좀 하자고."


"왜 남의 집 앞까지 찾아와?"




".. 여주야,"




일부러 더 냉정하게 말을 꺼냈다. 이러면 김재환도 더이상 나와 대화하고 싶어하지고, 사이를 이어가고 싶어하지도 않을거다.

억지로라도 정을 떨어뜨려 놓아야했다. 나를 생각하는 김재환의 감정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너 진짜 왜그래?"


"뭐가."


"너 내가 나한테 말없이 어디가지 말라고 했지."


"..."


"너 자꾸 이러면 나 불안해. 왜 나한테서 점점 멀어져?"


"그런거아냐."


"그런게 아니면 말을 해, 사람 바보 만들지말고."


"나 너 바보 만든 적 없어."




"너 한강 다녀온 날 이후로 계속 쌩까고 모른척하는거. 난 영문도 모르고 너 걱정하고 있는거, 진짜 바보된 기분이야. 알아?"


"너가 날 왜 걱정해?"


"..뭐?"


"더이상 나에대해 궁금해하지도, 걱정하지도 마. 니가 뭔데?"




"야, 말 똑바로 안할래?"




김재환의 표정이 굳었다. 일부러 더 김재환의 눈을 피하지 않고 몸에 힘을주어 똑바로 섰다.




"그냥, 생각이 바뀌었어. 이제 친구끼리 서로 걱정하고 신경쓰는거 같잖아보여."



"갑자기 왜그래 너."


"난 원래 친구 없는게 익숙해서 그런지, 좀 질린다."


"뭐?"


"너 나랑 친구한거 후회안한다 했지."


"..."


"난 후회해."



"야 김여주,"


"그러니까,"




차라리 너가 나한테 실망을 해. 너가 먼저 날 외면해주라. 난 널 미련없이 놓을 자신이 없어, 재환아.




"앞으로 아는척 하지 마."



"야."




날 뚫어져라 쳐다보던 김재환은 내 말이 끝나자마자 팔을 잡아끌어 바로 옆의 담벼락에 밀어붙였다. 갑자기 등에 느껴지는 약한 충격에 놀랄 새도 없이 순식간에 김재환과 나의 사이가 가까워졌고, 정적이 흘렀다.

내 양쪽 어깨를 붙잡은 김재환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느껴졌다. 나도 결국 김재환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재환이 입을 열었다.




"너한텐 내가 그냥 친구야?"


"..뭐?"


"그냥 아는친구. 그거냐고 내가."


"..."


"넌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는 해?"


"..."


"...너."




말을 하다 말고 내 어깨를 더욱 꽉 잡은 김재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잠시 입술을 꾹 깨물던 김재환의 얼굴이 천천히 가까워졌다.

김재환은 얼마나 떨고있는건지 숨이 떨리는 소리, 침 삼키는 소리, 심장 뛰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점점 가까워져 김재환과 나의 코가 거의 닿을만큼 가까워졌을때 쯔음, 내 어깨에 느껴지던 힘이 탁- 풀리더니 김재환이 한숨을 쉬며 한발짝 뒤로 물러났다.




"..됐다."


"..."



"너 맘대로 해, 그럼."




나를 잠시 쳐다보던 김재환은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웅얼거리다 이내 뒤를 돌았고, 난 그런 김재환을 보고만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김재환의 팔을 잡아 돌리고 나 이제 유학간다고, 너도 나한테 친구 그 이상이라고, 다 말하고 싶었다.

눈은 김재환의 뒷모습을 보고있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김재환은 그대로 멀어졌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이별은 아름다울 수가 없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下-1

 

분량 조절 실패로 하편이 두개로 나뉘어졌네요ㅠㅅㅠ 죄송해요..! 한편으로 결말짓기에는 너무 길어질것 같아서!

글 들고 올때마다 반겨주시는 독자분들 너무 감사해요ㅠㅠㅠ 막편도 얼른 들고오도록 할게요!

아 움짤 다 보였으면 좋겠는데ㅠㅠㅠㅠㅠㅠ ㅓ너모너무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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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4.215
ㅅㄷ
6년 전
독자1
ㅠㅜ아악 안됩ㄴㄱ다ㅜㅠㅜ흐흑 슬퍼욤...ㅠㅜ
6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너무 슬퍼요ㅠㅠㅠ꼭 해피엔딩이여야대요
6년 전
비회원54.215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기 맨 윗댓글에 ㅅㄱ이라고
스고감 비회원 입니다.. 사실 비회원이라 선댓의 효과는 미미했다고 한다...(롬곡) 아니 암튼 저 이 시리즈 너무 좋아요ㅠㅠ 전에 성우 나온거도 엄청 좋앗는데, 김재환 시리즈도 너모너모 좋고ㅠㅠ 막 새벽에 별 생각 없이 인티 들어왔더니 막 글 올라와있어서 두근두근 대면서 클릭했어요ㅠㅠ 아직 결말이 안나와서 감질맛 나지만 작가님 저는 해피를 믿습니다. 행복한 결말을 믿습니다. 그리고 신혼집에서 옛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그땐 그랫지 하는 재환이와 여주가 보입니다..!(대책없음) 암튼 작가님 넘 사랑하고 이런 글 써주셔서 또 사랑함다♡

6년 전
비회원112.56
아아ㅠㅜㅜㅜㅜㅜ진짜 완전 대박이에요ㅠㅠㅜ
6년 전
비회원114.204
으악 어떻게 될지 넘 궁금해요ㅜㅜㅜ
6년 전
독자3
아아아아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새드엔딩을 많이 좋아하는 편인데 다음 마지막 편 올라오면 해피라도 새드라도 펑펑 울 것 같아요 ㅠㅠ 기다릴게요!!!!!
6년 전
독자5
아 진짜 너무 슬퍼요ㅠㅠㅠㅠㅠㅠ다음편 어떻게 될 지 궁금해요ㅠㅠ!!
6년 전
독자7
ㅠㅜㅠㅜㅜㅜㅜ해피엔딩 이겠죠 작가니뮤ㅠㅜㅜㅜㅜㅜ안되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8
으앙 작가님 안돼요안돼!!!! 이럴 수가 업ㄹ어... 아니에요 진짜 마지막에 둘이 사귀는거 맞죠 제발 둘이 사귀게해주세요 저 안그럼 땅에 머리박고 울거에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제발 저 진짜 울거라구요ㅠㅠ
6년 전
독자9
재환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이런 이별은 너무 마음이 아파요ㅜㅜㅜ그 놈의 유학 끕흡 이럴순없어요
6년 전
독자10
아 너무 슬ㄹ퍼요 ㅠㅠㅠ 엉 아 재환아 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12
아ㅠㅠㅠㅠ 김재환진짜 두시간을 ㅠㅠㅠㅠㅠ핫팩이라도 쥐어주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 여주그래도 말해주지 ㅠㅠㅠㅠㅠ오ㅐ ㅠㅠㅠ 진짜 브금이랑 잘맞는거같아요! 글 잘읽고갑니다!!
6년 전
비회원155.238
작가님 진짜 황민현부터 봐왔는데 진짜 재밌어요ㅠㅠㅠ앞으로는 꼭 꼬박꼬박 댓글 달게요!!글 많이많이 써주세요..!!!작가님글은 제 힐링타임이니까요!!제최애인 재화니ㅠㅠㅠㅠㅠㅠㅠ진짜 맴찢이네요...감기걸리지 말아야할텐데..
6년 전
독자13
적가님 ㅠㅠㅠ재환아.. 너무 아련하자나요 ㅠ
브금도 좋구 여주심정도 이해되구.. ㅠㅠ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14
재화나ㅠㅠㅠㅠㅠ아련ㅜㅜㅜㅜ여주랑 행쇼할수는 없는고니..ㅠ
6년 전
독자15
안돼ㅜㅜ 헤어지지 말란말이지ㅜㅜ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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