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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밀러 - 잡으려해도(feat.민지은)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야 오늘 점심뭐냐?"




"..."


"..오늘 점심 뭐냐고"


"..."




쉬는시간, 재환을 교실 밖으로 불러내 복도 사물함에 기대어 휴대폰게임을 하던 성운은, 갑자기 말이 없어진 재환에 흘낏 재환을 쳐다봤다.

멍하니 교실 안을 쳐다보고 있는 재환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책상에 엎드려있는 여주의 모습이 보였다. 성운은 피식 웃음이 나오려는것을 참고 입을 열었다.




"..야."




"어? 어."


"뭐야, 너. 무슨생각을 그렇게 해"


"..그냥."




성운은 자신의 다리를 툭툭 치는 성운의 발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성운을 쳐다봤다. 재환의 입에서 얕은 한숨이 나왔다.




"휴.. 성운아."


"...? 뭐야."




"..."


"..불렀으면 말을 해."




답지않게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오는 재환에 얘가 진짜 뭐에 홀리긴 홀렸구나, 싶어 성운은 하고있던 게임을 끄고 똑바로 서 재환을 쳐다봤다.




"그..."


"뜸들이지말고 말해. 뭔데."




"그... 여주가 요즘 이상해."


"뭐가."


"갑자기 말도 없어지고.. 기분도 안좋아보이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성운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오 답답해. 성운은 혼잣말로 궁시렁거리며 재환의 머리를 탁- 쳤다.




"아. 왜때려!"




"으이그, 답답한 자식아."


"..뭐가."


"할거면 제대로 해."


"뭐?"


"그렇게 애매하게 행동하니까 김여주도 답답해서 저러는거 아냐."




..그런가. 재환이 고개를 갸우뚱 했다. 여주가 재환에게 말을 거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반응속도도 묘하게 느려진지는 벌써 열흘이 지났다.

재환은 본인이 갑작스레 너무 표현을 해 부담스러워 그런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성운의 의견은 달랐다.




"확실하게 행동을 하란말이야.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확실하게?"


"그래 임마. 쟤도 기다리고있을걸? 남자답게 담판지어."




..그래, 그렇단 말이지.

재환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지낼 수는 없었다. 제 마음을 전달하든, 여주의 마음을 알아내든. 이 애매한 사이에 정의를 내리고 말리라.

남자답게. 재환이 중얼거리며 교실로 들어갔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하..."




무의식중에 계속해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어떡하지. 김재환한테는 어떻게 말해야하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와 팔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버렸다.

눈을 감고 있는데, 내 어깨를 툭툭 치는 손길에 고개를 들어보니 김재환이었다. 괜히 잘못한 기분이들어 눈을 마주칠수가 없었다.




"김여주."


"..어?"




"이번 주말에 한강가자."


"한강? 갑자기 왜?"


"그냥 너 요즘 고민도 많아보이고, 바람도 쐴 겸."


"..그래."




*




카톡-


「재환이 : 여섯시까지 너네 집 앞으로 갈게!」




'아냐 그냥 한강 근처에서 만나자' 답장을 보내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오늘은 꼭 말해야지. 아직 화면에 떠있는 채팅창을 보며 핸드폰을 꼭 쥐었다.




한강 근처로 오라고 했는데, 기어코 나를 데리러 온 김재환의 모습에 내심 기쁘면서도 마음이 답답했다. 이러면 더 말하기 미안해지는데.

학교가 아닌 밖에서 사복을 입고 만나서 그런지 오랜만에 편해지는 기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한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기 앉을래?"


"어, 그래."




한강에 도착해 김재환이 가르키는 벤치에 앉았다. 탁 트인 시야를 보고 있자 왠지모르게 조금 씁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드문드문 이어가던 대화도 끊기고 김재환과 나는 각자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말할까, 지금은 아닌가, 몇번이고 고민하는데 김재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주야."


"응?"


"난 너가 내 친구라서 다행이라 생각해."


"...어?"



"어 그러니까.. 너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김재환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다시 마음이 답답해졌다.


-


일주일하고도 며칠 전, 김재환이 식당으로 날 데리러와 우리집까지 데려다 준 날.

집에 들어가자, 어두운 거실에 익숙한 목소리가 날 반겼다.




"누구야?"


"어..? 엄마 안잤어?"


"생각할게 좀 있어서.. 남자친구?"


"..아니. 그냥 친구."


"걱정 했는데, 적응 잘 하고 있었나보네."




..전학온지 반년이 넘어가는데 적응은 무슨 적응. 내 학교 생활에 관심도 없으면서.

엄마가 이렇게 늦게까지 깨어있다는건 나에게 할말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 할말은 늘 비슷했다. 전학가자. 또는 이사가자.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엄마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또 저절로 긴장이 됐다. 제발, 그 말만은 아니었으면.




"여주야,"


"엄마."


"..."


"..안가면 안돼?"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줄은 알았지만, 지금은 아니었으면 했다. 김재환을, 계속 보고싶었다.




"여주야."


"..응."


"유학갈래?"




 기껏해야 이사겠지, 전학이겠지. 졸업 얼마나 남았다고 전학을 가, 하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엄마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에 다리에 힘이 풀릴 뻔 했다.

각오를 하고 있었음에도 너무 놀라 두근 거리는 심장에 눈가가 뜨거워지고 미간이 찌푸려졌다.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짧은 진동에 핸드폰을 꺼내어 화면을 확인했다.


「재환이 : 푹 쉬어」


화면에 떠있는 이름을 보자 한숨이 나왔다. 이럴줄 알았다. 이래서 난 혼자가 편했던 건데.




"미국에 있는 엄마 친구가 너 거기서 자리 잡을때까지 책임져주겠대. 그러니까,"


"안가겠다고 하면 안 보낼거야?"


"..여주야."


"나, 가기 싫어."


"..엄마가 미안해. 그런데 우리집 사정 알잖아. 지금 아빠도,"


"그놈의 돈 얘기좀 그만해. 그것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했는줄 알아? 내가 언제까지 우리집사정 움직이는데로 살아야돼?"




울컥, 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눈물이 날 것 같아 핸드폰을 더 꽉 쥐었다. 이 순간에도 김재환 생각이 자꾸나는게,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렇게 말해봤자, 나는 곧 가게될거라는걸 알았다. 늘 그랬듯. 그 현실이 지금의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하..."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에 방으로 들어와 문을 쾅 닫고 책상에 앉았다.



카톡-



「재환이 : 모야. 벌써 자?」

머리가 더 아파왔다. 그래, 집 사정이 그렇다 쳐. 그럼 김재환은? 유학을 가야한다는 것보다 김재환과 헤어져야한다는 사실이 더 막막했다.

나에겐 친구 그 이상의 존재였다. 나를 처음으로 이해해준 아이였고, 처음으로 편하다고 느낀 사람이었다. 이제 막 좋아졌는데. 이제 막 설레기 시작했는데. 아직 말도 못했는데.

나에게 늘 먼저 말을 걸고 웃어주던 김재환이 떠올라 눈물이 날것같아 눈에 힘을 주었다.



나 유학가게 됐어.



김재환에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 다음날 부터 학교에서 김재환 얼굴 보는 것이 두려웠고, 미안했다. 대화조차 편히 하지못했다. 헤어질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그저 전보다 조금 더 무심하게 대하는 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사실 부정하고 싶었다. 말하고 싶지 않았다.


-


그래서 오늘은 꼭 말하려고 했던건데. 한강에 가자는 김재환의 말에,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너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김재환의 말을 듣자 입이 꾹 닫혔다.

미안해. 나 이제 네 옆에 못있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김재환을 쳐다봤고, 김재환도 날. 쳐다봤다.




"왜 말이 없어?"


"..."


"여주야."


"..응."



"나 너랑 친구한거 후회 안해."


"..."


"아, 그게 아니라. 너가 친구라서, 어.. 정말, 너무.. 어.."


"..."



"좋아."




..꼭 말하기로 결심했는데. 내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김재환에 해야할 말이 더 목구멍 깊숙히 들어갔다. 김재환과 그렇게 조금오래, 눈을 맞췄다.

나는 김재환을 올려다봤고, 김재환은 날 내려다보고있었다. 금방이라도 속마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나 너보면 설레, 재환아.

말하면 돌이킬 수 없는걸 알았다. 말해봤자, 난 곧 여기 없을거고 그렇게 되면 헤어지는 과정이 더 힘들어질게 뻔했다.




"여주야."


"..."



".. 나 너,"


"재환아."


"..어?"


"우리 이제 집 가자. 나 추워."




날 부르는 김재환의 목소리가 아찔했다. 평소와 다른게 느껴져 몸이 찌릿했다. 그래서 그만 두었다. 더 말을 꺼냈다가는 둘 다 상처받을게 분명했다.

날 바라보던 김재환의 눈이 곧 나를 피했고, 김재환의 입에서 옅은 한숨이 나왔다.




"..그래, 집가자."




결국 말하지 못했다. 집에 가는 길에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김재환도, 나도.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재환시점





[그래서, 말 못했다고?]


"어.."


[아 뭐지, 분명 여자들은 딱 남자답게 말하는거 좋아하는데]



"몰라 임마, 너가 담판보라해서 담판보다가 영영 쌩까게 생겼어."




결국 정적 속에 꿋꿋하게 여주를 집에 데려다 준 재환은, 한강에서 여주의 집앞에 갈때까지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여주가 집에 들어가는 순간에도 잡을까,말까 주머니에 있는 손을 꼼지락꼼지락 했지만 그러는동안 매정한 문은 재환의 앞에서 쾅- 하고 닫혔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재환은 집가는 내내 성운과 통화를 했더랬다. 결국 [병신] 이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은 성운에 핸드폰 화면만 노려보다가 금새 힘이 빠져 축 들어졌고, 아까전의 상황을 다시 떠올렸다.



"아.. 너무 질질끌었나."




좀만 더 박력있게, 한번에 말해버릴걸.

여주의 상황을 꿈에도 모르는 재환은, 밤 늦게까지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했다.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너무 늦게 중편을 들고 온것 같은데 분량 조절 실패로 너무 짧은거같아서..! 죄송해요ㅠㅅㅠ

상편은 최대한 빨리 들고올수 있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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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렇게 헤어지는건가욥ㅠㅜ흐흑.. .ㅜㅜ
6년 전
독자2
세상에 여주 전학이 아니라 유학이었어요?????ㅠㅠㅠ 예상은 했지만 더 큰 이별일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ㅠㅠ
6년 전
독자3
ㅠㅠㅠㅠ 재환이랑 여주 어떡해요 ㅠㅠ 여주 유학안가고 재환이랑 행쇼해라!!
6년 전
비회원114.204
헉 어케될지 너무 궁금해요ㅜㅜㅜ 잘되길,,,
6년 전
독자4
헐 여주 유학이라뇨ㅠㅠㅜㅜㅠㅜㅜㅜ안되요 둘이 못헤어져ㅜ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세상에나 유학이라뇨,,,,,ㅠㅠㅠㅠㅠㅠ재환아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아 어떡해ㅠㅠㅠㅠ여주야 유학가지말고 재화니 옆에 있어조라ㅠㅠㅠㅜㅜ
6년 전
독자8
작가님 ㅠㅠㅠㅠㅠㅠ 따흑 유학 보내지 말아조요 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9
으아ㅜ우ㅏ우ㅠㅜㅠㅠㅠㅜㅠ 작가님 안돼요ㅠㅠㅠㅠ 제가 왜 이걸 이제봤죠 아 진짜 둘이 헤어지면 저 바닥에 머리박고 울거에요 진짜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1
아 ㅠㅠㅠㅠ여주 ㅠㅠㅠ 가지마 ㅠㅠㅠㅠ전학이면 재환이 볼수라도있는데 유학 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55.238
안돼ㅠㅠㅠㅠ유학이라니...재환이한테 말하고 가야할텐데...ㅠㅠ작가님 진짜 글도 드라마처럼 상상잘가게 써주시는 거 같아요!!!진짜좋아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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