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화둥둥 내 사랑아 -08 만약 네게 죄가있다면,
툭-,힘이빠진 남서의 손에서 아직 통화중인 휴대폰이 미끄러져 바닥에 내동댕이 쳐짐으로 우리의 침묵은 끝이났다.
"남,남순아.."
"....."
"미안,그게 숨기려던게 아니라...많이 놀랐어?"
"....."
"잘됬지? 너도 박흥수 좋아하잖아,응?"
",..어떻게.."
남서가 웃으며 묻자 줄곧 입을 다물고있던 남순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남서를 죽일듯 노려보았다.
그 모습에 아무것도 알리없는 남서가 당황해하자 남순이 악을쓰듯 소리질렀다.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수가있어!!!!"
"무,무슨.."
"누나는..."
"남순아..?"
"..누나는 내가 무슨짓을 당했는줄 알아..?"
아무말도 못하는 남서를 가만히 노려보고있던 남순의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두방울 떨어지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여보였다.
그와동시에 쿵쿵-하고 세게 울리는 현관문,물론 이상황에서 그 주인을 알수없을 리가 없었다.
"무슨일있는겁니까?! 남순씨!"
쿵쿵쿵-문을 부서져라 두드리는 흥수에 남순이 아직도 저는다리를 이끌고 어찌할줄 모른채 서있는 누나를 지나친채 문을열었다.
문이열리기가 무섭게 덥썩 껴안는 그에,남순은 허탈한 웃음을 토해내었다.
"왜..왜울어요..."
"하하...."
그제서야 남순은 결심하게 되었다.
"이거 놔"
"......남순.."
"더러우니까 놓으라고요"
남순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를 눈치챈 흥수가 안고있던 팔을 풀어 남순을 마주했다.
그 걱정하는 다정한 표정에,눈에서 줄줄 흐르는 눈물을 무시한 남순이 입꼬리를 힘겹게 올려 웃었다.
"...다시는..그쪽, 얼굴 안보고싶어요."
"........."
"그만, 만나자고요"
"....무슨소릴 하는겁니까.저는..."
남순이 오해를 하고있다 생각한 흥수가 뭐라 말하려 입을열었지만,남순은 듣지않았다.
너무 부정하고 싶어서 듣고싶지않았다.
"알아요,그쪽이 저 남자로 좋아한거."
"......."
"우리누나한테 부탁해서 짜고친것도.."
"......."
"알고,..다알고 말하는거라구요"
"도대체 왜.."
지이잉-
타이밍좋게도 남순의 휴대전화가 길게 울렸다. 발신인은 강세찬.
지독하게도 슬픈표정을 짓고있는 흥수를 보던 남순이 망설임없이 통화를 받았다.
[고남순]
왜 이남자는 제 누나가 아닌 내이름을 부르는건가,알수없는 기분이 든 남순이 여전히 아무말못하고 자신만을 바라보는 흥수를 보며 휴대폰에대고 말했다.
"...나좀..데리러와줘요."
그렇게 나는, 그에게서 도망쳤다.
"이제 괜찮냐 고남순."
"....왜 우리누나이름 안불러요..?"
세찬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더럽게도 증오한 그의 품에 안겨 꼴사납게 울었다.
그사실에 조금 주눅이 들기도하고 목이쉰 까닭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 남순이 세찬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남순을 보던 세찬이 보는사람 어색하게 호탕하게 웃고는 애취급하듯 두어번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말한다.
"이제 그럴필요가 없어졌거든."
"..왜요?"
"그러는 너도 참 징하다.어떻게 날 찾아올 생각을하냐-"
"....."
하긴 그의입장에나 내입장에서나 이해될수없는 상황이였다.
자신을 그렇게나 괴롭히던 사람에게로 먼저 다가오다니,그렇게 생각한 남순이 저가 생각해도 어이가없었는지 바람빠지는 소리를내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그전과는 다르게 지금의 그는 조금 달라져있었다.
남순의 그런 생각을 꿰뚫어나봤는지 세찬이 낮게 웃으며 중얼거리듯 말한다.
"갑자기 이러니까 어색하냐?"
"..혹시 나 좋아해요?"
"......."
세찬이 찔린듯 말을 못하자 남순이 조용히 이어말했다.
"그쪽이 원하는대로 할게요,그러니까 나랑..."
말하려다 누군가가 생각나 잠시 뜸들인 남순이 고개를 숙였다 다시 든채로 세찬을 마주했다.
"나랑...어디멀리좀 떠나요."
'우리'는 그렇게 원래사는곳과는 많이 동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했다.
시간은 늦가을에서 늦겨울로 지났고,그동안 한번도 누나와 박흥수를 만나지않았다.
사실 이제는,그 누구도 그립지않다.
그와는 보통연인처럼 지내었고,그도 남순을 연인처럼 다정하게 대하였다.
학교는 조용히 졸업식날 찾아가 친구들의 걱정과 관심을 무시하고 졸업장을 받은채 도망치듯 그에게로 갔다.
그렇게 마주치질 않길바랐는데,그렇게 기도했는데,....그렇게 그립지않다고 생각했는데.
"남순씨."
"......."
텅그렁- 손에들린 맥주캔들이 그 음성에 와르르 쏟아졌다.
아닐거라고 기도한 남순이 고개를 돌렸을때에는,피곤해보이는 얼굴의 그가 남순을 바라보고있었다.
"고남순씨."
"......왜....."
오랜만에 본 그에게서는 한번도 맡아본적이 없는 술냄새와 담배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리고 역시 본적없는 단정하지못한 모습.
"...착각하지말아주시죠, 줄게있어서 온거니까."
도망치듯 뒷걸음치는 남순을 본 흥수가 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하나를 꺼내들곤 말했다.
"제가 갖고있을게 아닌것같아서 주는겁니다. 그쪽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나기전에 주려고한겁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억지로 남순의 손에 케이스를 쥐어주는모습을 굳은듯 가만히 바라보던 남순이 알수없는기분에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어느때보다 긴 침묵이지나고,남순은 보란듯이 그 케이스를 흥수의 앞에 집어던졌다.
그와동시에 케이스에서 튕겨져나간 반지가 바닥에 뒹구는 꼴을 흥수가 조금은 화난얼굴로 바라보자 남순이 파리하게 웃었다.
"더러워요."
"....원래 그랬습니까?"
"....."
"원래 그렇게 못되었습니까,고남순씨 누나가 지금 어쩌고있는줄은압니까?!"
"....하하."
"......."
"저 못된거,이제 아셨어요?"
한껏 비웃으며 말한 남순을 날카롭게 노려본 흥수가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가면서 한번도 돌아보지않는 흥수의 뒷모습만을 바라본 남순이 그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그리고 아직도 바닥에서 빛나는 반지를 손에쥔 남순이 그제서야 참고있던 눈물을 터트렸다.
왜 싫다면서 눈물이 나오는걸까, 바보같은 제모습에 남순이 멈추지않는 눈물을 막으려 눈을 꾹 눌러보인다.
그래도 역시 멈출수없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다음으로 찾아온것은 남서였다.
다짜고짜 문을두드리길래 세찬이 열어주었더니 그를 죽일듯 노려보는 제누나,그리고 누가 뭐라할새도 없이 누나는 강세찬의 뺨을쳤다.
"....강세찬,너 제정신이야?"
"........"
철썩- 하고 두번세번 향해지는 누나의 손찌검에 세찬은 쥐죽은듯 가만히 맞고만있었다.
그런모습을 지켜만보고있던 남순이 세찬의 뺨이 벌겋게 부어오름에 정신이 들었는지 퉁퉁 부은 제누나의 손에는 눈길도주지않은채 남서의 손목을 잡아내렸다.
"누나야말로 정신차려,이사람보고 여기까지 데려다달란거 나였어."
"...고남순 너....."
어느새 울먹거리는 남서에 남순이 놀랄새도 없이 철썩 하는소리와 함께 뺨이 돌아갔다.
그리고 악을쓰며 소리치는 남서에 남순은 아무말도 할수가없었다.
"흑.....너 왜그래!!!! 이자식이 너한테 무슨짓을 한지 뻔한데!!...도대체 왜!!!!"
"......."
"..강세찬 이나쁜새끼가 좋아? 어? 내가아닌!!!널 좋아해서,일부로 날 만난,이,새끼가...너는 그렇게도...."
"무슨..소리를..."
그말에 남순이 눈을크게뜬채 세찬에게 답을바라듯 마주보았지만,그는 아무말도하지않았다.
남서가 남순에게 정신차리라며 뭐라 말을하였지만 귀에 들어오지않았다.
날좋아해서? 일부러? 어째서?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물며 빙빙 회전하는 질문들에 점점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그리고 돌아가자며 맞잡아오는 누나의 손을 뿌리치곤 혼란스러운 머리를 진정시키듯 관자놀이쪽을 꾹 누른 남순이 이내 대답했다.
"...돌아가."
그렇게 한동안 서서 힘없이 울던 누나는 제동생의 말에 아무말않고 돌아갔다.
또 맘속에도 없는 말을 한 남순이,아직도 가만히 서있는 세찬에 지겹다는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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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빨리 쓴다고 막 썼더니 안그래도 없는 퀄이 확 떨어지네요ㅠㅠㅠㅠㅠ 토요일이지만 꽤 빨리와봤어요 저 잘했져..^*^
아래엔 암호닉 신청해주신 고마운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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