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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정호석] 사랑 온도 100℃ | 인스티즈




랑 온도 100℃

  ㈜솨솨






아, 시끄러워.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여자애들에 나와 수정이는 귀를 막았다. 하루에 몇 번이나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옆에서 수정이가 10번이란다. 그러니까 여자애들이 소리를 지르는 이유는 즉슨, 정호석 선배가 내려와서 그렇다. 내가 선배라고 하니까 이상한데, 나에게로 따지면 그냥 언니 같은 오빠다. 볼 거 못 볼 거 보고 자란 사인데, 오빠라고 하는 게 조금 더 이상할 정도. 정호석이 내려오는 것까진 좋다. 좋은데.




[방탄소년단/정호석] 사랑 온도 100℃ | 인스티즈

"탄소야, 이거 머겅."




내려와서 만나는 사람이 나란 게 걸리는 거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 모든 여자애들의 눈초리는 나를 향해 있고, 향해 있는 눈초리는 따갑다 못해 자살감이랄까……. 물론 그거는 소수고, 대다수는 부러워한다. 어떻게 저런 오빠랑 친할 수가 있느냐고 묻는데, 난 그냥 친해서 친한 건데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참. 매 시간마다 찾아오는 것도 너무 부럽다고 하는데, 사실은 좀 귀찮다. 좀이 아니라 많이. 틈만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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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이거 머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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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오빠 책 빌려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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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오빠 심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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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먹고 시픈 거 업성?"




이런 목적으로 계속 오는데, 나도 내 생활이 있다 이거예요… 내가 정호석이랑 같은 학교에 오는 게 아니었다. 중 3으로 되돌리고 싶어. 음, 솔직히 더 까놓고 말하자면 그냥 오빠 동생 사이에서 저렇게 찾아오면 불편하지 않기라도 하지. 나는 알고 있다. 정호석이 날 좋아한다는 걸. 댄스부 선생님이 술을 사 줘서 술 마시고 진탕이 되어선 나를 밖으로 불러낸 정호석이 새벽에 우리가 늘 지나치는 가로등 아래서 나에게 고백을 한 뒤로는 조금 불편하다. 물론 정호석은 기억도 못한다.




"얄미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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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나는 정호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그 일 이후로 조금 불편할 뿐인데, 자꾸만 다가오는 정호석이 그저 부담스럽다. 이런 연상 오빠, 어떻게 떼어내죠?











사랑 온도 100℃











아침부터 된통 운이 없었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버스를 놓쳐 지각을 했고, 매점에서 산 우유를 마시려다 남자애들이 쳐서 터져 양말이 젖었고, 계단에서 넘어져 피를 보게 됐고, 심지어 마법도 부리게 되었다. 수정이 역시 나를 건들지 않고 다른 친구와 놀았고, 나는 하루종일 책상에 엎어져 있을 뿐이었다. 내가 아픈 걸 아는지 정호석이 따뜻한 커피를 내려놓고 1교시 이후로 교실에 오지 않았다. 조금 시끄러운 점심시간에 끙끙거리며 책상에 엎어져 있는데 굉음과 함께 교실 뒷문이 열렸다. 주변이 싸해졌단 것만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에게서 사라지는 내 책상에 고개를 들었다. 진주희 선배. 잘 안다. 정호석을 몹시도 좋아하는 선배. 아, 나 인제 좆되는 건가.




"너가 김탄소야?"
"그런데요."
"너 호석이랑 무슨 관계야?"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요."
"근데 호석이가 널 그렇게 좋아한다고?"
"정말 아무 사이 아니에요. 그냥 어릴 때부터 봐 온 오빤데."




내 대답에 진주희 선배의 얼굴이 빨개졌다. 지지 않으려는지 더 따지고 들었다.




"내가 묻는 말에만 대답해. 너 호석이 주변에 알짱거리지 마."
"제가 왜 그래야 되는지 전 잘 이해가 가질 않아서."
"뭐?"
"막말로 선배 정호석이랑 사귀는 거 아니잖아요. 왜 저한테 간섭하세,"




고개가 돌아갔다. 진주희 선배가 나의 뺨을 때렸고, 그리고 내 머리채를 잡아 당겨 바닥으로 엎어지게 만들었고, 바닥에 눕힌 나의 뺨을 계속 때릴 뿐이었다. 수정이도 없는 상황에 선배를 말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저 맞으면 맞는대로, 반항할 힘도 없어 그저 맞고만 있었다. 정호석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진주희 선배가 놀란 표정으로 뒷문을 바라보길래 누군가 했더니, 굉장히 굳은 표정의 정호석이 보였다.




"뭐하는 거냐."
"아니, 호석아 그게…"
"꺼져."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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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라고."




정호석의 말에 진주희 선배가 나를 버리듯 내팽겨치고 친구들과 교실에서 나갔다. 정호석이 내게로 다가와 일으켰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나를 안으려 하기에 나는 정호석을 밀쳐냈다. 다시 안으려 하기에 난 다시 밀쳐냈다. 맞은 건 화가 나지 않았다. 왜 화가 난 거지?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올랐다. 고개를 숙여 눈물을 떨구니 정호석이 내 얼굴을 잡고 올렸다. 다정한 손길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오빠가 미안해. 오빠가 주변에 선을 미리 그어놨어야 했는데."
"……."
"오빠가 미안해, 탄소야. 응?"
"다 너 때문이잖아."
"……."
"너가 나 아는 척만 안 했었어도 이럴 일 없잖아. 너가 뭔데!"




정호석을 향해 악을 쓰며 주저앉았다. 그리고 울었다. 시끄럽던 주위는 짠듯이 고요했다. 정호석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한참의 정적 후 정호석은 내 머리에 제 손을 얹었다. 그리고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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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오빠가."




그리고는 정호석이 나가는 소리가 들렸고, 주변 친구들이 내게 다가와 괜찮냐며 내 주위를 에워쌌다. 나는 그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정호석이 밉다는 생각 뿐이었다. 사건의 시발점을 찾으면 정호석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나와 정호석은 멀어졌다.







***







정호석과의 접점이 없는 게 한 달 째였다. 정호석은 나에게 그 어떤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만나지도 않았다. 정호석에 대한 소식은 친구들 혹은 엄마를 통해서 들었다. 정호석이 잘못한 게 아니지만 정호석한테 화를 낸 게 정호석에게 미안해지지만, 자존심이 뭐라고. 먼저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런데 생각할 수록 정호석이 없는 게 너무 지루한 게, 또 너무 조용하고 심심한 게, 이게 뭐지 싶었다. 가끔은 정호석이 쳤던 설렌 장난들이 생각나 귀를 붉혔다. 귀를 붉혀? 아니야 난 정호석 안 좋아해. 만 수백번.




"미친 엄마 그건 아니야. 잘 생각해 봐."
"뭘. 예전부터 가고 싶다고 발악을 하더니~"
"그 때 가던가 왜 하필 지금인데!!!!!"




그러니까, 이게 무슨 내용이냐면, 간략하게 얘기하면, 이번 주말에 정호석 네와 같이 별장으로 놀러간단다. 1년 전에 떼 쓴 걸 지금 실천한다는 말에 나는 안 가겠다 고집을 부렸지만 결국 아빠가 질질 끌고 가 어쩔 수 없이 정말 어쩔 수 없이 산 속 시골 어딘가에 있는 별장으로 향했다. 그저 정호석이 고 3이라고 안 왔길 바라며. 그런데, 신은 나를 싫어하나보다.




"어머, 언니 먼저 와 있었네!"
"호석이가 갈 거면 먼저 가 있자고 해서~"
"호석이 많이 컸어!"
"하하, 안녕하세요."




내 앞에 보이는 저 말은 정호석이 분명하다. 엄마 아빠 몰래 뒤에서 한숨을 내 뱉었다. 아줌마 아저씨께 인사를 하고 위로 올라가 내 방에 짐을 풀었다. 정호석네는 참 잘 산단 말야. 그리고는 갑자기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문을 열었고, 방문 앞에는 정호석이 서 있었다. 순간 굳어서 두 눈을 크게 떴고 정호석은 머리를 긁적였다.




"•ㅁ•"
"어…"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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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가 밥 먹으러 내려오래. 빈둥대다가 늦게 오면 고기 다 먹을 거라고."
"•ㅁ•"
"일찍 내려와."
"•ㅁ•(끄덕)"




닫힌 방문에 나는 얼굴을 붉혔다. 아니 왜 굳이 정호석을 시켜선… 어색하게. 창문을 열어 바람으로 얼굴을 식히고 바로 주방으로 내려갔더니, 엄마가 대뜸 만원을 쥐어주었다. 용돈인 줄 알고 아싸 하며 주머니에 넣었는데 머리를 한 대 때리고는 마트 가서 두부 좀 사오란다. 밖을 보니 어두컴컴하고, 이곳은 시골이고. 혼자 가기 무서워 아빠랑 같이 간다는 말에




"호석이랑 가면 되겠네. 호석아~"




하 참 되는 일 X도 없네. 나 혼자 간다고 말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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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제가 탄소 호위무사죠. 이모 딸 제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고 올게요."




너의 입방정은 언제나 때리고 싶구나. 결국 정호석과 함께 나선 밤거리는 굉장히 어두웠고 굉장히 무서웠다. 얼마나 외진 시골인지, 이 주변에는 마트도 없다고. 있는 거라곤 구멍가게 하나라 마트까지 가려면 30분은 족히 걸어야 한다는 정호석의 말에 묵묵히 땅바닥만 보면서 차 하나 안 다니는 도로를 걸었다. 의지할 거라곤 가로등 뿐이었고 주변이 온통 주황빛으로 맴돌았다. 서로 아무 말 없이 걷는 거리가 너무 어색했고, 또 답답했다. 말을 걸려해도 차갑게 굳혀있는 정호석의 얼굴에 입을 앙 다물었다. 생각해 보니까, 너무 억울하다. 나 주제에 억울해선 안 되는데, 그런데 그렇다고 진짜 무시하냐.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정호석이 존나게 얄밉고 울분이 터지는 것 같았다. 눈에 눈물이 고였고 결국은 그 눈물이 터져 볼을 따라 흘러내렸다. 가로등 밑에 가만히 서서 눈물을 닦아내는데 정호석이 내 앞에서 우뚝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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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울어."




너무 차가운 말투였다  내가 아는 정호석은 저런 애가 아닌데. 괜히 더 북받쳐 올랐다.




"너 너무한 거 아니냐?"
"진짜 너무한 사람이 누군데."




이기적이다, 너. 정호석의 말에 눈물이 쉴새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기적인 거 아는데, 아는데…




"그만 질질 짜고 마트나 가. 너 챙겨주는 것도 여기까ㅈ,"
"내가 미안해……."
"… 뭐가."
"그 때 너가 잘못한 거 아닌데 나 진짜 그 때는 너가 너무 미웠어. 근데, 근데 생각해 보니까 아니더라. 나 진짜 후회 많이 했는데 자존심 때문에 연락은 못하겠고 그리고 너 표정도 너무 많이 굳어있었고… 그래서 그냥, 그냥,"
"그냥 뭐."




자꾸만 올라오는 눈물에, 그리고 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호석에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끅끅대고 있으니까 정호석이 한숨을 쉬며 등을 돌렸다. 그리고 혼자 마트로 가려는지 마트 쪽으로 걸어가길래 정호석의 옷깃을 잡았다.




"나 너 좋아해…"
"뭐?"
"나도 너 좋아한다고!!!"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아?!!"
"니가 저번에 술에 꼴아서 다 말했거든 이 병신 새끼야!!"




황당함으로 물든 정호석의 얼굴이 보였고 나는 고개를 위로 올렸다.




"나 너가 나 좋아한다고 했을 때 나 너 부담스러웠거든. 나는 너, 너 그냥 오빠로만 생각했으니까. 근데 너 없으니까 내가 너 좋아했다는 거 알았어. 나 진짜, 나 진짜 너 좋아해."
"……."
"으허으, 나 너 좋아한다고 고백했는데 진짜… 너… 나 너 좋아한다고…"
"……."
"나 오빠 좋아한다고!"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정호석이 나의 뒷통수를 잡아 끌었고 입을 맞췄다. 자연스레 들어오는 정호석에 나는 놀란 눈으로 정호석을 바라보다 정호석이 먼저 눈을 감길래 나도 정호석을 따라 눈을 감았다. 몸이 중심을 못 맞춰 뒤로 넘어가려는 걸 정호석이 허리를 잡아주었고, 나는 정호석의 어깨에 손을 얹았다. 끝날 것 같지 않던 키스가 끝나고 정호석이 먼저 내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짧게 다시 입을 맞추었다. 정호석의 귀나 내 귀나 똑같이 붉어져 있었다. 눈물은 멈춘 지 오래였다. 정호석이 다정스레 웃으며 뒷통수에 대고 있던 손으로 내 코를 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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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
"뭐가……."
"두부 사러 가야지. 다들 기다리겠다."





나에게서 떨어진 정호석이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것을 빤히 쳐다만 보다가 정호석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응! 얼른 가자."





정호석이 옅게 웃고는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어 주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사랑인 것 같은데. 내 사랑의 온도를 따지자면, 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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솨솨
안녕하세요 둥이들! 제가 너무 많이 늦었나요? ㅠㅁㅠ 슬럼프 겨우 겨우 이겨내고 와서 너무 늦게 온 것 같아 죄송해요. 한 해가 벌써 훌쩍 넘어갔는데, 우리 둥이들은 그간 잘 지냈으련지 모르겠어요! 전 이제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된답니다 ^ㅁ^ 늘 새 시작은 두려움 반 설렘 반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번에 고등학생이다 보니까 두려움의 비중이 더 큰 것 같네요 ㅠㅠ 둥이들도 새 시작을 하겠죠? 다들 무난한 새 시작이 되길 저 솨솨가 열심히 응원할게요! 사랑해요 ♥
6년 전
독자1
으윽.... 설렘사로 죽을것 같아여... 요새 호석이한테 푹 빠져서 허우적대고 일었는데 작가님 글 깨문에 더 빠지겠어여...ㅠㅠ 너무 재밌습니다 다른 글도 기대되네요. 신알신하고갑니다 ~
6년 전
독자2
작가님!!! 너무 재밌어요! 이런 달달한 분위기 좋아요!! 제가 또 단편을 좋아하거든욯ㅎ 호석이로 재밌는 이야기 읽을수 있어서 고마워요! 작가님 잘 봤어요!! ㅎㅎㅎ 뿅!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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