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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 전체글ll조회 860l 1












김태형의 그녀!


























어느 날, 유명인이 나를 좋아한다고 쫓아다니기 시작한다면?




정말 팬들의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그 소설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김태형의 그녀, 연예인 아닌 일반인 A씨?]


[김태형의 그녀로 알려진 일반인 A씨, 수준급 미모와..]












..젠장.


'김태형의 그녀' 라는 타이틀을 단 기사들이 1분에 수십개씩 쏟아졌다. 내 얼굴이 모자이크된 어두운 기사 사진을 보다가, 마우스를 신경질적으로 내려놓고 바로 옆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바쁘게 울려대는 모르는 번호들의 전화를 피해, 통화목록의 김태형 이라는 이름을 눌렀다. 평소에는 그렇게 잘 받던 전화를, 오늘은 받지 않았다.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화를 더 돋구는 일이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안 사귄다고!!"








김태형과 나는 기자들이 원하는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




















*김태형의 그녀!*

























첫 기사가 터지고, 네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쏟아지는 기사들은 잠시 잊었던 김태형의 인기를 실감나게 해 주었다. 그리고 김태형과는 아직까지도 연락이 되질 않았다. 소속사에서도 대응이 없다. 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지끈거리는 머리에 인상을 팍 썼다. 아이고, 두야..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마사지를 하는데, 그토록 기다리던 전화가 왔다. 발신자의 이름을 확인한 나는, 소리를 빽 질렀다.







"김태형!!"


'아이고 놀래라. 기대했던 반응이네.'


"왜 아무 말도 안해요? 빨리 아니라고 해야될 거 아니야!"


'완전 아닌 건 아니잖아.'


"뭐?"


'곧 고백하려고 했는데. 조금만 더 일찍 할걸 그랬나..'








예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김태형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저렇게 계속 기사가 나고, 팬들이 현실을 부정하고, 전화가 계속 오는 시점에서도 태평하게 저런 소리나 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어 입도 다물지 못하고 멍하게 있자, 김태형이 아쉬운 목소리로 말한다.








'이제 한동안 못 만나겠네...'


"그냥 영원히 만나지 말죠."


'많이 놀랐어? 아, 사진 나온 건 진짜 미안해. 아까부터 니 사진은 다 내리라고 했어.'








연락이 안 되는 동안에도 내 사진은 열심히 내렸는지 첫 기사 이후로는 내 사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많이 놀랐어? 라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김태형은 이제 다시 만나지 말자는 내 반응에도 아무렇지 않게 말을 돌린다. 원래 그랬다. 김태형은, 내가 아무리 딱딱하게 굴어도 끈질기게 내 앞에 나타나는 사람이다. 지금은 나도 조금 마음이 있기에 그러려니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땐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그거 좋아해요?"


"...네?"


"그거 말고, 이게 더 맛있어요."







한참 쓰던 글이 안 써져서, 좋아하는 과자나 사 먹으려고 집 앞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를 때 갑자기 나타나 하는 말이 딱 저랬다. 마스크를 쓰고 있던 김태형이었지만 워낙 유명한 사람인데다, 누가봐도 나 연예인이오- 하는 스타일이었기에 나도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처음 보는 사람에게 과자 추천이라니. 그때까진 뭐, 이 과자를 많이 좋아하나보다 했었다.







"몇 살이에요?"


"..그건 왜요?"


"그냥. 궁금해서요."







동네 편의점에서 마주친 연예인이 나에게 나이를 묻고 있는 상황이라니. 싱글벙글 웃는 얼굴을 보니 심심해서 추파나 던지는 건가, 싶었다. 김태형이라는 가수 겸 배우의 팬이었다면 나이든 이름이든 알려줬을테지만,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어서 대충 고개를 살짝 숙여 대답을 거절하곤 카운터로 가 계산을 했다.









김태형과의 만남은 그 날 이후로도 이어졌다. 유난히 나와 처음 만났던 편의점을 자주 찾았고, 그 덕에 나와도 자주 마주쳤다. 그나마 다행인건, 동네가 조용해서 편의점에 항상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괜히 쓸데없는 가십거리가 되고싶진 않았다. 김태형은 김스치면인연 이라는 별명을 뽐내기라도 하듯 항상 나를 보면 살갑게 다가왔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대화 횟수가 늘어갔다. 내 이름과 나이도, 당연히 알게 되었고. 어느 날은 공모전에 낼 글을 마무리하다 바람이라도 쐴까 싶어 집 앞으로 나왔다. 어두워 잘 보이진 않았지만, 김태형이 우리 집 앞 벤치에 앉아있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 김태형의 그녀! A | 인스티즈

"어, 안녕!"


"..안녕하세요."


"나 광고 들어가. 니가 맨날 먹던 그 과자."


"아,네."


"한 박스 가져다 줄까? 자주 사먹던데."


"됐어요. 그 정도로 친한 것도 아닌데."








은근히 선을 긋는 내 말에 김태형이 서운하다는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편한 운동복 차림인 나와 달리, 김태형은 촬영을 하고 온 듯한 복장이었다. 동네를 천천히 걷는데, 옆에서 계속 말을 걸며 나를 따라 쫄래쫄래 걷는다.








"오늘은 과자 안 먹어?"


"네."


"그렇구나. 오늘은 뭐 했어?"


"저기요."


"응?"


"제가 그쪽 별로 안 반가워 하는거 아시죠?"







옆에서 재잘대는 김태형이 그만 따라왔으면 좋겠어서 부러 차갑게 말했더니, 별다른 타격도 없는 듯 맑은 표정 그대로 알지! 하고 대답한다. 말 뜻을 이해 못 한 건가, 일부러 이러는 건가. 답 없이 해맑기만 한 김태형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 지치면 알아서 집에 가겠지,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잠시 말 없이 내 옆에서 조용히 걷던 김태형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내가 왜 싫어?"


"나이가 많아서요."


"와..거침없네."


"새삼스럽네요."


"그래도 여섯 살 차이면....많긴 하지."


"알아서 다행이네요."








김태형이 싫은 이유?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 사실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좀 뭐하지만. 제일 먼저 떠오른 게, 김태형과 나의 나이차이여서 저렇게 답했던 것 같다. 나는 23살이고, 김태형은 29살이었다. 나를 향해 끝없이 다가오는 김태형이 처음엔 좋지 않았었다. 어쩌다 이렇게 가까워진 것인지, 지금도 의문이다.





















*김태형의 그녀!*




















기사가 나가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김태형과 만날 수 있었다. 기사에 대한 김태형의 공식입장은, 호감을 갖고 알아가는 중. 이었다. 그 기사를 보고도 얼마나 열이 받던지. 세상 모든 사람에게 김태형과 썸타고 있다- 하고 알리는 꼴이다. 김태형네 회사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김태형의 소속사에 조용히 들어갔다. 매니저님이 알려준 방으로 들어가니, 의자에 앉아 나를 보며 싱글벙글 웃고 있는 김태형이 보였다.







"재밌어요?"


"응. 너무 좋은데. 회사에서도 얼굴 보고."


"아니라고 해야지 그렇게 발표하면 어떡해요!"


"아닌게 아닌데 어떡하라고.."








나름 변명이랍시고 입을 쭉 내밀며 중얼거리는 말하는 김태형을 째려봤다. 다른 연예인들은 사귀고 있어도 아니라고 잘만 하던데. 눈 딱 감고 거짓말 한 번 하면 될 것을. 이제 김태형만 만나면 온갖 카메라들이 우리를 주시할 것만 같은 피곤한 기분이다. 김태형의 맞은편에 앉아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었다.








"왜 오라고 했어요?"










[방탄소년단/김태형] 김태형의 그녀! A | 인스티즈

"너 얼굴 보려고."


"..끝?"








기사에 대응해서 뭘 조심해라, 라는 이야기를 할 줄 알았더니 그냥 얼굴이 보고 싶어서란다. 김태형의 단순한 애정표현에 내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끝이냐는 내 물음에 뭐 문제있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반응에 내가 잠시 벗어놓았던 마스크를 다시 썼다.








"그럼 갈게요."


"벌써?"


"얼굴 봤잖아."


"그럼 데려다줄게."


"미쳤어요?"









아직도 회사 앞뒤로 기자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조심성이라곤 없는 것인지 주섬주섬 모자를 눌러쓴다. 내가 극구 말리는데도 김태형은 매니저님까지 설득에 성공해 나와 함께 차에 탔다.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저 말솜씨가. 운전석에 앉아 벨트를 매는 모습이, 꽤나 익숙해 보였다.









"글은 잘 쓰고 있어?"


"..지금 이 시기에?"


"..아. 미안."








운전을 하는 와중에도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은지. 나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한번 받고 나서야, 입을 다물었다. 답답했던 마스크를 벗고, 여전히 바쁘게만 흘러가는 밖의 풍경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내가 왜 좋아요?"


"..너무 갑작스러운데."


"아니, 뭐 하나 부족한 거 없는 사람이 나를 왜 그렇게 따라다녔는지 궁금해서요."



[방탄소년단/김태형] 김태형의 그녀! A | 인스티즈

"예쁘잖아."


"..."


"예뻐서 좋아. 좋으니까 따라다녔고."









당연하다는 듯 나온 김태형의 대답에 실망했다. 저 말은 내가 예쁘지 않으면 좋아하지 않을거란 뜻이야 뭐야. 김태형은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닐 텐데도, 기분이 상한 탓인지 꼬아서 듣게 된다. 결국 집에 도착할 때까지 김태형의 말에 짧게만 대답했다.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다 왔다."


"고마워요. 갈게요."


"잠깐만."


"..."


"왜 그래? 아까부터."







문을 열고 내리려는 날 붙잡은 김태형이, 나처럼 굳어진 얼굴로 묻는다. 내가 말을 안 하면 김태형은 모른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 입으로 말하기가 싫었다. 김태형의 시선을 모른 척 하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고 대답하고선 차에서 내렸다.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화면을 켜니, 아직 마무리짓지 못한 공모전 글이 띄워졌다. 결론만 쓰면 되는데, 진도 나가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복잡한 일까지 터졌으니 여기저기로 신경이 거슬려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오늘도 한 글자도 쓰지 못한 채 노트북을 닫았다.







[푹 쉬어. 연락할게.]







자기 전에 온 김태형의 카톡을 보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

첫 화부터 투닥투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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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너무재밌을거같아요!! 잘보겠습니다 소재가 짱짱흥미로워요ㅜㅠㅜㅜ 열심히 기다리고있겠습니다!
6년 전
비회원135.83
헐 좋아요!!! 몬가 투닥투닥하는 귀여미 대형견 태형이와 까칠한 고양이 여주같은.... 다음화도 기대할게요!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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