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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썰을 바탕으로 쓴 팬픽입니다.
초록글에는 팬아트도 있어요 꼭 읽어 보세요.......
Hㅏ..... 기대하지 마세요 |
우리 이제 그만하자.
미련도 없이 이별을 말하는 네 모습이 밉다. 더 이상은 싫다며 가차 없이 뒤돌아 버리는 뒷모습이, 다시는 연락 말라는 단호한 목소리도 미워서, 너무나도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넌 오질 나게 예뻐서, 미운 말만 골라하는 붉은 입술은 여전히 섹시해서, 병신같이 그 와중에도 너에게 욕정 하는 내가 밉고, 한심했다. 씨발. 너 지금 나 버리면 죽어. 죽일 거야. 먼저 버려졌다는 비참함과 원망 때문인지, 생각 없이 내뱉은 욕지거리를 들으며 네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울었나? 아니면 웃었나? 얼마못가 희뿌옇게 가려진 눈가 때문에 나는 너를 끝까지 마주 하지 못했다. 난 이제 니가 징그러워, 지훈아. 미처 가슴에 다 박히지 못한 가시 돋친 그 말은 끝내 내 가슴을 우악스럽게 비집고 들어왔다.
지호야. 진짜 그래? 응? 대답해봐. 떨리는 내 목소리를 들었으면서,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매정한 년. 울먹이는 나의 욕지거리를, 내 애원을 들었으면 서도 줄어들지 않던 그의 속도는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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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취기에 젖은 청춘들의 땀내와 독한 담배냄새 같은 것들이 코를 쏘아대고,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음악소리와 화려한 불빛이 눈을 어지럽혔다. 덩달아 그 분위기에 취해보고 싶어서 연거푸 빈 잔의 독한 술을 비워내는 속이 쓰렸다. 이 흥분의 도가니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무심히 술만 들이키는 남자를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친구라는 녀석들은 이미 황홀한 밤을 한께 지새울 여자를 찾으러 나간 지 오래였고, 무슨 심보인지 무수히 느껴지는 여자들의 은근한 눈길은 전부 마다했다. 웬일로? 오는 사람 막지 않는 주의였던 내가, 이 뜨거운 밤에 홀로 술을 마시는 것이 우스워서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왔다. 연애 했을 때는 그렇게 못해서 안달 났던 게 바람인데. 하긴 그래서 뻥 하고 차이긴 했다. 그것도 정말로 뻥-. 의도치 않게 생각나버린 씁쓸한 기억에 괜히 까칠해진 얼굴을 한 번 쓸었다.
그렇게 쉽게 끝낼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쉽게 끝난 이별에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그날, 울던 나를 지나쳐간 우지호는 끝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너보다 좋은 사람 만날 거야. 그러니까 너도 이제 나 같은 거 잊어버려. 실감이 않나 멍하니 서있는 내게 끝내 확인사살이라도 시켜주듯, 보내진 문자를 받고나서야 멍했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짜 끝이구나 생각함과 동시에 밀려오는 괘씸함에 삼일 밤낮을 술에 쩔어 보냈다.
근데 왜, 자꾸만 그 얼굴이 떠오르는 건지. 취하면 취할수록 더욱 선명해져가는 우지호의 얼굴에 끙끙대다, 결국 참지 못하고 찾아간 녀석의 집 앞에 섰을 때 깨달은 사실은 하나였다. 아, 난 아직 우지호를 보내지 못했구나. 녀석의 향기가 진하게 밴 집에 익숙한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자 보이는 다른 남자의 흔적, 아무렇게나 싸질러진 정액으로 범벅이 된 그 녀석의 침대시트라던가 옷가지들을 보고는 피가 차갑게 식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너는 잘 지내? 잘 지낼 수 있어, 나 없이도? 잔뜩 휘청거리는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선 그 순간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까지도. 어디선가 다른 남자와 함께 웃으며 키스하고 있을 녀석에게 묻고 싶은 말이 산더미였다.
아- 술기운 때문인지, 또 우지호 생각에 온 몸에 열이 올랐다. 생각만으로도 난 이렇게 발정하는데, 문득 어딘지도 모를 우지호가 보고 싶어졌다. 그러나 없다. 고개를 돌려 아무리 주위를 살펴봐도 머리카락 한 올 조차 보이지 않는다. 우지호가 항상 오던 클럽. 눈길로 그를 찾는 짓도 이제 지겹다.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채우기 위해, 클럽을 나서는 내 두발은 오늘도 그의 집으로 향할 것이다. 운이 좋다면 불 켜진 그의 방을 확인할 수도 있겠지. 괜히 마음이 초조해 졌다. 그러나 한창 열이 올라있는 클럽을 나서려는 것은 힘들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자꾸만 더뎌지는 발걸음에 짜증만 나는데, 아까부터 몸에 붙어 끈적하게 춤을 추는 여자마저 말썽이었다. 저리 꺼져. 말하려 고개를 돌린 순간 이였다.
“ ........우지호? ”
낯익은 뒤통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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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따위 분량을 올려놓고 읽으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