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되니까
너와 만난 거는 6년, 헤어진건 일주일
그 일주일 동안 난 후회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 정우야
그래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너와 나의 나이 차이가 3살이지만
난 서른 살, 넌 아직 스물일곱,
3살 차이 이렇게 보면 적은 나이차인 거 같은데,
왜 서른 살과 스물일곱으로 보면 많게 느껴질까
내 나이 때문에 결혼을 서둘러야 한다는 말에 네가 부담을 느끼는 게 싫어
그래서 난 너를 놔줬어 정우야,
너 내가 부르는 노래 좋아했잖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노래를 불러
.
.
.
"오늘도 난 술을 마셔 우울하니까 네가 또 생각나니까
침대 위에 놓인 전활 꺼 둬야만 해
내일 후회할 것 같아서"
테이블위에 널브러진 소주병들과 같이 널브러진 여주 그리고 그런 여주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친구들
"야야 김여주 좀 그만불러, 그럴거면 왜 김정우랑 헤어진건데"
"너 자꾸 노래 부르면 김정우 부른다?"
"찬 바람이 불어 오면 왠지 술 한 잔이 생각나"
.
.
.
"시간은 저녁을 지나 긴 새벽인데 왜 자꾸 네가 생각나
쓸쓸한 네 빈자리가 날 외롭게 해
아직 많이 사랑하나 봐"
"여주야,왜 또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아직은 힘들 것 같아 너의 번호를 지운단 건
너를 모두 지우는 것 같아서"
테이블 위에 엎드려서 여주가 노래를 부르면 맞은편에 앉아서 정우는 조심히 여주 머리칼을 넘겨줘
"김여주 또 필름 끊긴 거 같아 내일 내가 너 왔었다고 전해줄게"
"아냐, 말하지 마 누나 그럼 김여주 또 오해하지 말라고 할 거야
난 지금이 진짜 오해라고 해도, 오해하고 싶다, 누나"
.
.
.
"여주야, 우리 사귈 때 내가 가위바위보 져서 맨날 이렇게 너 업고 집에 데려다줬는데 기억나?"
"..."
"여주야, 우리 사귈 때 내가 가위바위보 져서 맨날 이렇게 너 업고 집에 데려다줬는데 기억나?"
"..."
"그때 항상 내가 져줬는데, 알고 있으려나"
"..."
정우가 익숙한 듯이 여주 집 비밀번호 열고 들어가서 여주 침대에 눞혀줘
"내일 일어나면 집 비밀번호도 바꾸고"
"..."
"앞으로"
"..."
"앞으로는, 네 연락 안 기다릴 거야"
"..."
"그니까 술 조금만 마시고"
"..."
"넌 기억 못 하겠지만 오늘이 마지막으로 내가 너 업어준 거네"
"..."
"갈게, 잘 자 여주야"
정우야 사실 나 잡고 싶었나 봐, 그래서 술 취하지도 않았는데
취한척하고 너 부르고 그랬나 봐, 헤어져놓고 너를 찾았나 봐, 정우야
내가 부르면 달려오는 네가 좋았어, 그래서 그랬나 봐
우리 헤어지고 나서 너한테 전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내 마음속으로 너에게 전할게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다고, 너를 지금도 많이 사랑한다고
잘 가, 정우야 그동안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