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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 성덕입니다

K


좋고 나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던 사이판에서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내일 아침이면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여기 있을 후 있는 동안 휴식을 최대한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저녁 시간에 오빠와 지훈이, 나 이렇게 셋이서 시장을 돌아다녔다. 어제, 술자리에서 우리의 분위기가 수상함을 확실히 느낀 지훈이가 꼬치꼬치 캐물어대는 바람에 결국 모두 불어버렸다. 박지훈 얘는 정말·· 아무도 못 당해낸다. 그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면 누구든지 못 당해내고 속에 있는 말을 꺼낼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형이랑 누나 둘이 다니다 목격담이라도 떠봐요- 제가 도와주는 거에요!”


실은 오늘도 둘이서 모자를 눌러쓰고 몰래 빠져나오는 와중에 지훈이에게 목격되어 같이 오게 된 것이다. 그래- 안전을 추구해서 나쁠 건 없지.



“이름아 오늘 불꽃놀이 한다는데, 호텔에서 보인대.”

“아 정말?”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어, 그럼 나도 봐야지!”

“지훈아 설마 눈치 없이 또 끼겠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지?”

“오빠 지훈이한테 왜 그래-”

“어어? 지금 누구편 드는 거야?”

“안 껴들어요- 정말 치사해가지구.”


지훈이는 삐졌는지 쿵쿵 발소리를 내며 우리를 앞질러 걸어갔다.


“쟤 나이는 먹었어도 속은 완전 애잖아 오빠-”

“마지막 날은 너랑 둘이 있고 싶단 말이야.”

“알아- 근데 앞으로는 말 좀 예쁘게 해줘- 애 상처 받잖아.”

“·· 알았어.”

“내 동생 같아서 그래, 나 외동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언니 오빠나 동생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지훈이는 언제 삐졌냐는 듯 저만치 앞에서 우리에게 손짓하며 와보라고 소리쳤다.


“형- 누나- 이거 예쁘지 않아요?”


지훈이는 화려한 액세서리들이 잔뜩 진열되어있는 테이블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나는 그중에서 반짝거리며 자기를 사달라고 외치는 것 같은 반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랑 커플링을 안 맞췄다는 사실이 상기되었다.


“사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 사줄게.”

“형 저도 사주는 거 에요?”


뭐라 말하려는 오빠를 쳐다보니 오빠는 말하려던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와! 형 너무 멋있다.”


지훈이는 진열대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했다. 저리도 좋을까.


“오빠 이거 팔찌 예쁘지 않아?”


나는 하늘색 보석이 달려있는 팔찌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거 맞출까?”

“응!”


지훈이가 고른 팔찌와 내가 고른 팔찌 두 개를 계산하고 각자의 팔에 찼다. 지훈이는 싱글벙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웠고 오빠는 뿌듯한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



“형, 대박.”

“왜.”

“저 꼬치 대박.”


지훈이의 시선이 고정된 곳을 본 오빠는 에휴, 하며 웃음을 터뜨리고는 나와 지훈이에게 어깨동무를 한 후 꼬치를 파는 곳 앞으로 갔다.


“스파이시? 스파이시 투. 갈릭 원.”


지훈이와 성운 오빠는 매운 맛, 나는 갈릭 맛 닭꼬치를 사서 근처 벤치에 앉아 먹었다.


“이름, 나 한 입만. 아-”


자기가 내걸 한 입 먹고는 자기 꼬치를 내 앞으로 내민다. “많이 매워?” 하는 나의 말에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오빠에 괜찮겠지 생각하며 한 입 베어 물자,


“아아아아아아아아- 매워!”


이런 걸 어떻게 미동도 없이 먹지. 오빠가 매운 거 잘 먹는 거는 알고 있었는데 지훈이가 평화롭게 먹길래 그냥 먹을만 한가보다 했는데·· 이거 완전 배신이야.


“디후나 안 매어??”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이름아 오늘 불꽃놀이 한다는데, 호텔에서 보인대.”

“아 정말?”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어, 그럼 나도 봐야지!”

“지훈아 설마 눈치 없이 또 끼겠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지?”

“오빠 지훈이한테 왜 그래-”

“어어? 지금 누구편 드는 거야?”

“안 껴들어요- 정말 치사해가지구.”


지훈이는 삐졌는지 쿵쿵 발소리를 내며 우리를 앞질러 걸어갔다.


“쟤 나이는 먹었어도 속은 완전 애잖아 오빠-”

“마지막 날은 너랑 둘이 있고 싶단 말이야.”

“알아- 근데 앞으로는 말 좀 예쁘게 해줘- 애 상처 받잖아.”

“·· 알았어.”

“내 동생 같아서 그래, 나 외동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언니 오빠나 동생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지훈이는 언제 삐졌냐는 듯 저만치 앞에서 우리에게 손짓하며 와보라고 소리쳤다.


“형- 누나- 이거 예쁘지 않아요?”


지훈이는 화려한 액세서리들이 잔뜩 진열되어있는 테이블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나는 그중에서 반짝거리며 자기를 사달라고 외치는 것 같은 반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랑 커플링을 안 맞췄다는 사실이 상기되었다.


“사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 사줄게.”

“형 저도 사주는 거 에요?”


뭐라 말하려는 오빠를 쳐다보니 오빠는 말하려던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와! 형 너무 멋있다.”


지훈이는 진열대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했다. 저리도 좋을까.


“오빠 이거 팔찌 예쁘지 않아?”


나는 하늘색 보석이 달려있는 팔찌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거 맞출까?”

“응!”


지훈이가 고른 팔찌와 내가 고른 팔찌 두 개를 계산하고 각자의 팔에 찼다. 지훈이는 싱글벙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웠고 오빠는 뿌듯한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



“형, 대박.”

“왜.”

“저 꼬치 대박.”


지훈이의 시선이 고정된 곳을 본 오빠는 에휴, 하며 웃음을 터뜨리고는 나와 지훈이에게 어깨동무를 한 후 꼬치를 파는 곳 앞으로 갔다.


“스파이시? 스파이시 투. 갈릭 원.”


지훈이와 성운 오빠는 매운 맛, 나는 갈릭 맛 닭꼬치를 사서 근처 벤치에 앉아 먹었다.


“이름, 나 한 입만. 아-”


자기가 내걸 한 입 먹고는 자기 꼬치를 내 앞으로 내민다. “많이 매워?” 하는 나의 말에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오빠에 괜찮겠지 생각하며 한 입 베어 물자,


“아아아아아아아아- 매워!”


이런 걸 어떻게 미동도 없이 먹지. 오빠가 매운 거 잘 먹는 거는 알고 있었는데 지훈이가 평화롭게 먹길래 그냥 먹을만 한가보다 했는데·· 이거 완전 배신이야.


“디후나 안 매어??”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이름아 오늘 불꽃놀이 한다는데, 호텔에서 보인대.”

“아 정말?”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어, 그럼 나도 봐야지!”

“지훈아 설마 눈치 없이 또 끼겠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지?”

“오빠 지훈이한테 왜 그래-”

“어어? 지금 누구편 드는 거야?”

“안 껴들어요- 정말 치사해가지구.”


지훈이는 삐졌는지 쿵쿵 발소리를 내며 우리를 앞질러 걸어갔다.


“쟤 나이는 먹었어도 속은 완전 애잖아 오빠-”

“마지막 날은 너랑 둘이 있고 싶단 말이야.”

“알아- 근데 앞으로는 말 좀 예쁘게 해줘- 애 상처 받잖아.”

“·· 알았어.”

“내 동생 같아서 그래, 나 외동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언니 오빠나 동생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지훈이는 언제 삐졌냐는 듯 저만치 앞에서 우리에게 손짓하며 와보라고 소리쳤다.


“형- 누나- 이거 예쁘지 않아요?”


지훈이는 화려한 액세서리들이 잔뜩 진열되어있는 테이블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나는 그중에서 반짝거리며 자기를 사달라고 외치는 것 같은 반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랑 커플링을 안 맞췄다는 사실이 상기되었다.


“사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 사줄게.”

“형 저도 사주는 거 에요?”


뭐라 말하려는 오빠를 쳐다보니 오빠는 말하려던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와! 형 너무 멋있다.”


지훈이는 진열대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했다. 저리도 좋을까.


“오빠 이거 팔찌 예쁘지 않아?”


나는 하늘색 보석이 달려있는 팔찌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거 맞출까?”

“응!”


지훈이가 고른 팔찌와 내가 고른 팔찌 두 개를 계산하고 각자의 팔에 찼다. 지훈이는 싱글벙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웠고 오빠는 뿌듯한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



“형, 대박.”

“왜.”

“저 꼬치 대박.”


지훈이의 시선이 고정된 곳을 본 오빠는 에휴, 하며 웃음을 터뜨리고는 나와 지훈이에게 어깨동무를 한 후 꼬치를 파는 곳 앞으로 갔다.


“스파이시? 스파이시 투. 갈릭 원.”


지훈이와 성운 오빠는 매운 맛, 나는 갈릭 맛 닭꼬치를 사서 근처 벤치에 앉아 먹었다.


“이름, 나 한 입만. 아-”


자기가 내걸 한 입 먹고는 자기 꼬치를 내 앞으로 내민다. “많이 매워?” 하는 나의 말에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오빠에 괜찮겠지 생각하며 한 입 베어 물자,


“아아아아아아아아- 매워!”


이런 걸 어떻게 미동도 없이 먹지. 오빠가 매운 거 잘 먹는 거는 알고 있었는데 지훈이가 평화롭게 먹길래 그냥 먹을만 한가보다 했는데·· 이거 완전 배신이야.


“디후나 안 매어??”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저 원래 매운 거 잘 먹, 누나 괜찮아여?”


얼굴이 빨개진 채 입 안으로 힘껏 부채질을 하는 나를 보며 지훈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 진짜 누구는 매워 죽겠는데..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어둠이 완전히 내리고 나서야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씻고 나와 오빠를 다시 만나 긴 컵에 담아 파는 생맥주를 사서 손에 든 채로 수영장에 나가자 곧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자리를 잡았다.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없어 조용히 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펑- 펑- 파랑, 빨강, 핑크.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정말 말 그대로 ‘꽃’처럼 하늘에 수놓아졌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하다-” 오빠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며 말했다. 오빠는 내 어깨에 팔을 받히고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톡- 톡- 아기를 달래는 엄마처럼 내 머리를 살살 두드리기도 하고, 조심스레 어루만져 주는 손길에 편안해짐을 느끼며 졸음이 몰려왔다.


규칙적인 나의 숨소리가 느껴졌는지 오빠는 내 얼굴을 확인하려 살짝 움직였고, 그 바람에 잠깐 들었던 잠에서 깼다.


“피곤하면 들어가서 자자.”

“··· 같이 있을래.”

“그럼 같이 있자.”


오빠는 일어나더니 앉아있는 나에게 손을 뻗었고, 그대로 그 손을 잡고 일어난 나를 데리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내 방 앞까지 온 오빠는 전혀 자기 방으로 갈 생각이 없어보였다.


“오빠 안 가?”

“같이 있자며.”

“어, 어·· 그건 맞는데.”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뭔 생각해 변태야.”


오빠는 당황해 어버버 거리는 나의 머리를 헝크러뜨렸다. 나는 카드키를 찍고 들어갔고 물론 오빠도 나를 따라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대로 침대로 직행했고 옆으로 오라는 의미로 이불을 팡팡 쳤다. 누워있는 오빠 옆에 가서 누웠다. 일인용 침대라 엄청 꼭 붙어 있어야했고 나는 잔뜩 움츠려 오빠의 품에 파고들었다.


“잘 자. 이름아.”


나는 오빠와 같이 자려고 누웠다는 사실이 떨려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데,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서 오히려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오빠의 가슴팍에 조심히 귀를 대보았다.


“뭐하는 거야.”

“오빠 심장소리 듣는 거야.”

“왜."

“나만큼 떨리는지 궁금해서.”


오빠는 품에 파고든 나를 살짝 떼어내 눈을 마주쳤다.


“키스해도 돼?”


의문형으로 말하는 게 무색해질 정도로 대답할 겨를조차 없이 두 입술이 포개졌다. 서로의 심장소리가 귓가에 둥둥 울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사이판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콜록- 콜록-


휴가에서 돌아오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지독한 몸살감기에 걸려버렸다. 일 년에 한 번씩은 이렇게 꼭 아파준다니까.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오빠는 음원 녹음과 안무 연습, 다른 스케줄들을 한 번에 소화하느라 하루에 한 시간 잘까말까 할 정도로 많이 바빠졌고, 당연히 연락이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훌쩍하고 계속 나오는 콧물과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에 침대에 눕자마자 요란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옹성우’라는 세 글자에 천천히 핸드폰을 들어 귀에 가져다댔다.


- 너 지금 어디야. 괜찮아?


“어? 왜? 나 지금 집인데.”


- ··· 인터넷 봤어? 아니, 너 목소리 왜 그래.


“감긴데·· 인터넷은 왜?”


인터넷이라면 ·· 성운 오빠와 관련된 일임이 분명하다. 옹성우의 다급한 말투에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잠시만“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돌리고 네이버에 들어갔다. '하성운‘ 이 세 글자가 떡하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휙휙 빠르게 넘어가는 실시간 검색어, 3위에서 ’성이름‘이 휙 하고 지나갔다.


"아··“

“하성운한테 연락해봐. 인터넷 보지 말고.”


옹성우의 말을 듣기 전부터 이미 나는 네이버 메인에 걸린 우리 둘의 기사를 보고 있었다. ‘[단독]하성운❤성이름 열애, 둘만의 포상휴가’ 이라는 제목과 여행 마지막 날 둘이 앉아서 불꽃놀이를 보는 사진 몇 장이 걸렸다.


- 성이름.


“···.”


- 성이름.


“응.”


- 너 잘못한 거 없어. 알지?


“···.”


- 쫄지마 알았지?


“응..”


빨간 버튼을 꾹 눌러 옹성우와의 통화를 끝냈다. 010 03, 다섯 자리를 입력하면 ‘성운’이라는 이름이 뜬다. 통화 버튼을 누르는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뚜르르르르르 -


야속한 신호음은 끊임없이 울어댔고 하성운의 목소리는 끝내 들리지 않았다. 핸드폰을 든 손이 툭, 하고 힘없이 떨어졌다. 많이 놀랐을 텐데. 혹시 회사에서 혼나고 있는 건 아닌지. 하성운에게 닿지 않는 걱정들이 머릿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제발 문자 하나라도 남겨줘라···.


무슨 생각인지 나는 핸드폰을 집어 들어 트위터를 켰다. 가장 빨리 팬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고, 그래서 들어 간거고. 물론 좋은 말이 있기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트윗을 읽으니 마음이 더욱 심란해졌다.


‘연애하는 건 상관없는데 팬이랑 연애.. 현타 온다‘


‘연애할거면 들키지말라고 대놓고 뭐하는짓이야’


그중에서 나에 대한 트윗 하나를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내 얼굴에 빨간색으로 이곳저곳을 그은 사진과 함께 ‘아진짜 죽여버리고싶다’ 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리트윗이 백을 넘어간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죽었으면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 억울한 마음에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핸드폰 전원을 꺼 버렸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그 사진과 글이 계속 맴돌았다.


나는 내가 꽤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운 시점


컴백 준비로 바빠 이름이에게 연락도 많이 못하고 신경을 못 써준 게 마음에 걸렸다. 감기 걸렸다고 했는데·· 옆에 있어줘야되는데.


“하성운!”

“어 형. 왜?”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연습실을 들어오는 매니저 형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형은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다른 한 손에 든 핸드폰을 내게 건넸다.


“··· 형, 차 키.”

“뭐?”


형의 손에 든 차 키를 낚아채 연습실을 뛰쳐나갔다.


‘전원이 꺼져있어 ··’


“하아..”


핸드폰을 꺼놓을 걸 보니 이미 이름이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옹성우’


이럴 때 찾는 게 싫었지만 일단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어, 옹성우. 그,”


- 성이름 집에 있어. 빨리 가봐.


“고맙다.”


나는 매니저 형의 차를 타고 무작정 이름이의 집으로 출발했다. 제발 거기 있어줘, 아무데도 가지 말고.



이름이의 집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다시 한 번, 꾹 눌러봐도 집 안에선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지이잉-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흠칫 놀라 화면을 보니, 매니저 형의 전화였다.


“어 형.”


- 하성운 너 지금 어디야!


“형 지금,”


- 너 당장 회사로 와. 니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 다 무너뜨려버리고 싶지 않으면.


뚝- 하고 끊기는 전화에 무어라 말하려고 벌렸던 입을 다물었다. 나는 지금 이름이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모른다. 확실한 건 그 애의 옆에 내가 있어 주어야한다는 것인데, 왜 자꾸, 무엇에 미련이 남아서 자꾸.


- 여보세요.


“이름 집에 있는 거 확실해?”


- 아까까지 있었는데, 아주머니한테 연락해볼게.


“미안한데 내가 지금 상황이···”


- 알아, 무슨 일 있으면 연락 할게.


결국 옹성우에게 모든 걸 맡기고 돌아섰다. 다시 차에 올라타는 발걸음이 천 근 같았다. 나는 그 애 앞에서 또 한 번 나약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빅 - 성덕입니다



아- 차거.


얼음장 같은 수건이 이마 위로 올려졌다. 티셔츠는 땀으로 축축이 젖어있었고 온몸에 오한이 서렸다. 기억이 없는데. 나 쓰러졌던 거야?


“아프면 병원을 갈 것이지 왜 혼자 이러고 있어.”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옹성우가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감기는,”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병원 가면 일주일, 안 가면 칠 일.”


푹 잠긴 목소리로 말을 하려하자 옹성우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내가 해야 할 말을 가로채버렸다.


“너 왜 여기 있어?”

“그러게, 나 왜 여깄지.”

“어떻게 들어 왔냐? 엄마아빠 집에 없는데.”

“아줌마한테 연락해서 문 열고 들어왔어.”

“왜?”

"너 아픈데 혼자 또 이러고 있을 뻔해서.“


‘하성운은.’이라는 말이 혀끝에서만 빙빙 맴돌았다. 어떠한 대답을 들어도 시원찮을 것 같았다. 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네가 아니라 옹성우일까.


“내가 인터넷 보지 말라고 했냐 안했냐.”

“··· 또 잔소리.”

“너 잘못한 거 하나도 없다고. 괜히 스트레스 받지마. 악플 쓰는 사람들 실제로는 완전 히키코모리에다,”


침울한 표정의 나를 보고 옹성우는 말을 멈췄다. 옹성우·· 옹성우가 지금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많이 힘이 되고 의지가 된다. 그런데도 코빼기도 안 비치는 하성운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형은-”

“아니야.”

“어?”

“안 듣고 싶어.”


옹성우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방 안의 무거운 공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사올게.”


옹성우는 바로 외투를 들고 밖으로 나섰고 나는 다시 홀로 남겨졌다. 하성운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 거려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캄캄한 시야 속에서 하성운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떠오를 뿐이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너무 야속하고 미운 하성운이지만, 그렇지만 그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달려와서 안아주면,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말해주면, 다 없었던 것처럼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워너원/하성운/옹성우] 삐빅- 성덕입니다 K | 인스티즈

"감기엔 역시 아이스크림.“


그새 돌아온 옹성우는 검은 비닐봉지를 턱 내려놓았다. 콘 아이스크림 몇 개를 꺼내 냉동실에 넣어놓고는 통으로 된 호두마루 뚜껑을 연다. 숟가락까지 내 손에 쥐어주고 나서야 옹성우가 내 침대 옆에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난 네가 가끔 무서워.“

“왜.”

“내 취향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옹성우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거의 나만큼이나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같이 보내온 시간의 힘이었다. 어쩌면 하성운보다 옹성우가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내 본능은, 머릿속의 온갖 것들은 그저 하성운만 담아낼 뿐이었다.


“너 일 없어? 가 봐도 돼."

“괜찮아.”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성가시게 해서.”

“하루 이틀이냐.”


콜록- 기침을 할 때마다 아파오는 머리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안되겠다. 병원 가자.”

“싫어.”

“뭘 싫어야. 링겔이라도 맞아야겠구만.”


외투를 들고 일어나려는 옹성우의 손목을 잡았다. 꽉 막힌 목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무서워.”

“···.”


무거운 정적 끝에 옹성우가 허리를 굽혀 나와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


“쫄지 말자고.”











-



기룸입니다 ! 너무너무너무 오랜만인 듯한 느낌적인 느낌 ...

실은 거의 다 써놨다가 뒷부분 내용이 맘에 안들어서 갈아엎었습니다 ㅎㅎㅎ

요즘 워너원 글잡이 많이 활성화가 안 되어있는 것 같아요 ㅠㅠ 실은 글잡이 전체적으로 많이 죽은 듯 ,...,

다들 저처럼 현생에 치이신 걸까요 (ㅠㅠ)

요즘 겨우겨우 버틸 수 있는 이유가 하루에 애들 얼굴 몇 번 씩 보는 걸루 ㅠㅠㅠ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ㅎㅎㅎ (성운이랑 이름 갈등 만들어놓고 튀기)

저어는 갈등이 좋습니다 (^^)

암튼, 이제 성덕도 마무리 돼가는 분위긴데, 다음 작품으로 빨리 오고 싶어요! 아이디어가 샘솟아서 많이 쓰려고 하는데 또 여건이 안되고 ㅠㅠ
길게 연재할 작품들은 올해 말부터 연재가 될 예정이고 그때까지는 단편이나 상중하 에피소드들로 와볼게요 !!

그럼 전 진짜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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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작간ㅁ! 완조니 오랜만이예요!
잊지않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
오늘 글 재밌어용~~!! 현생도 힘들겠지만 잘지내시구요!

6년 전
기룸
넘 오랜만에 와서 죄송했는데 찾아와줘서 고맙다뇨ㅠㅜㅠ 감동이에요 예쁜 댓글 감사해요 💓💓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기룸
904님 새로운 갈등 ..! 좋습니다 (희희) 또 이걸 어떻게 해결해갈지 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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