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학연이 막내라면? (ver.김원식)
항상 작업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서 아가를 못보고 잘때가 대다수였다.
그게 싫긴하지만 일단 내게 주어진 과제는 전부 해결하고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박자를 찍었다.
이홍빈은 이미 날 버리고 떠난지 오래고 아가는 지금쯤이면 들어왔겠지.
또 택운이 형이 초콜릿 사주는거 먹고 양치질 안하고 자는거 아닐까..
이런저런 걱정들로 노래는 점점 산으로 가고있었고 허둥대며 과제를 다 마치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46분이었다.
아가는 지금쯤 세상모르고 자고있겠지.. 컴백을 앞두고 있다보니 할일이 더 많아져서 아가를 보는 날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가랑 같이 찍은 셀카를 한번 보고 짐을 챙겨 숙소로 향했다.
역시나 다들 자는지 거실엔 나를 위한 무드등만이 날 반겼고 조용히 상혁이가 컴퓨터를 하고있을 내 방으로 향했다.
어유. 내가 아가랑 같은방을 썼으면 어쩔뻔했어. 잠귀밝은 우리 아가 나때문에 잠이라도 설치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
간단히 씻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끼익 소리가 들렸다.
"어우 깜짝아. 누구야 이홍빈?"
"으웅"
"어? 아가 왜? 왜 깼어요?"
어두워서 홍빈인줄 알았더니 세상에.. 우리 아가였다. 잠이 덜 깬상태로 눈을 비비며 아가는 비틀비틀 걸어나왔다.
"화장시일"
"거긴 부엌인데 아가. 아가 형아 손잡고 화장실 가자."
비틀비틀 부엌쪽으로 가는 아가 손을 잡고 화장실로 보내줬다. 볼일을 다 본 아가는 아직도 눈을 반쯤 감고있었다.
스케줄 하랴 형들이랑 같이 지내랴 힘들기도 하겠지 우리아가.
"아가 형아 안고가자. 코 자세요"
"느에"
발음도 잘 못하며 나에게 안겨 푹 기대는 아가를 보며 승천하려는 광대를 겨우 붙잡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가를 내려놓고 허리를 피려는데 그새 아가는 내 목에 팔을 둘렀는지 팔이 감겨져 있었다.
조심스레 팔을 풀려는데
"엉아엉아. 일 마니하명 키 안킁데. 얼릉얼릉 들어와여"
아가는 잠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오랜만에 보는 내가 반가웠는지 저말을 하고 다시 푹 잠에 빠졌다.
우리아가 형걱정도 할 줄 알고 다 컸네. 아이구 이뻐라.
목에 둘러진 팔을 빼내며 아가 배를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방문을 조심스레 닫았다.
아니나다를까. 역시 나와 상혁이 방만 불이 환하게 켜져있었다.
"상혁아 자자. 난 말했다."
헤드셋을 쓰고있어 내 말이 들리지도 않았겠지만 나는 분명히 내 할말을 했다.
전력을 아껴야지. 또 전력난 일어날라.
서둘러 방의 불과 컴퓨터가 연결된 콘센트를 뽑았다.
"?!?!?!?!?!?!?!?!?!"
"난 말했다 자자고"
"아 혀엉어어어엉!"
"아가 깨. 쉿"
아가때문에 큰소리도 못내고 컴퓨터앞에 혼을 뺏긴듯 멍하게 있던 상혁이의 등을 두들겨주곤 내 침대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내일은 아가 얼굴보고 연습실 가야지~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