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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신들이 사는 세상:선과 악














죽는 그 순간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저 길고 긴 잠에 빠진 기분. 다시 눈을 떴을 땐 커다란 문 앞에 있었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장소와는 어울리지 않게 친절한 얼굴을 한 여자가 앉아있었다.








"저기 그..."

"앉으세요. 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니까."









부드럽게 웃으며 손짓하는 여자의 말에 남자가 주춤주춤 의자에 앉았다. 남자가 앉자마자 옆에 있는 모래시계를 뒤집은 여자가 옆에 앉은 남자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고 남자는 그걸 받아적는 듯 했다. 온통 어둡고 축축한 곳. 지옥문이라도 되나?










"와, 지옥문까지 생각하시다니 그래도 양심은 있으신가봐요."

"전, 전 아직 죽을 때가..."

"아니죠?"

"ㄴ,네. 전 진짜 죽을 때가,"

"당신이 죽인 그 아이도 죽을 때가 아니었는데."










여전히 웃는 얼굴이 이제는 섬짓하게도 보였다. 그저 따뜻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아주 적대적이고 냉소적인 웃음이었다. 문득 남자는 제 앞에 있는 여자가 인간이 아님을 깨달았다.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분명히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 뭐지 귀신? 저승사자인가?










"저승사자라니, 꽤나 동양적인 사고관을 가지고 계시네요."

"하지만 당신은..."

"인간이 아니죠.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남자는 눈을 굴려 여자의 옆에 앉은 아이를 바라봤다. 그래, 아이였다. 남자라기보단 소년에 더 가까운 생김새를 한 아이. 소년은 남자의 시선을 느꼈는지 종이를 바라보던 눈만 들어 남자를 바라봤고 남자는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으며 피를 토했다. 눈이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죽을 때도 이렇게 고통스럽진 않았는데.










"눈은 함부로 굴리라고 있는 게 아니랍니다."

"당신, 당신들 뭐야. 지금,"

"입 또한 아무 말이나 내뱉으라고 있는 게 아니구요."










남자가 입을 틀어막았다. 다시금 피가 쏟아져 나올 것 같았기 때문에. 혀가 바짝 마르다 못해 갈라지는 기분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지옥. 이 곳은 지옥문이 아니라 지옥 그 자체구나.










"당신의 운명이 정해졌네요. 원래 남의 명을 함부로 빼앗는 자에게 신은 가혹하신 법이니까 서러워 마세요."

"하지만, 아니야, 아니, 안 돼."










여자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자 왼쪽 벽에서 문이 드러났다. 음산한 기운이 문 반대편에서 뿜어져 나왔다.










"당신이 들어갈 저 문 뒤에는 또 다른 당신이 있습니다."










피에 젖은 손을 벌벌 떨며 여자를 노려보자 여자는 웃는 얼굴로 몸을 당겨 말했다. 반성하는 마음은 있지도 않았네요.










"저 문 뒤에 있는 당신은 살의 욕구로만 이루어져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당신을 몇 번이고 죽이려고 할 거예요."










그런 당신을 위해서 칼 한자루 정도는 쥐어주려고 했는데... 말 끝을 흐린 여자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뒤로 던져버렸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찾고 싶었지만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암흑에 칼을 찾겠다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그럼 안녕히."











마지막 모래가 떨어지자 문이 남자에게로 다가왔다. 무언가에 홀린듯 계속해서 안 돼, 안 돼만 중얼거리는 남자의 등을 밀어 문 안으로 넣은 건 다름아닌 그 소년이었다. 







[NCT] 신들이 사는 세상:선과 악 | 인스티즈



"꺼져."







----------










"그러니까 왜 애를 죽여, 그 어린 애를."

"걔는 어떻게 됐어요?"

"걔? 걔는 윈윈쪽으로 갔어. 다시 환생할 거라던데?"

"부럽네요. 우린 그것도 안 되는데."









동혁이 종이를 들어 옆에 쌓아져 있는 것 위에 올렸다. 얇은 종이도 계속해서 쌓으면 이렇게 높고 단단해진다. 인간의 죄악도 작은 게 쌓여 높고 큰 일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동혁과 이름이는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었다. 고대의 하데스처럼 큰 신은 아니기에 둘은 죄악을 저지르고 죽은 사람들에게 알맞은 운명, 그러니까 처벌을 정해주는 일을 했다. 이름만 불린 윈윈은 반대로 생명을 관장하는 신이었고, 그 중에서도 환생의 여부를 결정하곤 했다.








"그런데요 로제타."

"...너 내 이름 모르니?"

"...이름 누나."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한 이름이었다. 동혁과 윈윈, 이름처럼 생명을 다스리는 신들은 보통 이름이 두 개였다. 동혁이 가끔 해찬으로 불리고, 이름이 로제타라고 불리는 것이 그러했다. 이름이는 로제타라는 별칭이 싫었다. 나만 영어야 왜.


인간이 듣는 앞에서 부르는 이름과 정말 태어나면서 받는 인간같은 이름. 신께서는 인간을 다스리는만큼 누구보다 인간 같아야 한다는 철칙이 있으셨다. 그래서 동혁과 이름이는 인간의 모습이며 본명도 인간과 비슷했다.








"우리를 천계에서 추방시킬 거라고 하셨잖아요."

"얘는, 그래서 여기로 온 거 아니야."

"고작 여기로 쫓겨난 게 끝일까요?"








우리가 지은 죄는, 용서받지 못할... 동혁의 말을 끝은 건 문을 박차고 들어온 얼굴 때문이었다. 출입구가 아니라고 알려줘도 매번 저리로 들어오는 게 이젠 둘 다 포기해서 설명해주고 싶지도 않았다. 자기가 망자야 뭐야.








"또 무슨 일이신지?"

"방금 보낸 거 죄악인 거 알고 보냈어?"

"무슨 뜻이야?"

"방금 보낸 거 나태죄악이었잖아. 몰랐어?"

"전혀. 탐욕이면 모를까."








이름이의 말에 유타가 머리를 짚었다. 나 너희 때문에 진짜 머리 아파. 드디어 찾는 방법을 안 줄 알고 뛰어온 건데. 유타는 후처리를 담당하는 신이었다. 이름과 동혁이 운명을 담아 보내면 처벌이 끝난 후의 뒷 일은 유타가 맡아서 했다. 보통 그냥 지하에 가둬두는 거 같던데. 이름이는 밤마다 울리는 고통에 찬 곡소리에 스트레스가 다 쌓일 지경이었다.








"어쩌다 얻어 걸린 거야. 저번에 식탐처럼."

"저번에 식탐 찾고 그 뒤로 130년이 지났어. 이렇게 찾다가는 너희 진짜 추방당해."








이번엔 이름이 머리를 짚었다. 동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눈치를 보며 유타에게 손짓했다. 나가라는 의미. 하여튼 로제타는 엄청 챙겨. 유타가 툴툴 거리면서도 조용히 자리를 떴다. 








"해찬아."

"네?"

"두려워?"








동혁이 고개를 돌려 이름을 바라보았다. 무덤덤한 얼굴. 이름이는 이미 죽음을 네 번이나 경험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럴만도 했다. 동혁은 지금도 가끔 밤에 그 일을 바라보던 날이 꿈에 나와 화들짝 놀라 일어나는데. 

동혁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두렵겠지.








"그 분께 가자. 저번에 그 제안 받아들이겠다고."

"잠깐만요, 그러면."

"이러나 저러나 두려운 건 마찬가지잖아. 뭐든 시작이나 해보자고."








결국 이름이 내미는 손을 잡은 건 동혁이었다.




















그 날도 동혁은 그저 천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생명의 실이 꼬여서 생긴 생명. 그게 동혁이었다. 어쩌다 만들어진 생명은 천계에서 담당했다. 잘 가르쳐 천계에서 일할 수 있는 신으로 길렀다. 모두가 동혁을 예뻐했다. 특히 신은 동혁을 특별히 아꼈다. 동혁에게 천계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려주려 애썼다. 그래서 동혁은 조금 불편해도 이곳이 좋았다.

동혁이 이름을 처음 만난 날은 이름이 인간계에서 100년만에 돌아온 날이었다. 신전에서 나오다 딱 마주친 이름이는 유난히도 따뜻한 얼굴이라 동혁은 이름이 생명을 다스리는 여신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동혁의 그런 예상을 놀리듯 이름이는 죽음을 다스리는 신이었다. 그것도 정말 '죽음'을 인간에게 선사하는 신. 동혁은 그걸 알고난 날부터 이름을 집요하게 따라다녔다. 죽음 그 자체인 이름이 궁금하다는 이유 하나로.







'로제타.'

'성이름.'

'...'

'내 이름이야. 해찬아.'








이름이의 본명을 알게 된 날 동혁에게는 해찬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비로소 동혁에게도 신이라는 직책이 생긴 때였다.









'저 사람은 죽었어야 됐는데, 왜 살렸어요?'

'난 원래 인간이었어. 네 번의 생을 거치고 신이 된 거야. 누구보다 죽음을 많이 겪었으니 당연히 죽음을 맡은 거고.'

'내 질문은 그게 아니었는데.'

'난 인간이었어서 가끔 실수도 해. 신이 저지르는 실수, 그게 사람들이 말하는 기적이야.'









그렇게 말하는 이름이 동혁의 눈에는 신보다도 더 멋있어서 동혁은 죽음을 다스리는 걸 택했다.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이름을 보고 있으면 왠지 괜찮을 것 같아서.

그래서 더 괜찮아질 생각을 못 했다. 이름을 보며 안심만 하느라 더 괜찮아질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그게 결국은 모든 걸 이름이에게 떠넘기는 꼴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동혁은 아주 가끔 그 때의 자신을 원망한다. 










'이동혁!'









놀란 얼굴로 저를 바라보던 이름과 유타의 얼굴은 시간이 지나도 생생했다. 동혁이 죄악이 담긴 병을 깨트려 죄악이 주변에 있던 신들을 삼킬 때에도 동혁은 그저 깨진 조각만 붙잡고 웅크려 있었다.

신은 크게 분노했다. 동혁이 아닌 이름이에게.








'나의 탓입니다. 추방을 당해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당장이라도 이름을 찢어버릴 듯한 신 앞에서 이름이는 그렇게 말했다. 신이 조금이라도 정이 부족한 사람이었다면 이름이는 그 자리에서 영원한 죽음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신은 당장이라도 죄악에 사로잡혀 사라진 다른 신들을 찾아올 것을 요구했으나 이름이 거절했다. 인간계로 내려갔다면 죽음이 찾아오는 날 이 곳으로 올테니 그 때까지 죽음을 가장 먼저 맞는 자리에 있겠다는게 이름이의 의견이었고 신은 동혁과 이름이에게 천 년의 시간을 주었다.


오늘은 신이 주신 시간에서 딱 500년을 넘긴 날이었고, 그 동안 제 발로 찾아온 죄악은 둘 뿐이었다. 이제는 찾아 나설 때가 된 것이다. 동혁이 두려워하는 영원한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








.

.

.











"당신께 빕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선사하여주소서."







무릎을 꿇고 앉은 이름이의 위로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그 분이 오셨다는 의미. 동혁은 괜히 숨이 참고 싶어졌다. 로제타. 

그날의 이름도 저렇게 동혁을 뒤에 세워둔 채로 그 분 앞에 무릎을 꿇었었다. 나의 탓입니다. 그 소리를 들은 동혁은, 울었던가. 






검은 안개가 스멀스멀 이름이의 몸속으로 녹아들었다. 승낙하셨구나. 서둘러 이름이의 옆으로 가 팔을 붙잡은 동혁이 이름을 일으켜 세웠다. 이름이는 조금 휘청거렸을 뿐 아무런 변화가 없어보였다.


"가자."


이제 동혁에게 이름이는 생명 그 자체의 의미를 지닌다. 내가 갈 방향이 곧 당신의 방향이 될 거야. 생명, 빛, 죽음, 어둠 그 모든 걸 담아낸 로제타.
















그냥 7대 죄악을 하나씩 가진 엔시티가 보고싶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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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댑악 댑악 다음편이 너무나더 궁금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5년 전
비회원178.6
최고의 글이에요ㅠㅠ 진짜 너무 대박적으로 취향저격 당했습니다! 다음글도 기다릴께요!
5년 전
비회원137.111
이게 뭐죠,,, 너무 좋아요ㅠㅜㅜㅠ 따흐흑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글 완전 잘 쓰세요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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