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하데스의 딸, 불쌍한 계집애. 어린 나이에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 채 엄마에게 버려져 할머니와 살던 중, 할머니마저 잃고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음. 생일을 챙기는 건 사치였음. 그날도 다른 날과 같이 고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온 날이었음. 외진 곳의 집은, 늘 시끄러운 싸움 소리로 가득했으나 그날은 달랐음. 온 동네를 감싸는 고요함과 냉기는 몸을 떨게 만들었음. 그리고 여주가 집 앞에 서자, 낯선 남자가 서 있었음.
" 왔구나. "
깔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는 여주를 바라보았음. 그리고 처음으로 꺼낸 말은, ' 네 엄마와 꼭 닮았구나, ' 였음. 엄마. 오래전에 집을 나가 생각한 지도 오래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남자는 자신이 로마의 저승의 신인 플루토라고 했음. 플루토, 언제 한 번 허무맹랑한 소설책에서나 본 이름. 남자는 자신이 ' 열쇠 '라고 했음. 열쇠? 여주는 갸웃거렸음. 내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그전에, 나는 저 남자를 믿을 수 있는가. 남자는 여주에게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함.
" 운명…. "
남자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집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풍경은 처음 보는 풍경이었음. 시원한 바닷가, 앞에 서 있는 남자들. 남자들? 플루토는 그들을 '네 동료들' 이라고 칭했음. 그리고 그 중, 한 남자가 다가와 섰음.
" 플루토. "
플루토는 그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여주에게 말했음. ' 네가 가야 할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 고. 그리고 ' 마크 ' 에게는 부디 성공하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떠났음. 여주는 모든 것이 얼떨떨했음. 제 앞에서 놀란 표정을 짓는 이 남자도, 그리고 옆에 있는 무리도. 남들을 쉽게 다가오지 못 하게 하는 겉모습과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에 여주는 고개를 숙이고 땅을 바라봤음.
" 네가 여주? "
생각과 다르게 쉽게 말을 붙이는 남자에 여주는 조금 당황스러웠음. 자신을 데리고 무리에게로 다가간 민형은 ' 플루토의 딸 ' 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음. 그리고 여주를 보며 말함.
" 나는 머큐리의 아들 이민형이라고 해. "
신들의 사자, 머큐리. 플루토에게 간 사람이 민형인 것도 그 이유였음. 그리고 하나 둘 씩, 자기 소개를 함. 주신 로마 최고신인 주피터의 아들 이태용과 이동혁, 로마 포도주의 신인 바커스의 아들 나재민, 로마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의 아들 김동영, 로마 미의 여신 비너스의 아들 정재현, 로마 전쟁의 여신인 벨로나의 아들 황쉬시, 그리스 전쟁과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의 아들 서영호, 가정의 여신 주노의 아들 문태일, 그리스 아폴론의 아들 동스청, 그리스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 나카모토 유타, 그리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 황인준, 불의 여신 베스타의 아들 김정우, 로마 행운의 여신 포투나의 아들 박지성, 로마 곡식의 케레스의 아들 이제노, 그리스 청춘의 여신 헤베의 아들 중천러, 로마 새벽의 여신 오로라의 아들 치엔 쿤, 그리스 사랑의 신 에로스의 아들 텐 치타폰.
" 우리는 너를 찾아다녔어, 늘. "
태용이 말하자, 여주는 생각함. 나를, 찾아다녀? 왜? 여주의 머릿 속에서는 갖가지 의문이 들었으나 차마 물어볼 순 없었음.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동영이 설명함.
" '하데스의 딸은 열쇠가 될 것이다.' 라고 예언서에 적혀있었거든. 정확히 무슨 열쇠인지는 몰라, 아무도. 하지만 우리는 가이아에 맞설 열쇠가 너라고 믿고있어. "
가이아에, 맞서 싸워? 내가? 난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 말을 하고 싶었으나, 모든 걸 꾹꾹 눌러 삼킨 여주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음. 할 수 있는 말이 없었기에. 태일이 여주를 바라보더니 말을 함.
" 걱정하지 마, 너는 금방 익힐테니. 그게 싸움이던, 혹은 다른 기술이던. "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되는 듯 했음.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를 바랬음.
처음으로 간 곳은, 처음보는 곳이었음. 사방이 얼음이었고, 보이는 것은 온통 다 하얀, 그런 곳. 지성이 둘러보다 한 곳을 가르켰음. 모두들 그 곳으로 향했고, 여주는 그저 따라갔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도착한 곳은 생각보다 자그마한 오두막이었음. 이런 곳에는 도대체 왜 온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그마한. 그리고 앞에 적힌 글자는 R.O.F.L(Rainbow Organic Food & Lifestyle) 이라고 적혀있었음.
안으로 들어가자 한 소녀가 보였음. 아마, 요정이겠거니 생각했음. 그 소녀의 앞치마에도 똑같은 R.O..F.L.이 적혀있었음. 태용이 소녀에게 다가가 말했음.
" 아이리스를 보러 왔어. "
소녀는 잠시 쳐다보더니 종을 울렸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쪽에 있는 문에서 여자가 나옴.
" 조금 더 늦게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플루토가 너희를 도와줬나 보지? "
여자는 깔깔 웃더니 여주를 쳐다봤음. 얘가 플루토의 딸인가 봐? 하며 여주에게 다가옴.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말함.
" 바실리스크를 찾아. 그것이 주노가 전하라고 한 말이니까. 그리고 가이아가 자신의 편에 가장 먼저 매수한 것도 바실리스크니까, 뭐. 말은 안 해도 괜찮겠지? 그리고 이 근처에는 카이클롭스들이 기승이니, 최대한 빨리 떠나도록 해. 마주쳐서 좋을 것 없잖아? "
아이리스는 말을 마치고 무엇인가 생각난 듯 급히 요정을 불러 차를 대접하라고 하고는 안 쪽에 있는 쪽방 안으로 들어감.
" 이해해. 아이리스님이 요즘 예민하시거든. 가이아 때문에 인간 세계와 올림푸스를 왔다갔다 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셔. "
" 아이리스가 올림푸스에 올라간다고? "
태용이 놀라 소리쳤음. 아이리스가 올림푸스를 왔다간다 한다는 것은 큰 일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평소에는 머큐리로 충분했으니까. 올림푸스에서 아이리스까지 찾는다는 말은, 곧 큰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의미했음.
재현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음. 어머니는, 어쩌시려고.
-
여러분 저는 댓글이 좋아요! 그냥,,, 그렇다구욤,,,